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강원랜드 최영 사장

“‘열심히 일합니다’했더니 대통령이‘천지개벽시켜봐라’ 하시더라”

강원랜드 최영 사장

3/4
강원랜드 최영 사장

최영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을 빼닮은 서울시맨’으로 불린다.

▼ 사감위가 내놓은 각종 규제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사감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체 어떤 사람들인지는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소득수준, 국민의 의식수준을 너무 낮게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카지노는 국가가 나서서 장려할 만한 사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미 카지노가 만들어져 있는데 국민에게 카지노 가지 말라고 하는 게 옳은 방법입니까? 강원랜드가 아니어도 카지노를 즐길 곳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로 원정도박을 갈 수도 있고요. 불법도박장도 곳곳에 있습니다. 강원랜드에는 그나마 도박중독예방센터라도 있죠. 외국 카지노에서 모든 걸 잃은 사람들은 그대로 국제미아가 됩니다.”

▼ 그러나 도박중독의 폐해를 해결할 방안이 필요한 건 사실 아닌가요?

“카지노 산업은 이제 세계 각국이 앞 다퉈 유치하는 산업입니다. 폐쇄적인 문화를 가진 싱가포르에도 조만간 대규모 카지노가 들어섭니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지는 필리핀에도 17개의 내국인 카지노가 있고요. 그럼 그 나라들은 모두 자기 국민을 도박 중독자로 만들려고 카지노를 만들었을까요? 아닙니다.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알코올중독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술집을 다 없앨 수 있나요? 오히려 저는 우리나라의 소득수준, 국민의 의식수준을 생각할 때 강원랜드의 규모가 너무 작다, 좀 더 규모를 키워서 국민이 좋은 환경에서 카지노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도박중독의 문제는 그 문제대로 풀어야겠죠.”

▼ 국민 수준을 생각할 때 카지노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까.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언론들은 ‘고스톱은 망국의 병’이라고 난리를 쳤어요. 당시엔 어디를 가도 고스톱 판이었습니다. 경찰들도 그걸 잡는다고 난리를 쳤죠. 그런데 슬그머니 없어졌습니다. 고스톱을 사감위가 없앴나요? 아닙니다. 그냥 없어졌어요. 국민의식이 높아지고 놀이문화가 다양해지면서 자연스레 없어진 겁니다. 지금 강원랜드 매출이 1조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이거 국민소득 수준을 생각할 때 아무것도 아닙니다. 좋은 물건 하나만 만들면 1조 매출 금방 넘깁니다. 우리나라 수준이 그렇습니다. 게다가 강원랜드는 국가가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출총량제, -4%

▼ 어쨌든 사감위는 현재 매출총량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대비 4% 가량 매출이 줄어들어야 하는데요.

“(매출총량제) 그거 되겠어요? 현실적으로 그게 되겠습니까?”

지난해 사감위가 발표한 보고서 ‘사행산업건전발전종합계획’에 처음 소개된 매출총량제는 매년 경제성장률과 사행산업의 매출을 연동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에 근거해 강원랜드의 2009년 매출목표는 경제성장 전망치인 -4%에 맞춰져야 하도록 강제받고 있다. 쉽게 말해 강제로 돈을 못 벌게 만드는 제도인 셈이다.

▼ 사감위는 매출총량제를 무조건 시행한다고 하는데요.

“(매출총량제는) 사실 제가 사장으로 오기 전에 이뤄진 일이라 뭐라고 말을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만약에 내가 있었으면 끝까지 반대했을 겁니다. 현재 사감위는 도박중독자가 자꾸 생기니까 아예 사람들 출입을 막아서 도박중독을 막겠다, 그런 겁니다. 그런데 그럴 거면 아예 문을 닫는 게 나아요.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 합니까. 특별법에 근거해 만든 것이어서 문을 못 닫는다면 특별법을 위한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서 문 닫아라 그거예요. 하여튼 사감위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사감위는 불법도박인 바다이야기 사건 때문에 생긴 조직입니다. 그러면 설립취지에 맞게 불법도박을 어떻게 막을지, 해외원정도박이나 국부유출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건 안 하고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카지노를 두고 이래라저래라 합니다. 제가 볼 때 그건 사감위의 본질적 업무가 아닙니다.”

▼ 카지노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도 여러 번 밝히셨습니다. 하지만 감독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나 사감위는 절대 반대하고 있죠.

“맞습니다. 정부는 생각도 안 하죠. 무슨 카지노를 더 늘리느냐는 겁니다. 과학적이고 현실적인 검토도 안 하고 말이죠. 전 앞으로 계속 설득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사감위 규제, 지역현안 문제로 정신이 없어서 본격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지만 설득해야죠. 강원랜드의 주장은 정당한 요구입니다. 공정한 기회만 부여된다면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요.”

▼ 도박문화의 폐해가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사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의 국민소득 대비 사행산업 비율은 우리나라가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사감위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이런 통계는 제시하지 않아요. 강원랜드의 매출이 높은지 낮은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합니다. 그냥 도박중독자가 많이 나오니까 매출규모를 줄여라 그거죠. 그리고 자꾸만 ‘(선진국 중) 카지노 없는 나라도 많다’는 주장을 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왜 카지노가 있는 우리나라를 카지노가 없는 나라들과 비교하느냐 말이죠. 카지노가 있는 나라들과 비교해서 문제가 있다면 찾아서 고치고 발전시키는 게 정석 아닌가요?”

3/4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목록 닫기

강원랜드 최영 사장

댓글 창 닫기

2023/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