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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한민국 ‘그랜드 디자인’

“경제활동 정년을 75세로 높여야 한다”

2020년 대한민국 ‘그랜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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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진 내수가 크면 경제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요. 그러나 한국은 내수시장에 의존해 성장해온 나라가 아닙니다. 지금 추세라면 2050년 인구가 600만명 정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인구도 공급이 적으면 출산의 수익률이 높아져 정부개입 없이도 시장원리에 따라 자연히 인구 감소폭도 줄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400만명 정도 준다고 보면 될 겁니다. 6000만명 될 인구가 절반인 3000만명으로 줄어들고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거죠. 400만명 인구 감소로 경제성장이 좌우되는 일은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인구를 다 합한 것과 같습니다. 인구밀도 높은 비좁은 국가에서 인구 문제를 지나치게 걱정하기보다는 동북아 경제통합에 매진해서 중국 시장을 크게 개척하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요. 더구나 우리에겐 통일이라는 중요 변수가 있어요. “인구가 4000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하는 날이 오기 전에 통일이 돼 있을 겁니다. 인구를 늘리려는 정책에 목을 매달지 말고 인구 감소를 전제로 정책을 짜자는 게 저의 의견입니다.

정종호 무척 흥미로운 말씀입니다. 지금 말씀한 대로라면 사회가 동력을 잃어버릴 겁니다. ‘늙어버린 대한민국’이 과연 활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2020년 대한민국 ‘그랜드 디자인’

이세준

이세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의 범주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요? 1960년대 이후 자녀출산에 관한 일반 국민의 행태가 정부의 정책방향에 영향을 받았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정부의 출산 정책에 의해 2050년의 인구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점이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 진 지금의 70세는 건강이나 생산성이 예전의 60세 전후와 비슷합니다. 앞으로는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도 달라질 겁니다.

정종호 지금의 40대가 70대가 되면 예전의 40~50대라는 거군요?



박 진 지금의 40대는 기대수명이 90세가량 될 겁니다. 80세 초반에도 지금의 60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58~65세에 일을 그만두는 건 가혹한 일입니다. 나이 든 사람은 생산성이 낮을 수 있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우리는 사회가 늙고, 느려지는 것에 적응해야 합니다. 성장률이 낮고 활력이 떨어진 사회가 불가피한 우리의 미래입니다. 물론 두려워할 필요는 없겠지요. 지금의 유럽이 바로 그런 모습 아닌가요. 다행히 유럽과 달리 우리는 통일을 통해 ‘젊은 피’를 수혈할 기회도 가졌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정종호 일반적으로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법은 출산장려를 통해 새로 진입하는 경제 인구를 늘리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었습니다. 그런데 박 원장님은 경제활동 인구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 제도의 폐지 등을 통해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의 상한선을 지금보다 높임으로써 경제활동에서 퇴출되는 인구를 줄이자고 말합니다. 아주 중요한 말씀이라고 여깁니다.

박 진 일을 더 하게끔 하자는 거죠. 국민연금제도도 30년 전 수명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요. 수명은 크게 늘었는데 정년은 그대로인 겁니다.

정종호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정년 연장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결국은 출산장려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 진 출산장려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지금은 청년실업 등의 이유로 정년연장이 너무나 무시되고 있습니다.

정종호 경제 인구의 퇴출 시기를 늦춘다는 건 좋은 생각입니다. 75세 정도로 정년을 연장하면 고령화 부담을 덜 수 있겠군요. 그렇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회제도의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즉 임금피크제, 정년연령 조정, 유연성 있는 노동시장, 수령 연령 조정 등을 포함한 국민연금제도 개선 등 고령화 사회에 맞는 사회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손병권 사회가 고령화하면 보수적 유권자가 늘어나 사회가 보수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양극화와 관련해 이야기하자면, 1970년대에도 산업화 과정에서 계급은 존재했지만 남북 대치상황과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로 인해 계급에 기반을 둔 정당 균열 구조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소득 격차의 증대에 따라 계급 혹은 계층이 정말로 고착화한다면 최근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대중정당론이 좀 더 부각되어 후보자 중심정당론과 경합하는 환경이 창출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양극화 현상은 인정할 수 있으나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계급 혹은 계층이 실제로 고착화할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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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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