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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근교농장 찾던 ‘도시 농민’들 옥상·베란다 활용한 텃밭으로 이동

‘도시 농사짓기’ 열풍

주말 근교농장 찾던 ‘도시 농민’들 옥상·베란다 활용한 텃밭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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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근교농장 찾던 ‘도시 농민’들 옥상·베란다 활용한 텃밭으로 이동

서울 강동구청 옥상에 조성된 도심 텃밭에서 주민들이 채소를 키우고 있다.

씨앗과 텃밭용 화분, 퇴비와 비료를 묶음으로 판매하는 인터넷의 크고 작은 쇼핑몰들도 인기몰이 중이다. ‘옥상 텃밭 전문’ ‘베란다 텃밭 전문’을 내세운 조경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텃밭 만드는 방법, 텃밭 작물재배법, 퇴비 만드는 법, 텃밭 영양·방제법 등 텃밭 관련 정보와 노하우를 알려주는 블로그와 카페도 관심을 끌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이 주축이 된 텃밭 모임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은 지난해 한 포털 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했다. 교내에서 텃밭을 경작 중인 이들은 지난해 9월 ‘텃밭학교’ 강좌를 마련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회원 수는 320명. 현재 김장용 무와 배추를 기르기 위해 ‘가을 농사를 함께 지을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도시 텃밭 가꾸기에 관심을 가진 이가 많아지면서 동호회 등 각종 모임도 확산 중이다. 지난해 6월 대전과 주변 지역 사람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대전도시텃밭연대’는 현재 74가구 회원이 텃밭 5개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정천귀 대표는 “직장인 회원이 가장 많지만 대학생부터 성직자, 연구원, 자영업자, 시민단체 활동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참여한다. 최소한 세 가구 이상이 뭉쳐 공동 텃밭을 가꾸는 경우에만 회원으로 받고 있다”고 했다. 연령대는 40~50대가 가장 많다.

“신기하고 기특하다”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 민승규 농촌진흥청장, 김완배 서울대 교수, 조상호 나남출판 대표 등은 지난해 ‘도시농업포럼’을 결성하기도 했다. 300여 명이 참여한 이 포럼은 도심 속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도시 농부들이 말하는 ‘텃밭 가꾸기’의 매력은 뭘까. 박달병씨는 “마당 가득 고추, 토마토, 피망 등이 올망졸망 열린 걸 보면 위안이 된다. 피곤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텃밭을 찾는다”고 했다. 홍제동에서 10년 넘게 옥상 텃밭을 가꿔온 정순병씨는 “채소 크는 모습이 아이들 자라는 모습만큼이나 신기하고 기특해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옥상부터 올라간다”고 했다.



도심에서 텃밭을 가꾸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텃밭 농사’의 또 다른 매력은 신선한 채소를 원할 때 언제나 따 먹을 수 있다는 것, 또 사방이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회색 도시에서 잠시나마 흙을 만지면서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부산시농업기술센터가 주최한 ‘제7회 부산도시농업박람회’에 전국적으로 3만명 이상이 몰린 건 이 때문일 것이다. 박람회 기간 중 열린 ‘텃밭 채소 가꾸기 시민강좌’에도 240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이재중 부산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는 “텃밭을 가꾸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채소 심기 실습 등도 수업을 했다. 수강생은 주로 40~50대 분들이었고 남녀 비율이 절반 정도 됐다”고 했다.

최근 전국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도시 농업 관련 단체나 동호회, 지자체 등은 텃밭 농사 초보자들을 위한 ‘텃밭학교’‘도시농부학교’ 등 교육 프로그램을 속속 개설 중이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도심 텃밭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가 소개돼 있다. 50여 가지 채소와 과일의 품종별 재배조건, 육묘방법, 병충해 관리법 등이다.

강원도 원주시는 지난해 11월 농사를 취미로 삼으려는 도시민을 위한 ‘텃밭교실’을 열었다. 도심에 거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8개월에 걸쳐 텃밭 관리와 작물 기르기 등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었다. 농·화학약품과 비료, 비닐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순환 농법을 통해 채소를 기르며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대전도시텃밭연대는 겨울철마다 텃밭 가꾸기에 필요한 이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분기별로 실기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정천귀 대표는 “올봄과 여름에는 친환경 퇴비와 액체비료 만드는 법을 소개했다. 11월에는 우리 연대 5개 텃밭별로 활동보고회를 열어 친환경 텃밭 가꾸기 모범 사례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했다.

도시 농업 활성화

SBS TV는 2년 전 도시 농업을 주제로 한 4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미국, 영국 등 도시 농업이 활성화된 해외 선진국을 찾아 공공 임대 텃밭, 주택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텃밭 등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 것. 지난 5월에는 영국 찰스 왕세자가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도시형 농장(Commom Good City Farm)을 방문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송정섭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장은 “도시 농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건 우리 농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도시 농업이 주는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해 더 많은 사람이 도시 농업의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6월 ‘도시 농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전국의 도시 텃밭과 주말농장을 8000개로 확대하고 인구의 10%인 500만명을 도시 농업에 참여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도시 텃밭 확대, 도시 주말 농장 활성화, 도시 농업 공원 조성, 도시 빌딩 녹화, 식물 생산 공장 산업화, 도시 농업 육성법 제정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도시 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신동아 2011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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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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