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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명黎明
“술 한잔 할 테니까 준비해.”그날 오후, 근로자들이 버스로 퇴근했을 때 김양규가 말하고는 사무실을 나갔다.전입 축하파티를 하겠다는 말이다. 공장건물 옆 숙소에서 하는 줄 알고 사무실에서 꾸물거리던 윤기철은 잘 차려입은 과장들이 들…
201404 2014년 03월 19일 -

‘정글’에 필요한 정치
정치의 계절이 다시 시작됐다. 6월 지방선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정치의 계절은 대립과 갈등의 계절이다. 선거가 본디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점에서 대립과 갈등은 불가피하다. 이 점에서 이른바 전선을 구축함으로써 …
201404 2014년 03월 19일 -

사월에 내리는 눈
얼마나 알량하면지척에서 놀던 봄이 오다 말고지레 놀라오그라진 살 속에 얼음덩어리 눈으로 내리겠느냐눈에 덴 가슴이 뜨겁다불구덩이보다 뜨겁다열리다 만 사랑이 눈을 감고 연기처럼 하롱인다바람이 젖은 백지장처럼담벼락에 붙는다사월에 오다가 …
201404 2014년 03월 19일 -

정서적 허기 달래는 ‘카타르시스 디시(dish)’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1994)은 실연의 고통에 빠진 두 젊은 경찰관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복경찰 금성무는 4월 30일까지 유통기한이 정해진 파인애플 통조림을 계속해서 먹는다. 전 애인이 파인애플 통조림을 좋아했기 때문이…
201404 2014년 03월 18일 -

연극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 外
연극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젊은 소리꾼들이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의 고민을 판소리에 담았다. 햄릿의 긴 독백은 4명의 햄릿이 읊조리는 대화로, 오필리어의 대사는 노래로, 극중극 장면은 작은 뮤지컬로, 하…
201404 2014년 03월 18일 -

‘페인트 오브 뷰’展
순간 스쳐 지나간 흐릿한 잔상은 머릿속 기억과 뒤섞여 어느새 과거가 된다. 아득해진 마음의 풍경은 손으로 잡을 수도, 영원히 잡아둘 수도 없다. 그렇기에 화가란 그 잃어버린 시선을 붙잡아 그림으로 남기는 사람이 아닐까. 갤러리 스…
201403 2014년 02월 21일 -

파란 동굴
201403 2014년 02월 21일 -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다
1 강원도 인제읍 초입 거리에 있는 박인환 시비. 박인환의 시들은 박인희의 노래로 유명해지고 또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2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망우리 공동묘…
201403 2014년 02월 21일 -

그리고 길은 비로소 소설이 되었다
소설에 관한, 아니 길에 관한 이런 명제가 있다. ‘여행이 끝나자 비로소 길이 시작되었다.’ 이 명제는 소설을 매개로 20세기에서 21세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나를 자극해왔다. 길과 여행은 불가분의 관계다. 문맥으로는 전후…
201403 2014년 02월 21일 -

려명黎明
“1년만 근무해, 1년 후에는 내가 책임지고 과장 진급과 동시에 본사로 복귀시킬 테니까.”박경호가 담배를 빨아들이더니 연기를 길게 뱉고 나서 말을 이었다.“본봉에다 파견수당 50만 원이 붙는 거야, 거긴 돈 쓸 데가 없어서 1년에 …
201403 2014년 02월 21일 -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 역사적 사건 재해석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대통령을 다루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영화는 두 시간 안팎의 상영시간을 맞추어야 하므로 대통령의 인생에 큰 변화를 주는 어떤 일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다. 영화 ‘변호인’도 이에 …
201403 2014년 02월 20일 -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묵직한 그리움에 떠오르는 얼굴들
열아홉 시절, 지금의 수능시험 격인 예비고사를 앞두고 잠깐 가출을 했다. 무작정 서울로 가는,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둘기호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떠난 가출은 대전역에서 가락국수를 먹고 돌아오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해 11월…
201403 2014년 02월 20일 -

네이버와 다음의 ‘정파성’ 논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이 특정 정파에 유리하게 여론을 이끈다는 논란이 또다시 나온다. 사실 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네이버와 다음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이나 뉴스 화면에 진보진영에 유리하고 보수진영에 …
201403 2014년 02월 20일 -

동백(冬栢) 外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동백(冬栢)전진우 지음, 나남, 556쪽, 1만4800원1800년 6월, ‘개혁 군주’ 정조가 승하한 뒤 보위에 오른 순조의 나이는 열한 살이었다. 그다음 임금인 헌종은 여덟 살의 어린 나이로 즉위했다. …
201403 2014년 02월 20일 -

기업 관리의 리더십으로 재조명
10여 년 전 화제를 모았던 KBS 역사드라마 ‘제국의 아침’에는 고려 광종이 즉위 직후 신료 유신성으로부터 중국 고전 ‘한비자(韓非子)’를 전해 받는 장면이 인상 깊게 나온다. 광종은 ‘제왕학의 성전’으로 불리는 ‘한비자’를 읽고…
201403 2014년 02월 20일 -

연애보다 담배를 먼저 배웠다
다시 담배가 이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에 최대 3326억 원에 달하는 흡연피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한국담배협회는 이번 소송이 궁극적으로는 담뱃값 인상만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마도 담뱃값 …
201403 2014년 02월 20일 -

권태로운 나날을 짓눌러버리는 무거운 힘
철암에 가기로 했다. 철암이라, 오지다. 멀고도 깊고 아득해 자동차로 그곳에 가려면 몇 군데 중요한 거점을 거칠 수밖에 없다. 영월, 정선 다 지나서 철암인데 그 사이를 그냥 지나칠 만한 용기가 없다. 그래서 몇 군데를 들러보기로 …
201403 2014년 02월 19일 -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이름은 권력이다. 형식의 반복이 실질이 된다면 이름을 자주 불러야 한다. 우리는 이름을 남기려는 욕망에 애면글면하지만, 꽃과 나무는 그 모양이나 속성에 따라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다. 그것이 선조의 지혜가 담긴 정명법(正名法)일 수 …
201403 2014년 02월 19일 -

환자 90%는 비수술적 치료
직장인 박모(47) 씨는 몇 년 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처음엔 1년에 서너 차례 심한 통증이 찾아왔는데,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으면 잠시 괜찮아지곤 했다. 하지만 이후 통증은 더 심해지고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201403 2014년 02월 19일 -

낮밤 뒤바뀐 생활로 뇌일혈
당뇨·심장 질환 등을 통칭하던 성인병(成人病)이란 명칭이 생활습관병으로 바뀌었다. 대한내과학회는 2003년 “이른바 성인병은 대부분 흡연, 과식, 과음, 운동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의 반복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지…
201403 2014년 0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