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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근 SF] 차원이동자(The Mover) 12-4
술에 취한 혜선이 몽롱하게나마 의식을 회복했을 때 그녀는 박혜선과 어깨동무한 채 철길을 걷고 있었다. 어디 철길인지도 알 수 없었다. 박혜선의 키는 혜선보다 훨씬 컸고 완력도 강했다. 겨우 어깨동무를 풀고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
윤채근 단국대 교수 2020년 09월 14일 -

홍차 한 잔에 럼주 반 모금, 소소하게 즐기는 '홈카페' 레시피
가끔 편의점에 들르면 다채로운 음료 종류에 눈이 바쁘다. 헛개차, 마테차, 루이보스, 깔라만시 등엔 어느새 익숙해졌다. 히비스커스, 레몬그라스, 라벤더, 어성초, 아로니아처럼 다소 낯선 재료를 활용한 차는 아직 낯설다. 팥, 호박,…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2020년 09월 12일 -

[신동아 書架] 초가을에 읽을 만한 새 책 12권
전쟁 경험은 질기게 남아 공동체의 넋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6·25전쟁은 20세기 전쟁사에서도 가장 참혹한 비극이다. 6·25전쟁 3년 동안 비무장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200만 명을 넘었다. 전쟁 중 사망한 모든 교전국 전사…
2020년 09월 12일 -

세계사를 바꾼 6가지 음료
인류 역사상 최초의 술은 무엇일까. 후보군으로 주로 거론되는 것은 맥주나 와인이다. 둘 다 곡식과 과일을 보관하던 중 우연히 발효를 거쳐 술이 됐다는 것이 학계 정설.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니 정확한 시점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술…
박세준 기자 2020년 09월 11일 -

재활
강은 죽은 자들의 영혼으로 흐르고 있다. 끝없이 꽃으로 뒤덮인 들판을 걸으며. 너는 이곳이 천국 길이라고 말했지. 강물의 속도로 우리라는 인간이 떠내려간다. 가라앉는 꽃잎은 젖은 소매와 얼마나 닮았을까. 그렇다고 영혼을 비웃은 건 …
양안다 2020년 09월 10일 -

임신 잘 된다는 ‘착상식(着床食)’의 진실
“임신 잘 되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요?” 난임 치료에서 가장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몸이 곧바로 달라지는 게 아니라서 어떤 식품이 임신 능력을 좋게 하고 나쁘게 한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다.…
난임전문의 조정현 2020년 09월 09일 -

이게 면이야 두부야, 쫄깃쫄깃 끊어 먹는 신기한 식감
집집마다 늘 구비해 두는 신선 식재료가 몇 가지씩은 있다. 우리 집 경우엔 달걀과 대파, 엄마 집 경우엔 두부라고 할 수 있다. 툭툭 썰어 된장찌개에 넣고, 얄팍 납작하게 썰어 황태국이며 감잣국에 넣어 드신다. 굵직하게 썰어 고춧가…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2020년 09월 09일 -

강력한 해양대국 아테네 만든 삼단노선 파괴력
고대 그리스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지적·문화적 유산을 남겼다. 특히 메소포타미아 지방이나 나일강 유역과 같이 기존 문명의 발상지로부터 전수받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에서 처음 만들어낸 것이 셀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다. 영국 철학자…
정재민 방위사업청 함정사업팀장(국제법 박사), 前판사 2020년 09월 08일 -

[윤채근 SF] 차원이동자(The Mover) 12-3
“여름방학 때 학생회 농활 참가할 거니?” 마주 앉은 지훈을 향해 속삭인 성혜선이 우울한 표정으로 어두운 카페 밖 풍경을 응시했다. 지훈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혜선이 다시 물었다. “오늘처럼 거리 투쟁에 계속 참여할 거고?” 오…
윤채근 단국대 교수 2020년 09월 07일 -

미·소 점령군, 통치권력으로 자리 잡다
조선총독부가 일제의 항복이 임박했음을 정확히 인지한 때는 1945년 8월 10일이었다. 도쿄방송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일본 정부는 천황의 지위에 아무런 변경이 없는 조건이라면, ‘일본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한’ 포츠담선언을 수락…
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 2020년 09월 06일 -

애끊는 그 소리, 에밀레종의 향기(響氣)
누군가는 심금을 울리는 소리라고 하고, 누군가는 애끓는 소리라고 한다. 슬픈 전설이 담겨 더 신비로운 소리. 깊고 그윽한 종소리로 유명한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일명 에밀레종). 지금은 그 종소리를 직접 들을 수는 없…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 2020년 09월 06일 -

인류 대항해시대 한 축 담당한 고양이의 식탐
수만 년 동안 인류는 지구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스스로 만물(萬物)의 영장(靈長)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성공했다. 인류는 이 모든 성공을 자신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의 대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류의…
이강원 동물칼럼니스트 2020년 09월 05일 -

녹차에서 보이차까지, 차나무가 만든 6가지 우주
출근하면 자리에 앉기 전 하는 일이 있다. 슬리퍼로 갈아 신고, 여기저기 창문을 열고, 라디오를 켜고, 물을 끓인다. 물이 끓는 동안 컴퓨터를 켜고 오늘 첫 음료는 무엇으로 할지 생각한다. 빈속에 녹차나 허브차는 좀 그렇고, 날이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2020년 09월 05일 -

유엔과 한국
유엔이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역사에서 가정법은 의미 없는 노릇이라지만 대한민국과 유엔의 관계를 짚어볼 때는 이런 가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유엔은 한국 생존과 번영의 기반이었고,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
정현상 기자 2020년 09월 05일 -

[에세이] 우리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봄치고 한동안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고, 이상하고 집요한 피로에 휩싸인 채 마음속으로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생활을 되찾는 거야’라고 자주 되뇌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떠올려보니 도대체 되…
우다영 소설가 2020년 09월 04일 -

[북유럽 신화의 재발견⑨] 神과 결혼한 비련의 두 巨人 여인
북유럽 신화의 대부분은 신과 거인의 싸움 이야기다. 이때 거인들이 무지개다리 비프로스트를 건너 아스가르드로 올라가 싸움을 거는 경우는 별로 없다. 주로 신들이 비프로스트를 타고 미드가르드에 있는 거인 영역인 요툰헤임으로 내려가 싸움…
김원익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문학박사 2020년 09월 03일 -

데뷔 10주년 맞은 어쿠스틱 팝 듀오 ‘옥상달빛’
‘오늘 참 되는 일 없네’ 생각하며 터덜터덜 걸을 때, ‘괜찮아 괜찮다’ 말하다가 진짜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청춘은 이 노래를 찾아 듣는다. “수고했어 오늘도/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김건희 객원기자 2020년 09월 02일 -

전쟁과 가족
전쟁 경험은 질기게 남아 공동체의 넋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6·25전쟁은 20세기 전쟁사에서도 가장 참혹한 비극이다. 6·25전쟁 3년 동안 비무장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200만 명을 넘었다. 전쟁 중 사망한 모든 교전국 전사…
고재석 기자 2020년 09월 01일 -

[윤채근 SF] 차원이동자(The Mover) 12-2
열차 밖으로 나온 이토는 코코체프의 인도를 받으며 러시아 의장대 앞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그의 걸음걸이는 평소보다 굼뜬 데다 조슈번 출신 사무라이 특유의 조심성마저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긴장의 끈을 놓은 그는 혼잡한 역사 주변을 …
윤채근 단국대 교수 2020년 08월 31일 -

도시로 들어온 농장 ‘스마트팜’
사진·글 박해윤 기자 2020년 08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