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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사흘 쓰려고 자연을 베어내겠다니
3월 11일, 수요일, 흐리고 비 오래전부터, 순환하는 시간에 대하여, 계절에 대하여 진부한 수사는 피하기로 작정하고 살았다. 순환하는 시간도 답답한 터에 그에 더하여 닳고 닳은 언어를 뒤집어씌우는 것도 숨 막힐 듯 권태로운 짓이라…
201505 2015년 04월 23일 -

‘만종’ ‘씨 뿌리는 사람’
저는 1970년대 초반 서울 강북구에 있는 수유리에서 태어났습니다. 당시 수유리 주변은 시골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집 바로 앞에는 화계사가 있었고, 인수봉이 바라보이는 북한산 자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난 도시…
201505 2015년 04월 23일 -

마티스를 사랑한 미국 여인들의 유산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 1868~1954)를 흠모한다면 꼭 가봐야 할 미국 중소도시가 있다. 워싱턴DC에서 북동쪽으로 60km가량 떨어진 항구도시 볼티모어다. 볼티모어는 메릴랜드 주에서 가장 큰 도시로 인구는 27…
201505 2015년 04월 23일 -

섹스리스 극복 못하면 차라리 상대를 놓아주라
섹스를 너무 안 해서 언제 섹스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부부가 늘고 있다. 바빠서 시간이 없다고도 하고, 일이 힘들고 생활에 지치다보니 피곤해서 성관계를 갖지 못한다는 부부도 있다. 어떤 부부는 아무리 바빠도 섹스할 때만은 …
201505 2015년 04월 23일 -

항암 성분 가득한 다시마 산속 ‘천연 소화제’ 삽주
◇ 암공포 끝장낸 다시마“죽는 줄로만 알았죠. 지금까지 살아 있을 거란 생각은 추호도 못했어요.”6년 사이에 갑상선암과 유방암 등 암 선고만 세 번 받은 김갑순(69) 씨. 목에서만 16개의 종양을 떼어냈다. 의사는 “살아 있는 것…
201505 2015년 04월 23일 -

불같은 40년 사랑 저 동백처럼 붉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 1970년대 끝자락, 지금은 전설 속 과거가 된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 안이었을 게다. TV를 켜주는 요즘과 달리 그때 고속버스는 음악을 나지막하게 들려주곤 했다. 선잠에 떨어진 내 귓가에 빠빠빠빰 빠빠빰 …
201505 2015년 04월 23일 -

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外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플랫폼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김기찬 · 송창석 · 임일 지음, 성안북스, 264쪽, 1만4000원플랫폼(platform) 이론이 기업의 수익 구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장 티롤 교수가 2014년 노벨…
201505 2015년 04월 21일 -

무엇이 소녀를 작가로 만들었을까
삶의 생기가 떨어져간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동경하는 것들’이 사라져갈 때다. 동경은 그 대상이 멀리 있을수록, 다가갈 수 없을수록 깊고 짙어진다. 동경은 질투와 달리 그 대상이 ‘계속 아름다웠으면, 계속 다가갈 수 없는 대상이었…
201505 2015년 04월 21일 -

‘아래로부터의 저항’ 이끈 진보적 자유주의 출발점
영국 법정에서는 지금도 하얀 가발을 착용한 법관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2008년부터 민사·가정재판에서 가발 착용을 금지했으나 형사재판에서만은 예외로 했기 때문이다. 흰 가발은 법정의 존엄을 상징한다. 재판 내용이나 판결에 앙심을…
201505 2015년 04월 21일 -

외로운 섬, 울창한 솔숲 바람결에 실려온 피냄새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은 김종서는 호랑이상(相)답게 근엄하고 꼿꼿한 자세로 밤길을 나선다. 그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종사(宗社)의 일이었다. 문종이 서거하신 후 세자가 왕위에 올랐지만 …
201505 2015년 04월 21일 -

문제 어른이 있을 뿐 문제 아이는 없다
요새 부쩍 신경 쓰이는 말들이 있습니다. “요즘 애들은 버르장머리가 없어” “요즘 애들은 우리 때만큼 열정이 없어”처럼 “요즘 애들은 말이야…”로 시작하는 어른들의 말입니다. 분명히 예전부터 기성세대들이 써온 말인데도, 청소년을 위…
201505 2015년 04월 21일 -

寧國寺
오래 자란 은행나무 국물을 마신다땅에서 올린 잎사귀 흔들리고 있다흙에서 박은 줄기 솟구쳐 몸 맺고다시 솟구쳐 절 낳고난간 치며 번져가는 소리를 풀었다밤과 새벽 걸어와 모두 면을 먹는다차지게 다진 강력분나물과 잘게 썰려 비벼진 양념작…
201505 2015년 04월 21일 -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
실제로 여행하면서 사진을 찍듯이 작가는 구글의 거리뷰 기능을 활용해 뉴욕 곳곳을 누비며 앵글과 프레이밍 사진을 만들어냈다. 초상권 보호를 위해 사람들을 흐릿하게 처리한 게 오히려 도시의 익명성을 상징하고, 묘하게 일그러진 풍경이 꿈…
201504 2015년 03월 24일 -

‘톡톡’만 해도 통증 싹!
채널A의 종합건강 버라이어티, ‘나는 몸신(神)이다’가 화제다. 방송인 정은아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자신이 직접 개발한 건강법으로 몸을 다스리는 데 성공한 ‘몸신’들의 건강 비법을 소개한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 이후 ‘몸신’…
201504 2015년 03월 24일 -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1 1987년 7월 8일 이한열 군 입관 예배 도중 이군의 어머니 배은심 씨가 관을 향해 울부짖으며 달려들자 가족이 만류하고 있다.2 1987년 7월 신촌로터리에 모인 고 이한열군 추모인파.
201504 2015년 03월 24일 -

Bill Viola 展
그저 흙투성이인 메마른 땅. 그 양 끝에서 두 여인이 걷는다. 왼쪽 여인은 젊고, 오른쪽 여인은 꽤 나이 들어 보인다. 두 여인은 걷고 또 걷지만 늘상 제자리인 듯하다.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과연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기는 할까.…
201504 2015년 03월 24일 -

알려왔습니다
신동아 3월호 ‘노래가 있는 풍경’에서 소개한 ‘세노야’는 선술집에서 만들어졌다는 고은 시인의 기억과는 달리, 당시 기독교방송국의 부탁을 받아 공식적으로 작곡한 것이라고 작곡가 김광희 씨가 알려왔습니다.
201504 2015년 03월 24일 -

‘뇌 먹는 아메바’ 공포 확산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뇌 먹는 아메바(brain-eating ameba)’라고 불리는 파울러 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가 미국의 상수원에서도 발견됐다”며 “물놀이를 한 청소년 3명이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
201504 2015년 03월 24일 -

‘백 선생’ 詩에 붙인 ‘민중의 애국가’
1980년대에는 ‘애국가가 2개’란 말이 있었다.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가 다 있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1980년대를 살아온 지금의 기성세대에게는 정말 그랬다.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되는 ‘진짜 애국가’가 있었고, “사랑도…
201504 2015년 03월 24일 -

중산층 상징 ‘집과 차’ 포기 거세된 욕망을 식탐으로 분출?
음식 전문 채널인 올리브TV나 푸드TV가 먹는 장면을 내보내는 건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그런데 요즘엔 이런 채널은 물론이거니와 종합편성채널, 공중파방송, 케이블채널, 인터넷에서까지 ‘먹방(먹는 방송)’이 대유행이라 눈길을 끈다.…
201504 2015년 03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