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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의 세계, 평평한 중심과 울퉁불퉁한 주변
저널리스트 토머스 L. 프리드먼이 남인도 방갈로르 시내 한복판에 있는 골프장에서 첫 번째 스윙을 준비한다. 그가 친 공이 날아갈 방향에는 휴렛팩커드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입주해 있는 빌딩이 나란히 서 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
200912 2009년 12월 09일 -

오래된 운명의 숲을 지나다
삼성그룹의 어느 사장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회사 선배의 권유로 용하다는 역술인으로부터 운명 감정을 받았단다. 맞는 듯 틀리는 듯한 사주풀이를 듣고 복채 봉투를 내놓았다. 이튿날 그 역술인이 전화를 걸어와 “어제 받은 복채를 분실했으…
200912 2009년 12월 09일 -

소설이 사랑한 공간, 공간들
작가 구효서는 노래를 구성지게 잘 부른다. 또한 그는 글씨를 정갈하게 잘 쓴다. 그는 춘향가 한 대목 ‘쑥대머리’를 구수하고 천연덕스럽게 불렀고, 내가 좋아하던 기형도의 시를 한지에 붓으로 멋지게 써주었다. 옛날, 그러니까 1980…
200912 2009년 12월 09일 -

신열 身熱
창밖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비오는 날 가지에 매달린 물방울이 눈물 같아 내 마음 애달프지만네게 건넬 적당한 말이 없다흰 눈이 내리는 날 하얀 눈을 쓰고 눈사람인 양조심조심 내 앞에 서더라도받아 안은 흰 눈이 네 애틋함의 무게로 휘…
200912 2009년 12월 09일 -

왜 젊은 사람이 신종 플루에 쉽게 감염될까
1920년대 초 어느 날, 영국의 세균학자이자 페니실린 발견자인 플레밍은 세균을 배양 중인 유리그릇 샬레에 실수로 콧물을 떨어뜨렸다. 그런데 2~3일 후 놀라운 변화가 생겨났다. 유리그릇을 가득 채우고 있던 세균이 갑자기 사라져버린…
200912 2009년 12월 09일 -

경성제대 졸업한 엘리트, 왜 북한은 이름을 지웠을까?
왕조시대의 전근대 신문 ‘조보’ 조보는 왕조시대에 조정의 소식을 손으로 써서 전달했던 필사신문(筆寫新聞)이었다. 중앙집권적인 왕권정치체제에서 왕과 정부의 정책과 인사이동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소식을 손으로 써서 정부의…
200912 2009년 12월 09일 -

노중련열전
인간의 삶은 무척 복잡하고 미묘하다. 얼굴 모양처럼 성격도 체질도 마음도 제각각이어서 일정한 틀을 만들기 힘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고대 중국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기에 선악의 기준도, 인품을 평가하는 내용도 다르게 마련이다. 그…
200912 2009년 12월 08일 -

점잔 빼는 클래식 음악 프로,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
음악이 존재하는 한 라디오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한 말이다. 물론 어디선가 들은 말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 말에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다른 체험이 필요 없이 오직 귀로만 들을 수 있는 유일한 예술이 바로 음악이고, …
200912 2009년 12월 08일 -

‘효녀’ 틀에 담기 힘든 버려진 딸들의 엄청난 에너지
그래 어허, 저 자손아 부모 목숨 구하러 가겠느냐?”“아흔아홉 빗장 속에서 청사 흑사 이불에 진주 안석을 귀하게 기른 여섯 형님네는 어찌 못 가나이까?”-아비 오구대왕의 질문에 대한 바리의 대답-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운 고전문학 중…
200912 2009년 12월 08일 -

괜히 우울하고 초조해요
Q 45세 가장입니다. 중견 기업에 다니고 있고 아이들도 잘 커서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인생에 뭔가 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살려는 게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뭔가 잘못되…
200912 2009년 12월 08일 -

레퀴엠
다비무덤을 등에 업는다. 재(ash)가 된 유해다. 2009년 5월26일 오후 3시. 예쁜 꽃무늬로 장식된 항아리를 고르고 싶었다. 미국까지 갈 생각을 하니, 이는 마음뿐. 결국 가볍고 깨질 염려 없는 나무상자를 산다. 수원연화장에…
200912 2009년 12월 08일 -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완전히 사랑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은 영화배우 출신 로버트 레드퍼드가 감독을 맡은 1992년 작품으로, 미국의 저명한 장로교 목사 노먼 매클린(1902~90)의 자전…
200912 2009년 12월 08일 -

특별할 것 없는 크리스마스, 그래도 기다리는 이유
미당 서정주는 풀리는 강가에서, ‘무어라 강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 물결을 내게 주는가’라고 물었다. 강은 얼고, 녹고, 또 얼고, 녹는다. 한 해의 흐름도 이와 같다. 한 장 한 장 뜯어내는 일력을 보기 힘든 요즘이지만, …
200912 2009년 12월 08일 -

성 노예 오달리스크의 비애
남자의 정력은 평생 마르지 않는 샘물이지만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분명 화수분이건만 필요하다고 매번 용솟음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신체적 한계로 남자 매춘부가 여자 매춘부보다 적다. 그럼에도 남자들…
200912 2009년 12월 08일 -

철학적 옷 입기 FAQ
대한민국은 아직은 선진국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랑스럽게도 대한민국 남자들은 다른 어느 나라 남성들보다 스마트합니다. 새로운 기술이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며, 모든 면에서 몰두해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이 대단하지요. 직장이나 가정에 대…
200912 2009년 12월 08일 -

한국은 아시아 유일의 ‘성숙한 민주국가’
미국 ‘뉴욕타임스’가 최근 아주 재미있는 한국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한 ‘성숙한 민주국가(full democracy)’이면서도 이웃국가들의 비민주적인 독재나 인…
200912 2009년 12월 02일 -

‘언론 황제’ 머독과 삼성이 손잡으면?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라는 영화가 있다. 기차 객실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1995년 작품으로, 한국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 남녀 주인공은 자신이 증오하는 것에 대해 말하는데 여주인공 셀린느…
200911 2009년 11월 09일 -

겸재 정선 연구에 40년 바친 최완수 간송미술관 실장
조선의 화성(畵聖)이라 일컬어지는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타계 250주년을 맞아 최완수(崔完秀·67) 간송미술관 한국민족미술연구소 연구실장이 10월7일 두툼한 ‘선물’을 세상에 내놓았다. 40년의 연구 성과를 …
200911 2009년 11월 06일 -

특별한 순간을 더욱 빛나게 하는 예복
한국에서 예복은 명절과 같다. 1년에 두 번 정도 느리게 돌아오는 연례행사처럼, 일상에서는 줄곧 잊고 있다가 가끔 급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예복이란 본래 우리 인생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 날을 기념하고 사람들…
200911 2009년 11월 05일 -

女子, 섹스를 탐닉하다
세상엔 수많은 사랑이 있지만 통상적으로 남자와 여자 그리고 동성 간의 사랑으로 나눌 수 있다. 남녀 간의 사랑은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 떨면서 주변에 자랑하지만 동성 간의 사랑은 사회의 질타 때문에 감정을 공개하지 못한다. 사회가…
200911 2009년 11월 0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