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들머리 숲길
송광사로 향하는 들머리 숲길은 조용했다. 들머리 숲에는 삼보사찰이란 세속의 유명세에 어울릴 법한 위엄이나 신비로움은 없었다. 불국토를 에워싼 숲은 오히려 편안하고 아기자기했다. 통도사 무풍한송의 소나무 숲길에서 느끼던 결기(潔己)의…
2010122010년 12월 03일선운사 단풍 숲
색동 단풍 숲을 걷는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선운사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짧은 숲길은 절집을 찾는 누구에게나 가슴 가득 뭉클한 감동을 안겨줄 만큼 아름다웠다. 어느 화가인들, 또 어느 사진작가인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
2010112010년 11월 02일법주사 솔숲
어느 절집인들 주변에 소나무가 없으랴만, 법주사의 소나무는 정이품송 때문에 각별하다. 2006년 문화관광부는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100대 민족문화 상징으로 ‘민족 상징’(2개), ‘강역 및 자연 상징’(19개), ‘역사 상징’(1…
2010102010년 10월 04일전등사의 명상 숲
이땅 어느 절집인들 터 잡은 곳에 의미가 없으랴만, 어디 전등사만 할까. 전등사는 독특한 절집이다. 산성 안에 절집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등사에는 산문이나 일주문이 없다. 대신 종해루(宗海樓)란 이름을 가진 남문(南門)과 누각…
2010092010년 09월 02일직지사 다섯 암자 숲길 걷기
조선의 2대 왕 정종(定宗·1357~1419)은 태조의 둘째아들 방과다. 정종은 제1차 왕자의 난이 수습된 뒤 왕위에 올랐으며, 재임 2년(1398~1400) 후 보위를 방원에게 양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 절집 숲과 관련해 흥미로…
2010082010년 08월 04일백담사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순례자의 숲길
여름을 향해 달리는 절기임에도 이른 아침의 백담계곡은 서늘했다. 서늘한 아침 공기를 헤치고 봉정암을 향해 걸음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삼보일배로 수행 중인 한 처사를 만났다. 처사의 행색은 단출했다. 작은 배낭 한쪽에 생수통이…
2010072010년 07월 06일마음을 씻고 마음을 여는 개심사 솔숲
속도 강박증에 걸린 채 먹고사는 일로 허우적거릴 때, 헛된 망상과 강퍅해진 마음으로 심란할 때,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눈앞을 가릴 때, 솔바람 소리가 그 무엇보다 든든한 위안이 된다. 봄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솔바람 …
2010062010년 06월 04일유별난 백양사 봄 숲
봄백양, 가을 내장’과 함께 ‘산은 내장산이요, 절은 백양사’라는 말이 오늘날도 호남지방에서 회자된다. 백양사의 사격(寺格)과 풍광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이 구절은 아마도 백양사가 한때 내장사를 말사로 거느렸던 역사적 사실에 기인하…
2010052010년 05월 03일봄을 부르는 선암사 고매(古梅)
우수 경칩을 지나면 탐매(探梅)꾼들의 마음이 바빠진다. 봄을 여는 향기를 남보다 먼저 즐기고자 언제 어디로 걸음을 나설지 궁리하느라 말이다. 너무 일찍 서두르면 꽃망울 맺힌 매화를 만날 뿐이고, 너무 늦게 나서면 수많은 상춘객의 소…
2010042010년 04월 06일통도사
통도사를 ‘한국의 3대 사찰’ 혹은 ‘불보사찰(佛寶寺刹)’로 한정한다면, 이 절집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물론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간직한 불보사찰로서 이 절의 가치와 중요성은 말할 수 없이 크다. 하지만 통도사를 찾는 평범한…
2010032010년 03월 04일월정사, 겨울 전나무 숲의 오연(傲然)
雨中月精 雪中五臺. ‘비 오는 여름 풍광은 월정사에서 바라보는 것이 최고요, 눈 오는 겨울 풍광은 오대산에서 바라보는 것이 최고’다. 오래전부터 월정사 스님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이 구절은 월정사와 오대산의 겨울 풍광이 여름 못지…
2010022010년 02월 02일해인사 솔숲에서 겸재와 고운을 만나다
2009년 가을, 조선의 화성(畵聖) 겸재 정선(1676~1759)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겸재 정선, 붓으로 펼친 天地造化’ 특별전이 열렸다. 전시된 겸재의 그림을 순례하던 나는 ‘해인사도’ 앞에서 멈춰 서지…
2010012010년 01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