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구속 두 가지 욕망의 변주
임권택은 임권택이다. 그의 영화는 뭐니뭐니 해도 ‘임권택표’라는 것만으로 촉각이 집중된다. 한마디로 임권택 영화는 임 감독 스스로가 브랜드라는 얘기다. 그 이름의 인지도는 어떤 톱스타만큼이나 높다. 사람들은 임권택의 영화를 ‘존중…
2015062015년 05월 20일외로운 섬, 울창한 솔숲 바람결에 실려온 피냄새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은 김종서는 호랑이상(相)답게 근엄하고 꼿꼿한 자세로 밤길을 나선다. 그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종사(宗社)의 일이었다. 문종이 서거하신 후 세자가 왕위에 올랐지만 …
2015052015년 04월 21일섬은 남아서 외롭게 견뎌낸다
이때쯤이면 강우석이 나와야 한다. 그건 곧 실미도가 등장해야 한다는 얘기와 같다.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의 배경이 된 섬, 실미도는 영화 ‘실미도’가 나온 2003년까지 32년간 감춰진 섬이었다. 아니…
2015042015년 03월 20일쾌락의 끝, 깊은 침잠
적막하다. 여고생 은교를 사랑했던 이적요(寂寥·고요하고 쓸쓸하다는 뜻으로 박범신의 소설 ‘은교’에서 노년의 시인인 남자 주인공이 사용한 필명) 시인이 다녀간 것일까. 의식적으로 선택한 퇴락의 기운이 물씬하다. 아무도 없다. 주변엔 …
2015032015년 02월 23일비현실의 현실감 데자뷔 속 자메뷔
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데뷔한 이래 지금껏 장장 스무 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홍상수 감독은 늘 기이하면서도 발칙한 제목을 사용해 왔다.‘강원도의 힘’이라든지 ‘여자는 남자의 미래’라든지 ‘하하하’라든지, 사람들은 그의…
2015022015년 01월 21일사랑보다 슬픈 기억 눈물보다 진한 독백
“내가 갑자기 눈물이 나는 건, 그대 내 생각하고 계신 거죠. 함박눈 하얗게 온 세상 덮이는 날, 멀지 않은 곳이라면 차라리 오세요….사랑이란 맘이 이렇게 남는 건지,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군산으로 향하는 길. 배경음악으로…
2015012014년 12월 19일우화는 사라지고 바람만 남았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4년 6개월 전, 그러니까 2000년 4월 17일 오후 5시쯤 충청남도 금강 하구 갈대밭에서 박찬욱(51) 감독을 만났다. 당시 37세이던 그는 세상에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1992년 가수 이승철과 배우…
2014122014년 11월 20일惡을 차용한 善 그 이상한 공존
영화 ‘신세계’의 제목이 왜 ‘신세계’인지, 영화를 본 사람들은 다 안다. 영화 속에서 경찰청장쯤 되는 사람 간부인 두 사람에게 묻는다. “그러니까 이번 작전명은 뭐가 되는 거야?” 그의 앞에는 정복을 입은 한 사람이 앉아 있고 그…
2014112014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