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에 담은 영원 輪廻梅윤회매
1 매화는 어둠 속에서 더욱 신비한 밤의 꽃이다. 가지는 곧은 것보다 멋스럽게 굴곡을 이룰 때 그림자도 멋지게 떨어진다. 2 붉은 보름달을 그린 화폭 위에 붙인 홍매. 3 김창덕은 차와 음악, 그림, 매화를 사랑한다. 청매와 홍…
2014122014년 11월 21일내가 너를 매화로 꽃피우기 전엔 너는 다만 밀랍에 지나지 않았다
姑射빙膚雪作衣 고야산 신선의 얼음 피부에 눈으로 옷을 짓고香脣曉露吸珠璣 향기로운 입술은 새벽이슬 구슬을 마셨다 應嫌俗蘂春紅染 속된 꽃들 봄의 붉은 빛으로 물드는 것이 싫어서 欲向瑤臺駕鶴飛 요대를 향해 학을 타…
2014122014년 11월 20일철갑상어 가죽에 옻칠하는 세계 유일 칠피(漆皮) 전문가
박성규가 나타나기 전까지 사람들은 가죽에 옻칠하는 기술을 알지 못했다. 1992년 전승공예대전에서 그가 진한 밤색으로 옻칠한 소가죽을 씌운 사각함을 출품했을 때, 사람들은 이런 기술이 있었던가, 하고 깜짝 놀랐다. 가죽 표면은 음각…
2014112014년 10월 21일신을 위한 음식에 예술을 입히다
떡은 신을 위한 음식이다. 일상식이 아니라는 말이다. 떡은 기쁘고 특별한 날이나 신에게 제사를 드릴 때 마련한다. 아이의 백일상에는 깨끗한 백설기가 올라가며, 개업을 하거나 이사를 가게 되면 액막이 구실을 하는 팥 시루떡을 돌린다.…
2014102014년 09월 19일전통 잇고 전통 넘는 장석·자물쇠 새 경지
독불장군(獨不將軍).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고 하지만 박문열은 혼자 힘으로 장인의 세계에서 장군의 자리에 올랐다. 물론 그에게도 스승이 있었고, 장인의 길로 이끌어준 귀한 인연이 있었다. 무엇보다 타고난 솜씨와 고집이 있었으니…
2014092014년 08월 21일한국적 돌조각의 비밀은 신비한 화강암의 힘
살다보면 아주 소중한 것을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다. 처음부터 늘 그 자리에 있어서, 너무나 흔해서 그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한다. 가족, 친구가 그렇고 공기나 물이 그렇다. 발에 차일 만큼 흔해서 ‘무가치함’을 뜻하는 돌 역시 그…
2014082014년 07월 22일인연의 실타래도 아름다운 매듭으로
매듭장 김은영(72)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간송가(家)의 며느리’라는. 일제강점기 일본인 손에 넘어간 우리 문화재를 고가로 사들여 귀한 문화재를 지켜낸 거부 간송 전형필이 바로 그의 시아버지다. 아니, 그에게는 또 …
2014072014년 06월 19일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인간적인 공예
나무와 흙으로 집을 짓고 대나무를 쪼개 발을 엮고, 모시풀로 베를 짜는 것도 자연을 우리 삶으로 끌어들인 것이지만 풀로 엮은 기물만큼 자연미를 간직한 것은 없다. 벼를 닮은 왕골 풀로 엮은 완초 공예품은 마른 식물 줄기인 짚의 느낌…
2014062014년 05월 20일조화와 절도를 나타내는 사직악기 편종, 편경
1 편경의 옥돌은 색깔도 곱고 소리도 청아해야 한다. 이 옥돌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2 편종의 음을 맞추기 위해 내경(속)을 긁어야 한다. 섬세한 작업이다. 3 맑고 고운 소리가 나는 훈. 오카리나의 음색과 비슷하다.4 김현곤 악기…
2014052014년 04월 23일악기와 함께한 60년 나라의 음악을 완성하다
우리 민족의 창세 설화에 의하면, 태초에 소리(율려·律呂)가 있었다. 율은 양(陽)의 소리, 려는 음(陰)의 소리를 말하니, 율려는 바로 천지개벽의 소리였다. 율려는 별을 낳고 마고를 낳아, 마고의 후손이 만물을 다스리게 된다.세상…
2014052014년 04월 22일기교를 뛰어넘는 군자의 멋 烙竹粧刀낙죽장도
1 글과 십장생을 새긴 낙죽단장도. 글씨든 그림이든 화려하지 않다.2 사인검에 새긴 북두칠성과 28수는 칼에 신성한 힘을 불어넣는다.1 달군 인두 끝으로 글자를 새긴다.2 풍로에 인두 두 개를 번갈아가며 달구어 새기는데, 손과 함께…
2014042014년 03월 20일선비가 사랑한 사군자 칼 삿됨을 물리치고 자신을 닦다
書爲白髮劒斜陽 글하며 백발 되고 검으로 해 기울었다天地無窮一恨長 천지는 무궁한데 한 가닥 한은 길어라 痛飮長安紅十斗 서울 홍주 열 말을 심하게 마시고 秋風?笠入金剛 가을바람에 삿갓 쓰고 금강으로 들어선다 ‘김삿갓’으로 불리는…
2014042014년 03월 19일쇠뿔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꽃 華角화각
1 쇠뿔을 펴서 다듬은 후 자른다. 쇠뿔 하나로 얻을 수 있는 조각은 그리 크지 않다. 2 그림을 완성한 뒤 표면을 다듬어 광을 낸다. 3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화각함.4 투명한 각지에 밑그림을 그린 후 작은 부분부터 채색해나간다.…
2014032014년 02월 21일불 속에서 피어난 꽃 꽃처럼 아름다운 뿔
‘화중련(火中蓮)’. 불 속의 연꽃. 꽃이 어찌 불 가운데서 피어날 수 있을까. 불교에서 화중련은 ‘보리(깨달음)의 꽃은 고통과 번뇌의 불길 가운데서 피어난다’는 역설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화각장 이재만의 작품도, 인생도 화중련을…
2014032014년 02월 21일繡수 보자기
1 자신의 집, 작은 방 한 칸이 김현희의 작업실이다. 보자기에 수를 놓고 있는 김현희 명장.2 수와 기러기매듭으로 마무리한 보자기. 혼서지나 귀한 물품을 싸는 데 사용하는 보자기다.3 밑수를 놓은 다음 다시 수로 메워 도톰한 잎사…
2014022014년 01월 23일새와 꽃에 취해 선녀처럼 살아온 반백 년
자수장 김현희가 사는 곳은 선경(仙境) 같다. 정갈하며 아름답다. 그리고 꽃과 나무가 많다. 거실과 이어진 베란다 사이에는 전통 미닫이문을 달았는데, 닫으면 겨울 햇살이 다사롭게 비쳐들고, 열면 봄날처럼 베란다를 꽉 채운 꽃밭이 펼…
2014022014년 01월 23일한지
1 쪄낸 닥나무의 껍질을 벗기는 김삼식 한지장. 이 껍질이 종이의 재료가 된다.2 큰 닥솥에 닥나무를 쌓은 닥무지를 찌는 데 여덟 시간이 걸린다. 3 종이뜨기. 풀어진 닥 섬유를 발 위로 흐르게 하는 외발뜨기는 우리 전통의 초지법이…
2014012013년 12월 23일“옛날식으로 만들었더니 ‘과학적으로 최고’ 라네요”
경북 문경에서 전통 한지를 뜨는 김삼식(68)장인은 평생 옛 방식대로 종이를 만들었다. 일제강점기부터 유행한 일본식 쌍발뜨기와 화학약품으로 처리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홀로 종이를 만들어오던 그는 뒤늦게 경북 무형문화재가…
2014012013년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