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에서도 장미가 필 것이다, 한국처럼
럭시미 따망은 도서관 사서로 일한다. 열여덟 살. 아이들이 그녀의 일터인 초등학생 공부방만한 크기의 도서관에서 뛰논다. 그녀는 열 살 때 강에서 놀다가 전기에 감전돼 화상을 입었다. 다리 한쪽을 잘라내야 했다. 고운 얼굴에 흉터가 …
2011042011년 03월 23일이 바보들아, 문제는 콘텐츠야!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1982년은 각별하다.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한 그해 프로야구가 시작됐다. 우범곤 순경 총기 난사 사건에 놀라고, 복서 김득구가 죽어 가슴을 쓸어 내린 것도 그해다.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
2010102010년 09월 30일잔혹하고 끔찍한 10대들의 살인놀이
경찰로 20년 일하면서 이렇게 끔찍한 사건을 본 적이 없다고 마포경찰서 형사과장은 말했다. 사람을 죽여 한강에 유기한 아이들은 조사받으면서도 희희낙락했다. 사탄의 인형강기슭에 한국스카우트연맹 요트가 정박해 있다. 때 이르게 핀 코스…
2010082010년 07월 30일완장 찬 좌익, 분노한 우익 서로를 죽이다
할아버지는 눈을 뜨고 죽었다고 할머니가 말했다. 할아버지는 1·4후퇴 때 월남했다. 대상포진을 앓다가 지난해 3월28일 죽었다. 눈 뜨고 죽은 할아버지할머니가 밥을 먹으라고 권한다. 먹었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할머니는 홀로 산다. …
2010072010년 07월 01일말기 암 병동의 목련꽃 흩날리는 오후
암병동의 아침은 분주하다. 청소 아주머니가 대걸레로 복도를 닦는다. 환자, 보호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수를 한다. 춘천 할머니가 손에 침을 발라 귀밑머리를 귀 뒤로 넘긴다. 난소암으로 입원한 공○○(64)씨가 복도에서 큰 목소리로…
2010052010년 04월 28일美花가 소돔과 고모라를 닮은 매음굴로 흘러온 까닭은?
구름을 비집고 나온 햇빛이 맑아서 눈물이 난다. 매화(梅花)가 꽃샘바람을 맞으면서 북진(北進)한다.“지난 겨울은 중국의 고향만큼 추웠어.”“꽃을 좋아한다”면서 그는 웃었다. 고향은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한국서 쓰는 이름은 ‘…
2010042010년 04월 01일말 많고 탈 많은 한약 믿고 먹어도 될까?
눈이 흩날린다. 낡은 소파 옆 난로가 열기를 내뿜는다. 이대서(69) 할아버지가 쌍화차를 내왔다. 숙지황 천궁 계피 감초를 탕기에 넣고 뭉근하게 달였다. 기혈이 허하고 찬 것을 다스리는 탕약(湯藥)이란다. 노신사의 몸에서 약재 냄새…
2010032010년 03월 03일돈에 울고, 돈이 돌고, 돈에 웃다
배혜자(74) 할머니가 배추김치를 담근다. “국수 말아 이제껏 살았다”며 웃으신다. ‘옛집’이란 간판을 내건 국숫집은 낡은 건물 안쪽 작은 공터에 있다. 전차가 다닐 적 정거장 터란다. 숭례문, 서울역을 지나온 전차가 이곳에 섰다.…
2010022010년 01월 29일역사의 뒤안으로 스러질 소금땀, 구슬땀의 흔적
수도권 전철 1호선은 구로역에서 둘로 갈린다. 3, 4번 승강장서 천안행 열차, 인천행 열차가 제가끔 불을 밝힌다. 가산디지털단지역 4번 출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향한다. 4번 출구로 나가면 ‘밸리’ ‘타워’라고 이름 붙은 고층…
2010012010년 01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