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기에 틀릴 수 있다
어른들은 늘 인생이 하루 같다는 말씀을 하시지만, 아직 그럴 나이가 못 되어서 그런지 실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2년 동안 한 달이 이토록 빠를 수 있음은 분명히 알게 됐다. 오랜 추억이 서린 ‘신동아’의 귀한 지면임에도 연재의…
2014042014년 03월 19일너무도 익숙한 논쟁의 오류들
오류나 왜곡이 꼭 의도적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조금만 산만하거나 마음을 놓으면 그 틈으로 오류가 스며든다. 나는 예외겠지, 하는 생각이 바로 오류의 출발이다. 그렇다고 너무 주눅 들진 말자. 오류를 줄이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소…
2014032014년 02월 20일사실(史實)은 해석과 논쟁의 토대
그동안 우리는 역사 탐구와 서술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오류와 왜곡에 대해 꽤 오랫동안 살펴봤다. 이제 역사 논쟁에서 나타나는 오류와 왜곡을 살펴보려고 한다. 논쟁이나 해석의 차이는 사실(史實)에 대한 탐구와 서술을 기초로 발생하…
2014022014년 01월 21일창조적 사유, 위험한 오용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관. 솜털 보송보송한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선생님께서 설명을 하신다. 요즘은 붓을 쓰지 않으니까, 학생들에게 한자로 된 글씨는커녕 붓을 설명하는 것도 힘들다. 그래도 “요즘은 연필이나 볼펜으로 쓰지? 붓은 연필이나…
2014012013년 12월 18일“다 나 같은 줄 알았다”
나를 둘러싼 역사들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전주대학교 역사문화학과 학생이기도 하고, 가족의 일원이기도 하고, 절이나 교회의 신자이기도 하고, 전라북도 도민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배운 ‘국사’ 속 ‘국민’만이 아니라는 뜻이다. 쉽게 말…
2013122013년 11월 19일권력은 나눌 수 없다? ‘영조의 비극’ 외면한 편견
이 지면에서 다룬 적이 있는 주제인데, 사람들은 언뜻 상식으로 보아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면 그걸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 경우가 그렇다. 많은 사람이 납득할 수 있고, 합당하…
2013112013년 10월 18일역사성 대신 본성 사론(史論) 아닌 도덕론
‘신동아’ 9월호에서 다룬 주제는 동기(動機)의 오류, 그러니까 인과론의 일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동기의 문제였다. 다만 이 문제를 인간학적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차이가 있다. 인간학이라고 하니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뭔가 구체적인 역…
2013102013년 09월 24일개인은 개인이고 대중은 대중이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어떤 사건의 결과는 뭔가 이유가 있는 행동이고, 원인은 그 행동 뒤에 숨어 있는 생각이라고 이해하는 동기론은 인과론의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석유 때문이었든 사담 후세인 제거를 위해서였…
2013092013년 08월 21일에펠탑의 기억 왜곡과 실학의 허구성
우리 대부분은 역사를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무엇보다 안타까워할 수 있는 이야기. 조금 철이 들고 나서는 그렇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어졌다. 역사학자 폴 …
2013072013년 06월 20일통계에 눈감은 일반화의 오류!
현대사회에서 통계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가 없을 듯하다. 오죽했으면 이 하나의 행위를 놓고 통계청이라는 관청까지 생겼겠는가. 이는 계량화라는 근대적 생활양식의 특징을 보여준다. 물론 통계는 역사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하…
2013062013년 05월 22일자기모순 키우는 病, 의심증
의심증(疑心症)의 오류(the furtive fallacy)란 어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건이 음습하고 불결한 것이라거나, 역사의 대부분이 드러나지 않은 원인과 불공평한 결과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2013052013년 04월 18일조선은 독살(毒殺)의 나라? 역사 상업주의는 가라!
역사를 쓰거나 읽을 때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많은 사실이 우리 눈앞에 등장하지만, 그중 일부만 의도적으로 선별된다. 선별은 사실이나 사건의 의미, 즉 중요성에 따라 결정된다. 그런데 쉬운 듯하지만 막상 이…
2013042013년 03월 20일성배(聖杯)는 없다? 성배(聖杯)는 못 찾았다!
고백하거니와 막상 역사의 진실과 왜곡을 신중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뒤로, ‘아, 그동안 참 별로 고민 없이 역사를 연구하고 글을 썼구나’ 하는 자괴심이 들었다. 심지어 ‘내가 역사학자가 맞나, 하는 슬픈 생각’까지 들었다. 나뿐 아니…
2013032013년 02월 21일판 페르시 없는 맨유? 非역사적이다!
남자들은 모이면 군대 얘기를 하고, 군대 얘기 하면 꼭 축구 얘기를 한다는 유머가 있다. 그 핀잔을 들을까 걱정되지만, 아무튼 나도 축구를 좋아한다. 하는 것, 보는 것, 모두 좋아한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면서 활약…
2013022013년 01월 21일이순신이 없었다면? 질문 자체가 허구다
무전제라는 오류. 뻔히 알면서도 종종 빠지는 오류다. 어떤 역사가가 미리 생각해둔 질문, 가정, 이론, 패러다임, 편견 같은 일반적인 전제의 도움 없이, 전체적인 진실을 획득할 때까지 도토리를 줍고 딸기를 따듯이 어두운 과거의 숲 …
2013012012년 12월 27일학문은 다수결이 아니다 건강한 회의주의자가 되라!
역사에 대한 탐구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나는 최근에 한국역사연구회 웹진에 올린 글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역사공부를 하고 있다고 나를 소개하면 사람들은 재미있는 얘기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한동안 그게 싫었습니다. 원래 얘…
2012122012년 11월 20일역사는 사실에 기초하고 영화는 허구로 먹고산다
올해 10월 1일. 우리는 정말 훌륭한 역사학자 한 분을 떠나보냈다. 에릭 홉스봄(Eric Hobsbawm). 95세로 타계했으니 수(壽)를 누리신 셈. 19세기를 연구한 명저 ‘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 ‘제국의 시대’ 3부작…
2012112012년 10월 19일우리 편은 좋은 사람 나머지는 나쁜 사람?
2010년, 2011년, 2012년 하는 식으로 그레고리력(Gregory曆), 그러니까 교황 그레고리우스 시대에 부활절 조정을 위해 만들어진 서양 역법을 사용하는 우리는 이미 간지(干支)로 해를 세는 방식을 잊었지만, 올해가 임진왜…
2012102012년 09월 20일침, 위생, 그리고 봉건 근대주의 환상을 버려라!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역사에는 세 가지 행위가 담겨 있다. 세 가지 행위는 분리돼 있으면서도 서로 긴밀히 연관돼 있다. 첫째, 지금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는 일이다. 각각의 언론이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2012092012년 08월 21일페르시아 근거 없이 비난…삐뚤어진 할리우드식 오리엔탈리즘
고개를 넘어 몇 필의 말이 달려온다. 스파르타에 항복을 권유하러 온 페르시아 사신. 사신은 자신들이 정복한 나라의 왕 해골을 보여준다. 사신을 대면한 자리에서 있던 대화. 왕비 : “속임수를 부렸다간 무사할 수 없다.”사신 : “대…
2012082012년 07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