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을 향한 대장정 워싱턴·애틀랜타
2003년 7월 말, 워싱턴은 여름의 열기로 후끈했다. 그리스 신전 모양의 링컨 기념관도, 맞은편에 흡사 우주선처럼 우뚝 솟은 워싱턴 기념탑도, 그 너머 멀리 보이는 국회의사당 돔도 눈부신 햇살에 하얀 신기루처럼 비현실적인 정경을 …
2007052007년 05월 03일‘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인간은 지상에서 어떻게 ‘시적으로(dichterisch)’ 거주할 수 있을까. 철학자 하이데거는 횔덜린의 시구를 인용하여 이렇게 물었다. 하이데거의 시대에도 그러했지만, 주택난과 부동산 투기가 극심한 오늘날 이런 질문은 엉뚱하게 들…
2007042007년 04월 11일‘국립공원 정신’의 발상지 요세미티
1903년 5월17일 새벽,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은 담요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담요 위에는 새하얀 눈이 10여cm나 쌓여 있었다.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나무들의 가지에도 눈이 수북하다.…
2007032007년 03월 09일링컨의 신화를 찾아서… 워싱턴·게티즈버그·스프링필드
보스턴에서 발행되는 미국 유수의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 최근호는 미국사에 영향을 끼친 100인의 위인을 선정하면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1위로 꼽았다.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연방을 구하고 노예를 해방함으로써 미국사…
2007022007년 02월 07일‘모비딕’ 사냥의 출항지 뉴베드퍼드·낸터키트
작가의 삶으로서 허먼 멜빌(Herman Melville·1819~91)의 그것처럼 드라마틱한 경우가 또 있을까. 오늘날 그는 너새니얼 호손, 마크 트웨인과 더불어 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
2007012007년 01월 08일‘3차원 세계’ 내디딘 라이트 형제와 키티호크
차가운 겨울바람이 모래벌판을 휩쓸며 불어오고 있었다. 하늘은 맑게 개어 있었다. 형 윌버와 눈인사를 나눈 뒤 오빌은 ‘플라이어’에 천천히 올랐다. 그는 흥분을 억누르며 앞을 잠시 바라보았다. 비스듬한 겨울햇살 속에서 모래벌판은 더욱…
2006112006년 11월 08일대륙국가 초석 닦은 루이스와 클라크의 ‘서북공정’
미국사의 경이 가운데 하나는 대륙국가로 급속하게 팽창했다는 점이다. 1776년 독립선언 당시 미국은 애팔래치아 산맥 이동(以東)의 대서양 연안에 포진한 13개 식민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1783년의 파리조약으로 유럽 세계에 독립이 …
2006102006년 10월 09일‘미국적 계몽주의’의 표상 토머스 제퍼슨의 집 ‘몬티첼로’
미국사만큼 추상적 이념이 역사적 상상력을 압도하는 경우가 또 있을까. 복잡다단한 역사적 사건도 미국사에서는 몇 가지 추상적 이념의 의미망(網)에 수렴돼 아주 단순명료하게 정리되는 것을 흔히 본다. 세계를 ‘악의 축’과 ‘그렇지 않은…
2006092006년 09월 11일독립혁명의 발원지, 보스턴·렉싱턴·콩코드
2006년 7월4일 저녁, 보스턴 찰스 강변의 해치셸(Hatch Shell) 야외음악당. 젊은 지휘자 키스 로크하트(Keith Lockhart)가 지휘하는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가 독립기념일 축하 음악제를 열고 있다. 해치셸이 있는…
2006082006년 08월 09일남북전쟁의 도화선, 사우스캐롤라이나 섬터 요새
크리스마스 다음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부터 대서양 해안을 따라 달리는 국도 17번을 타고 찰스턴을 향해 차를 몰았다. 겨울인데도 햇살이 화사하고 따뜻하다.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머틀 비치를 지나자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변 나무숲 너머 …
2006072006년 07월 07일‘생태적 사유’의 발상지, 콩코드 월든 호수
호수는 여전히 맑고 투명했다. 물가로 내려서니 호수 바닥이 잡힐 듯이 가깝다. 들고나는 물줄기 하나 없이 고여 있는 호수의 물이 어떻게 이처럼 맑을 수 있을까. 멀리서 이곳을 찾아온 순례자들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
2006062006년 06월 12일마녀사냥의 진원지 매사추세츠 세일럼
뉴잉글랜드의 7월 햇살은 화사하기만 했다. 그러나 세일럼(Salem)을 찾아 나선 나에게 성하의 짙푸른 노변 정경은 어쩐지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 옛 로마인들은 어느 장소든 그곳을 지켜주는 ‘장소의 정령(Genius loci)’…
2006052006년 05월 02일‘프런티어 맨’, 대니얼 분 신화의 무대 컴벌랜드 갭
미국만큼 자국의 정체성 규명에 관심을 기울여온 사회가 또 있을까. 미국 독립을 목전에 두고 프랑스 출신의 미국인 크레브쾨르는 ‘미국인이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지만, 그것은 하나의 전범적인 예일 뿐이다. 국민 정체성의 …
2006042006년 04월 11일청교도 신앙공동체 근거지 플리머스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이 담배 재배에 성공해 자활의 기틀을 마련하고 이에 자극받아 신대륙에서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려는 이주자가 날로 증가하던 1620년, 일단의 영국 청교도들이 일찍이 존 스미스가 뉴잉글랜드라고 명명한 신대륙 북쪽 해…
2006032006년 03월 06일미국의 기원, 제임스타운·윌리엄스버그
‘실용적 현실주의’는 미국인의 국민성을 말할 때 흔히 거론되는 말이다. 미국인들은 추상적 이념보다는 경험적 과정, 보편적인 것보다는 개별적인 것, 원리적인 것보다는 그 현실적 응용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알려졌다.가령 같은 계몽주의…
2006022006년 02월 16일‘사라진 식민지’, 노스캐롤라이나 로어노크 섬
대부분의 미국사는 영국인이 신대륙에 건설한 정착지 세 곳에 대한 기술로 시작된다. 1607년 버지니아에 건설된 제임스타운,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순례자 청교도들이 세운 플리머스 식민지, 그리고 1630년…
2006012006년 01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