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세상에 희망을 외치다
1 들국화는 첫 음반을 낸 1985년, 교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사진은 당시 모습을 재현한 차림으로 2000년 9월 공연한 들국화. 왼쪽부터 최성원, 전인권, 주찬권(2013년 작고). 2 대학로 풍경. 한 연주가가 거리에서 기타…
201512012015년 11월 24일상처 입은 짐승의 절규 숨죽인 세상을 할퀴다
“가을은 서글픈 계절이다. 시들어가는 풀밭에 팔베개를 베고 누워서, 유리알처럼 파아랗게 갠 하늘을 고요히 우러러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까닭 없이 서글퍼지면서 눈시울이 눈물에 어리어지는 것은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순순한 감정이다. …
201512012015년 11월 20일끊길 듯 말 듯 이어진 남몰래 서러운 세월
1 흑산도 명물 홍어. 2 흑산도 아가씨가 그리던 곳은 목포항이다. 서남해안 도서로 향하는 여객선도 목포항에서 출발한다.3 하늘에서 본 흑산도.4 흑산항 여객터미널 주변 시장. 5 상라 전망대에 설치된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6 디…
201511012015년 10월 23일뭍 그리던 섬처녀 가슴 짙푸르다 못해 검게 탔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이른바 ‘문화교실’이라는 것을 갔다. 문화교실이란 한 달이나 한 학기에 한 번 단체로 영화 보러 가는 것을 말한다. 문화라는 말 자체가 사치스럽던 1970년대, 문화교실로 영화 한 번 보면 …
201511012015년 10월 22일생각을 말아요 지나간 일은 그리워 말아요 떠나갈 님은
1 ‘하얀나비’ ‘이름 모를 소녀’ ‘작은 새’ 등 가장 한국적인 포크를 구사했다는 평가를 받은 가수 김정호(1952~1985).2 담양 죽녹원에 있는 우송당. 3 김정호가 살던 광주 북구 북동 33번지. 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2015102015년 09월 23일창백하고 처절하게 가을이 묻어나는 노래
아득한 청춘 시절, 한때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을 꽤 알고 지냈다. 그도 젊고 나는 그보다 훨씬 젊을 때다. 1990년대 초반 나는 유학을 앞둔 일간지 경제부 기자였고 (내 기억이 맞다면) 그는 당…
2015102015년 09월 23일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1 1966년 동대문에서 내려다본 서울 거리. 가운데 보이는 길이 종로 방향이다. 2 1900년대의 마포나루.3 옛 마포대로.4 1963년 11월 서울 종로. 5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어린이공원에 있는 ‘마포종점’ 노래비.6 서울…
2015092015년 08월 24일흔적도 추억도 사라진 곳 나는 왜 거기에 갔을까
내가 처음 본 영화는 ‘종점’이다. 산골에 사는 아이가 지방 대도시에 사는 고모집에 나들이 왔다. 고모는 내게 사촌이 되는 당신의 아이들과 나를 극장에 데려갔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어진 ‘오스카 극장’. 그 무렵 극장들은 보란 듯이…
2015092015년 08월 20일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가슴 깊이 스며드는 외로움
1 목포 연안여객선 터미널. 2 목포 유달산 노적봉 옆면. 거인의 흉상 같다.3 우리나라 최초의 걸그룹 ‘저고리 시스터즈’와 김정구. 오른쪽에서 네 번째가 이난영.4 이난영공원 표지석은 이난영을 ‘목포의 딸’이라고 소개한다.5 이난…
2015082015년 07월 24일소주에 낙지 탕탕이 ‘난영의 슬픔’ 아는 나
순전히 개인적인 주장 또는 감상이다. 유년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노래는 ‘클레멘타인’ 이다. 1960~1970년대에 꽤나 유명하던 노래다. “엄마 엄마 내 죽거든 뒷동산에 묻어줘/ 비가 오면 덮어주고 눈이 오면 쓸어줘….” 어릴 적…
2015082015년 07월 22일이 땅의 효순이들에게 말을 아껴야 한다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
2015072015년 06월 26일우리네 청춘이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돌아가네
1 체험관에 재현된 가리봉상회의 실내 풍경. 한산도, 파고다 담배가 그 시절의 곤고함을 말해주는 듯하다.2 ‘노찾사’ 공연. 3 체험관 공동세면장. 하나뿐인 화장실 앞에서 긴 줄을 서서 발을 구르던 그 시절 여공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2015072015년 06월 25일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1 남이섬의 봄. 소풍 나온 국제학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봄하늘에 가득하다. 2 해마다 ‘봄날은 간다’ 노래 축제가 열리는 강원 춘천 남이섬 메타세쿼이아 숲 산책로. 3 봄이 오기는 어려워도 가는 것은 잠깐이다. 벼락처럼 다가온 봄…
2015062015년 05월 22일다시 안 올 내 붉은 청춘 그저 술잔만 기울일밖에
얼마 전 정현종(76) 시인의 등단 50주년 축하연에서 일어난 일이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주최한 50주년 기념 시집 출간 파티였다. 시인 황동규 , 소설가 복거일, 김원일 선생 등 쟁쟁한 문인들이 참석했다. 몇 차례 술잔이 돌고 …
2015062015년 05월 20일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1 부산 중구 국제시장 입구. 평일에도 인파로 가득하다.2 해운대 달맞이길의 시작. 선탠(suntan)을 본떠 ‘문탠(moontan) 로드’로 명명했다.3 부산 용두산 기슭의 코모도 호텔. 조용필은 무명 시절 이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2015052015년 04월 24일불같은 40년 사랑 저 동백처럼 붉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아마 1970년대 끝자락, 지금은 전설 속 과거가 된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 안이었을 게다. TV를 켜주는 요즘과 달리 그때 고속버스는 음악을 나지막하게 들려주곤 했다. 선잠에 떨어진 내 귓가에 빠빠빠빰 빠빠빰 …
2015052015년 04월 23일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1 1987년 7월 8일 이한열 군 입관 예배 도중 이군의 어머니 배은심 씨가 관을 향해 울부짖으며 달려들자 가족이 만류하고 있다.2 1987년 7월 신촌로터리에 모인 고 이한열군 추모인파.
2015042015년 03월 24일‘백 선생’ 詩에 붙인 ‘민중의 애국가’
1980년대에는 ‘애국가가 2개’란 말이 있었다. 무슨 얼토당토않은 소리가 다 있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1980년대를 살아온 지금의 기성세대에게는 정말 그랬다.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되는 ‘진짜 애국가’가 있었고, “사랑도…
2015042015년 03월 24일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1 고은이 해군 함정을 타고 노닐던 남해 바다, 이 바다에서 노동의 후렴구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2 봄 바다로 출어를 앞둔 어부들의 손놀림이 더없이 바쁘다.3 멸치 말리는 어부들의 손길 뒤로 봄이 오고 있다.4 선창가에서 출하를 …
2015032015년 02월 25일멸치잡이 어부의 장단이 고은의 詩로, 클래식 포크로
“미당(未堂)이 사고를 쳤지, 작은 배 하나 내놓으라고. 그런데 부두에 다가가니 정말 해군 함정 한 척이 턱하니 버티고 있더군. 그 배를 타고 남해안 바닷가를 돌아다니며 밤새 술을 마셨지. 취하면 자다가, 술이 깨면 다시 마시고. …
2015032015년 0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