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시대, 윤리는 상식이다
매일 접하는 방송 뉴스의 다음과 같은 마무리 코멘트는 낯설지 않다.“…국민의 혈세가 다시 한번 마구 사용된 겁니다.”흔히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을 잘못 사용했을 때 등장하는 마무리 코멘트다. 지방 도시에 대규모 공항을 건설했지만 무용지…
2008052008년 05월 06일“야, 최소한 같이 놀 수는 있잖냐”
“야,너 왜 그 안내문 버리는 거야?”갑작스러운 내 질책에 술에 취한 동창 녀석은 찔끔해서 군색한 변명을 늘어놨다.“다, 다 알았다고….”“알긴 뭘 알아? 통장번호랑 거기에 다 있는데.”지난해 말 송년 반창회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2008042008년 04월 03일영어 狂風의 그늘
온 나라가 영어교육 열풍이다. 영어는 외국어다. 그러나 그냥 외국어가 아니라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외국어다. 그렇기에 그 외국어를 정복하기 위해 별의별 방법이 다 동원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는 영어를 영어로 가르치는 것은 물론…
2008032008년 03월 05일‘미드’와 ‘일드’ 그 치명적 즐거움
텔레비전이 다리를 갖고 있던 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저녁마다 TV가 있는 이웃집으로 동냥 시청을 다니곤 했다. 아버지는 그 광경이 안타까웠는지 없는 살림에 덜컥 텔레비전을 사오셨고, 덕분에 매일 저녁 ‘여로’를 집에서 볼 수 있게 …
2008022008년 02월 04일다락방이 있는 풍경
오후 3시, 막내가 돌아오는 시간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집에 데려온 친구 서넛과 이 아이가 노는 방식은 평소와 같다. 얼마 전 장만한 게임기를 자랑한 뒤 인심 쓰듯 한 친구에게 해보게 하면, 이미 게임기를 가진 아이는 “야야, 그렇…
2008012008년 01월 07일친절이 의심받는 사회
어느 날, 이승 사람들이 사후 생을 보장받기 위해 천당에 가는 시험을 보게 됐다. 천당에 가는 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므로, 어진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정성스러운 마음을 다하며 모두 함께 천당에 갈…
2007122007년 12월 06일과학문화와 공학문화
최근 ‘샌드위치 위기론’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 같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경쟁력을 상실해가는 한국 경제가 샌드위치를 연상시킨다는 자조적인 말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노벨 물리학상…
2007112007년 11월 05일여의도의 가을
지구온난화 때문인가. 입추는 물론 처서가 지나도록 후텁지근한 날씨가 미혼의 밤을 약탈하곤 하더니 이젠 아침저녁으로 제법 싸늘한 기운이 찾아든다. 하지만 열대야로 늦은 시각까지 몸이 숨막혀 할 때도 우리 머릿속에는 가을이 이미 성큼 …
2007102007년 10월 04일슬픔을 나누는 지혜
2001년 무렵이다. 승객들로 가득한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눈물은 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심장)에 있는 것인가? 눈에 있다고 하면 마치 물이 웅덩이에 고여 있는 듯한 것인가? 마음에 있다면 마치 피가 맥…
2007092007년 09월 05일스타 공화국에서 연예기자로 산다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면 TV에선 김태희가 모델로 나선 휴대전화 광고가 나온다. 출근길에 이나영 포스터가 붙어 있는 화장품 가게를 지난다. 점심때는 한 스타가 자주 간다는 음식점으로 손을 이끄는 동료를 따라 그 음식점으로 향하고, 퇴근 후 …
2007082007년 08월 07일진보는 왜 포털 비판에 소극적인가
2005년 1월, 인터넷과 연예계가 한꺼번에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 최고의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에서 작성한 연예인 100여 명에 대한 사생활 보고서가 인터넷에 유출된 것이다. 당시 한 인터넷 매체가 ‘연예인 X파일’이라…
2007072007년 07월 04일‘마음의 감기’ 우울증을 다스리는 지혜
우리는 “아…우울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입에 달고 다닐 정도는 아니라 해도 곰곰이 돌이켜보면 “인생은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워”라는 말보다는 “늘 우울하지, 그리고 지금 내 삶에 만족하지 못해”라는 말을 하는 빈도가 훨씬…
2007062007년 06월 04일라디오, 그 황홀한 수양의 공간
개그맨이 무슨 라디오 이야기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사실 예나 지금이나 개그맨은 라디오의 핵심인력이다. DJ나 게스트로 나와 순간청취율을 올리고 프로그램을 다듬는 데 막대한 공헌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 라디오 채널을 돌려보시라. ‘개그…
2007052007년 05월 02일여론조사를 위한 변명
연초부터 대선주자들의 숨가쁜 ‘경주’를 생중계하는 여론조사가 한창이다. 아닌게아니라 대선이 다가오면 ‘얄미운’ 여론조사부터 눈에 들어온다. 또 여론조사 결과를 얘기하다보면 어느새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얘기가 무성해진다. 여론조사 때…
2007042007년 04월 11일내 손으로 만드는 여행, 자양분 가득한 ‘영혼의 사치’
“갑자기 호텔리어에서 여행 칼럼니스트로 변신한 이유가 뭐죠?”서울에서 지명도가 가장 높다는 특1급호텔의 홍보책임자 자리를 떠난 뒤, 지난 1년 반 동안 만난 지인들이 내게 건넨 첫 인사였다. 내 답은 한결같았다. “낯선 곳에서 마음…
2007032007년 03월 12일미술의 기적
그림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재산은 남이 무심히 스쳐가는 작은 것에도 마음 깊이 음미하며 감동하고 즐거워하는 또 다른 눈과 기회이다. 오십 중반에 푸른 하늘을 보면서 꿈 많은 아이같이 잔뜩 호기심을 품고 수많은 그림을 상상하는 자유로…
2007022007년 02월 07일격차사회의 슬픔
옛날 속담에 백성들의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국민의 가난은 나라가 구해 주어야 한다.옛날에는 잘살고 못사는 것은 팔자소관으로 생각했다. 말하자면 숙명적인 것으로 생각했던 셈이다. 그러나 현대 국가는 국…
2000012007년 01월 26일격차사회의 슬픔
옛날 속담에 백성들의 가난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국민의 가난은 나라가 구해 주어야 한다.옛날에는 잘살고 못사는 것은 팔자소관으로 생각했다. 말하자면 숙명적인 것으로 생각했던 셈이다. 그러나 현대 국가는 국…
2000012007년 01월 26일‘블로그’라는 이름의 명약
나이가 들수록 아무것도 아닌 듯한 말이나 현상, 사람들의 여러 가지 표정이나 하다못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강아지의 눈망울 등 일상에서 수시로 접하는, 하찮다면 하찮은 모든 것을 보거나 들으면서 왜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뭉클한…
2007012007년 01월 08일왕자불간 내자가추 (往者不諫 來者可追)
일찍이 중국의 시인 도연명은 잠시의 굶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속된 세상에 발을 담근 것을 후회하면서 관직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며 “왕자불간(往者不諫)이나 내자가추(來者可追)”라고 읊조렸다. 그 뜻인즉 이전에 저질렀던 수많은 실수는…
2000022006년 12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