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잘생겼던 사나이 남궁원
남궁원은 멋있게 생긴 배우다. 이두용 감독은 남궁원을 한국 남자배우 중 가장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배우라 했고, 신상옥 감독은 외국의 미남배우와 견주어도 모자랄 것이 없는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는 배우라 했다. 나는 남궁원을 고급 …
2012032012년 02월 22일투박한 경상도 사나이 이대엽
레스토랑 문을 벌컥 열고 한 사내가 들어선다. 핏발 선 날카로운 눈매. 믿었던 보스의 배신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감방에 들어갔던 불운한 사내, 최무룡이다. 그가 분노한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는 아내 윤정희가 자신을 기다려주지 …
2012022012년 01월 19일라스트 액션 히어로 이대근
1975년2월의 어느 날. 동네 아이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고 돌았다. 영화 ‘실록 김두한’(김효천 감독·1974)이 끝내주게 재미있다고. 일주일간의 제3개봉관 상영일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모양새…
2012012011년 12월 21일제2의 이소룡을 꿈꿨던 사나이 왕호
1970년대 중반. 한국 극장가는 맨손으로 격투를 벌이는 권격 영화의 세상이었다. 홍콩에서는 쿵푸 영화가 만들어졌고, 한국에서는 태권도 영화, 일본에서는 가라테 영화가 만들어졌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이 새로운 유형의 권격 액션 …
2011122011년 11월 23일룸펜 프롤레타리아 사내의 슬픔과 분노 김희라
남들은 다 일하고 있을 대낮에 극장에서 시간을 죽이는 아저씨들이 피우는 담배 연기가 인디언들의 신호처럼 여기저기서 피어오르고, 스크린에서는 복수를 맹세한 김희라의 등에 문신이 새겨지고 있었다. 한 송이 두 송이, 붉은 목련이 피어나…
2011112011년 10월 19일뻔뻔하고 능청스럽던 허장강, 부릅뜬 눈으로 세상을 노려보던 황해
1990년대 초. 영화 연출부에 막내로 들어가 일을 시작하던 무렵의 일이다. 그때는 이미 충무로가 영화인의 거리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해 있던 때였다. 새벽 6시면 촬영을 나가는 스태프들이 잠이 덜 깬 얼굴로 충무로 국밥집에 모여들어…
2011102011년 09월 21일흑무사 황인식과 마왕 황정리
이소룡 주연·감독 ‘맹룡과강’(1972)의 3막. 음산한 음악이 흐르고 로마공항의 활주로에 여객기가 도착한다. 문이 열리고 비행기 트랩에 내려서는 인물. 검은 선글라스를 쓴 태권도의 고수, 척 노리스다. 마피아 두목은 총으로도 제압…
2011092011년 08월 23일돌려차기의 명수, 태권황제 챠리 셸
1973년 늦가을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이던 나와 친구들은 국민주택단지를 만들기 위해 구획 정리 중인 허허벌판을 걷고 있었다. 낮은 언덕과 숲을 불도저로 싹 밀어내고 콘크리트로 신작로를 만들어놓은 곳이었다. 신작로에는 콜타르를 …
2011082011년 07월 21일꿈꿨기에 불행했던 이카루스의 지친 뒷모습 최무룡
1975년 어느 날이었다. 서울역 뒤편, 서부역 근처의 봉래극장에 홍콩 무술영화를 보러 들어간 나는 말로만 듣던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를 만나게 됐다. 당시 서울의 재개봉관에서는 영화만 상영한 것이 아니라, 남진 나훈아 같은 가…
2011072011년 06월 22일매혹적인 얼굴 뒤에 숨은 심연과 고독 신성일
‘프랑스에 알랭 들롱이 있다면 한국에는 신성일이 있다.’ 한국 영화계에서 영화배우 신성일을 한마디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20여 년 전 이 말을 영화계 선배들에게서 들었을 때 나는 1960년대를 풍미한 프랑스 최고 미남 배우에 …
2011062011년 05월 19일전라도 촌사나이의 야망과 몰락 박노식
1968년 4월22일 오전 1시. 대구의 금호관광호텔 나이트클럽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영화배우 박노식이 김진규·장동휘와 술을 마시고 춤을 추다가 넘어져 호텔 깡패가 자신을 때렸다고 생트집을 잡고, 호텔 기…
2011052011년 04월 21일투박하고 선 굵은 ‘하드 보일드’ 장동휘
옛날 옛적 종로의 밤거리. 매서운 겨울바람이 몰아치는 거리 한복판에 한복 바지저고리를 입은 사내가 서 있다. 하얀 목장갑을 낀 사내는 꽁꽁 얼어붙은 종로 거리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친다. “나가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온 용팔인디, …
2011042011년 03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