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얼 정진교의 상소
조선에서 신분제 때문에 울분을 삼키고 살아야 했던 대표적인 존재가 서얼(庶孼)이다. 서얼은 첩의 자식을 이르는 말로, 어머니가 상민일 경우에는 서자(庶子), 노비일 경우에는 얼자(子)라고 불렀다. 서얼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
강성득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9년 04월 14일현종대 대흉년과 세금 감면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이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 부근을 지나다 여인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들었다. 여인은 자신의 시아버지, 남편, 아들이 잇달아 호랑이…
최두헌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9년 03월 05일인조의 진휼 대책
수많은 종교나 사상이 정신과 도덕을 강조하지만 인간에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다.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면 어떤 종교적 진리나 뛰어난 사상도 결국 공허한 것이 되고 만다. 인간의 생존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는 전쟁…
이규옥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9년 02월 08일정유재란 중의 공물 요구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고통받는 사람은 일반 백성이다. 선조 25년(1592)에 시작돼 7년간 지속된 왜란은 조선 팔도에 회복하기 힘든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삶의 기반인 농업이 무너지면서 백성은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장정…
허윤만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11월 28일‘맡긴 후에는 의심하지 말아야’
조금 동이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이고 옥 소반의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네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드높은 곳에 원성도 높구나이몽룡은 거지 차림새로 남원 부사의 생일잔치에 불쑥 나타나 이…
정영미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11월 07일반정 공신 이귀와 김류의 주도권 다툼
조선에서는 사관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직필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려 했다. 이는 당대의 역사를 후대 사람들이 거울삼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사관들은 당대의 권력자에 대한 평가와 비판도 과감히 기록할 수 …
정영미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10월 14일양전(量田)의 폐단
국가는 국민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세금을 거두어들여야 하고, 그 과정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전세, 공물, 부역이 위주인 조선의 조세제도는 전세 이외의 것도 점차 농지에 부과하는 전세의 형태로 바뀌어갔다. 이에 따라 부과 기…
정영미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09월 09일전염병과 여제(厲祭)
‘불가항력(不可抗力)’.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힘이나 사태를 일컫는 말이다.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아 곡식은커녕 풀조차 말라버리는 극심한 가뭄이나, 전염병으로 자고 나면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을 바라보는 조선시대 사람들…
곽성연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08월 08일대흉년과 현종의 병역 대책
아무리 부유하고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라도 스스로를 지킬 군사력이 없으면 외적의 침입에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군대의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 군대는 국가와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된…
최두헌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07월 11일정사룡의 과거시험 부정행위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미국 대통령도 여러 차례 언급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어떤 학자들은 조선시대의 과거제도가 교육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능력 있는 인재에게 신분 상승의 길을 열어줬다는 측면에서 당시의 과거제…
이규옥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2018년 06월 10일노론의 영수 민진원의 졸기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역사서 대부분은 패자의 입장이 배제된 채 승자의 시각에서 그들의 입맛대로 기록한 것일 수도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기록하고 은밀히 전할 수 있는 야사(野史)에 비해, 실록…
최두헌 한국고전번역연구원 연구원2018년 05월 02일권력자에 맞선 예술가, 진재해와 김성기
지금은 기술자나 예술가와 같이 전문성을 지닌 직업이 나름대로 대접받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른바 ‘사(士), 농(農), 공(工), 상(商)’으로 직업의 귀천을 가른 조선에서는 세 번째인 ‘공(工)’에 속하는 기술자, 예술가들은 별반 …
허윤만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8년 04월 15일오만방자한 내시 최한형
공자는 “물이 서서히 스며드는 것과 같은 참소와 피부에 와 닿는 하소연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그만큼 가까운 사람이 반복해서 하는 모함과 자신의 이해와 관련 있는 하소연에 대해서는 명확한 판단을…
정영미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2018년 03월 11일홍귀달에게 앙심을 품은 연산군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이 지나치게 원칙을 고집하거나 강직하게 행동하면 남들에게 공격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정을 맞는 것이 모난 개인 탓일 수도 있지만 그 모난 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
이규옥 한국고전번역원 수석연구위원2018년 02월 04일대간은 나의 눈과 귀다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나라를 책임진 임금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간언하는 사람과 그 간언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임금이 있어서였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사람의 잘못을 거침없이 비판한 사람들과 그들의 간언을 기꺼이…
하승현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2017년 12월 10일밭갈이는 종에게 길쌈은 여종에게 묻는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쓰는 일은 가장 중요하고도 골치 아픈 문제다. 사실 원칙은 단순하다. 그 임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적합한 사람을 임명해야 하고, 그 임명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 원칙이 단순한데도 종종 논란이 생기는 이유는 적합성…
최두헌|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2017년 11월 12일권세는 탐욕에 무너진다| 오래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렸다
권력자 한명회와 압구정권세는 탐욕에 무너진다서울의 한강 북쪽에서 동호대교를 건너면 강남 부촌으로 알려진 압구정동(狎鷗亭洞)에 들어선다. 이 동네 이름은 과거에 그 근처 한강가에 압구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압구정은 …
201708012017년 08월 01일평안 감사 현석규의 두 얼굴 | 칙서 실종 사건
史論으로 본 조선왕조실록 조선시대 국정 기록을 전담한 사관은 임금과 신하의 대화를 기록하고 국정과 관련된 주요 문건을 인용, 발췌해 사초를 작성했다. 사건의 시말(始末), 시시비비, 인물에 대한 평가 등 사관들의 다양한 의견(史論)…
201706012017년 05월 19일정절은 있으나 孝는 없다 | 법은 멀고 정치는 가깝다
史論으로 본 조선왕조실록 조선시대 국정 기록을 전담한 사관은 임금과 신하의 대화를 기록하고 국정과 관련된 주요 문건을 인용, 발췌해 사초를 작성했다. 사건의 시말(始末), 시시비비, 인물에 대한 평가 등 사관들의 다양한 의견(史論)…
201705012017년 05월 11일과정 급할수록 돌아가라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조선시대 국정 기록을 전담한 사관은 임금과 신하의 대화를 기록하고 국정과 관련된 주요 문건을 인용, 발췌해 사초를 작성했다. 사건의 시말(始末), 시시비비, 인물에 대한 평가 등 사관들의 다양한 의견(史論)이 함께 실렸다. 당대에 …
201702012017년 02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