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문하는 자’만이 알아채는 ‘첨밀밀’의 비밀
“J'ai mal à la France(나는 프랑스가 아프다).”소설가이자 역사가 즬 미슐레(Jules Michelet)는 프랑스 역사를 다룬 자신의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국 프랑스를 심리적으로, 더 나아가 신체적으로도 공감…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11월 08일AI에 대처하는 영화의 자세
조영남은 1968년 톰 존스의 명곡 ‘딜라일라’를 번안해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화가와 가수를 겸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 화수(畫手)라 칭하며 작품의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조영남은 나얼, 구혜선, 솔비, 박혜경으로 이어지는 화수들의…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10월 10일중국 정부가 영화 대하는 세 가지 태도
중국 영화사를 기술할 때 사용하는 ‘세대(世代)’ 개념은 여타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공식적으로 1세대부터 6세대까지 언론에서 언급되지만, 그 이후 세대에 대해서는 특별히 지칭하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아, 해외에서는 포스트 6세대…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9월 12일‘천만 신화’ 사라져야 영화계가 산다
박스오피스(box office)라는 단어가 입장료 개념으로 쓰인 기록은 17세기 엘리자베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존 매든 감독의 ‘셰익스피어 인 러브’(1998)에는 페니맨이 극장을 돌아보며 입석과 좌석 그리고 쿠션 의자석으로 …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8월 15일홍콩 누아르의 시작, ‘호월적고사(胡越的故事)’ 그리고 허안화 감독
1988년 ‘열혈남아’로 스크린에 데뷔한 왕가위는 더는 설명이 필요 없는 가장 유명한 홍콩 감독이다. 이외에도 홍콩에는 호금전(胡金銓), 장철(張徹), 오우삼(吳宇森), 서극(徐克), 관금붕(關錦鵬), 두기봉(杜琪峰) 등 이름만 열…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7월 17일4년 뒤 100주년, 아카데미시상식 소소한 시크릿
아카데미 시상식은 2028년 100주년을 맞는다. 영화팬의 한 사람으로서 이 행사가 여느 해보다 기대되는 건 당연한 심사일 것이다. 초창기 할리우드 최고의 톱스타였던 더글러스 페어뱅크스(Douglas Fairbanks)는 ‘영화예술…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5월 17일낭만주의 외피 뚫고 삶 속으로 ‘해탄적일천’
제작자가 영화 제작에 ‘간섭’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권리 행사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감독 처지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통제되는 상황이 여간 못마땅할 것이다. 감독의 투쟁 대상은 제작자뿐만 아니라 때로는 제도, 검열 그리고 국가…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5월 03일영화산업 걱정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영화를 둘러싼 무수한 담론은 돌이켜 보면 언제나 ‘극장’과 연관돼 있었다. 니켈로디언(Nickelodeon)은 1905년쯤 미국에서 등장한 최초의 ‘영화 전용’ 극장이다. 이 극장은 단차를 두지 않은 평평한 교회 예배당과 비슷한 구…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3월 02일관객의 허를 찌른 최고의 콤비 ‘최가박당(最佳拍檔)’
대학원에서 홍콩 누아르에 관해 공부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 코너를 ‘자신 있는’ 테마로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그 시절 영화를 보면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전부가 아니란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 부랴부랴 관련 분야 책도 읽…
김채희 영화평론가2024년 02월 17일두 쪽 나뉜 부산국제영화제 “다음 세대 위한다면 다 내려놓길”
1932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첫 국제영화제가 열렸다.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이탈리아 총리 베니토 무솔리니는 영화를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말하면서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출범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독일의 히틀러가 선전 도구로…
김채희 영화평론가2023년 12월 11일화차이·웨이차이·파차이의 花樣年華
연재에 들어가며 6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서재를 정리하는 일, 그것은 오랫동안 숙제처럼 내게 다가왔다. 사실 서재라고 해봤자 대단할 것도 못 됐다. 책 스무 권 남짓,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잡지, 일기와 비망록, 꽤 오랫동안 모아…
김채희 영화평론가2023년 11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