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얼굴을 가진 사나이
피투성이가 된 채 예조판서 댁 안채 뜰로 들어선 여종 홍련은 자신을 부축해 데려와 준 청지기 할아범을 돌아보며 물었다.“예조판서 대감께선 정말 방 안에 계신가요?”안쓰러운 표정을 지은 할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자네가 아까…
윤채근 단국대 교수2024년 02월 18일女검객 탄월의 마지막 칼춤
떠날 채비를 마치고 막 작별을 고한 탄월이 다소곳이 앉아 소응천의 대답을 기다렸다. 지리산 산음 고을을 밤새 적신 가을비는 어느새 그쳐 있었다. 나른한 새벽 햇살이 문지방을 타고 넘을 무렵 응천이 힘겹게 입을 뗐다.“네가 이 외진 …
윤채근 단국대 교수2023년 12월 19일우정 없는 비정한 도시와 그 적들
시신에서 흐른 피가 도랑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가 가뜩이나 을씨년스러운 한양의 새벽 풍경을 더욱 무채색으로 만들었다. 포교 이춘동은 상반신이 도랑에 처박힌 채 발견된 피살자를 우두커니 내려다봤다. 포졸 하나가…
윤채근 단국대 교수2023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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