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장사꾼의 끝없는 물 사랑
김길호씨(45)는 세계적인 정수기 장사꾼이다. ‘세계적인’이라는 수사를 지나친 헌사라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가 대표로 있는 ‘(주)거산’의 연간 정수기 수출 물량이 50만 대에 이르고, 그렇게 해서 벌어들이는 달러가 연 …
2000032006년 12월 06일누비 명장(名]匠) 김해자
누비가 어려운 기술인가. 그렇지 않다. 그저 바늘에 실을 꿰어 헝겊을 잠자코 누벼 나가기만 하면 된다. 일정한 간격으로 고르고 정연하게 헝겊을 홈질하는 일, 그게 ‘누비’다. 홈질은 바느질의 가장 초보단계이니 누비를 따로 기술이라고…
2006112006년 11월 14일일본무대에 뿌리내린 한국춤 전수자
‘힘차다’라는 말은 정중동(靜中動)을 기본 미학으로 삼는 한국 전통무용을 수식하는 말로는 아무래도 제 짝이 아닐 성싶다. ‘드라마틱하다’는 수사 역시 (60년대 이후 민속무용의 무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지만) 우리 무용을 감상하…
2000052006년 10월 25일일본무대에 뿌리내린 한국춤 전수자
‘힘차다’라는 말은 정중동(靜中動)을 기본 미학으로 삼는 한국 전통무용을 수식하는 말로는 아무래도 제 짝이 아닐 성싶다. ‘드라마틱하다’는 수사 역시 (60년대 이후 민속무용의 무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지만) 우리 무용을 감상하…
2000052006년 10월 25일지상에 없는 한 남자, 그만을 향한 50년
여기 오래 묵은 연애편지 두 통이 있다. 우선 이 편지를 읽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확실히 나에겐 사랑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 사랑하는 상대에게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유해한 것이어서 결국은 둘 사이 불행밖에 더 초래…
2006102006년 10월 13일한국문단의 영원한 ‘신인’
종이책 시대가 거(去)하고 플라스틱책 시대가 내(來)하리라 한다. ‘책은 종이로 만든다’는,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사실만큼이나 당연해 보이던 진리가 이제 더 이상 ‘참’이 될 수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산다. 첨단 테크놀…
2000062006년 10월 13일한국문단의 영원한 ‘신인’
종이책 시대가 거(去)하고 플라스틱책 시대가 내(來)하리라 한다. ‘책은 종이로 만든다’는,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는 사실만큼이나 당연해 보이던 진리가 이제 더 이상 ‘참’이 될 수 없는 시대에 우리가 산다. 첨단 테크놀…
2000062006년 10월 13일축구인 최은택
대학 교수들에게 안식년(安息年)이라는 것이 있다. 본시 유대 사람들이 7년째 되는 해에는 휴식을 취하던 데서 비롯된 것인데, 일정 기간 근속해온 교수들의 노고를 위무하고 학문 연찬의 시간을 주자는 의미에서 시행하는 제도일 터이다.나…
2000072006년 10월 04일‘난치병 名醫’로 소문난 한의사 배원식 옹
서울 회현동, 옛 대연각호텔 맞은편 도로변에 ‘배원식한의원’(전화 02-752-3398)이 있다. 의원이 세들어 있는 건물은 인근의 현대식 고층 건물들에 견주면 퇴락해 보이는 외양을 하고 있고, 한의원 간판도 자못 고전적이다. 문을…
2000082006년 09월 22일5차원 전면교육학습법 창안한 공학박사 원동연
”학생은 즐겁고, 교사와 교육 공무원은 보람을 느끼고, 학부모의 다양한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을 만들어가겠다.”이번에 새로 임명된 송자 교육부 장관이 취임에 즈음하여 내놓은 포부다. 교육정책 담당 부처의 수장인 그로서는 아주 당연히 …
2000092006년 09월 07일‘원조 국세청맨’ 이철성 박사의 개발시대 세무비화
“한정권의 몰락은 독재나 부패 때문이 아니라 알고 보면 부당한 세금이 원인이다.”이렇게 주장하는 재정학자가 있다길래 그를 만나러 갔다. 이철성(李喆晟·75) 박사다. 처음 들어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았다.“6·25 전쟁 때 군량…
2006082006년 08월 08일“대전역 플랫폼의 가락국수 맛을 아십니까?”
대 전에서 0시50분에 떠나는 목포행 완행열차가 실제로 있었을까? 사실이든 아니든 유행가요 ‘대전 블루스’는 중년층의 애창곡이다.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이 노래는 변변한 이별의 말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열차에 몸…
2000112006년 08월 02일나무사업 외길 30년에 인도네시아 합판왕 되다
최근 나라 안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대우자동차나 현대건설 사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오늘날 한국에서 거대 기업집단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모르긴 해도 한국의 고유어 가운데서 근래 외국의 언론으로부터 가장 각광 받…
2000122006년 07월 28일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 이사장 윤 기
감동으로 막 읽기를 마친 ‘김치와 우메보시’. 그 책의 안표지에 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 윤기(尹基·64)) 이사장은 “사랑이 있는 한 인간의 내일은 걱정없다”라고 썼다. 김치와 우메보시는 작은 빗방울이 모여 바다가 되는 이야기…
2006072006년 07월 07일자죽염 만들어낸 한의사 주경섭
죽염은 대나무통 속에 천일염을 넣고 아홉 번을 구워 만든다. 먼저 우리 남해안 지방에서 3년 넘게 자란 왕대나무의 마디를 잘라 만든 대나무통 속에 서해산 천일염을 단단하게 다져 넣는다. 그리고 거름기나 농약 기운이 미치지 않은 깊은…
2006062006년 06월 07일‘서울의 얼개’ 디자인한 최초의 도시설계사 차일석박사
“서울이 왜 서울인 줄 알아요?”마주 앉았을 때 차일석 박사는 대뜸 그렇게 물었다.“음… ‘서라벌’에서 온 말일걸요. 신라 향가 처용가에도 ‘셔블 밝기 달에 밤드리 노니다가’란 구절이 나오잖아요.”내가 듣기에도 엄청 싱거운 대답, …
2006042006년 03월 28일‘마음챙김 명상’ 과학적으로 증명한 장현갑 영남대 교수
건포도 세 알을 손바닥에 올린다. 들여다본다. 이게 뭔가? 전에 한번도 본 적 없었던 것처럼 건포도를 들여다본다. 모든 감각을 총동원한다. 마음속에 틀림없이 다른 생각이 끼어들겠지만 그걸 밀치고 계속 건포도만 본다. 건포도 한 알을…
2006032006년 03월 13일거물 화상(畵商) 되어 돌아온 청년 광부, 김희일 갤러리 아트뱅크 관장
36년 전 한 청년이 독일로 갔다. 호기심과 모험심 넘치는 청년이었다. 낯선 나라를 동경했지만 가난했던 그가 유럽으로 떠나는 길은 광부가 되는 게 가장 빨랐다. 1970년 동료 200명과 함께 에어프랑스를 타고 일본을 거쳐 독일에 …
2006022006년 02월 02일삼원론 철학자 박재우
새해가 시작된다. 다시 시작되는 한 해는 밀봉된 시간을 새로 개봉하는 기쁨을 준다. 그건 긴장이고 설렘이고 희망이고 각오다. 시간에 단위를 부여한 첫 번째 효용이 바로 이것 아닐까. 새해 ‘이 사람의 삶’ 첫 번째 인물로는 나와 주…
2006012006년 01월 13일‘설위설경(設位說經)’ 인간문화재, 장세일 법사
그와 서른 마디쯤 했을까. 이렇게 말이 없는 인터뷰이는 보다보다 처음이다. 시가지에서 한참 벗어난 사무실에서 충남 태안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나갈 일을 난감해했더니 장세일(張世壹·73) 법사는 말없이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뒤에 타란 …
2005122005년 11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