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표 140319
야자열매와 수류탄1972년 중부 베트남 전장에 스콜(열대지방 특유의 세찬 소낙비)이 내렸다.점심때가 지나자마자 하늘이 어두워졌다. 뜨거운 햇살이 검은 뭉게구름에 가리더니 천둥이 울렸다. 여진처럼 작은 천둥소리가 꼬리를 물었다. 망고…
2008122008년 12월 02일제44회 2000만원 고료 논픽션 당선작 발표
▼ 심사경위 ‘신동아’ 논픽션 공모가 올해로 44회를 맞았다. 올해 응모작은 총 53편이었다. 시간적으로는 고대부터 근·현대는 물론 현재진행형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공간적으로는 교도소, 중국, 베트남, 미국, 알래스카에 이르는 등 …
2008112008년 10월 30일아이스크림
새삼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듯, 뒤켠에 서서 훌쩍이던 새언니가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가슴 위에 포개진, 굵은 뼈마디가 두드러진 엄마의 손을 잡고 엎드려 푸념 같기도 하고 고별사 같기도 한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어머니. …
2008112008년 10월 30일그들이 내 아내를 살리기까지
인간의 수명은 태어날 때 이미 정해진 것일까.건강한 몸으로 오래 살고픈 것은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고 염원이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운명을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산다면 병마의 위협을 모르는 축복받은 삶이다.…
2008012008년 01월 08일판문점
그옛날 문산과 개성을 잇던 의주로의 한적한 주막거리 널문리가 이제는 겨레의 한과 바람이 함께 서린 곳이 되어버렸다. 휴전선 약 250km의 유일한 창구로 민족의 아픔을 해결하려는 장이기도 하고 아직도 휴전협정 위반 사항을 풀기 위해…
2007122007년 12월 07일신동아 논픽션 공모
2007122007년 12월 07일제43회 2000만원 고료 논픽션 당선작 발표
▼ 심사 경위 ‘신동아’ 논픽션 공모가 올해로 43회를 맞았다. 응모작은 총 63편이었고, 이 가운데 9편이 본심에 올랐다. 시간적으로는 고대사에서부터 현재 진행형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공간적으로는 한반도뿐 아니라 중국과 호주, 유…
2007112007년 11월 10일홍콩 트랩
2002년 1월 중순 오후 6시, 한겨울의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서울 논현동 거리는 쓸쓸하게 느껴졌다. 도로를 꽉 메운 자동차들은 전조등을 켜고 바쁜 길을 재촉했다. 인도를 걷는 사람들은 스산한 겨울바람에 코트 깃을 꼿꼿하게 세우고 …
2007012007년 01월 08일신동아 논픽션 공모
2006122006년 12월 08일파리에는 95번 버스가 있다
파리에는 95번 버스가 있다. 95번 버스는 파리 15구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방브를 출발해 209m의 길쭉한 얼굴로 파리 시내를 굽어보는 몽파르나스 타워, 북적거리는 렌 쇼핑 거리를 지나, 헤밍웨이의 향수를 품어내는 카페 레 두 …
2006122006년 12월 08일어느 채권추심원의 일기
▼ 2004년 6월 ○일일요일이다. 하지만 채권추심원은 쉴 수 없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에 채무자의 주소지를 방문해 생활실태를 조사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주중에는 채무자도 생업에 종사하느라 집을 비운다. 나는 채무자…
2006112006년 11월 06일제42회 2000만원 고료 논픽션 당선작 발표
▼ 심사 경위‘신동아’ 논픽션 공모가 올해로 42회를 맞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최우수작’이 선정됐다. 올해 응모 작품의 특징은 다양하고 참신한 소재와 한층 높아진 글쓰기 수준으로 요약된다. 이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가벼운 …
2006112006년 11월 06일신동아 논픽션 공모
2006072006년 11월 01일너무나 추웠던 그해 여름
나는 지금도 한국통신 장거리건설국 특수과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을 떠올리기 싫다. 말할 수 없이 복잡한 업무로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그해 여름이 너무도 추웠기 때문이다.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5월13일, 춘천중계소장직을 끝으로 …
2006012005년 12월 30일한 독립운동가의 운명
프롤로그2004년10월18일, 중국 지린(吉林)성 수란(舒蘭)시 빈관(賓館)에서였다. 작가 김태복(金太福·60· 수란시 조선족 중학교 퇴직 교원) 선생은 수란에 살면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하는 중에 불쑥 박재호(朴在浩)라는 이름을 …
2005122005년 12월 01일실크로드에 묻힌 조선족 화가 한낙연
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 덕수궁미술관에서는 8월말부터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보통 사람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일제 강점기 중국땅에서 화가이자 고고학자, 나아가 혁명가로 활동하다 끝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
2005112005년 11월 11일제41회 2000만원 고료 논픽션 당선작 발표
우수작 3편(고료 각 500만원)‘실크로드에 묻힌 조선족 화가 한낙연’이종한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한 독립운동가의 운명’류일엽 (중국 길림성 연길시 우의로)‘너무나 추웠던 그해 여름’채문수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당선…
2005112005년 11월 11일고속도로주유원의 일기
연휴를 맞아 동해안 등 전국 유원지에 최대의 피서인파…. 전국 고속도로,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아련히 들리는 뉴스멘트가 남의 일처럼 귓가에 날아들었다. 정신없이 주유기 손잡이를 옮기는 중에 이마의 땀방울이 모여, 턱을 타고 내려와…
2001112005년 03월 23일제37회 1000만원 고료 논픽션 당선작 발표
최우수작 1편 (고료 500만원)고속도로 주유원의 일기 / 황호민 (충남 논산시)우수작 2편 (고료 각 250만원)열다섯 살 소년가장의 꿈 / 정영기 (인천시 남동구)아파트 파수꾼의 밤과 낮 / 강춘달 (필명·대구시 수성구)* 당선…
2001112005년 03월 23일한국 최초의 전투비행사 서왈보 소전(小傳)
필자가 지금은 없어진 동아방송에 ‘백두산아 말하라’라는 제목으로 독립투쟁 비화를 다큐드라마로 집필하기 시작한 것이 1970년 4월1일이니 벌써 30여년이나 세월이 흘렀다. 이 프로그램은 1972년 3월31일까지 만 2년간 730회에…
2005012004년 12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