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문학가 ‘초당’ 강용흘의 롱아일랜드 변주곡
“아니, 몰라? 그 사람 있잖아요, 작가.” 재미원로기자 이경원(76) 선생이 어눌한 한국말투와 유창한 영어를 섞어가며 필자에게 문책하듯 강용흘이 누군지 모르냐고 물었다.이 선생은 한인 최초의 미 일간지 기자로, 미국사회의 소수인권…
2004122004년 11월 25일열다섯 살 소년가장의 꿈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서서히 몸이 마비돼가는 이름도 모르는 이상한 병환으로 몸져누웠다.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데리고 병원을 자주 들락거렸고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았다. 그때마다 나는 동생들을 데리고 집을 지켜야만 했다…
2001122004년 11월 16일아파트 파수꾼의 밤과 낮
1997년 초봄. 아는 사람을 통해 이력서를 내놓은 지 두 달 만에 연락이 왔다. 30여 년 전, 1968년 총무처 시행 5급 을류 국가공무원 시험 합격통지서를 받을 때보다도 더한 감흥이 전신을 휘감았다.바로 참사랑아파트 관리사무실…
2002012004년 11월 09일어느 며느리의 7년 치매 간병 일기
1978년 5월. 나는 결혼을 하면서 곧바로 맏며느리로서 시부모님을 모셨다. 그때 시어머님의 연세는 53세였다.시어머님은 의지가 굳고 개성이 강한 분이었다. 시어머님은 이북이 고향으로, 황해도 황주에서 유복한 집안의 5남매 중 막내…
2004112004년 10월 28일제40회 2000만원 고료 논픽션 당선작 발표
어느 며느리의 7년 치매 간병일기문영숙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계동)재미문학가 초당 강용흘의 롱아일랜드 변주곡김지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한민국 최초 전투기 조종사 서왈보 소전(小傳)이영신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당선작은 신…
2004112004년 10월 28일北으로 간 밀사
한반도는 북쪽에 수량이 풍부한 큰 하천이 흘러 대수계(大水系)가 형성돼 있고 협곡이 잘 발달돼 일찍이 부전강, 장진강, 압록강 등에 세계적 규모의 대수력 발전소가 개발됐다. 따라서 1930∼40년대 한반도 남북의 전원시설 비율은 1…
2004022004년 01월 30일사형수의초상
1976년 3월 나는 한 사형수를 만났다. 그리고 그가 형집행을 당할 때까지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가 떠난 후 매주 또는 격주로 만나 나와 신앙과 우정을 나눈 사형수는 줄잡아 20여 명에 이른다. 그들과 신앙상담을 하면서 삶의 마지…
2003122003년 11월 28일논픽션 당선작 발표
올해로 39회를 맞는 신동아 논픽션 공모에서 이춘식씨의 ‘실향기’가 최우수작으로 뽑혔다. 응모작은 모두 47편이었는데 예심 결과 10편의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본심 심사위원 3명은 3∼4편씩 돌려가며 읽는 방식으로 전작품을 검토했다…
2003112003년 10월 28일失鄕記
1990년 12월 나는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다시 밟았다. 1963년 6월 조국을 등졌으니 실로 27년 만의 일이었다. 고향 제주에서 하는 말로 가시나무에 드러누워도 단잠을 잘 푸른 나이에 이 땅을 떠나 백발이 성성해져 돌아왔다.…
2003112003년 10월 28일표 파는 여자
자리마다 칸막이가 쳐진 어두운 독서실, 취직시험 공부에 지친 나는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빼들고, 신문의 문화면을 들척이고 있었다. 학생들이 모두 학교에 간 탓에 휑한 독서실이 모두 내 차지다. 그때, 독서실 실장의 큰 목소리가 들…
2003012003년 01월 02일어느 미혼모의 육아일기
몇해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되었던 네덜란드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에서처럼 씨(정자)를 받기 위해 낯선 도회지로 원정 나가 비상작전을 편 것은 아니지만,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심지 끝에 겨우 불을 붙이듯 어렵게 한 생명체를 내 안에 …
2002122002년 12월 03일‘友人像’과‘女人像’
2002년 2월2일(수) 오후, 필자는 국회도서관에서 조선총독부의 문화정책에 관한 자료를 찾기 위해 마이크로필름으로 보관된 조선어판 ‘朝鮮(조선)’을 읽고 있었다. 월간지 ‘朝鮮’은 조선총독부가 조선통치에 필요한 광범위한 정보 수집…
2002112002년 11월 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