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장검 미녀검객 홍세미 성룡 구한 태권소녀 김정란
1967년 3월 홍콩 무협 영화 ‘방랑의 결투’(호금전 감독, 1966)가 서울에서 개봉됐다. 영화평론가들은 무시했다. 신문도 ‘요란하기만 하지 보잘것없다’는 악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정작 개봉관에는 관객이 몰려들었다. 당시 우리 …
2013062013년 05월 23일뒷모습이 아름다운 배우 문정숙
“연기력을 도외시하고 얼굴과 몸매로만 판단하는 것은 여배우를 모독하는 것이다.” 1967년 8월 ‘서울신문’이 여배우의 얼굴과 몸매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놓고 문화계 인사들에게 질문을 던지자 시인 김수영이 한 말이다. 여배우…
2013052013년 04월 19일아직도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2001년 여름. 영화 ‘엽기적인 그녀’(곽재용 감독)가 개봉됐을 때, 나는 솔직히 짜증이 났다. ‘또 엽기냐?’는 생각이 앞섰다. 1990년대 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엽기’는 이미 끝물을 타고 있었다. 2000년에 등장한 ‘엽기…
2013042013년 03월 20일연기로 확인된 존재감 전도연
1990년대 초, 나는 비디오 플레이어를 사서 집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TV ‘토요명화’를 통해서만 영화를 보는 시대는 이제 굿바이였다. 나는 당장 이소룡 영화와 왕우 영화 등…
2013032013년 02월 21일80년대 신여성 아이콘 심혜진
도대체 뼈와 살이 불타는 밤이란 어떤 밤일까. 1980년대 중반, ‘뼈와 살이 타는 밤’(1985, 조명화 감독)이란 영화가 상영되는 삼류 동시 상영관 앞에서 얼큰하게 술에 취한 나는 친구들과 극장 간판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심야…
2013022013년 01월 22일‘애마부인’ 안소영의 눈물
1982년 2월. 고등학교 졸업식 하루 전날, 졸업식 예행연습을 위해 학교에 간 나는 대학학력고사 보기 한 달 전부터 고이고이 기른 머리카락을 잘릴까봐 가위를 들고 다니는 선생의 눈을 요리조리 피해 도망 다니는 힘든 하루를 보냈다.…
2013012012년 12월 27일목마른 소녀 정윤희
서울 무교동 골목에 촌스러운 차림의 앳된 여자가 들어선다. 오후 늦은 시간인데도 골목은 잠들어 있다. 골목은 간밤의 흥청망청했던 자취를 숨기고 다시 밤이 찾아올 때까지 시치미를 뚝 떼고 있지만 지난밤 향락이 남기고 간 쓰레기가 바람…
2012122012년 11월 21일영원한 여고생 임예진
1977년 늦가을. 중학교 2학년이던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다. 조용하던 도서관이 갑자기 술렁이고, 누군가 “데모한다!”라고 소리치자 학생들이 일어나 창가로 몰려들었다. 나도 몸집 큰 학생들 틈을 비집고 창…
2012112012년 10월 23일야만의 시대를 살아낸 여배우의 눈물
1970년대‘안방극장’이라는 새로운 말이 생겼다. 새하얀 고무신을 신고 치맛자락을 당겨 잡고 극장으로 몰려가 하얀 손수건을 눈물로 적시던 고무신 부대가 거실에 놓인 TV로 눈을 돌렸다. 장욱제·태현실 주연의 TV 연속극 ‘여로’(1…
2012102012년 09월 21일풋풋한 매력으로 한국 영화의 청춘 이끈 여왕들
1964년개봉한 신성일·엄앵란 주연의 영화 ‘맨발의 청춘’(김기덕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 청춘이란 단어를 불러들였다. 고무신 부대의 눈물을 짜내는 것이 목표였던 신파 멜로 영화판에 새로운 기운을 가져온 것이다. 젊고 혈기 넘치지만 …
2012082012년 07월 24일위대한 악녀 도금봉
세상에 대한 증오로 똘똘 뭉친 사악한 두 명의 남자가 전당포에 들어선다. 두 남자는 밤업소를 전전하며 쥐꼬리 같은 일당을 받아 연명하는 가난뱅이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색소폰을 팔아 범죄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그런데 전당포 쇠창살 …
2012072012년 06월 21일최초의 팜파탈 김지미
1961년 새해 벽두. 알리와 포먼의 권투 대결만큼 세기의 대결은 아니지만, 구경꾼의 흥미가 동하는 사건이 생겼다. 두 편의 춘향전이 동시에 개봉한 것. 광복, 6·25전쟁, 4·19혁명이라는 격랑을 헤치며 지친 민중에게 오랜만에 …
2012062012년 05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