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은 벼락치기가 되지 않는다
최근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다산지식하우스)라는 책을 펴낸 뒤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검사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책을 쓰게 됐느냐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책을 쓴 건 정말 운명적이었다.”법무연수원 검사…
201706012017년 05월 19일
‘시골 교수’의 조용한 강의혁명
경북 경산시 자인면 북사리. ‘한의대 오바마’라 불리는 나의 현주소다. ‘시골 교수’란 별명은 서울에 있는 동료 교수들이 붙여준 것이고, ‘한의대 오바마’는 학생들이 붙인 별칭이다. 둘 다 맘에 든다. 3월이면 수선화가 노래하고 4…
201705012017년 05월 11일
정치인의 성대
나는 이비인후과 의사다. 후두질환과 음성장애가 전공으로, 음성클리닉을 운영한다. 환자 가운데 직업적으로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성악가, 가수, 교사, 학원 강사, 성직자, 성우, 연극인, 아나운서, 정치인 등의…
201704012017년 04월 10일
다섯 딸에게 쓰는 편지
나에겐 딸이 다섯 있다. 다인승 승합차에서 아이들이 차례로 내리면 사람들이 휘둥그레 쳐다본다. 다섯 딸은 꽤나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 중인 큰애는 책임감이 강하고 포용력이 있다. 맏이 구실을 톡톡히 한다. 미대…
201703012017년 02월 28일
인생도 결혼도 상생관계
2016년 12월 25일은 결혼 30주년 된 날이다. 진주혼식이다. 아내가 다시 웨딩드레스를 입기 원해 리마인드 결혼식을 했다. 30년 전 집안 어른의 뜻에 따라 고향의 작은 농협 예식장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치렀다. 아내는 그때의 …
201702012017년 01월 20일
한계령의 四季
한계령의 사계(四季)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한 편의 수필과도 같다. 강원도의 관동과 관서를 연결하는 고개로는 위쪽에서부터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조침령, 진고개, 대관령, 백봉령 등을 들 수 있다. 한계령은 강원 인제군 북면 한계…
201701012016년 12월 21일
‘목욕의 영(令)’을 받았느냐?
얼마 전, 진시황의 병마용갱으로 유명한 중국 시안(西安)시를 방문했다. 병마용갱과 양귀비는 이 도시의 최대 브랜드다. 병마용갱의 규모와 위엄에 당연히 놀랐으나, 내겐 양귀비와 당현종이 자주 갔다는 온천지대 ‘화청지(華淸池)’가 더 …
201612012016년 12월 06일
어느 판사의 재판 전 10분
나는 판사다. 수도권의 법원에서 형사단독재판을 맡고 있다. 일주일에 이틀 재판을 한다. 이렇게 말하면 다른 날은 사무실 창가 화분에 물을 주면서 보내는 줄 아는 사람도 있는데, 실은 법정에 들어가지 않는 날이 더 바쁘다. 하루 재판…
201611012016년 10월 20일
“무릎아, 고맙다!”
드라마한국 펜싱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6개의 메달(금2, 은1, 동3)을 얻어내자 유럽 중심의 세계 펜싱계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한국은 뒤이은 세계선수권, 월드컵, 그랑프리 대회를 통해 세계 정상급임을 거듭 증명했다.그럼…
201610012016년 09월 20일
종달새의 노래
얼마 전, 북한에서 오신 분의 이야기를 듣고 숨이 막히는 듯했다. 북한에서 어느 정도 특권을 누리고 산 분인데, 무슨 잘못을 저질러 처벌을 받게 됐다. 그런데 조사를 맡은 관리가 ‘가정환경도 조사해야 한다’는 구실로 집을 찾아가 그…
201609012016년 08월 18일
영혼의 때 씻어주는 사람들
장애인의 창(窓)으로 장애인을 보기 시작한 지 40년이 돼간다. 1977년 8월 외국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온 나를 처남이 마중 나와 손을 잡고 목놓아 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유도 8단인 처남 정덕환은 국가대표 유도선수였는…
201608012016년 07월 20일
사진이 열어준 세상
나의 꿈은 예술사진 작가다. 내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는 것이 목표다. 기업에서 은퇴한 후 3년간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나는 69세에 예술대학원에 들어가 순수사진 전공으로 조형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들어간…
201607012016년 06월 20일
앞집은 왜 뒤뜰에 목련을 심었을까
우리 집 마당에 서면 앞집 뒤뜰이 보인다. 골목을 사이에 두고 앞집과 우리 집이 나란히 남쪽을 보고 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보니 우리 집 대문과 앞집 뒷담벼락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다. 이 담벼락 위로 봄만 되면 하얀 목…
201606012016년 05월 18일
나는 왜 기부하는가
초등학교 때 ‘인간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배웠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모여 사는 각 그룹은 ‘공동체’라 할 수 있다. 어릴 때 공동체는 가족이었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때…
201605012016년 05월 16일
인생을 바꾼 말 한마디
지금의 나를 말하려면 대학 4학년 1학기 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87학번이니 1968년생이어야 맞지만, 실제로는 1969년생이고 호적에는 그보다 1년 늦은 1970년생으로 올라 있다.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
201604012016년 03월 29일
자서전, 회고록의 힘
지난 연말 나온 오준 유엔 대사의 책 ‘생각하는 마카를 위하여’에 추천의 글을 쓴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은 좋은 책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즉 ‘독자에게 감동을 주는가, 새로운 지식을 제공하는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
201603012016년 03월 07일
몸과 시간을 다루는 게임
“우리 애는 아무 생각이 없어요.” 10대 자녀를 둔 엄마들이 모이면 꼭 하는 얘기다. 중학생이나 된 녀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꿈도 없고
201602012016년 02월 15일
1도 더 따뜻한 사회
문득 집무실 창문 밖으로 차디찬 겨울바람에 떨고 있는 나목(裸木)들에 시선이 가고서야, 비로소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음을 실감한다.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을 드러낸 가지들은 침묵 속에 묵묵히 혹한을 견뎌내고 있다. 모진 바람이 지…
201601012016년 01월 11일
기부는 의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에서 불과 70년 만에 13위 수준의 경제를 일궈냈다. 실로 자랑스러운 성취다. 그러나 경제 발전도 궁극적으로 국민의 행복을 위한 것인데, 가난한 사람들이 생활고로 자살한다면 그게 어떻게 자랑거리가 되겠는가. …
201512012015년 11월 20일
연극에 산다
서울 세종로 한복판 커다란 전광판에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명멸해간다. 국내외 관광객들로 붐비는 명동 전광판엔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필자도 출연한 ‘리어왕’의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고. 이쯤 되면, 근래…
201511012015년 10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