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알고리즘
지난 석 달간 이 연재를 통해 독서의 기본인 책 고르는 법과 읽는 법에 대해 생각해봤다. 때로는 사냥감 고르듯 치열하게 책을 고를 것을, 때로는 책을 샅샅이 다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해방돼 훑어보기만 해도 된다는 것을, 때로는 …
201708012017년 08월 06일지엽말단적 독서의 힘
이번엔 한번 지엽말단적으로 읽어보자. 지난달 칼럼에서 시도한 훑어보거나 읽지 않는 독서법은 부담은 없을지라도 일말의 아쉬움이 드는 게 사실이다. 어떤 책을 자발적으로 손에 든 독자라면 일단은 한 줄이라도 성실하게 읽고 제대로 이해해…
201706012017년 05월 19일겉핥기로 읽거나 읽지 않는 독서법
지난달 이 칼럼을 통해 우리는 먹잇감을 사냥하듯 호기롭게 책 한 권을 골랐다. 그런데 지금부터 이 먹잇감의 살과 뼈를 바르고 하나하나 포를 뜨듯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작은 것도 놓치지 않으면서 샅샅이 낱낱이 읽는 방법을 제시한다면…
201705012017년 05월 11일종친 vs 대신 “왕의 친척이라도 법 앞에선 평등” || 병자호란 還鄕女 문제 “백성을 지키는 것은 국가 책임”
종친 vs 대신“왕의 친척이라도 법 앞에선 평등”조선 시대에 임금의 친족인 종친과 정치권력을 쥐고 있던 대신들은 어떤 관계였을까. 조선 초기에는 왕자들 간 참혹한 왕위 쟁탈전을 겪은 터라 세조 때부터 종친들의 정치 참여를 아예 금지…
201704012017년 04월 10일사냥하듯 책 골라라
근본적인 문제로 되돌아가보자. 책이 내뿜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살펴본다는 이 연재의 패기 덕분에, 지금까지는 주로 책의 예외적이고 의외적인 부분을 다루어왔다. 앞으로 두세 번 정도는 독서(讀書)의 기본으로 돌아가 책을 고르고, 읽고…
201704012017년 03월 21일내가 먼저 권하는 술
# 신(新) 술 권하는 사회우리는 여전히 술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취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고, 함께 취해야만 유지되는 음주 공동체 문화가 더 이상 노골적으로는 강요되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 곁에는 언젠가부터 불금이라면 0칼…
201703012017년 03월 07일우주를 번역하는 반역자들
우리 시대의 우주는 번역을 필요로 한다. 공통의 종교나 사상이 더는 공유되지 않는 시대, 지구인으로서의 우리를 구성해온 우주의 시간과 공간에 감각과 지각만으로 닿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난해한 우주에 대해 과감히 직역과 의역을 …
201702012017년 02월 10일이선경의 讀書, 督書, 毒書
에누리 없이 무정하고 건조해 보이는 책에 대해 말해보자. 그 어떤 비이성이나 비논리도 용납하지 않을 것 같은 공명정대한 책, 법전(法典)에 대해서 말이다. 아마도 독자는 맥락상, 눈치상, 여기서 하게 될 이야기가 법전이 의외로 지닌…
201701012016년 12월 22일성탄을 맞는 방법
찰스 디킨스, ‘주석 달린 크리스마스 캐럴’, 마이클 패트릭 히언 엮음, 윤혜준 역, 현대문학, 2011엔도 슈사쿠, ‘예수의 생애’, 이평아 역, 가톨릭출판사, 2003크리스마스의 계절이다. 사랑과 희생의 성탄을 축하하는.동방박사…
201612012016년 11월 23일나쁜 짓도 유용하게? 외설조차 건전하게?
리처드 스티븐스, ‘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김정혜 역, 한빛비즈, 2016 에바 일루즈, ‘사랑은 왜 불안한가’, 김희상 역, 돌베개, 2014저돌적이며 도발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어 악행을 부추기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201611012016년 11월 09일아름다움이 인간을 구원하리라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여기의 인간에게는 구원이 필요하다. 삶이 어떤 한계선을 넘었을 때, 생활과 의식이 심각하게 분열돼 더 이상은 어제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는 공황일 때, 인간은 구원받아야 한다. 전쟁이나 테러, 자연재해와 같은 …
201610012016년 09월 22일도련님 前 上書
우리는 그동안 만화의 가치를 너무 간과해왔다. 어쩌면 이 글 역시 ‘독서(毒書)’라는 제목을 방어막으로 그러한 편견에 맞서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에 말하려는 것은 고전적인 만화에 대해서다. 수작업으로 그려져 종이책에 인쇄되는 …
201609012016년 08월 23일먹고 쓰고 공감하라
이미 차고 넘치는 먹방과 쿡방의 기능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먹고 맛보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각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더 정확히는 음식 리뷰에 대해서 말이다.우리는 리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을 …
201608012016년 08월 02일집을 지키는 문학 집을 부수는 문학
※ 이 글에는 정유정의 ‘7년의 밤’과 ‘종의 기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그런 순간들이 있다. 내가 발 디디고 서 있는 땅이 단단하고 푸른 대지가 아니라 깊은 수렁 위였다거나, 삭막한 쇳소리와 적막한 살풍경만이 펼쳐진…
201607012016년 06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