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흙 살리고 토종 씨앗 살리는 괴산 농부 이태근
추수 끝난 벌판을 달려 충북 괴산군 불정면 ‘흙살림 토종연구소’에 도착했다. 종자들이 이삭째 벽에 줄줄이 걸려 있다. 벼와 수수와 조와 기장이다. 특히 벼는 10여 종류에 가깝다. 이삭이 길고, 짧고, 때로 알록달록하기도 하다. 탈…
2012012011년 12월 21일“사업에 실패하고 인간에 절망했을 때 구들이 날 살렸다”
몇 해 전 서울 평창동 어느 골짜기에서 재미있는 곳을 발견했다. 번잡한 서울하고도 종로구인데 심심산골에서나 볼 수 있는 개울이 흐르는 것도 신기했지만 거기서 구들학교라는 곳이 운영되고 있다는 게 더욱 흥미로웠다. 구들학교엔 다양한 …
2011102011년 09월 21일‘비온 후 산색이 환장하게 곱네요’
머리맡에 개울물 소리가 요란하다. 다른 소리를 다 묻어버릴 기세다. 여기는 전문희의 방이고 그의 강권으로 나는 뜨끈뜨끈한 ‘황토 매트’에 길게 누웠다. “장마철 아니라도 물소리가 늘 저러탕께. 여기가 시천면 아니오? 물이 화살처럼…
2011082011년 07월 21일‘에고를 버리고 예술을 껴안으니 피안이 여길세’
‘ 새들아/ 여긴 허공이 아냐/ 머리를 박지마라.’유리창에 흰 물감으로 그렇게 쓰여 있다. 풍경이 거꾸로 비치는 유리창엔 걸핏하면 새들이 날아와 머리를 처박는다. 돌멩이가 날아왔나 싶어 깜짝 놀라 고개를 들면 전속력으로 날다 유리에…
2011072011년 06월 22일강하고 향기로운 문학 낳은 지조의 땅
이름이 ‘옥비’인 분이 경북 안동에 살고 있다. 한자로는 ‘沃非’다. ‘기름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윤택하게 살지 말라’는 당부가 담긴 이름이다. 시인이고 독립운동가인 이육사는 1941년, 막 백일이 된 딸에게 ‘옥비’라는 이…
2011062011년 05월 20일“느리게 사는 삶이 조화로운 것 같아요”
땅바닥에 제비꽃이 피고 공중엔 매화가 피었다. 그 위쪽 하늘엔 새가 날며 ‘그지그지’ 하고 운다.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는 듯한 새소리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 초은당(草隱堂)에 사는 사람들은 그 새를 ‘그지그지새’라고 이름 지었다. …
2011052011년 04월 21일흙과 예술이 살아있는 자연 사랑의 진앙지
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 도적골에서 하루를 묵었다. 그날로 서울로 돌아올 수도 있는 거리였다. 그런데도 굳이 거기 머문 것은 그 집 식구들과 도무지 헤어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군불 땐 바닥이 뜨끈뜨끈하고 반찬이 유난히 맛깔스러운 …
2011042011년 03월 22일“나무가 나의 神, 참나무 많아야 참사람 많아져”
경북 포항시 청하면에 가서 희한한 어른을 만나고 돌아왔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우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어린왕자가 말했던가. 세상이 암만 망가져도 여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은 곳곳에 이런 보배 같은 사람들이 숨어 있기 때문…
2011032011년 02월 22일“선비의 마음으로 자연과 벗하니 행복이 끝없네”
그저 강가에 놓인 바위와 수백 년 전부터 고유한 이름을 지녔던 바위는 가치에서 천양지차다. 아무렇지도 않은 물굽이에 ‘미천장담(彌川長潭)’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르기 시작하면 물 아래 잠기는 고요의 켜가 아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2011022011년 01월 21일“20만원을 200만원으로 늘려 쓰는 법, 자연이 알려줬죠”
지리산에 나무꾼과 햇살이 산다고 했다. 나무해서 불 때고 직접 농사지은 것만 먹으면서 최소한의 소비를 실천하는 부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넷이나 낳아 기르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아빠인 나무꾼이 소문난 수재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2011012010년 12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