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비
솜을 천 사이에 끼워 홈질하는 바느질법 누비는 방한용 의복이나 승복에 널리 사용됐지만 예부터 멋을 아는 조상들은 누비옷을 지어 입었다. 오목한 골이 나타나 주름을 넣은 듯한 오목누비, 간격이 0.5cm 안팎인 잔누비, 솜을 아주 얇…
2013022013년 01월 23일“텅 빈 마음으로 지은 누비옷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옷”
세상에 가장 편한 옷은 어떤 옷일까. 기운 솔기의 흔적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옷일까. 아니면 외국 명품 브랜드의 작품처럼 뛰어난 입체 재단으로 몸에 착 감기는 옷?“묘한 것이, 옷을 지을 때 짓는 사람의 마음이…
2013022013년 01월 21일명품 나침반 윤도
▲ 낙산마을 뒷산 제성산의 거북바위에서 자신이 만든 24층짜리 큰 윤도의 자오(子午, 남북)를 맞춰보고 있는 김종대 윤도장.▲ 각자(刻字)할 때는 온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뚜껑의 용 문양은 김종대 장인이 직접 조각한 것이다. 1 …
2013012012년 12월 28일“輪圖에는 우주와 자연 사람의 길이 담겨 있습니다”
본래 허공에는 동서남북이 없는데, 사람은 한계가 없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 어느 하늘 아래인지 늘 규정하고 확인하고 싶어 한다. 오늘날 우리가 지구 위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쉽다. 자동차를 …
2013012012년 12월 27일‘조선시대 사대부’ 스타일
1 먹물을 뿌려놓은 듯한 무늬의 먹감나무 머릿장. 상단에 공간을 두어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더했다. 박 명장은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조형미를 잘 살려낸다.2 문갑 뒤편에 낸 바람구멍. 이 구멍으로 습기를 …
2012122012년 11월 22일“자연 닮고자 했던 사랑방 주인의 마음으로 우리 가구 만듭니다”
박명배의 작품을 보는 사람은 하나같이 ‘현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가 만든 전통 가구는 현대 이탈리아 가구처럼 간결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소름 끼칠 정도로 정갈한 그의 사방탁자를 본 사람이라면 미니멀리즘을 동양적으로…
2012122012년 11월 21일예리하고도 부드러운 칼의 차가운 매력
1 주용부 씨의 대장간 용호공업사에서 만든 회칼. 2 끝이 붕어 입 모양으로 만들어진 칼. 찔러도 깊이 들어가지 않는 안전 칼이다. 3 단조장 주용부 씨의 작품. 명장의 작품이지만 가격은 싼 편이다.
2012112012년 10월 23일“무른 쇠와 강한 쇠가 만나야 좋은 칼 나옵니다”
쇠는 단단해서 좀처럼 변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오행에서 변형이 가능한 요소가 바로 쇠(金)다. 물(水)은 유연하나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고, 나무(木)로는 갖가지 기물을 만들 수 있지만 팽창과 수축을 거듭하며 끝내 …
2012112012년 10월 19일세계인 사로잡은 ‘숨 쉬는’ 옹기의 신비
▲아가리 모양을 잡는 것을 이곳 말로 ‘시욱 쓴다’고 한다. 천을 여러 겹 덧대 만든 물가죽으로 시욱 쓰는 정윤석 옹기장.1 손잡이와 뚜껑을 갖춘 작은 단지. 2 모양 만들기(성형)가 끝난 독은 음지에서 천천히 말린다. 몇 차례 돌…
2012102012년 09월 21일“음식 발효에 좋은 옹기 만들다보니 인생도 무르익었네요”
전라남도 강진 칠량 앞바다는 한때 옹기를 실어 나르는 배로 성시였다. 그 바다에 면한 봉황리는 대대로 옹기를 구워 살아온 옹기마을이었다. 마을 가운데 공동으로 쓰는 가마가 네다섯 개나 되고, 아낙네들은 항아리를 씻고, 옹기를 배에 …
2012102012년 09월 19일단순한 선, 절제된 장식으로 세련미 뽐내는 나주반
1 상판 아래를 장식할 운각을 조각하는 김춘식 장인의 손길. 과하지 않은 운각 장식이 나주반의 매력이다. 2 작고 앙증맞은 정화수 상. 상판 테두리 모서리를 단순하게 깎은 귀접이와 다리 중간에 가로로 둘러친 중대(가락지), 약간 모…
2012092012년 08월 23일헌 상 고쳐주며 나주반 원형 살려낸 소반장 김춘식
알고 보면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한 것일 때가 많다. 공기와 물이 그렇고, 물건 가운데서는 밥상과 밥그릇, 수저가 그렇다. 나무로 만든 소반(小盤)은 작은 목공품(小木) 중 가장 흔한 기물이다. 삼층장처럼 크지도 않고 자개함처럼 …
2012092012년 08월 21일짙푸른 바다를 품은 쪽빛의 신비
1 정관채의 염색전수관 실내. 세련된 조각보와 쪽으로 물들인 매화 조화가 풍치를 더한다. 2 짙은 쪽물을 이용한 작품. 다양한 염색 기법과 바느질을 응용했다. 3 자연염료로 알록달록 물들인 부채. 부채를 부치면 향기가 날 듯하다. …
2012082012년 07월 24일사라진 우리 쪽빛 되찾은 염색장 정관채
염색장 정관채(鄭官采·53)는 쪽물의 일인자지만, 그가 먼저 나서서 쪽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 대신 쪽이 그에게로 왔다. 목포대 미대 1학년이던 1978년, 정관채는 염색을 가르치던 박복규 교수(서양화가, 현 성신여대 재직)에게서 …
2012082012년 07월 24일비단보다 고운, 잠자리 날개같이 요염하고 우아한 한산 모시
1 그가 짠 세모시로 지은 여성용 적삼과 남성용 윗도리를 햇볕 좋은 마당에 널었다. 2 한 손으로 가로대인 바디를 움직이고 또 한 손으로 북을 움직여서 씨실과 날실을 교차해 베를 짠다.3 다양한 색으로 물들인 모시.
2012072012년 06월 21일한산모시 짜기 장인 방연옥
주역(周易)에서 양(陽)은 음(陰)에서 나고, 음은 양으로 변한다. 음과 양은 서로 필요한 존재고, 그래서 서로 끝없이 갈마든다. 가장 추운 계절에 낮이 길어지는 동지가 있듯 열기 속에서 냉기가 생겨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치에서…
2012072012년 06월 20일보일락 말락 섬세하고 우아한 대나무 발
1 곱게 걷어올린 발은 마치 세모시 같다.2 올 종묘제례는 그가 만든 새 발을 치고 거행됐다. 이 발은 종묘에 있던, 문양 없던 본래 발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3 그가 제작한 여러 가지 발. 용도에 따라 대오리의 굵기와 테두…
2012062012년 05월 23일염장 조대용
北窓淸曉捲疏簾 북창에 맑은 새벽, 성근 발을 걷으니重疊雲山露碧尖 겹겹 구름 산, 푸른 꼭대기가 뾰족 드러났다 夜前似聞行雨過 간밤 비 지나가는 소리 들은 듯한데朝來爽氣滿虛 아침이 오니 상쾌한 기운 빈 처마에 가득하다조…
2012062012년 05월 22일은은한 옻칠과 영롱한 자개의 무지갯빛 아름다움
1 십장생과 산수문을 함께 새긴 사각반 다리. 섬세한 끊음질 기법이 돋보인다. 2 처음 독립해 공방을 차렸을 때의 작품. 곱고 윤택한 흑칠에 비천상 등 우리 전통문양을 고졸하게 표현한 이 서안은 보는 이의 향수를 자극한다. 3 한 …
2012052012년 04월 23일나전칠기 명장 1호 손대현
그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다. 열다섯 살의 어느 날, 자개 보석함의 영롱한 빛이 그의 가슴에 와 ‘꽂힌’ 뒤로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건만 그는 아직도 아침마다 칠방 문을 열 때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전날 칠한 것이 제대로…
2012052012년 04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