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을 견디는 파리 조급증에 빠진 서울
고고학(考古學·archaeology)과 대비되는 고현학(考現學·modernology)이라는 말이 있다. 고고학은 수천 수만 년 전에 살았던 인류의 희미한 흔적을 발굴해 그 조각들을 이어보며 그들이 살았던 삶 전체의 모습을 유추하는 …
2013032013년 02월 21일부자를 소망하는 한국 ‘사랑하며 즐겁게 살기’ 꿈꾸는 프랑스
세상이 작아졌다. 세계가 하나가 되었다. 정보통신과 운송수단의 발달은 정보와 물자,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능케 했다. 이제 자기가 태어난 마을이나 도시에서 평생을 보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시나 지역만이 아…
2013022013년 01월 22일‘우리에겐 왜 佛 퀼튀르 같은 라디오 방송이 없나’
파리에서 한 달을 지내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파리 생활이 다소 불편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길을 걷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있거나 지하철을 탈 때 문득문득 시적 영감과 정신적 고양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에 비해 서…
2013012012년 12월 27일“이렇게 오래되고 느린 나라에 무얼 배우러 왔어요?”
오랜만에 파리 땅을 다시 밟았다. 서울생활과 파리생활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상 언어의 변화다. 파리에 오니까 물건을 살 때도 프랑스어로 말해야 한다. 길거리의 표지판도 프랑스어로 쓰여 있으며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켜도 프랑스어가 나온…
2012122012년 11월 20일라 윈 서점이 크리스티앙 디오르 매장 몰아내다
시차(時差)가 시차(視差)를 만든다. 11개월 만에 다시 파리에 갈 기회가 생겼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11시간을 날아 파리 드골공항에 도착했다. 11개월 만에 보는 파리, 서울에서 11시간 만에 도착한 파리는 친밀하면서…
2012112012년 10월 23일예술가의 시선으로 뒤집어보기
2002년 파리로 떠났다 서울로 돌아온 지 10개월을 맞이했다. 처음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더니 이제 점점 모든 것이 당연하게 보인다. 큰일이다. 이러다가는 이방의 도시에 살다 돌아온 사람의 시선으로 서울의 낯…
2012102012년 09월 20일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
대상과 너무 가까이 있으면 객관적 묘사가 불가능하다.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그 형태와 질감을 있는 그대로 서술할 수 있다.그런데 10년 만에 파리에서 돌아왔는데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나와 서울의 풍경 사이 거리가 점차…
2012092012년 08월 22일눈 뒤집어 까고 화장만 하면 달라 보일까
파리 생활 10년을 접고 서울로 돌아온 지 6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낯설었던 서울의 풍경이 하나둘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처음에는 그렇게도 생소하고 어지럽던 서울 곳곳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인간에게는 새로운 사물이나 삶의…
2012082012년 07월 20일속도 조절하며 남 배려하는 사회 돼야
정저지와(井底之蛙). 우물 안 개구리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좁은 울타리 안을 세상의 전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을 말한다. 어느 날 그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튀어나오게 되면 하늘은 작은 동그라미가 아니라 끝없이 펼쳐진 …
2012072012년 06월 20일서울은 목소리 ‘큰놈’이 이기는 사회
지난해 가을 나는 도쿄에서 며칠을 보냈다. 도쿄의 가을은 생각했던 바와는 달리 쾌적했고, 나는 평안했다. 그때 프랑스와 일본의 문화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불일(佛日)회관’이 개최한 ‘정체성, 민주주의, 세계화’라는 주제의 토론회에 …
2012062012년 05월 22일서울 이젠 동방예의지국 아니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연재될 이 글은 프랑스 파리에서 10년을 살다 대한민국 서울로 돌아온 한 중년 남자의 서울 관찰기록이 될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10년 만에 돌아와 다시 보고 느끼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
2012052012년 04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