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호

[시마당] 환치(換齒)

  • 천수호

    입력2026-05-14 17: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Gettyimage

    Gettyimage

    생강 맛 남은 봄 창가에 앉아 있다가

    끝이라고 인사했던 수선화 구근에서

    초록 이가 올라오는 걸 본다

    저민 듯이

    다시 씹힐 것이 남아 있었나



    측면이 얇은 채로

    봄은 자꾸 한쪽으로 기울고

    무너진 앞니 대신

    그는 웃을 때마다

    빈 곳을 드러냈다가 감추었다

    마당에 묻었던 초승 같은 이

    다 지기도 전에

    죽지 않던 것들이

    이제야 올라오는 이유를

    그냥 두고

    원망은 절반이 반가움이다 

    재가 흙으로 돌아오는 삼월이면

    망설이던 기척이 먼저 묻히고

    그 위로

    순이 올라온다 

    이 빠진 자리

    먼저 묻힌 것들 위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천수호
    ●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 2021년 제 5회 매계문학상 수상
    ● 現 단국대 초빙교수, 명지대 객원교수


    시마당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