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중련열전
인간의 삶은 무척 복잡하고 미묘하다. 얼굴 모양처럼 성격도 체질도 마음도 제각각이어서 일정한 틀을 만들기 힘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고대 중국과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기에 선악의 기준도, 인품을 평가하는 내용도 다르게 마련이다. 그…
2009122009년 12월 08일영행열전
악어의 이빨 사이에 낀 고기조각을 뽑아 먹고 사는 악어새는 권력자 곁에서 기생하며 부와 권력을 누리는 인물을 상징한다. 아첨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러나 어떤 권력자는 아첨꾼에게 많은 사랑과 혜택을 준다. ‘아첨하여 출세하기’의…
2009112009년 11월 04일골계 열전
유머는 디지털 신호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웃음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기다린다. 내가 기계가 아니고, 정보가 아니고, 노예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을 웃음을 통해 확인한다. 유머는 인간의 표정에서 …
2009102009년 10월 05일순리열전
언제였던가, 장마가 져서 서울 시내 하수구가 범람한 적이 있다. 하수구 범람은 흔한 일이었지만, 그해에는 수해 피해가 커서인지 서울시의 상하수도 관리가 새삼스럽게 못마땅했다. 술자리에서 우리는 얼굴도 모르는 ‘책임자’들의 안이함을 …
2009092009년 09월 08일편작 창공 열전
우리 집에서는 간혹 딸아이가 체하면 아내가 소독한 바늘로 아이의 손가락 끝을 톡 떠준다. ‘아얏’ 하며 아이가 엄살을 부리고 바늘로 뜬 자리에 검은 피가 몇 방울 맺히면, 아이의 체기가 내려간다. 영화 ‘마더’를 보면 김혜자씨가 연…
2009082009년 07월 29일백기 왕전 열전
인간은 지구에서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 미친 별에서 온 ‘다른 생명체’가 아닐까, 자신들이 살았던 별을 핵전쟁으로 날려버린 뒤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날아온 외계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전쟁 때문에 그렇다. 파괴와 죽음의…
2009072009년 07월 02일굴원 가생 열전
박경리 선생의 시 ‘옛날의 그 집’을 보는 어둔 저녁이다. 대하소설 ‘토지’를 집필한 소설가 박경리 선생은 그 시절 어둡고 외로운 마음이 들면 시를 쓰면서 견딘 모양이다. 좋은 시가 한 인간의 품에서 어떻게 태어나는지를 보여준다. …
2009062009년 05월 29일유협열전
사마천은 유협(遊俠) 혹은 협객(俠客)을 두 부류로 나눈다. 정권에 빌붙어서 개인의 이익을 취하는 자와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위험에 빠진 약한 자를 구해주는 정의로운 자다. 전자는 개인의 이익을 탐하는 소인배이고, 후자는 군자…
2009052009년 04월 30일백이열전
‘사기열전’의 인물은 먼 고대 사람이다. ‘사기열전’의 첫 인물 백이와 그의 막냇동생 숙제는 공자보다 더 먼 시절 사람이다. 생활방식이며 음식문화, 정치적인 견해 모두 지금과 달랐다. 백이와 숙제의 고사가 역사적 사실인지조차 의문스…
2009042009년 04월 02일③ 화식열전
나는 우울할 때 종합병원 응급실에 가곤 한다. 온갖 사고로 실려 들어오는 위급한 환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건강이 얼마나 큰 재산인지 알게 된다. 그 순간 매우 겸손해진다. 가끔은 산엘 오른다. 북한산에서 서울을 내려다보면 청와대…
2009032009년 03월 06일② 태사공자서
‘원(怨)은 난(亂)을 만들고 한(恨)은 문화에 통한다.’ 이병주 선생은 사마천에 대한 글을 쓸 당시 나에게 이런 문장을 주었다. 이병주식 촌철살인이다. 이병주 선생 역시 ‘사기(史記)’를 처음 읽은 곳이 경찰서 유치장이었고, 서대…
2009022009년 02월 03일자객열전
달빛 아래서 공원을 산책했다. 소슬한 바람과 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기운들. 나무들 사이로 사람들이 보였다. 소나무와 같은 상록수는 검게 보이고, 은행나무, 플라타너스와 같은 낙엽송들이 눈에 들어온다. 겨울나무는 앙상하다. 아직까지…
2009012009년 01월 0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