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삶을 지키기 위한 아름다운 ‘비극’
보후밀 흐라발, 이창실 옮김, ‘너무 시끄러운 고독’, 문학동네, 2016. 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야말로 나의 온전한 러브 스토리다. 삼십오 년째 책과 폐지를 압축하느라 삼십오 년간 활…
201708012017년 08월 06일여성들이여, 꿈을 결코포기하지 말아요
나는 ‘작은 아씨들’의 조와 나 자신을 동일시했다. 나는 그녀를 더욱 완벽하게 흉내 내기 위해서 단편을 쓰기 시작했다. -시몬 드 보부아르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지만, 제발 제목 번역만은 어떻게든 바꿔보고 싶다. …
201707012017년 06월 22일우리 안의 극우에 대하여
반지성주의를 말하다우치다 다쓰루 외, 김경원 옮김, 이마, 2016.반지성주의는 단순한 무지나 무교양과 다르다. 더욱 적극적인 의미로 지성에 대한 반발, 아니 공격적인 태도다. 반지성주의적인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지식도 교양도 있다…
201706012017년 05월 19일그랜드 투어, 세상을 배우려는 꿈의 결정판
영국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대학교에 보내지 않고 곧 그들을 외국에 여행시키는 것이 점점 하나의 습관으로 되어가고 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이 여행을 통해 일반적으로 대단히 발전되어 귀국한다고 한다. -애덤 스미스 ‘국…
201705012017년 05월 11일열네 살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나탈리 크납, 어크로스, 2015.“다시 열네 살로 돌아간다면, 당신은 열네 살의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요.” 한 번뿐인 人生 여성들끼리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미국의 한 토크쇼에서 이런 질문을 들었다…
201704012017년 03월 21일행복한 척, 착한 척, 괜찮은 척하지 않기
프로이트의 환자들김서영 지음, 프로네시스, 2010.마음의 다른 행동, 가식적인 말, 억지로 하는 일들은 모두 언젠가 그 진실을 드러냅니다. 작은 틈만 있으면 되지요. 그 틈새로 튀어나오는 것들을 분석하는 일이 바로 정신분석입니다.…
201703012017년 03월 07일내 꿈을 해석하는 것은 나 자신
내면작업로버트 존슨 지음, 고혜경·이정규 옮김, 동연, 2012.내가 자주 꾸는 꿈의 패턴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일에 실패하는 이야기다. 꿈속에서의 나는 20대로 자주 돌아간다.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데 갑자기 지금까지 경험한 …
201702012017년 02월 10일트라우마 치유하는 촛불집회 테라피
몸은 기억한다베셀 반 데어 콜크, 제효영 옮김, 을유문화사, 2016마음에 남아 있는 모든 것에 인내를 가지고, 그 의문들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라. (…) 그 의문들이 현재를 살도록 하라. 훗날 언젠가, 자신도 알아채지 못한 사…
201701012016년 12월 22일고독은 病이 아니다
고독의 위로 앤서니 스토 지음, 이순영 옮김, 책읽는 수요일, 2016‘고독과 친구가 되라’는 조언을 많이 듣지만, 막상 말처럼 고독을 진정한 벗으로 삼기는 쉽지 않다. 고독사(孤獨死)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고독을 질병으로 여기는…
201612012016년 12월 14일눈앞의 바로 이곳을 천국으로 만들라
사람은 언젠가 세상을 떠나지만, 장소는 오래오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지구의 종말이 다가오지 않는 한, 우리가 사랑한 장소들은 그 건물이나 사물의 배치가 달라질 뿐,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카메라나 글쓰…
201611012016년 11월 09일산을 그리워하는 이유
산에서 살다최성현 지음, 조화로운 삶, 2006. 오래전 한라산을 혼자 오르다 노루 한 마리와 눈이 딱 마주친 적이 있다. 세상에 그토록 맑은 눈동자가 있을까. 노루는 숨을 헐떡거리면서 간신히 산을 오르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
201610012016년 09월 22일수처작주(隨處作主) ‘직지’의 화두
무비스님 직지강설무비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2011나는 불교를 모른다. ‘직지(直指)’는 더욱 모른다. 하지만 ‘직지’를 읽는 동안, 이상하게도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누군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이 들었다. 매일 마음을 다…
201609012016년 08월 23일아름다운 확신범,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가 만일 죽음을 택하지 않았더라면, 좀 더 필사적으로 ‘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더라면, 그는 수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세계인에게 화두를 던져주는 철학자가 됐을까. 비극적인 죽음이 없었어도 물론 훌륭한 철학자…
201608012016년 08월 04일변방의 저항적 상상력을 위하여
20년 20일. 내가 이 숫자를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대학 새내기 시절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은 충격 때문이다. 20년 20일은 고(故) 신영복 선생이 감옥에 갇혀 있던 시간이다. ‘잃어버린 그 시간들’은 단지 빼앗긴 것만은 …
201607012016년 06월 24일나를 조각하는 트라우마
연약함은 어디에서 올까가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이에게서 뜻밖의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예컨대 이런 문장을 읽었을 때다. “나는 연약하고, 정말로 연약하고, 정말 말할 수도 없이 최고로 연약했다.” ‘팔리 경전’에 나오는 문장이다.…
201606012016년 05월 23일나보다 더 나를 닮은
서로를 分身이라 믿는 사랑‘비극적인 사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소설 속 주인공,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워더링 하이츠’는 ‘서로’와 함께하지 않으면 결코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절절히 그려내 불멸의 …
201605012016년 04월 25일기다림이 사라진 시대 기다림의 가치
1. 기다림이 있는 곳에 삶이 있다 인간은 자기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불안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먼저 느낀다. ‘마음대로 되지가 않네, 거 참 기분 좋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모든 것이 마음먹은 …
201604012016년 03월 25일무의식과 ‘내가 아는 나’
‘10년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내 인생이 바뀌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을 안겨주는 책이 있다. 10년 전이라면 인생이 바뀌었을 것이고, 20년 전이라면 오히려 거부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10년 전의 나는 인생에 대한 비관적…
201603012016년 03월 09일밤하늘 별들 속 영혼의 이정표를 찾다
1. 밤 9시 이후에야 진짜 시작되는, 작가의 삶 생텍쥐페리는 어머니에게 이런 편지를 쓴 적이 있다. “어머니, 저는 요새 야간비행에 관한 책을 쓰고 있어요. 하지만 내면 깊숙이에서 바라보면, 이 책은 밤에 관한 이야기…
201602012016년 03월 08일영원히 빛바래지 않는 우리 안 순수의 뿌리
“저기, 양 하나만 그려줘!”라는 것이었다. “뭐?” “양 하나만 그려줘요….” 나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후다닥 일어났다. 눈을 비비고 자세히 바라보았다. 정말로 이상야릇한 한 꼬마가 보였는데 나를 근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살아남…
201601012016년 0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