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소음[에세이]](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61/83/30/a5/618330a50b27d2738276.jpg)
‘존재’의 소음[에세이]
우리 집은 안방의 방음이 유난히 허술해서 옆집 안방 소리가 종종 넘어온다. 그동안의 측(側)간 소음 내용으로 추측해 보면, 옆집에는 부모와 장성한 두 딸과 비교적 어린 아들이 사는 것 같다. 그리 화목한 가족은 아니다. 벽을 넘어오…
김경빈 작가2021년 11월 15일![공부하지 않는 당신, 내일의 꼰대[신동아 에세이]](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61/5b/d0/91/615bd0910b42d2738276.jpg)
공부하지 않는 당신, 내일의 꼰대[신동아 에세이]
좌절과 결핍의 삶이었다. 달릴 때마다 고꾸라졌고, 벌이는 일마다 실패했다. 특정한 시기에만 그런 게 아니었다. 성년 이후 내 삶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글쟁이로 사는 데 대학 졸업장이 무슨 소용이냐’며 대학을 뛰쳐나와 고생을 자초했…
최준영 작가2021년 10월 11일![[신동아 에세이] 내일이 없어도 모레가 있는 것처럼](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61/35/78/9c/6135789c0d9bd2738276.jpg)
[신동아 에세이] 내일이 없어도 모레가 있는 것처럼
1980년대만 해도 한집에 다른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집도 지붕과 마당을 ‘재희네’와 함께 쓰며 살았다. 두 집 모두 개를 키웠다. 밤 기온이 제법 쌀쌀해지는 늦가을 무렵이었다. 재희 아버지는 어디선가 짚단을 가져…
김정호 청주동물원 수의사·‘코끼리 없는 동물원’ 저자2021년 09월 11일
아프리카의 시지프
나는 지옥을 보았다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나를 사로잡은 것은 연민과 혐오, 공포와 절망 그 무엇도 아니었지만, 그 전부를 합친 것이기도 했다. 2014년 12월, 에볼라가 창궐하던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한 에볼라 관리센터에 중…
정상훈 의사·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2021년 08월 08일![[신동아 에세이] 시간 도둑을 찾아서](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60/e5/14/cd/60e514cd219fd2738276.jpg)
[신동아 에세이] 시간 도둑을 찾아서
시간이 사라졌다. 감쪽같이 사라졌다. “바쁘지?”라는 의례적인 질문에도 “너무 바빠서 죽겠어요”라며 자꾸 진심을 드러낸다. 간단한 약속 하나를 잡을 때도 마음속으로는 질문이 서너 개다. ‘이때쯤이면 바쁜 일이 끝이 날까? 이 정도 …
김민철 TBWA KOREA 카피라이터 겸 작가2021년 07월 10일![살인? 살인 미수? 응급실에서 갈린다[신동아 에세이]](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60/94/dc/06/6094dc0609b7d2738276.jpg)
살인? 살인 미수? 응급실에서 갈린다[신동아 에세이]
공단 근처의 숙소에서 폭행 사건이 있었다. A씨는 평소에도 술만 마시면 시끄러운 소리를 내서 수면을 방해하는 B씨가 못마땅했다. 둘은 직장 동료였지만 옆방에 살면서도 사이가 좋지 않았다. 사건 당일 B씨는 술을 많이 마셨다. A씨는…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임상조교수2021년 05월 11일
회사에서 잘리던 날
회사에서 잘리던 날, 광화문에서 택시를 타고 곧장 망원시장으로 향했다. 늘 다니던 출퇴근길 그대로 버스도 전철도 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동족발에 들러 족발 1인분과 막걸리 한 병을 사서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좁은 방 한가운데…
최고운 작가2020년 10월 11일![[에세이] 우리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5f/50/46/9d/5f50469d0cc0d2738de6.jpg)
[에세이] 우리는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봄치고 한동안 나는 여러 가지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스스로 판단했고, 이상하고 집요한 피로에 휩싸인 채 마음속으로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생활을 되찾는 거야’라고 자주 되뇌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떠올려보니 도대체 되…
우다영 소설가2020년 09월 04일
여름 그 맛
봄치고 춥다 싶더니 성큼 여름이다. 무엇이든 미루고 보는 나는 아직 계절이 뒤섞인 옷장에서 옷을 뽑아 입고 두툼한 이불을 덮고 잔다. 그래도 올여름 첫 콩국수는 먹었다. 설컹설컹 씹히는 오이소박이도, 신 김치 쫑쫑 썰어 넣고 참기름…
이진송 작가2020년 07월 27일![[정여울 에세이] 내 안의 눈부신 사랑에 눈뜰 때](https://dimg.donga.com/a/150/150/95/1/ugc/CDB/SHINDONGA/Article/5f/05/21/47/5f0521471143d2738de6.jpg)
[정여울 에세이] 내 안의 눈부신 사랑에 눈뜰 때
오래전에 사랑했던 노래의 가사가 마음속에서 다시 예전과는 다른 울림으로 메아리쳐 올 때가 있다. “오래전에 결정해 버렸지요. 나는 결코 누군가의 그늘 아래 들어가지 않을 거예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길지라도, 그 누구도 나의 …
정여울 문학평론가2020년 07월 12일
망고땡과 萬苦땡
하늘이 이렇듯 말짱한 봄날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오늘은 날씨가 쾌청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날씨 화창’은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줄어서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화 제작을 업으로 삼아서일까. 요즘에는 뉴스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
엄주영 영화제작프로듀서2020년 05월 07일
너도 나도 전문가 행세하는 사회
사춘기 때, 동네 재개봉관 극장을 안방처럼 드나들었다. 지금도 잠시 눈을 감으면 동네극장의 풍경이, 냄새가, 사람들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인근 동네의 양복점·금은방·예식장 광고가 이어지는데, 굵고 진하게 그린 …
정윤수 문화평론가·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교수2020년 04월 13일
치킨 중독
겨울밤 뜨끈한 안방 아랫목에서 자다 눈을 떴다. 기름진 닭고기 냄새와 시큼한 무 냄새가 났다. 거실에서 아버지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퇴근길에 술 한잔 걸친 아버지가 전기구이 통닭을 사오셨다. 이불을 박차고 거실로 나갔다. 기름이 …
김주욱 소설가2020년 03월 09일
責子 ; 자식을 꾸짖다
12월 말, 부모님이 서울에 올라오셨다. 과일과 반찬거리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었고, 고구마를 구워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오시는 날 추위에 고생하실 것 같아 따뜻하고 편안하시도록 집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보일러와 형광등을 켜두고 출…
김대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2020년 02월 09일
늙을수록 고귀해지는 것은 나무밖에 없다
20만 평 수목원 조성에 매달린 지 10년을 넘기자 철마다 연출하는 숲의 풍경이 풍성해졌다. 생태계가 연출하는 모습이 경이롭기도 하다. 그동안 내 눈높이가 부지불식간에 자연에 많이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 나무들과 씨름하며 그들과 생…
조상호 나남출판 발행인, 나남수목원 이사장2020년 01월 11일
65세에 4개국 어학연수라니…
돌이켜 보면 1989년 1월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이뤄진 이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시행 초기에는 단순히 해외여행 활성화만 이뤄지는 것 같더니 1990년대 중반부터 어학연수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조금씩 파급되기 시작했다. 1997…
김원곤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2019년 12월 10일
내가 SNS를 하지 않는 이유
나는 집에 전기밥솥도 없고 전자레인지도 없다. 가스불로 냄비 밥을 짓는데, 밥맛은 더 좋다. 전기밥솥은 전기 소모량도 상상외로 많다. 물론 내가 냄비 밥 짓는 솜씨는 퍽 괜찮은 편이다. 양말도 스스로 기워 신는다. 사실 나는 20년…
소준섭 국회도서관 조사관·국제관계학 박사2019년 11월 11일
미국 최고령 은행나무가 경북 청도 은행나무 후손?
필라델피아 39번가 기차역에서 우버(승차공유기업) 택시를 호출했다. 호출 후 5분 만에 나타난 우버 기사는 교포였다. 승객이 한국인인 것을 확인한 교포 기사는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자신부터 소개했다. 미국에 온 지 5년째이고, 필라…
전영우 국민대 명예교수2019년 10월 06일
탈북자 명칭과 나
가장 오래된 탈북자 단체는 ‘숭의동지회’다. 숭의동지회 새 회장으로 선출된 ‘탈북자 1호 박사’ 안찬일이 탈북자 명칭을 ‘자유민’으로 개칭하겠다고 해 논란이 인다. 필자는 같은 탈북자이자 ‘탈북자’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제시한 당사자…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표2019년 09월 13일
위장된 善보다 솔직한 惡이 낫다
우리 속담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있다. 조직 생활 등에서 ‘튀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산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성격이 너무 곧거나 일에 두각을 보이면 오히려 질투와 시기 또는 ‘안티’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함대진 前 서울 서초구 기획재정국장2019년 08월 0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