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관(史官)의 가짜 뉴스
[신동아=하응백 문학평론가] 세종대왕이 승하하고 2년 정도가 지난 1452년 7월 4일의 일이다. 이날 ‘세종실록’ 편찬 책임을 맡은 지춘추관사 정인지(鄭麟趾)는 실록 수찬관들을 불러 모았다. 정인지는 사관(史官)의 황희(黃喜)에 …
하응백 문학평론가·(사)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소장2019년 04월 12일
퇴계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가며
서울에서 안동 도산까지 퇴계 선생의 마지막 귀향길을 따라 걷는다. 지금으로부터 450년 전인 1569년 어느 봄날(음력 3월 4일. 이하 날짜 음력) 그동안 여러 차례 고향으로 내려갈 것을 간청하던 69세의 퇴계는 마침내 임금 선조…
김병일 도산서원 원장, 전 기획예산처 장관2019년 03월 15일
삶으로 그려내는 이주청소년의 꿈
2019년 1월 1일 새해 아침부터 아이들한테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新年快(중국어)’ ‘Chu′c m‵u’ng na∪m m‵o’i(베트남어)’ ‘’نیا سال مبارک(파키스탄어)‘ ‘Танд…
김수영 서울온드림교육센터 센터장2019년 02월 12일
세상의 가장자리로 향하다!
2019년 새해가 밝아온다. 간지가 기해(己亥)이니 돼지의 해다. 언제부터인가 그해의 띠가 무슨 색이어서 대길(大吉)하다고 말한다. 2007년 정해(丁亥)년에는 황금돼지 띠라고 해서 출산이 많았다. 이해에 신생아는 49만7000명으…
양기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수석위원·의학박사2019년 01월 09일
너의 모습 그대로 괜찮아
최근에 알게 된 한 지인이 그림을 보내줬다. 맨발의 집시 소녀가 들판에 서 있는 그림이었다. 일전에 내 어릴 때 사진을 보고 부그로의 그림 ‘Pastorale’이 떠올랐다고 한다. 지인은 내게 물었다. “언제부터 이 모습을 잃어버린…
김수련 소설가2018년 12월 16일
여행이라는 선물 일상이라는 보험
단기 연수로 한 달간 스위스에서 지낸 남편 덕분에 스위스에 갈 기회가 생겼다. 나는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기 곤란한 개인병원 원장이다. 큰아이도 중학생이 돼 긴 여행이 쉽지 않다. 하지만 추석 연휴를 기회 삼아 큰마음을 먹기로 했다…
문경원 선릉 예인피부과 원장2018년 11월 11일
밥상은 약국이 아니다
오랜만에 옛 직장 동기들을 만났다. 명분은 새로 책을 낸 친구를 축하하기 위함이었지만 늘 그렇듯 주제가 일 얘기, 회사 얘기로 자연스레 흘렀다. 이미 외부인이 된 지 오래라 주제가 심드렁하던 찰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들렸…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2018년 10월 10일
여백서원과 ‘괴테 전집’에 쏟는 땀
가을의 문턱, 여름내 비지땀을 쏟았던 일 보따리를 싸며 독일 바이마르로 달려갈 채비를 하고 있다. 다녀온 지 얼마 안 되었건만 그사이 질문이 또 잔뜩 쌓여버렸다. 의논해 그걸 함께 해결할 전문가들을 만나봐야 한다. 한 해에도 여러 …
전영애 여백서원 원장,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2018년 09월 12일
여름 힐링 바캉스
우리는 모두 영화를 찍고 있다, 영화 제목은 ‘내 인생’.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따로 연기 학원을 다닐 필요는 없다. 정말 내 인생이기에 내 캐릭터에 몰입해 주인공 시점에서 매일을 살면 된다. 영화 주인공이 자신의 영화를…
윤대현 서울대 의대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2018년 08월 01일
기러기 가족 지자체를 許하라!
매주 KTX를 탄다. 강의를 마치고 학교 일정이 끝나면 서울행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한 뒤, 거기서 다시 소요산행 전철로 갈아타 동두천으로 향한다. 일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인천행 전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마산행 KTX를 탄…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2018년 06월 20일
좋은 추억이 만든 속 편한 밥상
나는 자연주의자다.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고 직접 기른 채소로 요리하는 걸 즐긴다. 얼마 전엔 비건 오트밀 쿠키를 만들었다. 오트밀을 섞어 식감이 고소하고, 포만감을 주는 쿠키였다. 그런데 한동안 식단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인지 밀가…
박민정 도시농부2018년 06월 13일
문제적인,너무나 문제적인 집!
J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번 찾아오고 싶다고. J는 내 지도로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학생이다. 학부 졸업을 앞둔 그 어느 날, J는 대학원에 진학하겠다고 했다. 사회학을 배워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다고. 나는 뛸 듯이 기뻐 어서 …
최종렬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2018년 05월 09일
#미투의 한가운데서 꿈꾸는 ‘훗날 언젠가’
물에서 나오지 못한 이들의 아우성에는 비명이 없다. 방향 없이 침잠한 바다 한가운데, 데이터의 심연 속에서 그들은 오늘도 악다구니를 이어간다. 사회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내 눈앞에, 오늘도 누구를 향한 것인지 딱히 …
김도훈 ‘아르스 프락시아’ 대표2018년 04월 01일
평창올림픽과 ‘민속 연구’ 단상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아이스하키 관련 뉴스를 보자니, 문득 강원도 춘성군 추곡국민학교 진병황 교장선생님이 떠오른다. 함자도 안 잊히는 그 어른의 열띤 목소리가 생생해진다. 수십 년 전이었다. 만삭의 배를 안고 무작정 어정거리다가…
유안진 서울대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회원2018년 03월 11일
새해, 전자방(田子方)을 그리며
20대 초반. 내가 국역연수원(현재의 한국고전번역원 부설 한국고전번역교육원)에 막 입학해 한문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할 때에 경험한 일이다. 1974년 5월의 어느 날 ‘통감절요(通鑑節要)’ 시간에 맛본 감동은 칠순을 앞둔 지금…
신승운 한국고전번역원장·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2018년 01월 14일
정동길 따라 걸으며
지하철 시청역에서 내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정동극장을 만나게 된다. 이 길은 보행자가 걷기 편하도록 차도를 좁히고, 인도를 넓혀놓은 길이다. 양옆으로 은행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같은 가로수가 우거져 아름다운데다 걷기에…
손상원 정동극장 극장장2017년 12월 10일
1987년의 스무 살에게 건네는 인사
오십이 되었다. 나이에 무감한 편이지만 ‘50세’는 좀 세다. 생일을 맞아 늦은 휴가를 내고 혼자 여행을 가려 했지만, 갑자기 찾아온 감기가 너무 심해 포기하고 휴가 내내 누워 쉰 살의 생일을 맞았다. 누워서 생각해보니 모험에 가까…
강석란|두산아트센터 예술감독2017년 11월 12일
‘82학번 심재명’
아직 해가 뜨기 전 추운 겨울 아침, 베갯머리 너머로 들리는 고등학생 오빠의 ‘후루룩 찹찹’ 아침밥 먹는 소리에 잠이 깬다. 뜨거운 흰 쌀밥에 갓 구운 김을 싸서 씹는 소리, 멸치볶음을 오드득 씹는 소리가 나 중학생 때 기억나는 아…
201709012017년 09월 03일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너
1990년대 중반. 전북 익산시 어느 수영장입니다. 30대 젊은 아빠인 나는 두 아들을 데리고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즐기고 꽤 오랫동안 수영을 해온 나는 물이 침대보다도 편안합니다. 물살의 저항을 비웃듯 힘차게 가릅니다. …
201708012017년 08월 13일
‘중동’은 내 운명
15년 전 이야기다. 중동정치 박사학위 과정을 마치고 귀국 후, 시간강사만 5군데씩 뛰며 하루하루 버겁게 지냈다. 사실 유학을 준비할 때 모교 지도교수님은 내게 중동을 전공하지 말라고 했다. 국내 대학에 자리 잡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201707012017년 0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