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의 비밀] 창덕궁, 화려한 샹들리에의 슬픈 역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창덕궁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건물은 단연 인정전(仁政殿). 경복궁으로 치면 근정전(勤政殿)이다. 창덕궁 인정전의 정면 가운데 칸 창살문은 대체로 열려 있다. 가끔씩 내부로 들어가 관람할 수도 있다. 인정전 내부를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1년 02월 05일어느 불상과 나한상의 인간적 매력에 대해…
풍광 좋기로 유명한 경기 남양주시 운길산의 수종사(水鐘寺). 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엔 담백한 분위기의 8각5층석탑이 있다. 이 석탑에서 1957년 해체 수리할 때와 1970년 이전할 때 두 차례에 걸쳐 금동불상 27구, 목조불상…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1년 01월 09일[명작의 비밀㉑] 백자 위 한국의 추상화 철화백자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15세기). 이 백자는 단순하다. 목을 휘감은 뒤 S자로 몸통을 타고 내려간 흑갈색 끈 무늬 하나뿐 아무런 장식이 없다. 끈처럼 생긴 그 선(線)도 반듯한 것이 아니라 삐뚤삐뚤하다. 무얼 표현하려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12월 08일춤추는 부석사 무량수전, 우직한 수덕사 대웅전
소설가 신경숙은 ‘부석사’라는 소설을 썼고, 시인 정호승은 ‘그리운 부석사’라는 시를 썼다. 상처 입은 젊음, 삶과 사랑을 탐구한 작품들이다. 정호승은 이 시에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라고 절창을 토해냈다. 이에 앞서 최순우 전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11월 08일[명작의 비밀⑲] 오묘한 관능미 뽐내는 신라의 미소 ‘수막새’
천년고도 경주에 가면 ‘얼굴무늬 수막새’(보물 1973호·7세기) 이미지를 만나게 된다. 편안한 아름다움의 ‘신라의 미소’. 그런데 그 미소는 한두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주의 도처에 있다. 민가의 담장에도 있고 식당 간판에도 있…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9월 22일애끊는 그 소리, 에밀레종의 향기(響氣)
누군가는 심금을 울리는 소리라고 하고, 누군가는 애끓는 소리라고 한다. 슬픈 전설이 담겨 더 신비로운 소리. 깊고 그윽한 종소리로 유명한 국보 29호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鐘·일명 에밀레종). 지금은 그 종소리를 직접 들을 수는 없…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9월 06일15일 경매 겸재 정선 진경산수화, 이번엔 얼마? [명작의 비밀⑰]
1000원짜리 화폐를 보면 뒷면에 그림이 한 점 들어있다. 겸재 정선(謙齋 鄭敾·1676~1759)의 진경산수화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 이 그림이 수록된 화첩(보물 585호)은 2012년 K옥션 경매에서 34억 원에 팔렸다.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7월 12일대리석 석탑의 절묘한 인연…경천사·원각사지 10층 석탑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 로비에선 종종 이런 외침을 들을 수 있다. “어 저거 파고다공원에 있는 탑 아닌가? 아니 저게 왜 여기에 와 있지?” 그럼 누군가 점잖게 응수한다. “아, 파고다공원. 그러니까 탑골공원에 있는 탑은 원각사지 1…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7월 08일금동반가사유상 ‘라이벌’ 국보의 양보 없는 대결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金銅半跏思惟像)과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 국보 78호를 언급할 때면 83호가 빠지지 않고, 국보 83호를 언급할 때도 78호가 빠지지 않는다. ‘쌍벽(雙璧)’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2…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6월 05일[명작의 비밀] 신윤복의 그림과 여인들
2007년 단원(檀園) 김홍도와 혜원(蕙園) 신윤복을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 ‘바람의 화원’이 출간됐다. 여기서 신윤복은 남장(男裝) 여자로 나온다. 소설은 큰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와 영화로 이어졌다.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가 자…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5월 10일백자 달항아리
2019년 6월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 한 점이 31억 원에 낙찰됐다. 국내 도자기 경매 최고가 신기록이었다. 한 해 전인 2018년에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또 다른 백자 달항아리가 24억7500만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4월 05일옛 서울역
비록 식민 통치의 산물이지만, 그래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옛 서울역사(驛舍)는 국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근대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드나들었던 공간이다. 붉은 벽돌로 쌓은 르네상스식 2층 건물에…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3월 05일요하네스 베르메르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소녀의 눈은 크고 맑다.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는 순간, 진주 귀고리가 쨍하고 투명하게 빛난다. 동시에 살짝 벌린 입술에서 무언가를 꼭 말해야겠다는 애절함이 밀려온다. 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 저 소녀의 말을 꼭 들어줘야만 할…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20년 01월 05일국보 1호 숭례문, ‘1호’ 자격 논란
국보 1호 숭례문과 보물 1호 흥인지문. 모두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성문인데 하나는 왜 국보이고 다른 하나는 왜 보물일까. 숭례문은 현존 도성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됐고, 장중하고 당당하며 절제와 균형의 건축미가 돋보인다. 그래서 국보…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12월 07일베일 벗은 투탕카멘의 진짜 사인
이집트 나일강 중류 룩소르 서쪽 교외지역에 위치한 왕들의 계곡. 고대 이집트 왕들의 무덤이 모여 있는 곳이다. 1922년 11월 4일 영국인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와 인부들은 비밀의 문으로 통하는 16개의 돌계단을 발견했다. 1914…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11월 07일상상력의 보고 신라 금관
1927년 11월 10일 밤, 조선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지금의 국립경주박물관)에 괴한이 침입했다. 그는 진열실 자물쇠를 부수고 들어가 금관총(金冠塚)에서 출토된 순금 허리띠와 장식물(현재 국보 제88호) 등 금제 유물을 몽땅 털어갔…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10월 12일‘나혜석 자화상’의 미스터리한 눈빛
2015년 4월 어느 날, 한 통의 부고가 세상에 날아들었다. 한 신문은 이렇게 썼다. “한국은행 독립의 토대를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 김건(金建) 전 한은 총재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한국 최초 여성화가 고 나혜석 씨의 막내아…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09월 12일세종로 이순신 장군 동상의 정치학
“칼집을 오른손에 잡고 있는데 그렇다면 이순신 장군이 왼손잡이였다는 말인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걸 보니 패장(敗將)이란 말인가.” “세종대왕을 기념하는 세종로에 왜 충무공 동상이 서 있는가.” 서울 광화문광장의 충무공 이순신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08월 07일‘가셰 박사의 초상’ 130년 여정
1990년 5월 15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 경매번호 21번 ‘가셰 박사의 초상’ 순서가 돌아왔다. 경매 시작가는 2000만 달러. 100만 달러씩 호가가 올라갔다. 3500만 달러에서 한 번 멈칫하더니 이후 거침없이 올라 …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07월 02일다보탑과 석가탑의 또 다른 진실
석가탑(釋迦塔)과 다보탑(多寶塔)은 왜 모양이 서로 다를까. 사찰에서 쌍탑은 보통 모양이 똑같거나 아주 흡사하다. 그래서 이름도 ○○사 동탑, ◯◯사 서탑이라고 부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왜 유독 불국사(佛國寺)에서만 두 탑 모…
이광표 서원대 교양대학 교수2019년 06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