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 가운데 이재명 21곳서 승리
전국 8만 명 조사했지만, 예측 크게 빗나간 출구조사
범보수 득표율은 0.1%포인트 늘어난 데 그쳐

6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박찬대, 윤여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손뼉 치고 있다. 동아DB
이 대통령은 서울광역시 기초자치단체 25개 구 중 21곳에서 승리했다. 김 후보가 승리한 곳은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용산구 뿐이다. 이 가운데 득표율 50%를 넘은 곳은 강남구, 서초구 두 곳이다. 인천광역시 기초자치단체 총 10개 구·군 가운데에서는 8개 구에서 이 대통령이 1위에 올랐다. 특히 이 대통령은 동구, 연수구를 제외한 6개 구에서 득표율 50%를 넘겼다. 김 후보는 도농 복합지역인 강화군, 옹진군에서만 득표율 1위였다.
<수도권 기초자치단체 득표율 1위 현황(단위: 곳)>

경기도 기초자치단체는 모두 31개 시·군이다.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26개 시·군에서 득표율 1위를 지켰다. 대부분 지역에서 득표율 5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역구가 속해 있는 화성을에서도 52.60%를 득표해 김 후보(32.42%), 이준석 후보(13.99%)를 멀찍이 따돌렸다.
또한 이 대통령은 기초자치단체는 아니지만 보수 강세 지역으로 안철수 의원(분당갑), 김은혜 의원(분당을)의 지역구인 성남시 분당구에서도 44.3%를 득표해 김 후보(44.83%)와 큰 차이가 없었다. 김 후보는 과천시와 여주시 그리고 도농 복합지역인 연천군, 양평군, 가평군 등 5곳에서만 앞섰다.
방송 3사 출구조사, 16억 쓰고도 샤이보수 놓쳤다
이번 대선 개표 결과 이재명 대통령은 49.42%를 득표해 김문수 후보(42.15%)를 꺾고 당선했다. 투표 마감 직후 방송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51.7%, 김 후보 39.3%로 나타났다. 출구조사에선 이 대통령이 12.4%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예측됐지만 개표 결과 실제 차이는 8.27%포인트로 좁혀졌다. 방송 3사는 출구조사를 위해 16억 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국에서 8만 명 넘게 조사했지만, 예측이 크게 빗나갔다.<방송 3사 출구조사 vs 실제 득표율 현황(단위: %)>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 1, 2위가 뒤집힌 곳은 울산과 강원이다. 두 곳 모두 이 후보가 1위로 예측됐지만 개표 결과 김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출구조사 결과 이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전망됐던 대전, 충남·세종, 충북은 격차가 4∼8%포인트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부산과 경남도 출구조사에선 김 후보가 5∼7%포인트로 앞섰지만, 개표에선 10%포인트 이상으로 격차가 확대됐다. 출구조사가 빗나간 곳은 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즉 방송 3사 출구조사는 ‘샤이보수’를 놓친 것이다.
범진보(이재명+권영국) 득표율, 3년 전보다 0.2%p 늘어
이번 대선에서 범진보 득표율 합계는 이재명 대통령 49.42%, 권영국 진보노동당(정의당 후신, 노동당) 후보 0.98% 등 50.4%이다. 3년 전인 2022년의 20대 대선에 비해 0.2%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당시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7.83%, 심상정 정의당 후보 2.37% 등 50.2%를 득표했다. 12.3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서 비롯된 선거였지만 범진보의 확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셈이다.범보수도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 대선에서 범보수 득표율 합계는 김 후보 41.15%, 이준석 후보 8.34% 등 49.49%이다. 3년 전 20대 대선에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48.56%,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0.83% 등 49.39%였다. 범보수 득표율 합계는 지난 대선보다 0.1%포인트 늘어났다. 막판 보수결집이 극대화되면서 범보수 득표율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한편 권 후보는 1%를 넘지 못했지만, 원외 정당인 노동당은 범진보 계열 정당의 대표성을 확보했다. 원내 의석을 갖고 있으면서 범진보 정당으로 분류되는 정당은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이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들 정당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모두 후보를 내지 않았다. 권 후보가 선명성을 무기로 선전하면서 노동당이 과거 정의당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