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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한화갑 새정치국민회의 사무총장

“DJ, 총선후보 공천 완전히 손뗀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J, 총선후보 공천 완전히 손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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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앞으로 인사방향은 어떻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사람을 능력 위주로 발탁해야 해요. 그리고 우리가 집권당인만큼 필요한 사람을 우리 사람으로 만들어야죠. 옷로비사건도 저하고 같은 고향(호남)사람들이 관여해서, 자기네들이 충성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구속돼 버렸어요. 앞으로 이런 건 지양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충성스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은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합니다. 물론 능력이 같다면 우리 사람을 소화해야 해요. 우리는 책임을 지는 정권이어야 하니까.”

─ 당면한 정치현안으로 합당문제가 있습니다. 자민련의 태도가 불투명한데 김대통령은 연말까지 합당을 매듭짓겠다고 서두르는 것 같습니다. 이쪽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닐텐데, 어떻게 성사시키려 하는 겁니까?

“합당이 필요하다는 것이지만, 자민련이 결정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의원들 한사람 한사람의 이해관계와도 맞는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해야 하는 거고.”

─ 현실적으로 합당 문제에서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JP의 위상문제, 즉 JP가 신당의 총재가 되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이것 아닙니까. 때문에 합당을 성사시키기 위해 JP를 총재로 ‘모시자’는 의견도 당내에서 나오는데….



“우선 자민련이 합당하기로 마음을 정했느냐가 전제돼야 그 다음 얘기를 할텐데 지금 하느냐, 마느냐를 정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조건을 얘기하기는 어려운 것 아닙니까.”

─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민련측이 자발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통합당의 지도체제나 지분문제는 중요한 고려요인 중 하나가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 양당이 공조를 해서 후보단일화를 이뤘고 양당이 나라살림을 맡아 공동정부를 운영해온 전례가 있죠. 다만 세계 어느 나라이건 간에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가 아닌 나라는 없어요. 대통령책임제 아래서는 말이죠, 그렇지 않습니까? 대통령이 여당총재가 아니라면 그 당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닌 겁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국정을 소신대로 끌고갈 수 없어요, 버팀목이 없기 때문에.”

─ ‘황제정당’‘1인정당’의 폐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신당창당 과정에 내부에서도 제기되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인정당이다, 뭐다 하는 것도 편견입니다. 박대통령 시대에 그야말로 1인 군주가 전횡을 했는데 그때 누가 황제정당이라고 한마디 했습니까. 꼭 DJ와 관계된 것만 그런 용어를 만들어내요. 그리고 신당에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능력에서 뒤지지 않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데, 그 사람들이 DJ가 없다면 거기 오겠습니까. 거기 온 사람들이 판단이 부족한 사람들입니까? DJ와 함께라면 자기 소신을 펴고 국가에 봉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 거란 말입니다. 그 사람들이 DJ와 함께 해서 능력발휘하지 못하고 선거 나가서 떨어질 것 같으면 오겠냐 이 말이에요.”

국민 납득할 지도체제 세울 것

─ DJ의 상품성을 인정한다 해도 2000년을 끌어가려 한다는 ‘새천년 민주신당’이 DJ한사람의 리더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비판이 많은데요.

“당 지도체제를 말하시려는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운영과정입니다. 운영이 민주적이냐 여부예요. 이것은 참여의 공정성과 평등성으로 판가름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이 공천의 투명성입니다.

신당은 이것을 다 확보할 겁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은퇴할 양반인데, 이번 총선에서 우리가 그런 방법으로 하지 않으면 국민지지를 못받아요. 또 우리가 그렇게 총선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권차원의 개혁을 끌고나갈 수 없는 거죠. 그리고 12월14일 주례보고에서 대통령께서는 “이번 공천과 관련, 나도 한 건도 부탁하지 않겠다. 당선위주로 투명하게 하라”고 말하셨습니다. 이번 공천을 사상 초유의 공정하고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실시함으로써 이것이 DJ의 참모습임을 보여줄 겁니다. 김대중대통령이 그토록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음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안지킨다’는 등 왜곡된 인식이 많습니다. 그러나 DJP공동정권 약속만 해도 우리는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끝까지 갈 겁니다. 두고 보세요. 대통령께서도 지난 번에 총리공관에 가서 그런 점을 말하신 것으로 압니다.”

─ 정당운영의 민주성과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얘기하셨는데, 그 이상적인 형태는 역시 정당지도체제의 경선과 공천후보의 경선 아니겠습니까?

“반드시 경선만이 민주주의는 아닙니다. 절차상의 문제는 대의원이 동의해주면 민주주의죠. 지도체제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형성될 것이고, 총선후보 공천은 지구당에 따라 경선할 수도 있고 여론조사를 해서 뽑을 수도 있을 겁니다.”

─ 총선에서 차세대 주자들을 전면에 포진시켜 득표력을 높이고 리더십의 성장에 길을 열어줘야 국민들에게 이 정권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당내에 있는데요.

“물론 새 리더십이 나와야죠. 나올 겁니다. 내년 총선이 끝나면 대통령이 당에 대해 누가 성장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어요. 자동적으로 경쟁체제에 들어가는 겁니다. 대통령에게 협력하고 국가에 봉사하면서 자기성장의 길을 찾는 거예요. 그속에서 탄생하게 돼 있어요. 우리가 지도자를 예비해놓고 1순위 2순위로 찍는 게 아닙니다. 과거 해공(海公)선생이나 조병옥(趙炳玉)선생 때 이분들 돌아가시면 야당에 누가 있을까 했지만 계속 리더십이 이어져왔고 정권교체까지 이뤄냈잖아요. 새로운 정치에 걸맞는 새로운 리더십이 반드시 나올 겁니다.”

호남·동교동, 차기 고집 않을 것

─ 일전에 “차기주자는 비호남”이라고 말하신 것처럼 알려진 적이 있었는데.

“호남은 안된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다만 김대중대통령 바로 다음 후임으로 호남에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사람, 나 아니면 없다, 내가 꼭 해야 한다는 식의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얘기죠. 내가 그 말을 했던 이유는, 동교동 사람들이 그런 식의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대통령 업적을 잘 남기는 데나 신경쓰지. 우리 당에서 전국적으로 좋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 지역 사람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그 사람을 후보로 당선시켜야 한다는 거예요.”

─ 과거 한나라당이 정권을 잃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정권의 다음 리더십이 적절히 가시화되지 못한 채 YS의 리더십에 너무 의존하다가 정권말기에 실정(失政)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옛 여당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집권주체 세력이었던 민주계 인사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하는데….

“DJ대통령은 후배정치인이 성장하는 것을 가로막지 않습니다. 성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통령이 필요할 때 조력을 구해서 씁니다. 능력이 있으니까 쓰는 거지. 또 과거 민주계와 우리는 달라요.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겠다고 했지만, ‘YS후계는 우리가 돼야 한다’고 자기중심으로 했지만, 우리 동교동 사람들은 그런 생각 안해요. 누구든 우리 당에 좋은 후보 나타나면 미는 거지, 우리만이 그 후계가 되겠다면서 당에 마이너스 초래하는 짓은 안한다, 이렇게 정신부터 다른 거예요.

YS주변사람들은 행정부고 청와대고 다 정권에 참여했잖아요. 그러나 우리는 그걸 못했잖아요. 이렇게 다른 거예요. 또 새로운 리더십이 새 정당에 와서 부각되면 그 사람들 무대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사람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요? 숫적으로 봐도 우리가 열세인데….”

─ DJP간 합의는 내각제 포기가 아닌 연기인데요, 총선 이후 공동여당은 과연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수 있을까요?

“내각제는 후보단일화 때 합의사항이지만 지난 8월 김종필총리는 ‘내각제는 물리적으로 어려우니까 연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관건은 이번 16대 총선입니다. 김대통령은 어쨌든 현 임기를 마칠 것이고, 이것(개헌)은 국민의 합의를 도출해야 가능한 사항입니다. 국민이 결정할 것입니다. 다만 자민련과의 내각제 추진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동아 200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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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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