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월호

4·13 총선 불꽃튀는 공천경쟁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입력2007-01-11 11: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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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3당이 각각 텃밭이라고 여기는 호남·충청·영남 지역에서 ‘공천=당선’ 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특정당 주자들간에 내부경합이 치열하다. 또한 선거구 조정에 따라 통폐합되는 인접 지역구에서는 같은 당 현역의원끼리 줄어든 공천티켓을 차지하기 위해 ‘접촉사고’는 물론 정면충돌도 불사하고 있다. 》
    2000년대 정치지도의 첫 선을 긋는 4·13총선이 넉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마다 예비후보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번 선거는 특히 ‘2000년대 선량(選良)’으로 등록되기 위한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출전하지 못할 경우 ‘20세기 정치인’으로 밀려날 것을 우려한 정치권 안팎 주자들이 앞다퉈 도전하는 바람에 예비관문인 여야 정당의 공천과정에서부터 뜨거운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3당 가운데 당내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국민회의다. 신당에 영입된 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출마를 전제로 들어온 터여서 곳곳에서 국민회의 현역의원 및 기존 지구당위원장과 공천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대거 영입한 한나라당 탈당의원들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지구당위원장직을 넘겨주지 않거나 실질적인 지역조직을 옛 지구당위원장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도 적지 않다.

    수도권 원외지역이 영입파들의 도전으로 공개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 아직 대규모 영입이 가시화되지 않은 호남권에서는 물갈이를 노린 도전자들과 수성하려는 현역의원들간의 물밑 공방이 치열하다.

    또한 국민회의와 자민련 간의 합당 또는 연합공천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충청 및 경기 일원에서 공동여당 주자들간에 양보없는 세력경쟁이 계속되고 있어서 ‘후보단일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합당이 이뤄진다 해도 공천탈락자가 독자출마하는 사례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 여권보다는 공천갈등이 비교적 덜한 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역시 이기택 고문이 합당시 약속받은 옛 민주당계 몫의 공천지분 30%를 근거로 자파 지구당위원장들의 공천을 요구하고 있고 김덕룡 부총재 김윤환 전 부총재 등 다른 계파 보스들도 역시 자파 인사들을 공천시키려 시도하고 있어 계파지분을 인정치 않으려는 이회창 총재측과 갈등이 심할 조짐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여당과 달리 공천경쟁에서 물러선 주자에게 정부직이나 정부산하기관 자리 등에 마땅히 보상해줄 수단이 없는 것도 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과 관련한 최대 난제는 부산경남권의 YS 측근 인사들과 KT(이기택고문)계가 주축인 원외위원장간 교통정리 문제다. 또한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한 서울 강남과 수도권의 중산층 밀집지역에서도 한나라당 주자들간에 경합이 뜨거운 편이다. 강남 서초와 분구 가능성이 높은 분당 일산 등이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여야 할 것 없이 예선에서부터 경합양상이 두드러짐에 따라 ‘한솥밥 먹던’ 처지의 주자들 간에도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진인 선배의원이 후배양성을 위해 전국구로 옮겨가기로 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누구누구는 총재에게 찍혀 낙천된다더라”는 등 음해와 상호비방 폭로전도 가열되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한화갑 사무총장, 박상천 원내총무, 최재승 신당기획단장, 정동영 전 대변인 등 ‘수도권에서도 경쟁력 있는’ 의원들은 당사자의 부인에도 “호남 물갈이를 위해 서울로 지역구를 옮길 것”이라는 소문이 유포되기도 했다.

    공천권을 가진 당지도부나 실세인사들에게 줄대기를 하려는 인사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특히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역 지구당위원장들은 인정과 의리를 내세워 읍소하거나 공천탈락시 무소속출마는 물론 ‘비밀’을 폭로할 뜻까지 은근히 내비치며 압박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일부 인사는 ‘총재와 독대했다’면서 자신의 공천 낙점설을 퍼뜨리기도 하고 “모 인사가 곧 당대표에 발탁될 예정인데 나와 그분간에 (공천문제) 얘기가 다 돼있다”며 분위기를 몰아가려는 인사도 있다. 일부 인사는 두서너 곳의 지역구를 놓고 저울질하면서 여론의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 서울 〉

    ●중구

    한나라당 박성범의원에게 패해 설욕을 다짐하는 국민회의 정대철부총재와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이득렬 전 MBC사장간에 공천경합이 붙고 있다. 터줏대감을 자부하는 정부총재에 대해 이 전사장은 직접적인 언급은 삼가면서도 “연고라면 나도 중구 오장동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며 생각이 없지 않음을 내비쳤다. 이 전사장은 특히 15대 총선에서 중진 정부총재를 꺾은 한나라당 박성범의원을 잡을 ‘꿩잡는 매’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없지않아 정부총재는 내심 불편해 하는 눈치다. 하지만 정부총재측은 모친인 고(故) 이태영 여사가 어려웠던 군사정권 시절 김대통령의 변호를 맡아 함께 고생한 인연이 있는 데다가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정부총재가 경성사건 때 ‘희생양’ 소리를 들어가며 옥고를 치른 데 대해 김대통령이 미안함과 애틋함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공천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부총재와 이전사장의 경합말고도 중구와 종로의 선거구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역시 14대 총선의 뜻하지 않은 패배에 대한 명예회복에 절치부심해온 이종찬부총재(종로)와 정부총재간에 한 장의 출전티켓을 놓고 결판을 내야 하는 얄궂은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

    ●성동갑

    한나라당 중진 이세기 의원이 5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 지구당위원장인 나병선 석유개발공사사장에 대해 ‘젊은피’로 분류되는 김지룡 총재권한대행실차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치소설 ‘그들 81학번’의 작가로 386세대를 대변하는 소설을 써온 김씨는 국회의장 공보비서관을 지내기도 했으며 성동을의 임종석, 서대문갑의 우상호씨 등 ‘젊은피’들과 함께 수도권지역에 새정치바람을 불어넣는 ‘그린벨트’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성동을:전대협의장 vs 구청장의 수성 전략

    성동을은 15대 총선 이후 경쟁구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 거물인 조세형 전 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을 꺾어 파란을 일으켰던 김학원 의원이 자민련에 들어가 김종필 총리의 부여지역구를 물려받았다. 게다가 조 전대행마저 98년 7월 광명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지역구를 옮겨 성동을은 무주공산이 된 것이다. 이 공백을 비집고 국민회의 내부에서 공천경쟁이 뜨겁다,

    현재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고재득 성동구청장이 출마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전대협의장(3기)시절 임수경 방북사건 등을 통해 대학가에서 ‘전설적 명성’을 쌓은 임종석씨 역시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태다. 이득렬 전MBC사장도 중구에서 정대철 부총재와 공천경합을 피하는 방편의 하나로 성동을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고구청장은 87년 평민당 창당발기인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후 오랫동안 당직자 생활을 한 연고권과 현역구청장이라는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는데 현역 자치단체장은 공천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소문이 출마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구청장은 특히 ‘젊은 패기’를 앞세운 임씨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자 언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지역구 주민들에게 다량의 초청장을 배포해가며 12월13일 ‘지구당 후원의 밤’ 행사를 강행하는 등 ‘관할구역’ 입지 굳히기를 적극화하고 있다.

    임씨는 학생운동 전성기였던 89년 한양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 발휘했던 대중성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치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며 의욕적으로 뛰고 있다. 신당추진위원으로 입당한 임씨는 최근 인천방송의 토크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으며 한양대측과 학생운동 선후배그룹의 전폭적 지원속에 지역민들 속을 파고들고 있다.

    ●광진갑

    한나라당 김영춘 위원장이 15대 때 1327표(1.7%) 차로 국민회의 김상우의원에게 석패했던 과거를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가운데 6·3세대로 문체부차관을 지낸 김도현씨가 무소속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한나라당 공천을 노크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냈던 김영춘 위원장은 김 전차관의 움직임에 대해 “김도현 선배가 굳이 뛰겠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본인의 당선가능성과 관계없이 국민회의측에 어부지리를 안겨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광진을: DJ ‘총애’ vs 이인제의 ‘빽’

    국민회의에서 추미애 의원이 재선고지를 향해 뛰고 있으나 국민신당 대변인을 지낸 김충근 총재권한대행 언론특보가 강력한 내부경합을 벌이고 있어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추의원은 최근 고위당직자회의 석상에서 “국민신당측 모인사가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비방을 일삼고 있다”고 지도부에 항의도 했다. 추의원이 문제 삼은 김특보의 비방이란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추의원이 당소속 현역구청장을 제껴놓고 특정종교의 모후보를 미는 바람에 낙선했고, 이 때문에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반감이 크다”는 내용이다.

    경쟁이 감정싸움 양상으로 흐르면서 당지도부도 난감한 표정이다. 추의원은 여성으로서는 드문 지역구 의원으로 김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는 반면, 김특보는 국민회의와 국민신당 통합시 약속했던 20% 지분 가운데 이만섭 총재권한대행과 이인제 당무위원이 0순위로 챙겨주려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지역에서 신망을 얻는 인물이 나설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원론적 주장만 되풀이 했다. 추의원과 김특보말고도 15대 총선때 민주당 소속으로 이 지역에 출마, 고배를 마셨던 박석무 학술진흥재단이사장도 출마설이 있으나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한나라당에서는 과거 김대중대통령과 야당을 같이 했던 4선의원 경력의 유준상 지구당위원장이 출마채비를 하고 있다.

    ●동대문갑:여성파워 vs 경희대 동문파워

    국민회의에서 김희선 위원장의 출마의지가 확고한 가운데 한국일보 편집부국장 및 논설위원 출신인 황소웅 부대변인이 공천을 노리고 있어 물밑 신경전이 한창이다. 김위원장은 신당 추진위원, 중앙당 여성위원장,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 위원 등 여성계의 파워우먼이라는 점을 김대통령의 여성기용 정책에 연결시키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인제 고문과 국민신당을 같이 했던 황부대변인은 김홍일 의원, 최재승 신당기획단장, 정동채 기조위원장 등 여권 실세 다수가 나온 경희대 출신으로 현재 이 대학 겸임교수로 있는 점 등을 내세워 2만여 동문·가족들의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희대측이 “개교 50주년을 맞아 관내에서 금배지 동문 하나 내보자”면서 출마를 채근하고 있다는 게 황부대변인측 전언. 황부대변인은 PK출신(경남 산청)으로 38%에 이르는 호남표 + 알파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역인 자민련의 노승우 의원은 한보사건 관련 재판이 진행중이나 총선 전에 대법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역시 출마를 준비중이어서 여권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노의원과 황부대변인은 모두 과거 최형우 의원의 ‘온산 계보’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그러나 ‘보스’는 쓰러지고 옛 동지들은 서로 다른 당에서 한 지역구를 놓고 경합하는 처지가 됐다.

    한나라당은 현재 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김정신 국책자문위원이 조직책을 신청해놓고 있으나 지난 15대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해 3위를 한 장광근 당부대변인이 공천고지를 향해 바싹 다가서고 있다. 장부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는 지역바람에 주저앉았지만 현재는 재개발이 많이 돼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동대문을

    6선에 도전하는 김영구 한나라당부총재에 대해 국민회의 내부 예비후보들간 경합이 치열하다. 국민회의에 김창환 위원장이 있지만 참신성과 세대교체를 앞세워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유기홍 민화협사무처장과 허인회 국민회의당무위원의 도전이 만만찮다. 한청협의장 출신인 유처장과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허 당무위원은 모두 ‘젊은피’로 낙후된 지역의 변화욕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대협 초대의장으로 87년 6월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이인영 전 고려대총학생회장에 대해서도 주변에서는 고려대가 있는 이 곳에서 출마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새로운 정치를 펴보이자는 마당에 같은 대의를 걸고 살아온 선배들과 공천경쟁하는 꼴을 보이기 싫다”면서 고심하고 있다.

    ●중랑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공천으로 당선된 김충일 의원이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겼으나 지난 총선에서 김의원에게 석패한 3선 경력의 김덕규 산업단지공단이사장이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의원은 영입파에 대한 약속이행과 참신성, 호남표와 출신지(상주)인 대구경북표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공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김이사장은 “30여년간 공들여온 지역구인만큼 무소속으로라도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그동안 쌓은 지역주민과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표밭갈이를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연석 전의원(당 중앙연수원부원장)이 공석중인 조직책 신청을 내놓고 조직점검에 나선 상태다.

    ●노원갑

    13대 이후 계속 당선된 한나라당 백남치 의원이 4선고지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는 당해 지구당이 지난 5월 당무감사 결과 사고지구당으로 분류됨에 따라 새로운 예비후보들이 공천장을 거머쥐기 위한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고지구당 판정에 따라 어정쩡한 상황에 놓인 고영하 지구당위원장도 지난 15대 총선에서 백의원과 1.7%의 박빙으로 석패한 점에 미련을 떨치지 못해 출마의지를 접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당창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김진호 전합참의장 공천설이 나돌면서 긴장하고 있다(김전의장을 서울 성북을에 공천하는 방안이 동시에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북을의 현역의원은 한나라당 강성재 의원이지만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이 재야출신으로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신계륜 전의원이어서 이 경우도 당내 공천조정 문제가 제기될 전망이다).

    노원을에는 국민회의에서 김 전의장 말고도 녹두출판사 대표를 지낸 뒤 당기조위 부위원장을 거친 신형식 총재권한대행비서실차장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11대 때 전북 이리·익산에서 당선됐던 박병일 자민련지구당위원장도 13,14대 이 곳 출마경력을 배경으로 도전하고 있다.

    ●은평을

    ‘DJ 저격수’ 그룹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의 재야출신 이재오 의원이 재선고지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 내부경합 치열하다.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형 전의원은 15대 총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은평아카데미’ ‘환경연합’ ‘통일축구단’ 등 사조직을 포함한 조직정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신당창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이석형 변호사가 사무실을 내고 출마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실련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장으로 활동한 이변호사는 권노갑고문 담당변호인이라는 인연도 있어 ‘DJ 저격수’ 그룹으로 분류되는 이재오 의원을 겨냥해 ‘전략적’으로 투입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오영식 전 전대협의장(2기)도 지난 9월 사무실을 내고 뛰어들면서 내부경합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대문갑:젊은 피 vs 백전노장

    당내 비주류의 대표격인 김상현 고문의 아성에 ‘386벨트’에 의한 ‘젊은피’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우상호 전연세대총학생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내 비주류의 리더격인 김부총재는 최근 한보사건 무죄판결로 홀가분해진 듯 6선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반면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우씨는 “15대 총선에서 김고문을 간발의 표차까지 따라붙은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 이성헌 한나라당위원장을 꺾기 위해서는 젊음과 참신성이 필요하다”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씨 등 386세대 총학생회장 그룹의 영입에는 동교동계 인사들이 간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서대문갑의 공천결과는 또다른 차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고문측은 우씨의 도전에 “상대가 되느냐”고 웃어넘기면서도 “공정한 공천을 위해 경선후보가 13개 동별로 500명씩 입당시키는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자”며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쐐기를 박고 나섰다. 김고문측은 의정보고회 조직정비 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포을

    마포을은 14, 15대 의원을 역임한 한나라당 박주천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는 김충현 지구당위원장과 장신규 전부대변인,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신바람 건강법’의 황수관 전 연세대교수, 최인호 변호사가 각각 출사표를 던지고 나섰다. 자민련에 영입된 의사 박경식씨도 사무실을 내고 출전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균관대 문과대 학생회장 출신의 장 전부대변인은 89년 경실련 창립멤버로 시민운동에 종사했으며 ‘희망의 정치를 여는 젊은 연대’ 공동대표와 국민신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장 전부대변인은 “참신하고 개혁적인 당내 경쟁주자들 사이에서 당선가능성을 갖고 내부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여성문제 전문변호사로 방송활동을 통해 얼굴이 알려진 최변호사 역시 “젊은 전문가로서, 변화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내부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97년 한보청문회 당시 증인으로 유명해진 박경식씨는 박주천의원과 논쟁을 벌인 바 있다. 박씨는 “정치적 역량에서는 나보다 뛰어난 경합자들이 있는지 몰라도 박의원을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나”라면서 “아직 아무도 보지 못한 선거 전략전술을 통해 전국 최다득표를 따내겠다”고 기염.

    ●양천갑

    신당준비위 연구소설립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회의 박범진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지난 15대 총선 당시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 당시 신한국당 후보였던 박의원에게 패한 한기찬 국회사무처 입법차장도 국민회의 공천을 노리고 있다. 변협공보이사 출신인 한차장은 고향인 김포와 변호사 사무실이 있는 광명갑출마설도 동시에 돌고 있으나 본인은 “당과 모든 것을 상의해 최종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재호 전양천구청장도 중대선거구제를 전제로 출마를 준비해왔는데 최근 양천갑이냐, 양천을이냐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련의 5선의원인 한영수 부총재는 충남 서산·당진에서 4선을 한 뒤 96년 양천에 지구당을 냈는데 역시 지역구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어 자칫 여권중진끼리 충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97년 국민신당 사무총장을 지내다가 정권교체 뒤 국민회의와 통합교섭 채널을 맡았던 박의원측은 중앙정치 활동과 10여년 동안 지역구를 충실히 다져온 점을 들며 예선과 본선 승리를 장담했다.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은 한국펩시콜라 사장 출신으로 조순 명예총재 비서실차장을 지낸 김동수씨다. 그러나 최근 이회창 총재의 원외 조직특보를 맡고 있는 유경현 전평통사무총장이 지난 대선때부터 유지해온 사무실을 중심으로 움직임을 부쩍 강화하고 있어 한나라당 내부의 공천경합도 미묘한 양상을 띠고 있다. 여기에 전국구 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온 여성변호사 김영선 의원도 최근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강서을: 누가 더 센 ‘이신범 킬러’냐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집권여당 공격에 앞장 서, ‘DJ저격수’라는 별칭을 얻은 이신범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여당 소장파끼리 벌이는 내부경합이 관심사다. 먼저 야당의 공격을 반박하는 논리를 맡아온 박홍엽 국민회의 부대변인이 지난해 8월부터 사무실을 내고 출마의지를 불태워왔다. 이에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두환 전의원은 “박 부대변인이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중앙당에 징계를 요청했으나 중앙당측은 “정치인의 통상적인 정치활동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일종의 과민반응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가 최근 청와대를 나온 장성민 상황실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박 부대변인과 장 전실장 간 공천대결로 구도가 바뀌고 있다.

    장 전실장은 87년 평민당 시절 총무비서로 정치에 입문한 뒤 92년 대선패배 뒤 영국유학시절부터 아태재단 시절, 대선도전기, 그리고 집권 이후까지 DJ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젊은 측근. 올 봄 김대통령이 청와대 밖에서는 처음으로 비서관들과 가진 워커힐호텔 만찬에서 “잘 닦고 연마하면 21세기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될 만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그를 칭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장 전실장이 청와대를 나와 총선판에 뛰어드는 데에는 이신범 의원을 겨냥한 DJ의 ‘특별한 주문’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장전실장 자신도 “DJ를 20세기 마지막 최고지도자로 남게 하고 집권 하반기 정치안정 기반을 마련키 위해 이신범 의원을 논리적으로 완전해체시켜버리겠다”고 ‘전의’를 보였다. 그러나 박부대변인은 “장 전실장이 측근이라는데,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 똑같이 김대중대통령을 총재로 한 당원일뿐”이라며 장 전실장의 ‘특수 임무설’을 일축했다.

    박부대변인은 장 전실장과의 내부 경합에 대해 “이신범 의원을 퇴출시키는 게 공통의 목적인 만큼 장 전실장과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자민련에서는 총재특별보좌역 출신인 이경표 위원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구로을

    이신행 의원의 구속 및 의원직 사퇴에 이어 지난 3·30 보선으로 당선된 한광옥 의원마저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김으로써 무주공산이 됐으니만큼 노리는 예비선량들의 물밑경쟁도 뜨겁다.

    국민회의에서는 지난 8·15 특사로 복권된 김병오 전의원이 출마의사를 강력히 밝히고 나선 가운데 장영신 창당준비위 공동위원장의 출마도 거론된다. 11대부터 이 곳을 지켜온 김 전의원측은 “지난 3·30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한광옥 실장에게 양보한만큼 이번에는 추호도 양보할 수 없다” 면서 사무실을 내고 이미 내부조직을 끝낸 상태다. 장 위원장 출마론은 지역내에 장 위원장의 사업체(애경산업, 애경백화점)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신행 전의원의 부인 조은희씨가 지난 3·30보선에 이어 재도전하리라는 전망도 있으나 정작 조씨 본인은 “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영등포갑

    국민회의 김명섭 현의원과 장석화 전의원 간 교통정리가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구주제약 회장으로 대한약사회장을 지낸 김의원은 약사회의 막강한 지원과 오랜 지역관리 경험, 그리고 입당파에 대한 당차원의 배려 등을 근거로 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13, 14대 의원을 지낸 5공청문회 스타그룹의 장 전의원은 지역내에서 변호사 활동을 계속하면서 고토(古土)회복을 노리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공학박사 출신으로 김덕룡 부총재 계열인 권기균 21C지식사회연구회장과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 계열의 한경남 전지구당위원장이 공천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동작을:굴러온 돌 vs 박힌 돌, 고발사태

    국민회의 유용태 의원과 같은 당의 박실 국회사무총장간에 공천 경합이 뜨겁다. 유의원은 15대 총선에서 내리 3선을 지켜온 박실 후보를 누르는 ‘이변’을 연출한 뒤 한나라당을 탈당, 지난 9월 박총장이 몸담아온 국민회의에 입당했다. 박총장은 현역의원 영입이라는 당의 방침에 따라 ‘오월동주’가 된 유의원에게 지구당위원장직을 넘겨줘야 했지만 지구당 간판만 마지못해 넘겨줬을 뿐 기존 사무실은 ‘국민회의 동지회’라는 이름으로 계속 보유하는 등 사실상 두 개의 지구당이 존속하는 상황이 계속돼왔다.

    선거를 앞두고 양측간 신경전이 드러난 것은 지난 10월. 유의원이 당원 등 2000명을 여주 신륵사에 모아 당원수련대회를 치르면서 일반 선거구민을 참석시키고 입당원서를 받았다는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선관위에 적발됐는데, 박총장 지지자들이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정식 고발까지 하고 나선 것이다. 유의원측은 “우릴 보고 일반 주민을 동원했다는데, 박총장측이 우리에게 직인이나 당원명부 자체를 넘겨준 적이 없고, ‘호남향우회가 전부다’고만 하니까 우리는 본인들이 당원이라면 당원으로 알 수 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유의원측은 나아가 “박총장측이 연말에는 총장직을 그만두고 내년 총선에 출마할 뜻을 담은 편지를 유권자들에게 여러 차례 보낸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상황을 보아가며 맞대응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박총장은 이에 대해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나름대로 열심히 소임을 다한 후 정치인 본연의 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게 뭐가 잘못이냐”면서 “지난 선거 실패 이후 와신상담의 각오로 노력해왔고 조직도 그대로 살아 있다”고 ‘전의’를 분명히 했다. 박총장은 특히 “엊그제까지만 해도 대통령을 인신공격하던 사람은 한나라당에서도 버림받고 이 당에서도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며 ‘뿌리론’을 강조했다. 박총장과 유의원 간 신경전이 심각해지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박총장이 동작갑에서 출마하거나, 유의원이 조직책이 비어 있는 고향 여주에서 출마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당사자들은 “택도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이밖에 영입인사인 김민하 전교총회장에 대해서도 지역구에 있는 중앙대총장 경력 등을 근거로 출마설이 없지 않으나 본인의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

    한나라당에서는 역시 중앙대총장 출신인 하경근의원 출마를 권유하고 있으나 본인은 신중한 입장이며 당료출신인 허병기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 4명이 조직책을 신청해놓고 있다.

    ●관악갑

    이상현 자민련 의원의 재선 도전에 대해 국민회의에서 김수복 시의원, 이훈평 전국구의원 등이 출마를 타진 중이어서 여권후보간 경합이 치열하다.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국민회의 한광옥 후보를 4000여표차로 눌렀던 이상현 의원은 지난 6월 자민련으로 당적을 옮겨 현재 원내부총무를 맡고 있다.

    서울시의회 3선인 김수복 시의원은 지역구민 2만명의 서명을 담은 추천서를 중앙당에 제출하며 공천에 대한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같은 당소속으로 지난 3월 전국구 국회의원직을 승계한 이훈평 의원도 사무실을 내고 뛰어들었다. 이의원은 권노갑 고문의 측근으로 오랫동안 무관(無冠)으로 당무에 종사해 ‘국민회의 특무상사’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한나라당에서는 김덕룡 부총재가 이끄는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 정책기획실장을 맡고 있는 김성식 전 통합민주당 부대변인이 적극 뛰고 있다. 유신철폐와 86년 개헌운동으로 두 차례 구속된 바 있는 김 전부대변인은 나라정책연구회 정책실장을 맡아 최초로 국회의원들의 의정평가 활동을 벌이는 등 시민운동에 종사하고 ‘젊은 연대’ 사무처장을 맡기도 했다. 같은 당에서는 진진형 전관악구청장과 이기택고문 계열의 우동철씨 등이 조직책을 신청해놓고 있다.

    ●서초갑:전직위원장 vs 현직위원장, 해당 행위 시비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영남 출신이 많고 소득과 교육수준이 상향평준화된 지역이라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한만큼 한나라당 내부 경합이 팽팽하다. 현재 지역구를 맡고 있는 박원홍의원의 재선 도전에 대해 같은 당의 전국구 김찬진 의원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한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박의원은 최근 당지도부에 ‘김찬진 의원의 해당행위 내역서’라는 문서를 발송했다. 김의원이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홍보물을 돌리는 등 노골적인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으니 당지도부가 강력히 단속해 달라는 것이다. 김의원측은 “국회의원이 사무실을 내고 의정보고서를 돌리는 게 무슨 해당행위냐”고 반박했다.

    언론인 출신의 박의원은 최병렬 전의원이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뒤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 15대 국회에 입성했다. 반면 검사와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김의원은 이총재의 서울대 법대 후배로 그의 ‘직계’로 분류되며, 14대 때 신한국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았던 연고에다 15대 총선 때 최병렬 후보에게 공천을 양보했던 점 등을 들어 “더 이상 양보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은 김학동씨지만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배선영 전 재정경제부 서기관이 ‘젊은 엘리트’를 이미지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배 전서기관은 15년 연구 끝에 내놓은 저서 ‘화폐 이자 주가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신세대 경제관료 출신이다.

    자민련은 12, 13,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준병 전부총재가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최근 지역구 이전설이 나돌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과 재선의원을 지낸 정치학박사 이종률 통일시대연구소 이사장도 출마준비를 하고 있다.

    ●강남갑

    한나라당 서상목 의원이 세풍사건과 관련돼 의원직을 자진사퇴한 것을 계기로 야당내 공천경합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역주민의 특성상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라는 사정도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가장 강력한 출마후보로 떠오른 인사는 이총재가 신임하는 최병렬 부총재다. 중진의원으로 당을 위해 의원직을 던지고 어려웠던 서울시장선거에 나섰던 ‘희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도 최부총재의 강남갑 공천 가능성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서의원의 의원직 사퇴서가 아직 공식처리되지 않은 데다가 총선 이전에 대법원 확정판결도 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아래 ‘총선을 통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상태여서 문제가 복잡하다.

    또한 전국구로서 보건복지위에서 뛰어난 의정활동을 펼쳐 호평을 받은 김홍신의원도 출마를 신중히 검토중인 상태며 민주당 출신 장수완 중앙당기위부위원장은 아예 사무실을 내고 지역에 뛰어들었다. 전국구 김영선 의원도 양천갑과 함께 강남갑 출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은 강동연 전 사우디 공사이며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은 김명년 전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이다. 자민련 전국구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정상천 해양수산부 장관도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병

    국민회의 김병태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젊은피’로 분류되는 구해우 당 기조위 부위원장이 도전장을 냈다. 제약회사 대표를 지낸 김의원은 현역 프리미엄 등을 토대로 공천을 낙관하고 있으나, 민화협 청년위원장을 맡고 있는 구부위원장은 최근 ‘파워 코리아 21’을 발족, 지역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조중형 사무부총장이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한나라당에서는 김윤환 전부총재계로 이회창총재비서실장과 기획특보를 역임하는 등 이총재와도 인연이 깊은 윤원중 의원(전국구)의 공천이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15대 총선에서 2만5000표를 얻으며 김의원과 접전을 벌였던 건국대 최한수 교수와 민변대변인 및 변협공보이사 등을 지낸 박인제 변호사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송파에서는 갑·을·병 3개 선거구가 2개로 통폐합될 경우 한나라당 의원들간의 공천조정 문제가 큰 관심사다. 이회창총재(송파갑)를 중심으로, 총재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맹형규 의원(〃을), 이총재의 대표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윤원중 의원(〃병) 가운데 한 명은 지역구 출마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이총재는 지난 6·3보선에서 “반드시 송파갑(지역구)을 지키겠다”고 다짐한 터여서 쉽게 전국구로 발을 뺄 수도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지역구 출마를 강행한다면 측근에서 자신을 ‘모신’ 두 의원 중 한 사람을 빼야 한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총재가 총재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맹의원에게 통합지역구를 양보하고 전국구로 옮기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강동을

    4선의 한나라당 김중위의원에 대해 국민회의에서 심재권 지구당위원장이 도전하는 가운데 박은태 전의원도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여권 내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15대 총선에서 재야인사 영입 케이스로 출마해 3만표를 얻으며 선전했던 심위원장은 오랜 세월 학생운동과 재야활동에 몸담아온 삶을 평가받겠다는 각오다. 학생운동에 가담했다가 제적당한 뒤 수배 및 수감생활을 반복했던 심위원장은 83년 정보기관의 외압으로 강제출국당해 호주에서 망명생활을 하면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95년 귀국, 국민회의에 입당했다. 미주산업 사장 출신으로 14대 민주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박전의원은 현역의원 시절 맺어놓은 인맥을 중심으로 산악회를 운영하며 재기를 모색중이다.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의원은 검찰의 수사가 정치보복이라며 ‘총선을 통한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서구

    한나라당 정문화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김영삼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홍인길 전의원의 사면·복권 여부가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철씨는 복권이 이뤄질 경우 김전대통령의 옛 지역구인 이곳 서구에서 출마할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한보 및 청구사건에 연루돼 대구교도소에서 복역중인 홍인길 전의원도 사면복권이 이뤄지면 명예회복 차원에서 과거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구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산진을

    11대부터 내리 5선에 성공한 김정수(한나라당) 의원이 극일운동시민연합회장 황백현씨의 도전을 받고 있다. 황씨는 15대 때 민주당으로 출마, 3만여표를 얻을 정도로 선전했고 이후 극일운동과 지역구관리를 착실히 해온 점을 내세워 한나라당 공천을 요청하고 있으며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움직임이다.

    ●동래갑/을: 강경식 vs KT vs 박관용, ‘용들의 전쟁’

    동래을에서는 ‘환란 주범’으로 몰렸던 강경식 전 경제부총리가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는 가운데 7선의 이기택 한나라당고문이 이곳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리고 있어 전운이 감돈다. 현재 무소속 국회의원인 강 전부총리측은 재임시절의 환란책임에 대해 “IMF사태에 이르게 된 것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경제여건에 따른 불가항력이었다”고 주장하며 “검찰이나 법원이 아닌 유권자의 직접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강전부총리는 이런 맥락에서 특정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할 뜻을 밝히고 있으나 주변에서는 “이번 총선은 개인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반(反)DJ 차원에서 민의를 모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반면 이고문은 이 지역이 자신의 정치적 첫 출발지임을 내세워 YS 이후 부산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키워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 거물들의 경쟁 속에 15대 때 출마했다 낙선한 국민회의 정상원 지구당위원장이 틈새를 노리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동래을이 동래갑과 통폐합될 경우 당장 한나라당 내에서 이고문과 동래갑의 박관용 부총재 간에 공천조정 여부가 관심사다. 박부총재는 지난 10대 국회 때 이고문의 비서관을 지낸 사이다. 얄궂은 경쟁구도를 피하기 위해 일부에서 이고문이 전국구로 가거나 해운대-기장갑으로 옮기는 방안도 거론했으나 그곳 지구당을 맡고 있는 KT계의 손태인위원장 거취 문제와 함께 YS진영의 김광일 전청와대비서실장과 충돌하게 되는 등 문제점이 있어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 무엇보다 이고문 자신이 현재까지 동래출마를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해운대·기장갑

    이회창총재와 김영삼전대통령의 공천제휴 움직임에 따라 김광일 전대통령비서실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기택고문 계열인 손태인 지구당위원장의 반발이 커 진통이 예상된다. 이 전대행은 12월8일 해운대·기장갑 지구당 당원단합대회에서 “누가 이 지역에 온단 말이냐”고 발끈했다. 내년 총선에서 구 민주당 몫의 합당지분 30%는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KT(이기택고문)계의 약속이행 요구에 대해 이총재측은 기득권이나 지분을 인정하지 않고 당선가능성 위주로 사실상 전권을 행사할 움직임이어서 지역구 공천을 두고 적지 않은 당내갈등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이기택씨를 눌러 기염을 토했던 민주계 출신 김운환의원이 이번에는 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한다. 부산의 반 DJ정서가 김의원의 ‘변신’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관심사다.

    ●해운대·기장을

    자민련 김동주의원에 맞서 최형우의원 특보를 지낸 한나라당 안경률위원장이 적극 뛰고 있으나 오규석 전기장군수가 김영삼 전대통령과 이총재 간의 공천제휴에 기대를 걸고 가세, 야당내 교통정리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하갑

    국민회의로 옮긴 서석재 의원의 연속 5선 아성에 도전하는 예비주자들이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경합중이다. 이정남 지구당위원장과 곽정출 전의원, 최광 전 보건복지부장관, 경찰간부 출신의 엄호성 변호사 등은 저마다 서의원 ‘응징’에는 자신이 적격이라며 한나라당 공천장을 노리고 있다.

    일부는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다. 최전장관은 이총재의 핵심참모 자리를 굳힌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과 YS시절 내각을 함께 하는 등 친분이 두텁고, 엄변호사는 역시 이총재가 크게 의지하고 있는 정형근 기획위원장의 경남고 후배다. 곽 전의원은 자신의 장학회 사무실을 최근 서구에서 사하구로 옮기고 배수진을 쳤다. 이 가운데 김영삼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최광씨는 YS-이총재의 ‘연합공천’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KT계인 이 위원장이 반발할 조짐이다.

    그러나 야권 공천구도의 최대 변수는 문정수 전 부산시장의 출마여부. 문전시장은 “옛 서구 지역인 사하는 고향으로 본가와 처가가 있는 곳이며 정치적 출발도 여기서 했다”고 깊은 연고를 강조,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문전시장은 같은 민주계 중진으로 한솥밥을 먹은 서의원과의 대결에 대한 부담여부와 관련해서는 “형제끼리도 정치적으로 견해가 다르면 (선거에서) 싸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연제: 쓰러진 최형우 자리 빼앗기 싸움

    뇌졸중으로 쓰러져 재활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최형우(한나라당) 의원의 출마 여부가 최대변수다. 최의원의 건강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출마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며, 그동안 지역구를 대신 관리해온 부인 원영일씨가 출마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권영적 부산시의회 의장과 김명윤의원 보좌관을 맡고 있는 정병귀씨, 최의원 비서관 출신 유영백씨 등도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 전시장 역시 사하갑과 함께 연제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다. 문전시장은 연제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가까운 동지인) 최의원의 지역구이고 시장 재임시절 입주한 시청이 소재한 지역”이라면서 “최의원의 부인 원영일씨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생각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연제구에는 이밖에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인 강호성씨와 15대 총선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한 전교조 부산지부장 출신 박순보씨도 도전장을 낼 전망이다. 김용균 전 법체처장의 출마설도 있다.

    ●남갑/을, ●금정갑/을 ●사상갑/을

    동래갑/을과 마찬가지로 선거구 통폐합에 따라 내부경합이 불가피한 지역이다.

    선거구 통폐합시 남구에서 이상희(남갑) 김무성(남을)의원간에, 금정에서 김진재(금정갑) 김도언(금정을)의원간에, 사상구에서 권철현(사상갑) 신상우(사상을)의원간에 내부경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을구 의원이 전국구로 간다더라”는 소문이 나돌자 을구 의원측 사무국장이 갑구측 사무국장에게 “그런 일 없다”고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중구

    박준규국회의장(자민련)이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 한나라당에서 박창달위원장이 도전하고 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이총재를 도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새미준)’의 공동회장과 사무총장을 맡았던 이수광씨(공인회계사)도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대구지검 검사였던 임철변호사가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TK지역 출전을 꺼리는 중진들의 출마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신당 여성부대변인에 기용된 조은희 전 청와대문화관광비서관이 출사표를 던지고 뛰어들었다.

    대구시장을 지낸 이의익 전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갑/서을

    서구 인구가 29만7000명(11월말)으로 선거구 통폐합 가능성이 높아서 한나라당 강재섭(을)·백승홍(갑) 의원이 맞부닥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인근 달서구에서 일부 동을 되찾아와 2개 선거구를 유지하는 고육책도 거론되고 있다. 본래 서구(갑) 지역에 있던 두류 1·2·3동 일부와 감삼 죽전 장기 이곡 신당동 등은 달서구가 신설되면서 인구지원을 위해 넘겨줬던 곳이지만 현재 달서구는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50여만에 육박하고 있으니만큼 전통과 생활상으로 연고가 있는 서구로 환원받자는 논리다.

    ●남구: KT계 의리 vs 한나라당 젊은 피

    건교부장관을 지낸 자민련 이정무의원이 3선을 노리는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는 이기택 계열의 정상태위원장이 ‘KT계 공천지분 30%’를 내세워 공천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신상우 국회부의장의 정무비서관 신동철씨도 출사표를 던졌다. 정위원장이 ‘의리와 뚝심’을 내세우는 반면 엘리트 당료출신인 신씨는 이총재측이 관심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 젊은피 그룹 ‘미래연대’의 지원을 받으며 공천관문에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이 여권신당에 합류할 경우 이의원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하거나 한나라당행(行)을 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국민회의-자민련 합당여부는 한나라당 공천구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수성을

    해병대사령관 출신인 자민련 박구일의원이 3선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 가운데 출마예상자들이 한나라당 또는 무소속 출마 사이를 저울질하면서 신경전이 치열하다. 2군사령관을 지낸 한나라당 박세환의원(전국구)이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1주일에 절반 가까이 현지에서 생활하며 조직관리에 나서고 있고 같은 당 소속 이성수대구시의회의장도 수성구에서 세 번 당선된 조직과 지지기반을 가동, 총력전에 돌입했다. 15대 국회 초반 박세환의원에게 지구당을 넘겨줬던 윤영탁전의원 역시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11, 12,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치호변호사와 박철언 자민련부총재의 비서관이었던 남칠우씨도 각각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

    ●중·동·옹진

    국민회의 입당파인 서정화의원이 5선고지에 도전하는 가운데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최동호 전KBS부사장이 남동을과 함께 이곳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내부 경합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최전부사장은 중구 신흥동이 고향이며 그곳에서 인천중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으나 서의원은 “국민회의 입당파는 영입시 16대 총선 공천을 받은 것”이라며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최전부사장은 서의원의 인천고 선배다. 중앙당에서는 최전부사장을 같은 앵커출신인 남동갑의 이윤성의원과 맞붙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어 조정결과가 주목된다.

    ●남동을

    한나라당 이원복의원의 재선 행보에 국민회의에서는 이호웅 지구당위원장이 도전하고 있으나, 신당 영입인사인 최동호 전KBS부사장 공천설이 나돌아 이위원장이 긴장하고 있다. 최전부사장이 KBS의 후배앵커인 이윤성의원(남동갑) 또는 같은 당의 서정화의원(중·동·옹진)과 맞붙는 상황을 피해 남동을로 출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자민련에서도 13대의원과 충남지사를 지낸 박태권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공동여당 내 후보조정이 필요한 상황.

    ●부평을:입당파 vs 전임위원장 연고 싸움

    여당 내 공천경합이 치열하다. 먼저 지난해 9월 한나라당을 탈당, 국민회의에 입당한 이재명의원이 현역의원에다가 입당파라는 점을 내세워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부사장과 대우그룹 기조실사장을 지낸 이의원은 특히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위치한 지역적 특수성에 비춰 부동의 후보임을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당료 출신인 조만진 전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도 오랫동안 야당생활을 한 이력을 바탕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신용석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도 15대 총선에서 국민회의 후보로 당시 신한국당 소속 이의원과 맞붙었던 경험과 95년 시장선거 출마 경력 등을 바탕으로 공천을 노리고 있다. 자민련에서도 프로야구(OB)선수였던 김유동위원장이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한나라당에서는 아직 이의원 탈당의 공백을 메울 만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구

    국민회의 소속인 노총 출신 조한천의원의 재선도전에 자민련의 총재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조영장전의원이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어 공동여당간 충돌 일보 직전이다. 조한천의원은 97년 3월 공단이 밀집해있는 이곳에서 보선으로 당선됐고 13, 14대 의원을 지낸 조영장의원은 박태준총재가 아끼는 측근. 자민련의 지구당위원장은 김계환씨며 한나라당은 11,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정훈 지구당위원장이 출마한다.

    〈광주〉

    ●남구

    국민회의 임복진의원이 정보·국방 분야에서 두드러진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3선에 재도전하는 가운데 당안팎에서 출마를 노리는 인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임의원측은 “당소속 의원 중에 대정부질문을 가장 많이 할 만큼 적극 활동해왔으므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공천을 자신했다.

    그러나 김영삼정부 시절 내무 및 농림수산부 장관을 지낸 강운태 전 광주시장도 남북이산가족과 해외동포 등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한민족미래연구소(본부 서울, 지부는 광주와 LA)를 운영하면서 국민회의 공천을 노리고 있다. 강전장관은 “가능하면 중대선거구제 등에 의해 광주전체를 대상으로 출마하고 싶었다”면서 “남구는 부친께서 14년째 살고 계시고 나도 현재 살고 있는 곳”이라고 연고를 강조했다. 최수병 한전사장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황주홍 아태재단사무부총장은 지난 8월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섰으나 임의원의 강력한 견제에 부딪혀 ‘깃발을 꽂는 데’ 실패했다. 임의원측은 지난 9월 “황부총장이 지역구에 사무실을 열면서 지역민 2000명을 동원, 볼펜세트 떡 등을 나눠줬다”면서 사직당국에 황씨의 ‘사전선거운동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요청, 경찰이 황부총장측을 조사했다.

    임의원측은 또 황사무부총장이 자신의 연구소 소식지에 직함을 (아태재단) ‘사무부총장’이 아닌 ‘부총장’으로, S대 전임강사를 ‘교수’로 표기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신경전을 펴기도 했다.

    황부총장은 “사무부총장을 부총장이라고 쓴 게 무슨 잘못이냐”면서 “교수 건도 나는 엄연한 겸임교수여서 그렇게 표기했다”고 주장했다. 황부총장은 검찰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았으나 결국 남구 상륙에 실패하고 고향인 강진·완도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북갑: 의정활동 1위 vs ‘우당’배려론

    공동여당 내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지역으로 꼽힌다. 우선 현역의원으로는 3선에 도전하는 국민회의 박광태의원과 14대 총선에서 박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던 자민련 지대섭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북을(이길재 의원·국민회의)과 선거구 통폐합이 예상되고 있어 공동여당 현역의원들간에 공천경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박의원은 일찌감치 신당 발기인에 위촉돼 힘을 얻고 있으며 언론사의 상임위 성적평가 1위, 경실련에서 실시한 15대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 전체 1위를 하는 등의 높은 평판과 ‘내일신문’이 실시한 광주지역 의원들에 대한 민심평가에서 1위를 했다는 점 등을 들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자민련 광주·전남지부장을 맡고 있는 지의원은 자민련에서 광주에 기반을 갖고 있는 유일한 현역의원이라는 점에서 연합공천이 이뤄질 경우 상징적 케이스로 낙점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북구청장을 지낸 김태홍 광주시 정무부시장과 전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기정씨도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다. 김씨는 다채로운 경력과 북구청장 재직시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뛰고 있으며, 강씨는 386세대의 참신성을 내세우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광산

    3선의 조홍규의원이 중앙정치에서의 역할을 내세우며 4선 고지를 낙관하고 있으나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집행위원장인 나병식씨와 행정관료 출신 문창수 광주·전남발전연구원장, 전갑길 광주시의회부의장이 경합에 나서고 있다. 조의원측은 예결위 5회 연속 간사를 맡을 정도로 국회에서 여야 타협을 원만히 이뤄내는 협상력을 발휘했고 뛰어난 순발력으로 돋보이는 의정활동을 해온 점 등을 내세우며 재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여야간 정치대립이 첨예하게 맞닥뜨리는 까닭에 여당의원들이 서로 가기를 꺼리는 법사위에서 ‘방패’ 노릇을 충실히 수행, 지난 여름 청와대 의원만찬에서 김대통령으로부터 ‘궂은 일을 마다 않는 모범사례‘로 칭찬받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나씨는 민청학련사건으로 투옥된 뒤 풀빛출판사를 운영하다 지난 대선 때 ‘민주개혁국민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 재야의 정권교체 대열에 참여했으며, 문씨는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등을 지내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동갑/동을

    동갑은 15대 총선 때 맞붙었던 자민련 김칠환의원과 당시 신한국당 후보였던 남재두 전의원(국민회의)간의 여-여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대 총학생회과 대전경실련 집행위원을 지낸 김의원은 폭넓은 사회활동 경력과 동문들의 지원에 힘입어 재선을 낙관하고 있으나, 3선의원을 지낸 중량급이면서도 고배를 마셨던 남씨는 대전일보 사주에다 집권당 소속임을 무기삼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자민련에서 박준병 전의원이 이 지역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점도 공천구도에 변수가 되고 있다.

    동을은 자민련 이양희의원과 국민회의 송천영 당무위원 간에 연합공천 조정이 실패할 경우 역시 여-여 대결이 점쳐지는 지역이다. 동갑과 동을은 합쳐도 인구 26만여명에 불과해 통합가능성이 높은데, 이 경우 김칠환의원과 이양희의원 간 내부 교통정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검장출신인 최환변호사도 최근 사무실을 내고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서갑 :“이인제 납신다” vs “뉘 집 안방인데…”

    국민회의 이인제 당무위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원범 자민련의원과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은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위원이 차기를 향한 기반조성 차원에서 대전을 선택, 그 가운데 고향인 논산 출신이 전체 유권자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서갑에서 출마를 검토중이지만 이원범의원의 수성(守成)의지가 강력해 맞대결도 불사할 태세다. 이 위원은 현재 서갑과 함께 서을과 고향인 논산·금산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갑의 한나라당은 이재환전의원이 지구당위원장으로 뛰고 있다.

    ●서을

    둔산 신시가지 등 아파트 밀집지역을 끼고 있는 ‘대전의 강남’ 서을에는 신인들의 무더기 도전으로 무려 20명 가까운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일부 인사는 벌써 “JP한테 내락을 받았다”고 소문을 내고 다니기도 한다. 여권에서는 이재선(자민련)의원이 재선을 노리며 김총리의 남미순방에 수행하는 등 수성(守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최근 JP와 갈라선 김용환 전수석부총재의 핵심측근인 김창영부대변인이 사무실을 내고 경쟁에 뛰어들어 자민련과 ‘김용환 신당’ 간에 대결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김부대변인은 “대전에서도 비판적인 여론주도층이 밀집해 있는 지역특성을 바탕으로 JP와 자민련의 최근 갈지(之)자 행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을 표로 심판받게 하겠다”고 기염.

    그러나 서을 역시 이인제 국민회의 당무위원의 출마여부가 최대변수다. 국민회의에서는 또한 15대 총선과 지난해 구청장선거에 내리 출마한 전득배 지구당위원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송병대 전대전지부사무처장이 준비중이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9000여표차로 패배, 대전에서는 비교적 경미한(?) 표차로 낙선한 염홍철 전대전시장(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의 재도전 여부도 주요 변수다. 염시장은 “올해초 지역감정 등 비정상적 풍토가 지배하는 현실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정계고별사를 했던 터라 쉽게 결심할 수는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밖에 김소연 자민련 충남도지부사무처장과 조병세 국가보훈처차장, 문형식변호사, 이영웅 전 농협대전충남지역본부장, 유재영 전 국회입법조사관 등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유성

    조영재의원(자민련)의 재선도전에 대해 국민회의 소속인 송석찬 유성구청장의 출마의지가 예사롭지 않아 자칫 여-여간 대결이 불꽃을 튀길 조짐이다. 유성은 대전시내에서 상대적으로 호남출신이 많은 데다 대덕연구단지를 끼고 있어 고학력 중산층이 많은 관계로 ‘자민련 정서’가 상대적으로 옅은 지역. 게다가 송구청장은 대전·충남지역 22개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국민회의 깃발로 당선돼 재선까지 기록하는 등 탄탄한 기반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합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회의 김춘호 지구당위원장과 15대 때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2위를 차지했던 대덕연구단지 과학자 출신 이병령씨와 이봉학 전대전시장 등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울산〉

    ●중구:이회창 계열 vs YS 경호부장

    이총재와 가까운 한나라당 김태호의원이 4선고지를 노리는 가운데 김영삼 전대통령 경호부장 출신인 유송근 용인대교수가 지난 8월말 출사표를 던지고 나서 야당 주자간에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또다른 변수는 15대 총선 때 통합민주당후보로 출마, 김의원에게 득표율 2.4%로 고배를 마신 송철호변호사의 출마여부다.

    ●남갑/을

    차수명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는 행정·사법고시 양과 출신에 지난 15대 총선에서 차의원에게 차점으로 떨어진 한만우변호사가 재도전하고 있다. 여기에 최병국변호사도 최근 사무실을 내고 한나라당 공천관문에 바싹 다가선 상태다. 최변호사는 지난 2월 대전법조비리문제에 대한 검찰수뇌부의 처신과 관련, “맹수가 병이 깊으니 동티가 나는 줄 모르고 제 살을 물어 뜯는다”는 말로 수뇌부를 비판하면서 전주지검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경기〉

    ●수원 팔달

    지난해 7·21보선에서 부친 고(故) 남평우의원의 뒤를 이어 당선된 남경필의원이 30대의 패기어린 활동으로 원내외에서 ‘젊은 일꾼’이미지를 심으며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 공천경합자가 난립하는 양상이다. 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경기도의회 김재호의원과 임수복 전경기도지사직무대리, 고재정변호사, 손민 아주대교수, 정관희 경기대교수 등이 모두 국민회의 후보 자리를 노리고 있다. 손교수와 정교수는 지난해 보선에서 국민회의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 끝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있는 이 지역구에 최근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전수신 삼성라이온스 대표이사가 삼성전자에서 과장 차장 부장 이사를 거쳐 부사장까지 지낸 인연을 바탕으로 출마에 강한 뜻을 두고 있어서 여권 공천구도에 최대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문병대 삼성전자사장도 여권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나 본인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수정

    원내수석부총무를 지내고 상임위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국민회의 이윤수의원이 3선에 도전하고 있으나 70년대 인기배우로 전성기를 누린 뒤 11~13대의원을 지낸 자민련 이대엽위원장이 14, 15대 총선에서 이의원에게 당한 연패를 설욕하겠다고 벼른다. 이위원장은 특히 “연합공천이 성사된다 해도 자민련 몫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며 독자출마도 불사할 태세여서 여-여 공천조정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성남분당: 중진 vs 昌 직계, vs 소장변호사

    ‘경기도의 강남’으로 떠오르고 있는 분당(인구 38만6000명)에서는 분구(分區)에 따른 선거구 신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0여명의 여야주자들이 몰려드는 등 열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산층이 많은 지역정서상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한나라당에서는 국회부의장 경력을 가진 오세응의원이 8선고지를 향해 뛰고 있고 여기에 이회창총재의 측근 고흥길 총재특보와 소장변호사 최용석씨가 출사표를 던졌다.

    오의원은 사정수사에 걸려 재판중이나 선거전에 확정판결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유권자에 의한 심판’을 받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고특보는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이총재의 대선도전 초기부터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로 활동해왔다. 전국구 대상으로 인식되던 고특보가 뜻밖에 야전(지역구)에 뛰어든 것은 필드에서 뛰기를 꺼리는 당내 전국구 희망자들에게는 공천장을 주지 않겠다는 이총재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특보는 오의원과 경합하게 되자 “분구가 확실해서 오의원과 내부경쟁은 피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또한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국내 최초의 사이버 로펌 ‘오세오 월드’를 창립, 법률대중화에 앞장서온 최용석변호사가 영입케이스로 공천대열에 합류했다. 최변호사는 최근 자동법률상담프로그램을 개발, 특허출원을 하는 등 법률벤처화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재경부 산업경제과장을 거친 젊은 경제관료 임태희씨도 도전에 나섰다. 임씨는 한나라당 권익현 부총재의 사위다.

    여권에서는 국민회의 나필열위원장과 유상덕 전 전교조수석부위원장, 그리고 시사저널 정치부장 및 워싱턴특파원을 지낸 김재일 부대변인, 김본수 분당 본병원장 등이 채비를 갖추고 있다. 김부대변인은 균형감각과 참신성 전문성을, 유상덕 전부위원장은 교육관련 일에 종사해온 점 등을 내세워 분당이라는 지역특색에 맞는 주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자민련의 오성수위원장도 성남시장 재직시절 수뢰혐의에 대해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출마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출마설이 나도는 청와대 김한길 정책기획수석의 출마 여부가 최대변수다.

    ●의정부: “영입할 땐 언제고” vs “경쟁력이 문제지”

    여권내부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민회의에서 현지구당위원장인 홍문종의원과 전 지구당위원장인 문희상 전 정무수석이 당내 공천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지난해말 영입된 홍의원은 ‘영입에 대한 도의적 보상’을 내세워 공천을 기대하며 조직과 표밭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홍의원은 지난해 지구당위원장직을 내주고 정무수석과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내다 돌아온 문전의원이 ‘큰바위 산악회’ ‘팍스 코리아나 21’ ‘연청 경기북부지부’ 등 사조직을 점검하며 출마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의원은 재선의원을 지낸 부친 홍우준의원의 지원과 지역 내에 소유하고 있는 학교법인 경민재단을 기반으로 지역구 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문 전수석의 지역구 탈환 공세를 뿌리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문전수석측은 “홍의원은 선거법위반으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 이라면서 “영입인사라 해도 문제가 있거나 지역신망이 없어서 경쟁력이 없는 인사는 공천을 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문원 한국언론재단이사장도 15대 총선때 얻은 3만여표의 고정표와 13대부터 JP곁을 지켜온 의리 등을 내세워 연합공천을 기대하고 있다.

    ●안양 만안

    자민련 김일주의원을 비롯, 여권 공천경합에 나서고 있는 인사들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국민회의 이준형위원장은 잇따른 시장선거 패배의 충격에서 최근 벗어나 활동을 재개하고 있고 신당창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이종걸변호사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종찬부총재의 사촌동생인 이변호사는 민변출신으로 성폭력상담소 이사, 여성평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총무로 활동하는 등 여성문제에 관심을 많이 기울여 98년 여성단체연합으로부터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기도 했다. 이변호사는 안양 동안을(현역의원 이석현·국민회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에서도 김의원 외에 박철언부총재의 비서관 강대신씨가 ‘무소속 불사’의 배수진을 치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나라당에서는 한국노총위원장이었던 박종근 지구당위원장말고도 여성 전국구인 김정숙의원과 정용대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이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안양 동안갑

    신당창당준비위에 ‘젊은피’로 영입된 이승엽 삼환컨설팅대표가 ‘낙후된 지역경제 구조조정’을 내걸고 같은 당의 가수 출신 최희준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씨는 서울대 심리학과 재학중 수배당해 중퇴한 뒤 미국으로 유학,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93년 귀국, 금융연구원과 IBM을 거쳐 세계 5대 컨설팅사의 하나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사의 상무를 지내는 등 ‘386세대의 성공적 변신’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은 80년 ‘민주화의 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서울역 연합집회 등을 주도했던 심재철 전 부대변인이다.

    ●광명갑

    남궁진 의원이 청와대 정무수석에 기용됨에 따라 졸지에 무주공산이 된 광명갑은 국민회의에서 박병석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뜻을 두고 있으며 김은호 전 지구당위원장과 배기운 한국보훈공단사장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중앙일보 부국장 겸 경제부장 출신인 박부시장은 98년 4월초 입당, 당수석부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7·21광명을 보선후보로 내정됐다가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에게 양보한 인연이 있다. 또 이곳에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해온 한기찬 변호사도 거론되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김주호 위원장이 연합공천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광명을 보선에서 국민회의 조세형 전총재권한대행과 박빙승부를 펼치고 낙선한 전재희 전 광명시장의 출마설이 돌고 있으며 민주동우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정택 한나라당 지구당위원장도 총선 3회 낙선의 한을 풀겠다고 벼르고 있다.

    ●동두천·양주

    한나라당 목요상 의원이 4선 달성을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 10·12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형광 전의원과 이성수 지구당위원장이 출마에 뜻을 두고 있다. 그러나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한 정성호 변호사가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 오랫동안의 지역사회 활동을 기반으로 공천경쟁 대열에 뛰어든 데다 역시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한 조태산 전 서울신문광고본부장(경기대 겸임교수)도 이 지역을 노리고 있다.

    ●고양 덕양

    한나라당 이국헌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는 부장판사 출신의 이영복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한 소설가 유시춘씨도 출마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에 국민신당 출신 이근진씨도 두 차례 출마 경력을 밑천 삼아 도전하고 있어 당내 경합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영복 위원장은 15대 총선에서 905표차로 석패했던 아쉬움을 씻겠다는 의지가 강한 반면, 민가협 초대총무를 지내고 87년 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유씨 역시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고양 일산: 분구 노린 ‘투기성 도전’ 가열

    고양 일산(인구 40만7000명)과 덕양(36만명)은 특히 인구가 분구 상한선을 각각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선거구 증설을 노린 예비주자들의 ‘투기성’ 도전까지 가세, 내부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일산에서는 여권에서 3선의원인 자민련의 이택석의원과 국민회의 김덕배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 그리고 홍기훈 전 평민당의원 등이 경합하는 양상이다. 한나라당은 이의원이 탈당, 자민련으로 옮겨간 뒤 무주공산이 된 조직책 자리를 놓고 신청자가 대거 몰려들어 내부경합이 가장 뜨거운 지역이다. 현재 조웅규·안재홍 의원(전국구)을 비롯, 김석우 전통일부차관, 김용수 당부대변인, 언론인 출신인 신동준 21세기정치연구소장, 박윤구 도의원, 신우근 전 도의원 등이 고지 선점을 위해 중앙당과 현지를 오가며 뜨거운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영입 케이스로 함승희 변호사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대검중수부 재직시 동화은행비자금사건 수사검사로 실세를 포함한 다수 정치인의 비리의혹을 밝혀줄 수 있는 비밀계좌를 추적했던 함변호사는 계좌추적 등 증거위주의 과학적 수사기법을 도입하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패 전문가’로 불리기도 하는 함변호사는 최근 조폐공사파업유도사건의 특별수사관을 자청, 한때 좌초위기에 빠졌던 강원일 특검팀이 검찰의 개입의혹 등을 규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남·광주: “간판은 넘겨줘도 조직은 못 내준다”

    국민회의에서는 지난해 한나라당에서 이적한 정영훈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문학진 전지구당위원장이 출마의지를 굽히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문전 위원장은 지구당 위원장직은 넘겨주었지만 야당시절 함께 일했던 공조직 요원들은 거의 대부분 그대로 유지해왔다. 문전위원장은 지난달 지역구에서 주민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신의 저서 ‘백범 김구처럼’ 출판기념회를 가졌는데 정의원측은 ‘신문광고에 책 제목보다 저자 이름이 크게 나와 통상적 책광고로 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할 정도로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문 전위원장은 “신문사측에서 선관위에 구두로 문의한 결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확인을 거친 것”이라면서 “지난해 의석 한 석이라도 더 필요해 영입을 해왔지만 그에 얽매여 공천을 한다면 객관적인 지역민심을 반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정의원을 겨냥했다. 자민련에서는 양인석 위원장이 뛰고 있으며 한나라당에서는 유성근 전 민주당마포갑지구당위원장, 김황식 경원전문대 겸임교수 등 6명이 조직책을 신청해놓고 있다.

    ●여주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이 3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는 가운데 여권 공천을 노리는 인사들이 난립하는 양상이다. 국민회의에서는 지구당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박용국군수와 재야농민운동(전농) 출신의 조성우 여주경제연구소장 등이 공천을 노리고 있다. 자민련은 허정남 지구당위원장이 연합공천에 기대를 걸고 뛰고 있다.

    ●파주

    환경부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이재창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상황에 이총재의 측근 황영하 전 총무처장관이 출사표를 던져 관심사다. 황전장관은 이회창 감사원장 시절 사무총장으로 이회창 총재를 ‘모신’ 이래 내각에서 함께 일했고 이총재가 대권도전에 나서면서부터는 후원회 관리와 원외인맥 관리의 좌장 역할을 해왔다. 황전장관은 고향도, 현재 살고 있는 곳도 파주이며 이곳에서 5, 6대 국회의원을 지낸 황인원 의원의 아들이라는 점 등을 기반으로 그동안 지역관리를 해온 상태다. 황 전장관은 같은 장관출신끼리 공천을 다투게 되자 “개인적으로는 이의원과 친한 사이지만 경쟁력을 기준으로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여권 신당에서는 이재달 전국방개혁연구위원장의 공천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가평·양평

    국민회의는 김길환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서병길 당조직부장 신현석 전 연청 경기북부지회장, 조점용산업교통신문사 대표 등이 조직책을 신청해놓고 있다. 김영삼 전대통령 시절 청와대부속실장을 지낸 정병국씨도 고향인 이곳에서 출마를 노리고 있어 야권 공천구도에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이천

    한나라당 황규선 의원의 재선 도전에 국민회의에서는 이희규 전도의원, 여상환 전포철부사장, 이한정 이천발전연구소장 등에다가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최홍건 전산자부차관까지 공석중인 조직책을 놓고 경합하고 있다. 최전차관은 5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하영씨의 아들로 “13대조부터 400년 가까이 이천에서 살아왔다”고 ‘뿌리’를 강조했다. 국민신당 출신의 이희규 전 도의원은 14·15대에서 무소속과 제3당으로 나와 만만찮은 득표력을 보인 점을 근거로 공천을 요구하고 있다. 신당추진위원에 영입된 이재관 전1군사령관도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용인: 공석중인 조직책, 누가 잡느냐

    11월말 현재 인구가 35만3000명을 넘어 분구가 확실시됨에 따라 노리는 주자들이 많다. 야권에서는 9·9용인시장선거 후보공천 과정에 한나라당 이웅희의원이 탈당한 뒤 비어 있는 조직책을 놓고 구범회부대변인과 박승웅 전의원, 나진우 전민주당위원장 등이 경쟁하고 있다.

    구 부대변인은 연합통신 북경특파원을 지냈으며 대선 당시 상근부대변인과 후보언론담당보좌역으로 활약한 이총재 측근그룹 멤버다. 그는 지난 용인시장 보선에서 26%를 득표했는데 특히 용인을 선거구에 들어갈 수지읍 기흥읍 구성면 가운데 유권자가 가장 많은 수지에서 48%의 득표율을 올린 점을 내세우며 ‘용인을구 당선 가능성 1위’를 장담하고 있다.

    국민회의도 지난 9·9 시장보선 후보공천 과정에 김정길위원장이 탈락하자 지구당위원장직을 사퇴해버려 공석인지라 김학민 경기문화재단 학예실장 등이 이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이 출마의지를 굳힌 상태여서 공천구도에 최대 변수가 되고 있다. 용인에서 세 차례 출마했던 김학규씨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원주갑

    한나라당 함종한 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마땅한 비중과 지명도를 갖춘 주자를 찾지 못해 내부경쟁이 일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임현호지구당위원장이 오랫동안의 야당생활과 조직관리 등을, 도의원을 지낸 임병화 도지부대변인이 재력과 그린산악회 등 사조직, 장학사업 등 지역봉사활동 등을 배경으로 공천경쟁에 나섰다. 자민련에서는 15대 총선에서 원주을에 출마했던 박우순 변호사가 무료법률상담소를 운영하며 지역구민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여권내 공천구도는 영입설이 나돌고 있는 이형모 KBS부사장과 이계진 아나운서의 거취가 변수다.

    ●원주을: “여성계 배려” vs “재야의 상징인데…”

    한나라당 김영진 의원이 3선을 향해 뛰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는 안상현 위원장이 여성계 국회진출을 내세우며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재야의 상징으로 신당 고문으로 영입한 이창복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대표가 출사표를 던졌다. 도지사선거에서 패한 자민련의 한호선 의원(전국구)도 명예회복을 위해 출마채비를 갖추고 있다.

    인구 26만4000명의 원주는 갑을 선거구 통폐합 대상인데 이 경우 김윤환 전부총재 계열의 함종한 의원과 이한동 전부총재 계열의 김영진 의원 간의 공천경합이 불가피하다.

    ●속초·고성·양양·인제

    국민회의 송훈석의원의 재선 도전에 당 지도위부의장을 맡고 있는 양양출신 이참수 전강릉대총장도 출마를 준비중이어서 당내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태. 한나라당에서는 정재철 고문이 고토회복을 위한 지역구 출마와 비례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이총재 보좌역을 지낸 경제학박사 박세훈씨가 뛰고 있어 유동적인 상황이다.

    〈충북〉

    ●청주 흥덕

    고령의 오용운의원(73·자민련)이 오래전에 불출마 선언과 함께 지역구를 신광성위원장에게 넘겨준 이후 노리는 주자들이 많아졌다. 자민련에서는 김현수 전청주시장 등이 뜻을 두고 있으며 국민회의쪽에서는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한 안광구 전통상산업부장관이 연합공천에 기대를 걸고 있다. 15대 총선에 출마했던 손종학씨, 충북연대 대표였던 노영민씨 등도 뛰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정기호 전의원이 뛰고 있다.

    안전장관은 상황에 따라 청주 상당에서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 자민련의 구천서 의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충주: 해양수산부 장관 vs 대검차장

    자민련 김선길의원이 지역구 관리에 손을 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민회의에서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한 이원성 전대검차장이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신발끈을 죄고 있어 여권내부 대결이 빚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의원은 해양수산부장관 당시 한일어업협상 과정에 입은 상처를 딛고 재선고지를 향해 지역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당 청년국장 직능국장 도지부사무처장 등을 지낸 한창희 부대변인이 지구당위원장으로 뛰고 있다.

    ●제천·단양

    한나라당 김영준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여권에서는 국민신당 출신끼리 경합이 붙고 있다. 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무소속 김영준 후보에게 패한 송광호전의원이 국민신당을 거쳐 자민련으로 간판을 바꿔달고 출마를 준비중이다. 국민회의는 현재 사고지구당으로 돼 있는 가운데 국민신당 모래시계유세단 대표로 활동했던 이근규 전 고려대총학생회장이 신당준비위에 영입돼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한 이준 전 1군사령관이 고향인 이곳에서 출마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정작 본인은 지역구 출마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보은·옥천·영동

    여권내 공천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민련에서는 현역의원인 어준선 의원이 재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나, 지난 총선 때 자신에게 지역구를 양보한 대전고 선배 박준병 부총재가 지구당을 맡고 있던 서초갑 대신 고향인 이곳에 눈독을 들이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또 국민회의에서는 이용희 부총재가 양보없는 출마를 공언하고 있다.

    여권 공천경쟁에는 ‘소지역주의’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다. 보은 출신인 어의원과 달리 박부총재, 이부총재는 모두 인구가 다소 많은 옥천 태생이다. 과거에 지속적으로 국회의원을 내오던 옥천에서는 지난 총선 때 보은 출신 어의원에게 이를 빼앗겼다는 지역정서가 존재한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는 심규철 변호사가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괴산

    자민련의 중진 김종호 의원이 6선 도전 의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의원을 비례대표로 배치하고, 괴산고를 졸업하고 4성장군으로 예편한 김진선 비상기획위원장을 출진시키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김위원장은 박태준 총재와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여기에다 여권신당이 영입한 안광구 전통산부장관이 고향인 이곳에서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돼 여권내 교통정리 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조직책은 이한동 부총재의 보좌역이었던 이삼선씨다.

    〈충남〉

    ●서산·태안

    인기 MC 출신 변웅전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대아건설 성완종 회장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성회장은 지역에서 10여년간 매년 10억원씩 장학사업에 쾌척하는 등 재력을 갖추고 신망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JP로부터 사석에서 지역구 출마를 권유받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논산·금산

    자민련 김범명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회의 김형중 지구당위원장이 호남세가 비교적 강한 지역특성을 근거로 연합공천에 기대를 걸고 적극 뛰고 있다. 그러나 국민회의에서는 논산 출신인 이인제 당무위원의 출마여부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국민신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았던 이종성 한국권투위원회장도 출마를 노리고 있다. 서형래 청와대정무비서관도 출마에 뜻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본인은 공동여당 소속의 현역의원을 의식한 듯 “대통령을 보필하는 몸으로 우선 전체적인 총선승리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선친인 야당 당수 유진산 선생의 후광을 업고 있는 유한열 전의원이 14·15대 연속낙선의 상처를 씻겠다며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재기의 땀을 흘리고 있다.

    ●청양·홍성: 경쟁력 있는 초선 vs 창업 공신

    자민련 이완구 의원의 재선도전에 JP의 오랜 측근으로 자민련 창당 공신인 조부영 주택공사사장의 출마의지가 확고해 당내 공천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경찰청장을 지낸 이의원은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으로는 충남권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뒤 자민련에 입당, 대변인 등을 지냈다. 15대 총선에서 이의원에게 패했던 조사장은 13, 14대 의원을 지냈고 95년 신한국당 탈당시 공화계를 현장지휘했으며 자민련 초대 사무총장을 맡아 15대 총선을 치렀다.

    ●전주 완산

    국민회의 장영달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7~8명의 공천희망자들이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유학파인 김득회 청와대 부속실장, 재야 출신의 정동익 한국전기안전공사감사 등이 공천 관문에 도전하고 있다.

    장의원은 재야 출신으로 14·15대 국회에서 우수한 의정활동과 무난한 친화력 조정능력 등을 인정받아 제2정조위원장 원내수석부총무 등을 지내며 당내 입지를 굳혀왔다. 김 전실장은 미국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약하다 인권문제연구소 휴스턴지회장으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돼 95년 국민회의 창당시 총재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청와대 정책2비서관 등으로 김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해왔다. 자민련에서는 조병일 위원장, 한나라당에서는 임광순 위원장이 뛰고 있는 가운데 손주항 전의원도 출마의사를 보이고 있다.

    ●군산갑/을

    군산갑은 국민회의 채영석 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4성장군 출신 오영우 마사회장과 함운경 전 서울대삼민투위원장 등이 공천경합에 들어갔다. 함씨는 공천 여부에 관계없이 무소속으로도 출마할 태세다.

    군산을은 한나라당에 유일한 호남지역구 의원이었던 강현욱 의원이 최근 탈당, 무소속 출마채비를 갖춘 반면 국민회의는 강철선 전의원 외에 이렇다 할 주자가 없는 실정이다. 군산은 현재 인구가 28만명 정도여서 갑을이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 각각 갑·을의 위원장인 채영석 의원과 강전의원은 물론 이대우 전 전주MBC사장, 엄대우 전국립공원관리공단이사장, 오영우 마사회장, 함운경씨 등 10여명의 주자들간에 ‘낙타 바늘 뚫기’ 식 공천경합이 불가피하다. 이 밖에 강근호 전의원, 송서재 변호사 등도 출마채비 중이다. 그러나 최대 변수는 이 곳 출신인 강봉균 재경부장관의 출마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정읍: 가신 vs 구주류 중진 vs 신주류 핵심

    국민회의에서 동교동계 가신 출신 윤철상 의원이 재선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대선당시 기여한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 그룹 배려 차원에서 김원기 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신주류로 DJ자문교수 그룹의 핵심인 나종일 전 국정원1차장, 외교관 출신인 김세웅 아태민주지도자회의사무총장이 현지에 사무실을 내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가신, 구주류 중진, 신주류 핵심 등이 한 장의 공천 티켓을 놓고 용호상박하는 형국이다. 이 밖에 뛰고 있는 신진인사만도 5명이 넘는다.

    김고문은 국민회의 창당과정에 명분론을 내세워 민주당에 잔류하는 바람에 DJ와 다른 길을 걷기도 했지만 정권교체 과정에 참여했고 김대중정부 들어 제2기 노사정위원장을 맡아 김대통령의 재신임을 확인했다. 11·13·14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15대 총선에서 민주당으로 출마, 국민회의 바람에 주저앉았던 김고문은 당내 일부에서 나도는 비례대표 배려설을 일축하며 “지역구에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현지 지지모임인 ‘한백산악회’ 사무실을 중심으로 지역구민 접촉에 나섰다. 대통령직인수위 행정실장을 맡기도 했던 나 전차장(경희대교수)은 이 지역 출신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부친(나용균씨)의 후광에 힘입어 지역유지들의 강력한 천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원

    3선을 노리는 국민회의 조찬형의원 앞에 언론문건 파동에 거명돼 분주했던 이강래 전청와대정무수석이 지난 10월 사무실을 내고 출마준비에 들어감에 따라 당내 공천경합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수석은 92년 김대통령의 대선패배후 영국유학시기와 이후 대권도전기 등을 통해 발군의 기획력을 인정받아 새정부 출범 이후 동교동계의 아성을 뚫고 국정원 기조실장과 청와대정무수석 등 핵심요직에 중용됐던 핵심 측근. 특히 이전수석이 신당 정강기초위원장에 임명돼 청와대에서 여의도로의 근거지 이전을 위한 ‘포스트’를 구축하자 조의원이 바싹 긴장하는 눈치다. 강동원 중앙당후원회 사무국장도 공천대열에 합류할 움직임이다. 한나라당에서는 11, 13대에 지역구로 출마했던 이형배의원(전국구)이 출마를 검토중이다.

    ●김제

    국민회의 장성원의원이 재공천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알파’그룹 형성에 한몫한 최규성 국민정치연구회 사무총장이 사무실을 내고 공천경쟁에 나섰다.

    ●임실·순창

    신당추진위원으로 영입된 정세현 전통일부차관이 출마를 검토중이어서 현역의원인 박정훈의원이 신경을 쓰고 있다. 4·19세대로 (주)대우 상무를 지낸 박의원은 경제전문성이나 민주화투쟁 경력 등을 감안할 때 경쟁력면에서 공천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며 느긋한 표정을 보이면서도 물갈이의 파도가 어디까지 쏠릴지 내심 불안감을 갖고 있다. 정전차관은 전주중과 경기고 선배인 박의원을 의식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당이 방침을 내리면 우리는 따른다”는 말로 의사를 대신하고 있다.

    〈전남〉

    ●목포·신안 갑/을: 두 실세 중에 누굴 빼나

    선거구 통합 가능성에 따른 두 여권 실세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갑을 두 선거구를 합친 인구가 30만1000명으로 통합대상이어서 김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의원(목포·신안갑)과 동교동 실세로 부상한 한화갑 사무총장(〃을)간에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의원은 “당당하게 경쟁하겠다”며 앞만 보고 달릴 태세고 한총장은 “운이 되면 하는 것”이라고 부담스러운 표정이다.

    한총장이 서울 마포갑으로 옮기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으나 당내에선 신안에 인접한 무안(인구 7만1300명)이 인구부족으로 선거구 폐지대상이란 점을 들어 무안과 신안(5만5100명)을 합쳐 새 선거구를 만들고 한총장이 맡게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무안의 배종무의원측은 “무안은 함평과 합치는 게 무난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순천갑/을

    순천갑에서 국민회의 김경재의원이 활발한 의정활동 등을 근거로 재공천을 확신하는 가운데 당 법무담당관으로 있는 박상철 경기대교수가 사무실을 내고 뛰어들었다. 정치법학 전문가인 박교수는 박상호 순천시의회의장의 동생이다.

    순천에서 무엇보다 큰 변수는 선거구 통합문제. 순천갑을(인구 26만7000명)의 선거구 통폐합이 확실해짐에 따라 김의원과 조순승의원(순천을)간에 공천경합이 불가피하게 됐다. 김의원은 연고 등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으나 조의원은 한때 나돌던 불출마설에 발끈, 지난 10월 사무실을 확장하고 수성(守成)에 돌입했다.

    ●나주

    국민회의 정호선의원이 시장선거 공천헌금 시비 등으로 논란을 빚어 재공천 여부가 관심을 끄는 가운데 공천을 노리는 인사들의 면면이 녹록잖다. 먼저 지난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으로 출마했으면서도 ‘무려 35%나’ 득표하는 경쟁력을 보인 최인기 여수대총장이 현정부에서 경찰개혁위원장 사법제도개혁위원 등을 맡은 맥락에서 공천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1, 12, 13대 의원을 지낸 이재근 당무위원도 뛰고 있으며, 농민운동 출신으로 국민정치연구회 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나상기 전 식품개발연구원감사도 ‘21세기 나주발전연구원’을 내고 지역관리에 열심이다. 배기운 보훈복지공단사장도 나주 또는 경기도 광명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여기에 KBS심야토론 진행자로 얼굴이 알려진 나형수 동신대 객원교수도 나주 출마설이 있으나 본인은 아직 분명한 뜻을 발히지 않고 있다. 14대 의원을 지낸 김장곤 원자력문화재단이사장과 나창주전의원도 출마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함평·영광

    국민회의 김인곤의원이 4선을 향해 뛰고 있지만 노인수변호사와 장현 호남대교수 등 내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노변호사는 지난 대선 때 총재 법제담당특보였으며 광주일고 서울대법대를 나와 사법고시와 행정고시를 합격한 뒤 검찰에서 근무하다 95년 국민회의 창당에 합류했다. 장교수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13대 때 평민당 공천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출마한 적도 있는데 최근 신당준비위에 참여했다.

    ●담양·장성

    국창근의원이 재공천을 희망하고 있으나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두 지역에서 국민회의 후보가 모두 낙선, 재공천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박태영 전 산자부장관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박전장관은 지난 15대 총선 때 현역의원으로서 공천탈락의 수모를 감수하고 정권교체 대열에 묵묵히 따라줬다는 점이 인정돼 김대중대통령에 의해 장관직에 발탁됐었다.

    ●강진·완도

    황주홍 아태평화재단사무부총장이 최근 지역구내에 사무실을 내고 출마준비에 들어가 3선인 김영진의원(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장)을 자극하고 있다. 황 부총장은 “지역인구가 12년 전의 3분의 1로 줄어들고 주요 기관들이 빠져나가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이 새로운 인물을 원하고 있다”면서 ‘지역민심론’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김의원측은 “그동안 농어민을 위해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온 데 대해 주민들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정반대의 평가를 한 뒤 “황씨는 일찍이 강진을 떠나 있던 인물로 지명도도 낮고 광주공천을 시도하다 이쪽으로 온 인물 아니냐”고 반박했다.

    ●해남·진도: ‘충성 금고’ vs 전문가 파워

    김봉호국회부의장이 5선을 지켜온 가운데 “이제 새로운 인물을 내야 한다”면서 도전장을 내고 있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11대 의원을 지냈고 김대통령과는 사돈간인 민병초 제철화학 회장이 동교동계와 친분을 바탕으로, 이정일 전남일보 회장이 지역기반과 정보화 감각을 내세워 출마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의료소송 전문가인 최재천변호사가 ‘젊은 전문가’ 이미지와 세대교체론을 무기로 도전하고 있다. 박양수 중앙당 사무부총장도 적극 뛰고 있다. 하지만 중요변수는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의 출마 여부. 진도출신 박 장관의 경우 전적으로 김대통령의 결심에 따른다는 전제 아래 종래 지역구였던 부천 소사 대신 해남·진도 또는 광주지역 공천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김부의장측은 최근 중앙당 후원회의 기업후원금 내역 유출파문 당시 김부의장의 후원회장 사표를 김대통령이 반려한 점 등을 들어 김대통령의 두터운 신뢰에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 재공천을 장담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최근 공천기준으로 ‘애당심’ ‘당을 위한 헌신’ 등이 김부의장의 지나온 이력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김부의장의 한 측근은 “최근 일부 출마 움직임을 보이는 인사들은 (당선이 확실한) 편한 지역에서 거저 먹기식으로 선거를 해보자는 심산이거나 당선 가능성보다는 포스트 김봉호를 노린 이름 알리기 차원으로 본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김부의장이 공천한 13명의 후보 가운데 4명만 당선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경북〉

    ●경주갑/경주을

    경주갑에서는 한나라당 김일윤의원이 4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15대에 출마했던 검사출신 정종복변호사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민련 지구당위원장은 황윤기전의원이다. 경주을에서는 한나라당 임진출의원의 재선 도전에 대해 이총재와 가까운 이정락변호사의 출마설이 무성하며 자민련에서는 이상두전의원의 출마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권 신당에서는 경주에 김규재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경주갑을의 통합가능성이 높아서 특히 한나라당 내부 공천경합이 치열할 것이라는 점이다. 김의원과 임의원은 최근 비슷한 내용의 ‘고도(古都)보존 및 정비촉진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옛도시 보존에 관한 법’을 따로 국회에 제출했다.

    ●영주

    한나라당 박시균의원이 재선도전에 나섰지만 자민련 권영창, 국민회의 이광희위원장에다가 금진호 전상공부장관의 출마여부가 최대변수로 떠오르며 공천구도에 변화 가능성도 크다. 금전장관은 지역에 부친의 호를 딴 ‘항소장학회’를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지원하고 지난 7월 영주향우회장을 맡아 지역행사에 자주 얼굴을 비치는 등 움직임을 보여왔다. 금전장관은 특히 오랫동안 서울대 법대 동창회장을 지내며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와 교분이 있을 뿐만 아니라 대륜고 동문인 국민회의 이만섭총재권한대행과도 각별한 사이로 어느 쪽으로도 출마를 결심할 수 있는 처지여서 여야 예비후보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경남〉

    ●창원을

    7선 관록의 황낙주(한나라당)의원이 사정수사에 걸려 재판을 받고 있는 사이 세대교체를 내건 젊은주자들의 한나라당 공천경쟁이 볼만하다. 15대 때 차점으로 떨어진 시사평론가 김규칠씨와 이주영 변호사,박판도 경남도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노리고 있다. 한갑현 도의원도 표밭갈이에 뛰어든 상태다. 국민회의에서는 변호사인 차정인 지구당위원장이 인권변호사 및 폭넓은 시민단체 활동을 바탕으로 전국정당화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진해

    해군교육사령관 출신의 허대범의원(한나라당)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지만 YS계의 김우석전내무부장관이 김전대통령과 이총재 간 공천제휴에 기대를 걸고 출마할 움직임이어서 허의원과 공천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자민련에서는 배명국 전의원이 도전한다.

    ●의령·함안

    조홍래 전청와대정무수석이 김영삼전대통령과 이총재 간 공천제휴에 기대를 걸고 출마할 움직임이어서 한나라당 윤한도의원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동호 전의원도 출마를 서두르고 있다.

    지역구가 없어질 가능성이 높은 창녕이 의령·함안에 통합될 가능성이 거론됨에 따라 창녕의 노기태의원과 의령·함안의 윤의원 간에 공천을 둘러싼 경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윤의원측은 “창녕은 지난 9~12대 선거까지 지리적으로 가까운 밀양과 선거구가 합쳐져 있었다”면서 창녕과의 선거구 통폐합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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