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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언진의 유언
한어 역관이던 이언진이 스물일곱 젊은 나이에 요절하자 그의 죽음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한양 문단으로 퍼져나갔다. 평소 지병 없이 건강하던 그가 갑자기 한양을 떠나 경기도에 칩거한 과정도 의문이었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 자신의 원고를…
윤채근 단국대 교수 2023년 04월 19일 -
[+영상] ‘살아있는 천사’ 트로트가수 허송이 7번 아이언으로 일군 기적
트로트 가수 허송 씨는 지난해 60세의 나이로 KPGA 정회원 프로골퍼가 됐다, 연예인 가운데 이른바 준프로, 세미프로 자격을 갖춘 배우나 개그맨은 있지만 KPGA 정회원 프로골퍼는 그가 유일하다.허 씨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골프를…
김지영 기자 2023년 04월 18일 -
[시마당] 나의 믿음
나무를 다 가지면내 주변에서시원한트럭이 가고나무 위의 침팬지가떨어져 내리고잔디를 깎던 사람의 휘둥그런 안경에나무를 가진 내가풀로 날리고상상이 이토록 푸르고개도 가고상상이 짖고 물고 달려가나를 넘어뜨리고나는 내 몸의 뼈를 다 버려보기…
유이우 2023년 04월 18일 -
[럭셔리 스토리] 범상치 않은 비율로 슈트계 평정한 ‘톰 브라운’의 치명적 매력
톰 브라운은 196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작은 마을인 앨런타운의 아일랜드계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창의성과 거리가 먼 전형적 미국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으며 패션에 큰 관심이 없었다. 변호사였던 그의 부모님은 항상 깔끔하고 클래…
이지현 서울디지털대 패션학과 교수 2023년 04월 17일 -
한국 자본주의의 곪아터진 상처, 80년대 생을 말하다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사다리를 잃은 세대’라는 원고는 80년대 생의 이야기였다. 차일피일 읽기를 미루다가, 일주일쯤 지나 지방에 갈 일이 있어 기차 안에서 읽었다. 목적지에 도착할 3시간 동안 차분하고 여유 있게 원고를 볼 수…
박상문 인물과사상사 편집장 2023년 04월 15일 -
아이스크림 위 곱게 뿌려진 내 인생 첫 피스타치오
어금니 하나가 거무스름하게 썩어 들어가는 걸 ‘저러다 말겠지’ 하며 몇 달 동안 지켜만 봤다. 대책 없는 기대는 결국 신경치료라는 공포의 결과를 불러왔다. 잇몸 여기저기에 마취주사를 맞고 어금니가 반쯤 갈려나간 뒤에야 후회가 밀려왔…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2023년 04월 13일 -
내 인생이 활활 타오르는 때는 바로 지금!
바야흐로 2023년 영화계는 ‘콘고지신(Contents+溫故知新)’ 시대다. ‘콘고지신’은 온고지신(옛것을 익히고 새로운 것을 안다)과 콘텐츠의 합성어다. 일찌감치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 신조어를 올해의 키워드로 삼으며 올해 문화산업…
황승경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 2023년 04월 12일 -
1000원 속 퇴계 이황만 폭삭 늙어버린 까닭
우리나라 화폐에는 대부분 역사 위인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그 인물과 관련된 문화재도 함께 그려 넣는다. 5만 원권에는 신사임당 초상이, 1만 원권에는 세종대왕의 초상이, 5000원권에는 율곡 이이의 초상이, 1000원권엔 퇴계 이…
이광표 서원대 휴머니티교양대학교수 2023년 04월 11일 -
질 건강에 좋은 유산균 영양제, 난임에도 도움 줄까
유산균 영양제 시장이 1조 원대를 돌파하는 등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히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 유산균 영양제를 찾는 수준에서 더 나아가 면역 기능 활성화, 다이어트, 여성 질 건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대로 섭취를 권장하…
난임전문의 조정현 2023년 04월 11일 -
[에세이]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어요
소파 다리를 다릿발이라 부른다는 걸, 앉는 부분을 좌방석이라 이야기하는 걸 모르는 내가 인테리어 에디터가 됐다. 정확히 말하면 라이프스타일 에디터인데, 집이라고 해봤자 독립한 후로부터는 33m2(10평) 이상에서 살아본 적 없는 내…
현요아 작가 2023년 04월 10일 -
“지금 이 순간 말과 행동, 생각이 미래가 됩니다”
경남 고성군 연화산 기슭에 자리 잡은 옥천사는 서기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대웅전 바로 옆에는 1년 내내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이 있다. 물이 달고 맛있다 해 ‘옥샘’이라고 불리는데, 옥천…
글·구자홍 기자 사진·박해윤 기자 2023년 04월 09일 -
“물류·번역 난제 사라져… 출판도 美서 경쟁해야”
인생엔 두 가지 길이 있다. 선형적(線形的)인 길, 비선형적(非線形的)인 길. 선처럼 일렬로 나아가는 삶에는 돌출이 없다. 출발선과 도착선이 직선으로 이어진다. 때 되면 승진하고 때 되면 퇴직한다. 앞선 자의 삶이 교본이다. 불확실…
고재석 기자 2023년 04월 08일 -
죽을 고비 수차례 넘긴 학도병 조영식이 꿈꾼 세상
한국은 6·25전쟁으로 국토가 사실상 폐허로 변했다. 그러나 불과 70년 만에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아야 했던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할 수 있는 잘사는 나라’로 변모한 …
구자홍 기자 2023년 04월 05일 -
“평생 좋아하는 일 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았다”
명함을 건네자 이성민의 낯빛이 환해진다. 반가운 뭔가를 발견한 듯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이유가 뭘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답을 알려준다.“초등학교 6학년 때 소년동아일보(현 어린이동아)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쓴 동시가 …
김지영 기자 2023년 03월 30일 -
[럭셔리 스토리] 거친 저항문화 아이콘 비비언 웨스트우드
비비언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는 1941년 영국 더비셔의 작은 마을에서 구두 수선공 아버지와 방직공 어머니의 장녀로 태어났다. 1954년 해로 아트 스쿨에서 잠시 패션과 은세공을 공부했다. 그때부터 그는 교복을…
이지현 서울디지털대 패션학과 교수 2023년 03월 22일 -
‘먹방’ ‘쿡방’보다 ‘출산 장려 방송’ 송출하라
언제부터인가 앞치마 두른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요리 잘하는 남자를 ‘요섹남(요리를 잘하는 섹시한 남자)’이라고 칭송할 정도다. 수십 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남성 요리 유튜버도 넘쳐난다.남자를 주방에 세운 1등 공신은 방…
난임전문의 조정현 2023년 03월 21일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국가정보원을 지칭하는 NIS는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의 약자다. 정보의 한자 표기가 ‘情報’다 보니 인포메이션(Information)으로 착각해 NIS를 ‘National Information Se…
황승경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 2023년 03월 20일 -
봉달호가 경험한 ‘가게’가 우리의 ‘시대’다
글을 잘 쓰는 작가는 너무 많다. 팔리는 책을 쓰는 작가도 꽤 많은 편이다. 이 사람만이 쓸 수 있겠다 싶은 글을 쓰는 작가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출판을 하면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작가와 만나면 반가운 정도지만, 세 번째 유형…
이승환 다산북스 에세이팀 팀장 2023년 03월 18일 -
돈이 능력인 세상
아버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 가회방 집에 도착하고 보니 마당에서 닭을 삶고 있던 계집종 말년이가 태연스레 싱긋 웃더니 놀리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또 속으셨습니까?”다리에 힘이 풀려 제자리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윤채근 단국대 교수 2023년 03월 17일 -
[시마당] 영화처럼
내 삶은어떤 지망생이 연출한 영화일까지나치게 허술한데때로 너무 완전한영화의 주제가 슬픔이라면나의 고요는반지하 화장실에 오래 놔둔 살구 비누이기를더운물에 불려서꼭 필요한 일에만 녹여서 쓰는살구가 아니라살구를 가까스로 따라 한 냄새따라…
변윤제 2023년 03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