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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어요
소파 다리를 다릿발이라 부른다는 걸, 앉는 부분을 좌방석이라 이야기하는 걸 모르는 내가 인테리어 에디터가 됐다. 정확히 말하면 라이프스타일 에디터인데, 집이라고 해봤자 독립한 후로부터는 33m2(10평) 이상에서 살아본 적 없는 내…
현요아 작가 2023년 04월 10일 -
“지금 이 순간 말과 행동, 생각이 미래가 됩니다”
경남 고성군 연화산 기슭에 자리 잡은 옥천사는 서기 676년, 신라 문무왕 16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대웅전 바로 옆에는 1년 내내 맑은 물이 솟아나는 샘이 있다. 물이 달고 맛있다 해 ‘옥샘’이라고 불리는데, 옥천…
글·구자홍 기자 사진·박해윤 기자 2023년 04월 09일 -
“물류·번역 난제 사라져… 출판도 美서 경쟁해야”
인생엔 두 가지 길이 있다. 선형적(線形的)인 길, 비선형적(非線形的)인 길. 선처럼 일렬로 나아가는 삶에는 돌출이 없다. 출발선과 도착선이 직선으로 이어진다. 때 되면 승진하고 때 되면 퇴직한다. 앞선 자의 삶이 교본이다. 불확실…
고재석 기자 2023년 04월 08일 -
죽을 고비 수차례 넘긴 학도병 조영식이 꿈꾼 세상
한국은 6·25전쟁으로 국토가 사실상 폐허로 변했다. 그러나 불과 70년 만에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아야 했던 가난한 나라’에서 ‘원조할 수 있는 잘사는 나라’로 변모한 …
구자홍 기자 2023년 04월 05일 -
“평생 좋아하는 일 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았다”
명함을 건네자 이성민의 낯빛이 환해진다. 반가운 뭔가를 발견한 듯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이유가 뭘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답을 알려준다.“초등학교 6학년 때 소년동아일보(현 어린이동아)에서 상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쓴 동시가 …
김지영 기자 2023년 03월 30일 -
[럭셔리 스토리] 거친 저항문화 아이콘 비비언 웨스트우드
비비언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는 1941년 영국 더비셔의 작은 마을에서 구두 수선공 아버지와 방직공 어머니의 장녀로 태어났다. 1954년 해로 아트 스쿨에서 잠시 패션과 은세공을 공부했다. 그때부터 그는 교복을…
이지현 서울디지털대 패션학과 교수 2023년 03월 22일 -
‘먹방’ ‘쿡방’보다 ‘출산 장려 방송’ 송출하라
언제부터인가 앞치마 두른 남자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요리 잘하는 남자를 ‘요섹남(요리를 잘하는 섹시한 남자)’이라고 칭송할 정도다. 수십 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남성 요리 유튜버도 넘쳐난다.남자를 주방에 세운 1등 공신은 방…
난임전문의 조정현 2023년 03월 21일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다
국가정보원을 지칭하는 NIS는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의 약자다. 정보의 한자 표기가 ‘情報’다 보니 인포메이션(Information)으로 착각해 NIS를 ‘National Information Se…
황승경 공연칼럼니스트·공연예술학 박사 2023년 03월 20일 -
봉달호가 경험한 ‘가게’가 우리의 ‘시대’다
글을 잘 쓰는 작가는 너무 많다. 팔리는 책을 쓰는 작가도 꽤 많은 편이다. 이 사람만이 쓸 수 있겠다 싶은 글을 쓰는 작가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출판을 하면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작가와 만나면 반가운 정도지만, 세 번째 유형…
이승환 다산북스 에세이팀 팀장 2023년 03월 18일 -
돈이 능력인 세상
아버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 가회방 집에 도착하고 보니 마당에서 닭을 삶고 있던 계집종 말년이가 태연스레 싱긋 웃더니 놀리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또 속으셨습니까?”다리에 힘이 풀려 제자리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윤채근 단국대 교수 2023년 03월 17일 -
[시마당] 영화처럼
내 삶은어떤 지망생이 연출한 영화일까지나치게 허술한데때로 너무 완전한영화의 주제가 슬픔이라면나의 고요는반지하 화장실에 오래 놔둔 살구 비누이기를더운물에 불려서꼭 필요한 일에만 녹여서 쓰는살구가 아니라살구를 가까스로 따라 한 냄새따라…
변윤제 2023년 03월 16일 -
90년 전 누드 자화상 찍은 사진작가 정해창의 女人
‘한국사진사(韓國寫眞史)’라는 이름의 단행본은 현재 두 권이 나와 있다. 1999년 출간된 최인진(1941~2016)의 ‘한국사진사 1631-1945’와 2021년 출간된 박주석 명지대 교수의 ‘한국사진사’. 최인진의 책은 한국 사…
이광표 서원대 휴머니티교양학대학 교수 2023년 03월 15일 -
일곱 가지 보석의 조화, ‘칠보’
칠보(七寶)란 불교에서 말하는 일곱 가지 보석(금, 은, 유리, 진주, 산호, 대왕조개, 마노)이다. 금속 위에 유약을 녹인 후 굽고 색칠하면 신비로운 빛깔을 발하는 보석과도 같아 붙은 이름이다. 칠보는 기원전 2000년 이집트 장…
박해윤 기자 2023년 03월 14일 -
[에세이] 목숨 붙어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다하리라
평생 시를 쓰면서 산 사람이다. 내면의 관심이 오직 글에 있었고 시에 있었기에 세상일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세상일에 또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일생을 살았다. 특히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다. 큰 줄기는 알고 있지만 …
나태주 시인 2023년 03월 13일 -
어떤 전쟁도 결코 ‘남의 전쟁’이 될 수 없다
2월 24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꼭 1년이다. 대한민국 지구 반대편 동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LNG 가격 폭등을 야기했고, 난방비 인상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체감할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 전쟁이 1년…
구자홍 기자 , 고재석 기자 2023년 03월 03일 -
스무 살 넘어 처음 맛본 갈치속젓은 절묘한 감칠맛 덩어리
어릴 때는 옆집, 친구집, 엄마 친구집 할 것 없이 집집마다 비슷한 때에 김장을 했다. 얼마나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아파트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김장철’이라는 걸 꼬마인 우리들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김장을 담그…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2023년 02월 28일 -
바질페스토의 형님, ‘호두페스토’를 아시나요
치매와 관련된 책을 읽던 중 ‘일주일에 5컵 이상의 견과류를 섭취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염증수치가 낮다’라는 문장을 읽었다. 조그만 알갱이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 알파 리놀렌산, L아르기닌. 식이섬유 같은 것들이 항산화…
푸드칼럼니스트 2023년 02월 26일 -
“다크서클도 연기의 일부, 내가 가진 모든 걸 쓴다”
배우 배두나(44)를 인터뷰이로 마주한 건 꼭 10년 만이다. 2013년 첫 만남에서 그가 마신 음료가 불현듯 떠올랐다. 머그컵 바닥에 남은 거품마저도 달콤한 향기를 숨기지 못하던 캐러멜 마키아토. 그때 그는 “달달한 걸 좋아한다”…
김지영 기자 2023년 02월 24일 -
“참으로 새로운 룩(New Look)!” 센세이션 일으킨 크리스챤 디올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위상이 높다. 브랜드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다. 디올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분위기와 상반된 여성스러운 ‘뉴 …
이지현 서울디지털대 패션학과 교수 2023년 02월 21일 -
먹어야 할 때를 놓쳐버린 견과류 심폐소생술
견과류가 몸에 이롭다는 걸 모르는 어른은 거의 없지 싶다. 집밥을 열심히 해먹지 않는 우리집 식탁과 거실 탁자 위에도 늘 놓여 있는 건 여러 견과류를 담아 둔 작은 통이다. 그다지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 중이 아니기에 거기서 오는 죄…
푸드칼럼니스트 2023년 0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