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아닌 흐름 봐야…반도체 다음은 피지컬 AI 온다”

[인터뷰] 김성효 교수의 ‘코스피 변동성에 대처하는 법’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6-06-12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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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이 코스피 등락 좌우

    • 7월 반도체 실적과 금리 변수가 하반기 분수령

    • 조선·방산, 수주보다 AI 연결성이 주가 차별화

    • 미국 메모리 수요와 외국인 수급이 한국 증시 좌우

    • 변동성 뒤에 구조 있어…반도체 다음은 피지컬 AI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학 재테크·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이 국내 증시의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며 7월 2분기 실적과 D램 가격 흐름이 하반기 장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호영 기자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학 재테크·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이 국내 증시의 방향을 좌우하고 있다”며 7월 2분기 실적과 D램 가격 흐름이 하반기 장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호영 기자

    5월 26일 처음으로 종가 기준 80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가 6월 이후 8000선을 기준으로 급등락을 반복하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반등도 급락도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했다. 국내 상장기업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 실적이 뛰어나 앞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동발 리스크에 고환율 기조, 금리인상 전망, 미국 기술주의 불안한 흐름, 대형 기업공개(IPO)와 2분기 실적 발표까지 악재와 변수가 겹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계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지난 5월 ‘코스피 1만 투자지도’(유노북스)라는 책을 낸 김성효 글로벌사이버대학 재테크·자산관리학과 교수는 “현재 시장은 중간 조정 국면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한다. “상승 시나리오는 유효하지만 그 과정에서 하루 7~8% 수준의 지수 변동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유튜브 채널 ‘부자탐사대’ 운영자로 활동하며 한국 주식시장의 특수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주식투자 전문가다. 

    올해 반도체 장세의 핵심 지표는 무엇일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변화는 어떤 것일까. 하반기부터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섹터는 무엇인가. 6월 9일 김 교수를 만나 개인투자자들이 품고 있는 질문을 던졌다. 

    반도체가 하품만 해도 흔들리는 코스피지수 

    최근 코스피지수의 급등락이 반복되는데,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나.

    “6월 9일 기준으로 국내 증시는 12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을 앞둔 외국인 수급 변화와 젠슨 황 방한이라는 단기 호재가 맞물렸다.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빠져나가려는 외국인 투자자와 단기 이벤트를 노리고 들어오는 매수세가 서로 부딪히다 보니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앞으로 앤트로픽이나 오픈AI 같은 대형 기업 상장 때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금의 대규모 이탈과 유입이 생기면 하루에도 코스피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조정은 상승장의 숨 고르기인가, 하락세로 돌아서려는 신호인가. 

    “대형 IPO 이벤트가 끝나면 외국인 투자자는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 증시에서도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상승폭이 기존 빅테크를 앞서고 있다. 전 세계 투자처를 찾을 때 메모리 반도체는 여전히 첫손에 꼽힌다. 기본 상승 시나리오는 유지되고 있다. 대형 IPO와 금리 변수 같은 악재가 상승세 중간에 조정 구간을 만들더라도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그 뒤 이어지는 수급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 투자자는 D램 가격 수시로 확인해야

    7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있기 전까지 변동성이 이어질까.

    “7월에는 금리인상 이슈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매수하려는 세력과 금리인상 가능성을 경계하는 매도세가 충돌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업황이 언제까지 좋을 것으로 보나.

    “올해 말까지는 좋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27년에도 반도체 시장은 좋을 것으로 보지만 성장 속도가 관건이다. 시장이 계속 좋더라도 속도가 둔화하면 투자자들은 재미를 덜 느낀다.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성장 속도도 함께 유지돼야 한다. 올해는 속도가 꺾였다는 신호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내년에는 성장률 둔화 여부를 함께 봐야 한다.”

    그 속도를 어떤 지표로 확인해야 하나.

    “투자자가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D램 가격이다. D램 가격의 상승 속도가 먼저 나타나고 이후 영업이익에 반영된다. 영업이익은 분기 단위로 발표돼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 D램 가격은 상대적으로 빨리 확인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투자자는 직관적 지표인 D램 가격의 흐름을 수시로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반도체주 호황도 D램 가격 상승이 받쳐준 덕분이다.”

    7~8월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변수는 무엇이라고 보나. 

    “시장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는 만큼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예측하지 못한 기습적 금리인상은 충격을 주지만 지금은 시장이 이미 알고 있는 변수다. 7월과 8월에는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맞힐지 여부가 중요하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상황도 영향을 줄 수 있다. 7월 장세가 이런 변수들을 극복하며 큰 폭으로 상승하면 8월과 9월은 쉬어가는 흐름이 나올 수 있다. 역사적으로 8월과 9월은 수익률이 좋지 않은 시기다. 반대로 7월 장세가 금리와 실적 문제로 부진하면 8월과 9월에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7월 장세가 하반기 흐름을 가르는 중요한 구간이다.”

    AI 연관성에 따라 주가 격차 커져  

    반도체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조선·방산·원전 산업이 지수 하단을 받칠 수 있나. 

    “현재 코스피는 반도체가 오르면 지수가 오르고, 반도체가 내리면 지수가 내리는 구조다. 반도체가 조정을 받는다고 해서 다른 업종으로 수급이 옮겨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종목 쏠림이 워낙 강해 다른 업종이 지수 하단을 받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방산이나 조선주는 수주 잔고와 지정학적 긴장으로 주목받는다. 주식투자자는 어떤 지표를 먼저 봐야 하나. 

    “지금은 섹터를 반도체, 조선, 방산으로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같은 섹터 안에서도 인공지능(AI)과 얼마나 관련이 있느냐가 종목 간 차별화를 만든다. 조선업이 오른다고 해서 조선주가 모두 오르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에 선박 엔진을 공급하는 현대중공업 같은 기업이 주목받는다. 삼성중공업도 부유식 데이터센터 이슈로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원래 하던 본업을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장세가 아니다. 게임주도 마찬가지다. AI에 투자하는 게임사와 기존 게임만 만드는 회사가 시장에서 다르게 평가받는다. 모든 산업에서 AI 연관성이 차별화 기준이 되고 있다.”

    AI가 기업의 본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지, 아니면 부가 사업처럼 활용되고 있는지를 어떻게 구분하나. 

    “시장은 AI 관련 매출이 현재 기업의 주력 매출인지 여부만 보지 않는다. 현대차는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매출이 아직 크지 않지만 휴머노이드 이슈로 이미 재평가받고 있다. LG전자도 가전만으로는 현재 수준의 관심을 받기 어렵다. 로봇과 데이터센터 냉각 같은 이슈가 있어야 시장이 본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AI와 밀접한 사업을 하고 있느냐다. 그 매출이 현재 미미해도 시장은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그는 “코스피가 1만 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느냐를 떠나 어떤 산업과 수급을 통해 그 지수에 도달하느냐를 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경로의 핵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사이클, 외국인 자금 복귀, 피지컬 AI로 주도 섹터 확산”을 꼽았다. 

    피지컬 AI로 옮겨가는 투자 지도 

    “젠슨 황 방한이 의미 있었던 이유는 그 행보가 피지컬 AI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모인 데 있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초점이 분명해졌다. 스크린 안에서 경험하던 AI가 스크린 밖으로 나와 물리적 형체를 갖는 것이 피지컬 AI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화면 안 AI의 다음 단계로 피지컬 AI를 볼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로봇과 휴머노이드 쪽을 중심으로 볼 필요가 있다.”

    한국 증시에는 미국 증시의 그림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고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아질수록 미국 증시와 미국 이슈의 영향 또한 커진다. 과거에는 미국 증시와 따로 움직이는 시기도 있었다. 다만 그때는 지수와 시가총액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다.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가 코스피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는 미국이다. 반도체를 만들어 파는 한국에 미국은 최대 고객이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이제는 미국의 고용지표, 산업생태계, 환율, 금리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부연 설명은 이렇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시점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이다. 시장에는 수천 가지 변수가 있지만 모든 변수가 같은 힘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어떤 시기에는 환율이 중요하고 어떤 시기에는 환율의 영향이 미미하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러 주장이 난무한다. 중요한 것은 그중 지금 시장에서 정말 봐야 할 변수를 골라내는 능력이다. 기회가 왔을 때 잡는 사람과 잡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는 지식의 양에 달린 것이 아니다. 중요도를 아는 능력에 달렸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 코스피가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올해 3월 환율이 1500원을 넘었을 때도 부정적 콘텐츠가 쏟아졌다. 하지만 코스피는 이후 큰 상승세를 보였다. 환율에 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투자를 망설이다 기회를 놓친 사례가 적지 않다. 정보를 많이 접하기보다 자제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여러 지표를 동시에 고려할수록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고 과감함도 떨어진다.” 

    ‘코스피 1만’이라는 숫자 자체보다 경로를 봐야 

    코스피가 올 들어 3000포인트 넘게 올랐다. 지금 흐름을 어떻게 보나.

    “현재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전후 증시’다. 포스트 워(postwar) 증시는 특수성을 띤다.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쟁, 걸프전쟁, 이라크전쟁 이후 증시 흐름을 보면 전쟁 뒤 주가가 크게 올랐다. 전쟁은 특정 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가져온다. 평상시에는 천천히 발전하던 산업도 전쟁 중에는 승리를 위해 예산이 집중되고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진다. 컴퓨터 역시 제2차 세계대전의 암호 해독 과정에서 빠르게 발전했다. 전쟁은 기술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고, 증시는 그 주도산업을 따라 오른다. 지금 증시 상승도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전후 증시의 전형적 양상에 가깝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때와 차이가 있나.

    “미국이 참전해야 미국 산업이 바뀐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은 전쟁은 같은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 6·25전쟁도 미국과 일본의 의료 기술, 위생 관련 산업, 섬유 기술 발전을 견인했다. 625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 경제를 일으킨 원동력이다. 전쟁과 증시의 관계는 산업의 변화 속에서 봐야 한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주식투자자들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어떤 조건에서 어떤 경로로 그 숫자에 도달하는지를 주목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많은 이들이 코스피가 머지않아 1만이나 1만20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상승세가 가파르면 더 높은 숫자에 도달할 것이다. 코스피가 2만 포인트까지 가더라도 상승 과정의 핵심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면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숫자에 집착하지 말고 그 숫자가 가능해지는 조건을 봐야 한다. 그리고 그 핵심 과정에 있는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 종목은 이미 가격이 높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도 모르는 종목을 발굴해 대박을 낸다는 환상은 지금 시장에 잘 맞지 않는다. 흐름을 읽고 따라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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