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안철수·이정현 합류, ‘삭발 인연’ 박대출 사무총장
‘전략가’ 김재원 중용. ‘대학서점’ 박종운 밀착 보좌
최우영·정택진 물밑 조언. 차명진은 백의종군
선대위는 각 계파의 물리적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경선 경쟁자는 물론 그들을 도왔던 사람들을 대거 불러들이고 있다.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이정현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 대변인을 맡았던 이성배 전 MBC 아나운서가 선대위 대변인으로 영입됐고, 한동훈 전 대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조경태 의원은 5월 13일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여하며 선대위에 합류했다.
“장동혁 중용은 당내 갈등 봉합 의도”
할 일이 많은 만큼 선대위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자리는 중요하다. 이 자리에는 4선 박대출 의원이 앉았다. 김 후보와는 2019년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에서 함께한 이력이 있다. 그해 9월 17일 김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이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삭발을 했다. 이 때 김 후보의 머리를 직접 깎아준 사람이 바로 박 의원이다.
김문수 경선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은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동아DB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장 의원에게 중책을 맡긴 것에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측 관계자는 “장 의원은 과거 한 전 대표와 함께했고,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위해 김 후보를 돕겠다고 공언한 이력도 있다”며 “(김 후보가 장 의원을 중용하는 것은)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귀띔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대위 실무를 총괄하는 당 사무총장에 4선 박대출 의원을 임명했다. 동아DB

5월 9일 오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고 김 후보 대리인인 김재원 비서실장이 먼저 나와 기자들에게 결렬 이유를 말하고 있다. 동아DB
‘정치적 제자’ 차명진과 외부 그룹
지금도 두 사람은 매우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8월 김 후보가 확진자였던 차 전 의원을 찾았다가 논란이 됐을 정도다. 김 후보와 차 전 의원은 지금은 개신교인이지만 과거 가톨릭 신자였다. 당시 김 후보의 세례명은 ‘모세’였고, 차 전 의원의 세례명은 공교롭게도 모세의 후계자인 ‘여호수아’였다.경선 캠프에서 김 후보를 밀착 수행했던 박종운 전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김 후보와 인연이 깊다. 박 전 보좌관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이 깊은 인사다. 학생운동을 하던 그는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자로 지목되며 경찰에 수배됐고, 당시 경찰은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 열사를 통해 그의 소재를 파악하려 했던 것. 박 열사는 이 사건으로 취조 중 물고문으로 숨졌다. 이후 박 전 보좌관은 박종철기념사업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다 2000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며 보수 정치인으로 ‘전향’했다.

김문수 후보 핵심 측근으로 통하는 박종운 전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관련이 깊은 인사다. 동아DB
도지사 시절 ‘김문수의 입’이라 불리던 최우영 전 경기도 대변인도 당내 경선 당시 캠프 정책기획팀에서 김 후보를 도왔다. 최 전 대변인도 민중당부터 김 후보와 함께했다. 당시 김 후보는 민중당 노동위원장이었고, 최 전 대변인은 민중당 대변인실에 있었다. 이후 1998년에는 김 후보의 추천으로 한나라당 경기도의원에 출마하기도 했다.
정택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대변인은 캠프 밖에서 물밑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 대변인도 과거 경기도 대변인을 지내며 김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후보가 경제노동사회위원장을 맡자 대변인으로 합류했다. 이외에도 전문순 전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과 손원희 전 경경연 사무총장도 경선 캠프에서 김 후보를 도왔다. 두 사람은 각각 김 후보의 의원 시절 보좌관과 비서관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과거 김 후보와 노동·학생·경기도 등의 키워드로 뭉친 정치적 공동체다. 김 후보가 지난해 12월 11일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서 사과를 거부하며 지지율이 오르자 대선 출마를 종용한 것도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직함을 받지 않고 백의종군하라는 김 후보의 의견에 동의해 특별한 직을 맡고 있지는 않다고 들었다”며 이들이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