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를
아침부터 밖이 소란해서 내다보니 발코니 아래 광장에서 사람들이 차단막을 설치하고 있다. 뱀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만드는데 소가 이곳으로 달리게 하려는 것이다. 차단막은 구경꾼들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리라. 이제 조금 있으면 저…
2009022009년 01월 29일터키 이스탄불
조금 전 이스탄불 항구를 떠난 배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천천히 지나고 있다. 선실 유리창 너머 아시아의 풍경이 눈에 잡힐 듯 들어온다. 제국주의 시대에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재상 메테르니히는 ‘비엔나(빈)의 서쪽은 동양’이라고 했다. …
2009012008년 12월 31일터키 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 하얀 산, 뜨거운 물
파묵칼레의 하얀 산은 마치 신기루처럼 다가온다.터키 파묵칼레로 가는 길에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창밖으로 마치 한국의 농촌 같은 낯익은 풍경이 펼쳐진다. 나지막한 산들이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고 작은 밭들과 한적해 보이는 농가들이 …
2008122008년 12월 01일모나코
카지노 몬테카를로’가 한눈에 보이는 모나코의 분수대 계단에 앉아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초특급 카지노의 화려함이 주위를 압도한다. 외국에서 수학여행을 온 듯한 학생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 자기들도 언젠가 고급차를 타고 와서 …
2008112008년 10월 28일몬테네그로 페라스트
처음에 나는 눈을 의심했다. 분명히 저긴 바다인데 언뜻 교회처럼 보이는 건물 두 채가 덩그러니 떠 있는 것이었다. 바다 위에 교회를 지은 건가? 혹시 바다가 아니라 호수일까? 파도가 치고 배가 거칠 것 없이 지나가는 바다만 알던 내…
2008102008년 10월 01일슬로베니아 피란
이탈리아 북쪽의 국경도시 트리에스테를 떠나 슬로베니아로 가는 버스 안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차는 지중해 속의 작은 바다 아드리아해를 따라 내려가고 있다. 아드리아의 바다는 깊이 때문인지 조금 검푸르게 보인다.수다 속에 사라진 …
2008092008년 08월 30일그리스 산토리니
그리스 신화에는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이 태양의 신 아폴론이 불의 전차를 몰고 가기 때문이라고 돼 있다. 아폴론이 하늘에서 온통 불에 휩싸인 전차를 끌고 나오면 태양이 뜨는 것이고, 그가 전차를 끌고 들어가면 태양이 진다는 것이다. …
2008082008년 07월 30일그리스 미코노스
아테네의 피레우스항을 출발한 배는 키클라데스 군도의 섬 미코노스를 향해 느린 걸음을 내디딘다. 눈이 시리게 파란 바다를 헤쳐가는 갑판 위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눈물나게 아름다운 그리스의 섬들을 늘 갈망해왔음을 당신에게 고백해야…
2008072008년 07월 04일이탈리아 친퀘테레
길은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도시의 매끈한 보도블록이나 어느 낯선 곳 검은 아스팔트도 그렇지만, 앞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먼지와 발자국으로 드러나는 흙길은 가슴을 더욱 설레게 한다. 우리는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기도 하고, …
2008062008년 06월 09일튀니지 카르타고, 시디 부 사이드
튀니스(튀니지 수도)를 떠나 카르타고로 향하는 교외선 열차 안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나는 지금 북아프리카 튀니지에 와 있다. 기차가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장 바다가 나타난다. 항만 공사가 한창인 칙칙한 육지와는 달리 …
2008052008년 05월 06일모로코 탕헤르
북아프리카 모로코의 탕헤르 항구 근처 작은 카페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밖은 약간 흐린 날씨인데, 지나가는 여인네들의 스카프(‘히잡’이라 하는)와 이곳 전통의상인 발목까지 오는 긴 원피스가 눈에 띈다. 카페 안에는 몇 개의 테이…
2008042008년 04월 03일이탈리아 로마
고대 로마의 중심지 포룸 로마노가 내려다보이는 로마 카피톨리니 언덕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당신은 로마에 와본 적이 있는가. 모든 이가 한번은 와보고 싶어 하는 곳, 한번 온 사람들은 언제고 또다시 오리라 기약하는 도시. 무엇이…
2008032008년 03월 05일프랑스 니스
프랑스 남부 코트다쥐르, 푸른 바닷가의 니스에서 당신에게 편지를 쓴다. 2월의 날씨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따뜻한 이곳에서 파란 바다는 이른 봄의 나른한 기운을 품고 눈앞에 누워 있다. 성미 급한 이들은 벌써 수건을 깔고 일광욕을…
2008022008년 02월 04일스페인 말라가
스페인 남부의 해안 도시 말라가, 시내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당신에게 이 편지를 쓴다. 창 밖으로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뿌옇게 흐려진 차창 너머 지중해의 도시 풍경이 조금은 을씨년스럽게, 조금은 몽환적으로 다가온다. 안달루시아를 …
2008012008년 01월 0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