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는 멀리 가기에 그리움으로 남는다
영국의 어느 시인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지만, 겨우내 얼어붙었던 들판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라일락이 구름처럼 피어나는 4월의 풍경은 아름답다. 그러나 봄에 피는 꽃들보다 어둠 속에 짙은 향기를 뿜으며 지는 꽃들 또한 아름답…
2013052013년 04월 18일수많은 사랑 여기 머물진대
오늘 너를 보고 왔다. 네가 있는 집 현관문을 열자 언제나처럼 초점 없는 눈들이 공중을 보고들 있었다. 어떤 이는 휠체어에 앉아서, 어떤 이는 턱받침을 하고, 어떤 이는 가늘고 누런 팔에 링거를 꽂은 채, 또 어떤 이는 기저귀를 찬…
2013042013년 03월 19일혼자 살기, 실수 줄이는 9가지 선택
1.나만의 방 아파트? 오피스텔? 아니면 원룸? 처음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기만의 방을 가지려는 독신자들은 고민할 것이다. 어떤 주거 형태를 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직업과 취향, 생활습관 그리고 경제사정에 달려 있다. 지난 …
2013032013년 02월 20일마음껏 펼쳐라, 대한민국의 꿈!
장자(莊子)는 자신이 나비가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꽃도 구경하고 들도 구경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한참 날아다니다가 나무 밑에서 누군가가 낮잠을 자는 것을 보고 내려가보니 바로 장자 자신이었다. 그때 꿈이 깼다. 나비가 된 꿈…
2013032013년 02월 20일제복(祭服)과 땔감
나이가 좀 들어 시골에서 겨울을 맞이한 게 벌써 아홉 번째, 50대 초반부터 시작된 내 시골살이를 나는 청복(淸福)으로 여기고 있다. 변변찮은 사람에게 비록 주중이지만 시골살이를 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늘 땔감이 걱정…
2013022013년 01월 21일가슴 떨리는 추억의 ‘은교’에게 띄웁니다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편지의 시작이 인상적이었습니다.“조영남 선생께. 안녕하세요? 강은교입니다. 시를 끼적거리고 있죠.”그래서 나도 답장의 머리글을 이렇게 써봅니다. “시인 강은교 선생께. 안녕하세요? 조영남입니다. 노래…
2013012012년 12월 26일아내와 함께하는 주말 걷기
주말이면 간단히 꾸린 배낭을 메고 아내와 집을 나선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코스를 따라 걷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어느 신문사에서 추천한 주말 걷기 코스를 찾다가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 책에 나온 서울과 수도권의…
2012122012년 11월 20일인생의 가을은 왜 이리도 빠른고
계절에 봄이 있듯, 누구의 삶에나 봄은 있게 마련입니다. 봄이 아름답다고만 표현할 수 없습니다. 봄은 찬란합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봄은 덧없이 가버리고 여름이 왔습니다. 시인 쉴러가 탄식했지요, “짧은 봄이 나에게 다만 눈물을…
2012112012년 10월 19일은퇴 후 시골살이
정년퇴직한 후 이곳 강원 속초·고성으로 내려와 산 지 6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지인이 ‘시골살이’에 대해 내게 이것저것 물어왔고, 더러는 직접 이곳을 찾아 살펴보고 가기도 했다. 대부분 적지 않은 관심을 피력했는데, 막상 내 주…
2012102012년 09월 19일나만의 여름 인사법
얼마나 더운지 호박잎이 무서리 맞은 것처럼 시들하다. 개똥을 두서너 광주리나 묻어준 힘으로 네댓 줄기가 기세 좋게 뻗어나가던 호박덩굴도 숨죽인 채 엎드려 있다. 올해는 꽃이 피기는 하지만 호박이 열리지 않아 나를 실망시키고 있다. …
2012092012년 08월 21일영화감독이 되는 이유
무엇이 영화감독을 만들까? 영감은 어디서 얻는 것일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난 왜 영화감독이 되었을까? 나이가 들수록 해답은 얻지 못하고 질문만 늘어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유리함은 없다고 한 우디 앨런 감독의 말이 떠오른다…
2012082012년 07월 19일역사를 공부한다는 것
대학 때 은사님께선 사회학도인 우리에게 사회학도이지만 여러분은 문(文), 사(史), 철(哲)을 공부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그래야 새로운 콘셉트를 만들어낼 수 있고, 자신의 세계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으며, 학자로서 창의적…
2012072012년 06월 19일성공의 비밀열쇠
어려운 숙제다. 누군가가 읽을 글을 쓴다는 것. 그 자체가 참 괴롭다. 남이 읽는다는 사실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가식이 나올 수밖에 없고, 또 가식적인 글을 진실인 양 분칠해야 하는 당사자로서는 가식을 뛰어넘는 초능력을 발휘하고자 …
2012062012년 05월 23일포퓰리즘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거리
발라드 가수 변진섭이 부른 노래 중에 ‘홀로 된다는 것’이 있다. “이별은 두렵지 않아. 아픔은 참을 수 있어. 하지만 홀로 된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해…” 굳이 남녀 애정관계가 아니더라도 ‘홀로 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누군…
2012052012년 04월 19일매니페스토 7년의 슬픔
이번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새누리당 출신이 호남에서 당선되고 민주통합당 출신이 영남에서 당선되면 어떨까. 이번 선거의 최대 이변이 되지 않을까. 많이 당선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PK(부산·경남) 쪽에 바람이 약간 불고 있다고…
2012042012년 03월 20일학교, 그리고 공부
공부가 무엇일까? 공부는 왜 하는가? 어떻게 하는 것이 공부일까? 공부는 반드시 책으로 하는 것일까? 공부를 해서 어디다가 써먹을까? 공부를 많이 한다는 말은? 공부를 많이 했다는 말은? 공부를 반드시 학교에서 해야 할까? 공부를 …
2012032012년 02월 21일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은 소중하다
광음여전(光陰如箭)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이리자 선생의 문하생으로 지내던 때가 엊그제처럼 생생한데 한복 짓는 일을 한 지도 어언 28년째로 접어들었다. 그러고 보니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한복에 매달려온 셈이다. 어쩌다 이 일을 하게 …
2012022012년 01월 19일와온 바다의 꿈
와온 바다에 새해가 밝아온다. 와온 바다에서 한 해의 첫 해를 바라본 지도 어언 10년이 넘었다. 처음 이곳 바다에 들어섰을 때 생각이 난다. 여수 바다로 향하는 863번 지방도로를 타고 흐르다가 문득 들어선 바닷가 마을에…
2012012011년 12월 20일정성을 다하는 요리사처럼
나에겐 자랑하고픈 능력이 있다. 그건 바로, 좋은 식당과 찻집을 알아보는 능력이다. 물론 먹어보고 나서 판단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내가 잘난 척하는 이유는, 그 집의 문지방을 넘기도 전에 그것을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문…
2011122011년 11월 22일온 국민이 발레를 향유하는 날이 오길…
2012년에 창립 반세기를 맞이하는 국립발레단은 세계화·명품화·대중화를 목표로 세계적인 발레단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무용수들의 기량 및 수준을 대폭 높임은 물론 다양한 레퍼토리 보강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내실을 다지는 데…
2011112011년 10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