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드스탁의 아침
우드스탁이라는 지명을 떠올리면 자유와 젊음이 폭죽처럼 터져 쏟아지던 우드스탁 록음악 페스티벌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내가 미국 뉴욕 공항에서 차로 달려 우드스탁에 도착한 것은 눈 쌓인 한겨울, 그것도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2014022014년 01월 21일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지난 10월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에서 한국의 교육제도, 특히 영어 조기교육을 일본과 비교하며 한 시간 반 정도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우리 교육제도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
2014012013년 12월 18일
독도는 외롭지 않다
2013년 10월 14일, 경찰위원회 위원 일행은 동해의 첫 해오름을 맞이하는 곳이자 한반도의 동녘 끝에 있는 독도(獨島)에 역사적 발걸음을 내디뎠다. 가수 김민기는 ‘내 나라 내 겨레’에서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
2013122013년 11월 19일
커튼콜, 한국 뮤지컬의 완성
막이 내리고 잠시 암전. 장엄한 엔딩을 즐기려고 한 순간 불이 환하게 켜지면서 슬프게 죽어가던 주인공이 활기차게 뛰어나오며 외친다.“준비됐습니까, 시작해볼까요? 소리 질러!”두 시간 반 동안 이어진 뮤지컬은 끝났지만 새로운 콘서트가…
2013112013년 10월 22일
안전한 스마트 사회를 꿈꾸며
정보 보호 분야에 몸담은 지도 벌써 30년이 훌쩍 지났다. 처음 암호 관련 연구를 시작하던 1990년대와 비교하면 우리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했다.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정보화가 이뤄졌고, 인터넷의 등장으로 …
2013102013년 09월 24일
어른이 되는 법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불로장생약을 찾으며 불사에 집착하던 진시황이 웬일인지 요순임금 흉내를 내가면서 태산에 제사를 지내러 떠나다 중도에 큰비를 만난다. 비가 좀체 그치지 않자 나무 밑에서 비만 피하다 그냥 돌아와…
2013092013년 08월 20일
해혼(解婚)과 혼자 사는 연습
혼자 살기보다 함께 살기 좋은 사람들이 결혼합니다. 그러면 함께 살기보다 홀로 살기 좋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겠지요? 물론 많은 이에게 이혼은 고통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이혼을 선택하는 건 그것이 함께 사는 일보다 낫기 때문일…
2013082013년 07월 19일
늦었다고 생각될 때
하늘의 명을 헤아린다는 지천명(知天命)에 이르러서였을까. 우리 나이로 50세가 되던 2003년부터 우연한 계기로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해 중국어(2005년), 프랑스어(2006년), 스페인어(2007년)를 공부하는 향학열을 뒤늦게 불…
2013072013년 06월 19일
대낮이 어찌 한밤의 깊이를 헤아리겠나
녹음이 짙어지면 검푸르다단풍도 진할수록 검붉다깊을수록 바닷물도 검푸르고장미도 흑장미가 가장 오묘하다검어진다는 것은 넘어선다는 것높이를 거꾸로 가늠하게 된다는 것창세전의 카오스로 천현(天玄)으로흡수되어 용해되어버린다는 것어떤 때얼룩도…
2013062013년 05월 22일
꽃향기는 멀리 가기에 그리움으로 남는다
영국의 어느 시인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지만, 겨우내 얼어붙었던 들판이 초록빛으로 물들고 라일락이 구름처럼 피어나는 4월의 풍경은 아름답다. 그러나 봄에 피는 꽃들보다 어둠 속에 짙은 향기를 뿜으며 지는 꽃들 또한 아름답…
2013052013년 04월 18일
수많은 사랑 여기 머물진대
오늘 너를 보고 왔다. 네가 있는 집 현관문을 열자 언제나처럼 초점 없는 눈들이 공중을 보고들 있었다. 어떤 이는 휠체어에 앉아서, 어떤 이는 턱받침을 하고, 어떤 이는 가늘고 누런 팔에 링거를 꽂은 채, 또 어떤 이는 기저귀를 찬…
2013042013년 03월 19일
혼자 살기, 실수 줄이는 9가지 선택
1.나만의 방 아파트? 오피스텔? 아니면 원룸? 처음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기만의 방을 가지려는 독신자들은 고민할 것이다. 어떤 주거 형태를 택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직업과 취향, 생활습관 그리고 경제사정에 달려 있다. 지난 …
2013032013년 02월 20일
마음껏 펼쳐라, 대한민국의 꿈!
장자(莊子)는 자신이 나비가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꽃도 구경하고 들도 구경하는 꿈을 꿨다고 한다. 한참 날아다니다가 나무 밑에서 누군가가 낮잠을 자는 것을 보고 내려가보니 바로 장자 자신이었다. 그때 꿈이 깼다. 나비가 된 꿈…
2013032013년 02월 20일
제복(祭服)과 땔감
나이가 좀 들어 시골에서 겨울을 맞이한 게 벌써 아홉 번째, 50대 초반부터 시작된 내 시골살이를 나는 청복(淸福)으로 여기고 있다. 변변찮은 사람에게 비록 주중이지만 시골살이를 할 기회가 주어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늘 땔감이 걱정…
2013022013년 01월 21일
가슴 떨리는 추억의 ‘은교’에게 띄웁니다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편지의 시작이 인상적이었습니다.“조영남 선생께. 안녕하세요? 강은교입니다. 시를 끼적거리고 있죠.”그래서 나도 답장의 머리글을 이렇게 써봅니다. “시인 강은교 선생께. 안녕하세요? 조영남입니다. 노래…
2013012012년 12월 26일
아내와 함께하는 주말 걷기
주말이면 간단히 꾸린 배낭을 메고 아내와 집을 나선다.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코스를 따라 걷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어느 신문사에서 추천한 주말 걷기 코스를 찾다가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걷기 여행’ 책에 나온 서울과 수도권의…
2012122012년 11월 20일
인생의 가을은 왜 이리도 빠른고
계절에 봄이 있듯, 누구의 삶에나 봄은 있게 마련입니다. 봄이 아름답다고만 표현할 수 없습니다. 봄은 찬란합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봄은 덧없이 가버리고 여름이 왔습니다. 시인 쉴러가 탄식했지요, “짧은 봄이 나에게 다만 눈물을…
2012112012년 10월 19일
은퇴 후 시골살이
정년퇴직한 후 이곳 강원 속초·고성으로 내려와 산 지 6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지인이 ‘시골살이’에 대해 내게 이것저것 물어왔고, 더러는 직접 이곳을 찾아 살펴보고 가기도 했다. 대부분 적지 않은 관심을 피력했는데, 막상 내 주…
2012102012년 09월 19일
나만의 여름 인사법
얼마나 더운지 호박잎이 무서리 맞은 것처럼 시들하다. 개똥을 두서너 광주리나 묻어준 힘으로 네댓 줄기가 기세 좋게 뻗어나가던 호박덩굴도 숨죽인 채 엎드려 있다. 올해는 꽃이 피기는 하지만 호박이 열리지 않아 나를 실망시키고 있다. …
2012092012년 08월 21일
영화감독이 되는 이유
무엇이 영화감독을 만들까? 영감은 어디서 얻는 것일까?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 난 왜 영화감독이 되었을까? 나이가 들수록 해답은 얻지 못하고 질문만 늘어난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유리함은 없다고 한 우디 앨런 감독의 말이 떠오른다…
2012082012년 0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