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호

“음악은 사람 내면에 침투해 위로하고 용기 북돋는 언어”

[Special Interview] 데뷔 40주년 앞둔 ‘신이 내린 목소리’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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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5-06-0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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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6년 ‘리골레토’ 질다 역으로 데뷔…내년 데뷔 40주년

    • 매번 ‘최후의 무대’ 각오로 올라…긴장감이 정신적 버팀목

    • 동포 앞에서 ‘보리밭’ 부르자 울음바다, 아직도 가슴 울려

    •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나의 예술 인생 후배에게 건네는 일

    • 6월 ‘더 매직, 조수미 & 위너스’ 공연 특별한 시간 될 것

    • 젊은 음악가 성장토록 돕는 게 내 사명

    소프라노 조수미는 2026년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SMI엔터테인먼트

    소프라노 조수미는 2026년 데뷔 40주년을 맞는다. SMI엔터테인먼트

    “40여 년 전 유럽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동양인 성악가가 오페라의 중심 무대에 오르는 것은 극히 예외적 일이었다. 한국의 문화적 위상도 지금과 같지 않았고, 세계 무대에서 수많은 외로움과 장벽을 겪었다. 이 때문인지 음악적 기술과 무대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생기더라. 나도 누군가의 진심 어린 가르침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63)가 5월 6일 ‘신동아’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 40여 년을 이같이 회상했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 불리며 세계 3대 소프라노로 인정받는 그였지만, 매 순간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역만리에서 각종 장벽에 부딪혔을 때마다 힘이 돼준 이는 수많은 스승이다. 조수미에게 스승이란 때로는 친구 같았고, 때로는 가족같이 의지할 수 있었던 존재였다. 데뷔 40주년을 앞둔 조수미는 이제 자신이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길 바라고 있다. 

    데뷔 40주년, 더 깊은 울림 위한 출발점 될 것

    1983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그는 3년 만에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가면무도회’의 오스카,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등 굵직한 역할을 맡아왔고, 동양인 최초 황금기러기상 수상, 비(非)이탈리아인 최초 국제푸치니상 수상 등 세계 최초의 역사도 두루 써왔다. 조수미는 5월 26일(현지 시간)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최고 등급의 문화예술공로훈장인 코망되르 훈장을 수여받았다. 김정옥 당시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2002년)과 지휘자 정명훈(2011년)에 이어 한국인 중 세 번째 수훈자다.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보통이라면 지난 40년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법도 했지만 조수미는 반대였다. 인터뷰에서 그는 “데뷔 40주년은 더 깊고 성숙한 울림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최근 후배 음악가들과 공연을 준비하며 “초심의 감동도 되찾았다”며 기뻐하기도 했다. 조수미의 끝없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어느덧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있다.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사진은 그해 질다 역으로 무대에 오른 조수미(왼쪽)와 레오 누치. SMI엔터테인먼트

    조수미는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했다. 사진은 그해 질다 역으로 무대에 오른 조수미(왼쪽)와 레오 누치. SMI엔터테인먼트

    “데뷔 40주년이라는 이정표를 앞두니 그간의 여정을 되짚어 보게 되더라. 1986년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데뷔한 이래 수많은 무대와 나라, 관객들과 함께했다. 이 시간들은 단순히 음악적 활동을 넘어 인생의 모든 의미를 품은 여정이었다. 늘 무대를 삶의 중심으로 삼았고, 무대 위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실하게 살아왔다. 돌이켜보면 나를 성악가로 만들어준 것은 단순히 재능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성찰,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개인의 성취에 머물지 않고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

    동양인 성악가로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많이 갖고 있다. 없던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부담감도 상당했을 것 같다.

    “동양인 여성 성악가로서 유럽 오페라계에서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장벽을 겪었다. 장벽을 넘는 과정에서 더 강해졌고 시야도 넓어졌다. 이제 그간의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고, 젊은 음악가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또 하나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데뷔 40주년은 음악 인생의 끝이 아니라, 더 깊고 성숙한 울림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다.”

    성악가는 여느 직업보다 절제와 자기 관리가 중요한 직업이다. 세계 정상으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 있나.

    “성악은 전신을 악기로 사용하는 예술이다. 소리의 색깔을 결정하는 성대뿐 아니라 폐·복근·척추와 같은 몸의 각 기관, 감정·정신·철학 등 감성적 요소들까지 모두 잘 연동해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관객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주기는커녕 무대에 설 수도 없다. 40여 년 동안 명상과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시작했고, 비행기에서도 소음을 차단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수면 시간을 확보해 왔다. 이외에도 식단을 조절하며 컨디션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정한 루틴을 꾸준히 반복하는 힘, 다시 말해 ‘나 나름의 성실함’이다.”

    성실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그래서 매 무대가 ‘최후의 무대’라는 각오로 임한다. 그 긴장감과 겸손이 제 음악을 지켜주는 정신적 버팀목이다. 음악 외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정신의 유연함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예술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하기 위해선 기술 외에도 인격, 철학, 태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 롱런하고 싶다면 ‘끊임없는 도전’과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에너지는 정신에서 비롯

    1년에 300일 이상 세계 각지로 공연을 다닌다. 초인적 에너지가 필요할 것 같은데.

    “진정한 에너지는 정신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음악은 공연을 위한 기술이나 오락이 아니다. 사람들의 내면에 침투해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는 하나의 ‘언어’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더 의미를 부여하고 관객들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이 없을까’ 늘 고민하고 있다. 무대에 설 때마다 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기를 바랐고, 모든 공연을 마지막 무대처럼 생각하며 진심으로 임했다.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자 하는 책임감, 자신이 받은 축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열망,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소명 의식 등이 나를 지치지 않게 만든다.”

    그간 수많은 오페라 무대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는데, 특히 애정이 가는 역할이 있나. 

    “각기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맡은 수많은 배역은 저마다의 감정과 경험을 교차한 결과물이다. 모두 소중한 의미를 갖는 배역이다. 다만 그중에서도 오스카(가면무도회), 밤의 여왕(마술피리), 질다(리골레토), 루치아(루치아 디 람메르무어) 역이 소프라노로서 성장하는 데 성공과 용기, 환희를 줬다.”

    특히 인상 깊었던 무대를 꼽아달라.

    “아직도 가슴을 울리는 경험이 있다. 처음으로 한국 가곡 ‘보리밭’을 제 국제판 음반에 넣고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공연했을 때다. 많은 아리아와 예술가곡들을 부르고 나서 앙코르 요청을 받았고, 보리밭을 부르자 관객석이 울음바다가 됐다. 휴대전화도 없던 시기 고국에서 멀리 떨어져 생활하며 늘 고향을 그리는 동포들에게 큰 위안이 됐던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 요즘이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콩쿠르 본질은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

    1985년 국제 콩쿠르를 휩쓸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당시 여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특히 콩쿠르 우승은 주역 무대를 시작할 수 있는 결정적 발판이 됐다. 동양인 여성 성악가로서 서구 중심의 오페라계에서 주목받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콩쿠르는 실력뿐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는 통로였고, 이후 제 경력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조수미에게 콩쿠르란 무엇인가.

    “콩쿠르는 단지 기술을 평가받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이 음악가로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무대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마주하게 되고, 한계를 시험하며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콩쿠르 덕분에 음악가로서 방향성과 철학을 더 뚜렷하게 세울 수 있었다. 콩쿠르는 경쟁이지만, 그 본질은 자신을 초월하는 경험이다.”

    조수미는 한국인 음악가 가운데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국제 콩쿠르를 만들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고성(古城)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Château de La Ferté-Imbault)에서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한 것이다. 500명이 넘는 지원자가 예선을 치렀고, 24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치열한 공연 끝에 중국의 지하오 리(바리톤)가 1위를, 루마니아의 조르주 비르반(테너)과 한국의 이기업(테너) 씨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고, 프랑스의 줄리엣 타키노(소프라노)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2024년 7월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고성(古城)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Chateau de La Ferte-Imbault)’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왼쪽 다섯 번째)가 초대 우승 지하오 리(왼쪽 네 번째)와 2위 조르주 비르반(맨 왼쪽), 3위 이기업(왼쪽 여섯 번째), 특별상을 수상한 줄리엣 타키노(왼쪽 일곱 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4년 7월 12일(현지 시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고성(古城)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Chateau de La Ferte-Imbault)’에서 열린 ‘제1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왼쪽 다섯 번째)가 초대 우승 지하오 리(왼쪽 네 번째)와 2위 조르주 비르반(맨 왼쪽), 3위 이기업(왼쪽 여섯 번째), 특별상을 수상한 줄리엣 타키노(왼쪽 일곱 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프랑스에서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를 진행했다.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는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플랫폼이 됐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한국인 음악가의 이름을 내건 콩쿠르가 등장한 것보다, 그 콩쿠르가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며 신뢰받는 무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당시 세계 각국에서 지원자가 몰렸다. 국내외 예술계의 주목을 받는 과정을 보며 한국의 문화 역량이 실질적으로 상승했음을 체감했다. 과거 국제 오페라 무대에서 한국 성악가가 예외적 존재였다면, 이제는 중심의 일부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콩쿠르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내 이름을 딴 국제 성악 콩쿠르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솔직히 부담이 컸지만 ‘지금까지 국제 무대에서 축적한 경험이 다음 세대에 전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결국 국제 콩쿠르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수상자를 가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계 음악계에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는, 다양성과 예술성을 존중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또한 한국 음악가들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창구가 됐으면 했다. 이는 저의 예술 인생을 후배들에게 다시 건네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콩쿠르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연결’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콩쿠르에서 직접 차세대 성악가들을 심사했는데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봤나. 

    “음정과 발성의 정확성을 떠올리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기술적 완성도는 기본이다. 그 너머의 ‘음악적 진정성’과 ‘표현의 독창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사람이 가진 목소리가 단순히 훈련된 소리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와 감정을 담고 있는지를 본다. 이외에도 관객과 교감할 준비가 됐는지를 본다. 노래란 기술의 집합체라기보다 하나의 언어이자 감정을 전달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음악적 진정성은 어떻게 알 수 있나.

    “음악가로서의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콩쿠르에 임하는 자세, 무대에서의 집중력 등이다. 태도를 통해 그 사람이 앞으로 어떤 예술가가 될지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실제로 완벽하게 부르지 못한 참가자라도 진심과 음악적 가능성이 느껴진다면 높은 점수를 준다. 콩쿠르의 목적은 ‘누가 가장 완벽한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누가 앞으로 예술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차세대 음악가 양성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음악은 개인의 성취에서 끝나는 예술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하는 유산이다. 차세대 음악가를 양성하는 일은 단순한 책임을 넘어, 음악가로서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이자 소명처럼 느껴진다. 세계 무대에서 겪었던 외로움과 장벽을 다음 세대는 좀 더 수월하게 넘을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음악적 조언 외에도 정서적 지지까지 제공해 이들이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차세대 음악가 양성은 ‘음악을 계속 살아 있게 만드는 행위’이자, ‘희망을 전파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각별한 은사가 있나.

    “그간 음악의 길을 이끌어준 수많은 스승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KBS 프로그램 ‘누가누가 잘하나’에서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저를 노래의 길로 이끌어준 한국 동요의 아버지 이수인 선생님. 선화예중·고교에서 성악의 기초를 다지게 해준 유병무 선생님, 대학 시절 이탈리아 유학을 조언한 이경숙 선생님,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 재학 시절 큰 가르침을 준 보첼리 선생님 등 모두가 각별하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인연도 널리 회자된다.

    “마에스트로 카라얀 옹이 특히 각별하긴 하다. 어린 시절부터 카라얀의 사진을 책상 위에 붙여두고 매일 인사를 나눌 정도로 그를 존경했다. 잘츠부르크 뮤직 페스티벌 오디션에서 그가 ‘너의 목소리는 하늘에서 온 선물이며,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라고 칭찬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카라얀 옹은 ‘밤의 여왕 아리아를 너무 자주 부르지 말라’고 조언하며, 목소리를 아끼고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세심하게 지도했다. 카라얀 옹과의 관계는 단순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넘어, 친구이자 가족 같았다. 카라얀 옹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큰 슬픔을 안겼지만 그가 바랐던 대로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왔다.”

    젊은 예술가와 소통하며 스스로 다시 들여다보게 돼

    조수미는 6월 19~24일 국내에서 전국 투어를 하며 ‘더 매직, 조수미 & 위너스’ 공연을 연다.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 수상자 4명(지하오 리, 조르주 비르반, 이기업, 줄리엣 타키노)이 조수미와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공연은 베르디, 푸치니, 모차르트, 비제 등 세계적 오페라 거장들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후배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기도 하나.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단지 가르치고 이끄는 과정이 아니다. 많은 자극을 받고 새로운 감각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나와는 다른 시대의 공기를 마시며 성장한 세대다. 그만큼 새로운 감성과 다른 해석, 신선한 용기를 갖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연습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그들의 열정 속에서 잊고 있던 초심과 감동도 되찾았다. 음악이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유기체임을 다시금 느낀 순간이었다. 예술은 혼자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이들과의 협업은 단순한 공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 과정 자체가 내게는 ‘더 매직’이다.”

    이번 무대의 가장 큰 특색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이번 공연은 단순한 갈라 콘서트가 아니다.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입상한, 앞으로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맹활약할 라이징 스타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서 관객에게 정통 오페라 아리아의 매력을 가장 완벽한 형태로 선보이는 자리다. 떠오르는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만든 이 무대는 곡마다 독립적인 서사와 감정선을 가진다. 무엇보다 진심이 담겨 있다.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익숙한 사람도 모두가 자신의 감정과 연결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경험할 것이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주간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는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1인분의 몫을 하는 사람이 되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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