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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成人 김정일’을 둘러싼 8가지 미스터리

‘成人 김정일’을 둘러싼 8가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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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면서도 남북정상회담 전까지는 자신의 얼굴과 모습, 목소리를 전혀 내보이지 않았던 인물이 김정일이다.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과연 어떤 인간인가. 일상생활에서 집무까지 ‘인간 김정일’의 참모습을 철저하게 파헤친다.》
1. 키를 둘러싼 미스터리

한반도에서 납치사건이 빈발하던 1978년, 한국의 여배우인 최은희가 홍콩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황해 연안의 남포에 상륙한 최은희를 맞은 남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서 오시오. 잘 오셨습니다. 최선생, 내가 김정일이오.”

도착 사흘 뒤(1월25일), 김정일은 다시 최은희와 대면했다.

“하하하, 최선생이 보시기에 내가 어떻게 생겼습니까? 내 몸은 작아서, 굵고 기다란 똥 같지요.”



김정일이 소리내 웃는 바람에 최은희와 측근들도 덩달아 웃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동경하던 영화배우 앞에서 한 자조적 발언은 김정일이 강한 단신(短身) 콤플렉스를 안고 있음을 여실히 말해주고 있다.

나는 이 일화가 김정일의 인물상을 전부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신 콤플렉스로 인해 김정일이 굽 높은 구두를 애용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김정일의 키는 대체 몇 cm일까?

“1980년에 독일에서 초청해온 의사가 김정일을 진찰한 일이 있다. 당시 김정일은 신장 166cm에 체중이 83kg. 그 독일인 의사는 살이 너무 찐 상태여서 건강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빨리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감량해서 표준체중에 이르게 하라고 충고했다.”

김정일의 처조카로 김정일과 생활을 함께 했던 망명자 고(故) 이한영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키가 166cm라면 단신 콤플렉스까지 느낄 정도는 아니다. 이 문장은 오타(誤打)거나 무언가 잘못돼 있는 게 아닐까?

“김정일은 남자치고는 키가 작고 살이 쪘다. 신장 163cm, 체중 85kg. 김정일이 특수한 구두를 신기 시작한 것은 그가 공식적으로 지도자로 임명된 1970년대 전반부터라고 알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나 스위스 등 유럽에서 제작된 구두를 신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80년대에 들어서는 자신의 전용 제화 기술자가 만든 구두를 신었다. 뒤축 높이는 여성용 하이힐에 상당하는, 무려 7cm 정도라고 한다.”

북한의 고위 관리였던 고영환의 증언이다. 이에 따르면 김정일은 하이힐을 신으면 키가 170cm라는 계산이 되지만, 사진 등을 통해 보건대 이 숫자도 믿을 수 없다.

앞에서 말한 최은희는 “신장은 내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저서에 쓰고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자신의 신장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은희의 증언으로 “신장 약 160cm, 체중 약 85kg”이라는 수치가 보고돼 있다.

김정일과 친밀한 이탈리아 경제인 카를로 바에리는 인터뷰에서 “165cm 정도”라고 답하고 있지만, 이는 구두를 신고 있을 때의 신장으로 생각된다.

강성산 전 총리의 사위로 한국에 망명한 강명도는 이렇게 쓰고 있다.

“(김정일 모친의 고향인 칠골) 촌장들은 김정일을 ‘꼬마’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신장이 158cm밖에 안되는 빈약한 체격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증언으로부터 추정하건대 김정일의 키는 160cm에 미치지 못하며, 하이힐을 신으면 165∼166cm로 보이는 것 아닐까? 체중은 80kg 정도로 추정되지만 여러 사진을 비교해보면 시기에 따라 크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변화가 감량에 의한 것인지 이런저런 걱정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2.군복 콤플렉스

최근 김정일의 앞 머리카락은 조금 엷어지고 있지만 언제나 퍼머를 하고 있다. 또 근시 때문에 30세 이후로는 안경을 상용하고 있다. 검정테, 금테, 무테 등을 번갈아 쓰며, 때로는 선글라스나 미러 선글라스도 애용한다.

복장은 30세 이후로는 부친을 따라서 중산복(인민복) 등 간소한 스타일로 일관했다. 그러나 간소해 보이는 점퍼라도 여러 가지를 구비하고 있으며, 옷색깔에 맞추어 구두를 주문하는 사치를 하고 있다.

“퍼뜩 정신을 차리고 보니 테이블을 사이에 둔 반대편 정면에 미러 선글라스를 쓴 남성이 앉아 있었다. (생략) 미러 선글라스가 반사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어 나의 시선은 테이블 반대편에 앉은 그 남성에게 머물렀다. 엷은 감색 사파리풍 재킷 상하의는 흡사 금방 뱃놀이에서 돌아온 듯한 느낌을 주는 러프한 복장이었다. 약간 비만한 신체를 테이블 위에 기댄 채 천천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1982년 9월 평양 ‘국제클럽’ 호스티스로 북한에 체재하며 김정일을 가까이서 본 요시무라 게이코(吉村慶子)가 수기에 쓰고 있듯이, 김정일은 인민복과 점퍼 외에 여름에는 사파리풍의 오픈 셔츠를 입는 일도 있다. 선전용 사진 외에는 양복을 입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을 보면 김정일은 패션에 관해 나름의 ‘미학’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수 취임 후 최초의 군사 퍼레이드인 1992년 조선인민군 창건 60주년 축하 열병식에도 김정일은 원수복이 아니라 언제나 입는 인민복으로 나타났다. 공석에서는 군복을 입지 않지만 군복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이 갑자기 일어서서 ‘육군복!’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 김정일의 뒤를 이어 삼삼오오 자리를 뜨더니 모두 재빨리 군복으로 갈아입고 돌아오는 것 아닌가. 똑같이 대좌 계급장이 붙은 육군복이었다. 김정일도 같은 군복을 입고 있었다.”

1983년 3월8일 김정일이 주최한 오진우(사망·전 인민무력부장)의 생일파티에 참석한 한국의 신상옥 감독은 이런 흥미로운 일화를 전하고 있다.

김정일에게 군복 숭배 경향이 있음은 다음 증언으로부터도 추측할 수 있다.

“잘 보니 그것은 군복이었다. 게다가 원수의 견장이 붙어 있었다. 이것은 김정일이 이 날(장남의 5살 생일)을 위해 소련국방성에 의뢰해서 만든 육·해·공군 원수복 중 하나였다. 옷감과 견장도 진짜와 똑같고 유일한 차이는 키 100cm 정도 어린이에게 맞추어 만들었다는 점뿐이었다. ‘일남아, 이것은 원수의 옷이다. 작년에는 대장이었으니 계급이 더 높아진 거지.’”

이일남이 본명인 이한영은 김정일이 장남(김정남)의 생일에 군복을 입혀 매년 계급을 높여주면서 ‘부관’이라고 부르며 귀여워했다고 쓰고 있다.

김정일은 아들에게 자신을 ‘파파’라고 부르게 하고 있다. 소련에서 돌아온 김일성 부처는 김정일에게 ‘파파’라고 부르게 하였는데 그 영향이 아닌지. 또 조선인민군의 군복은 소련군 제복을 모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한영의 증언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일이 군복차림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은 군대 경력이 없다는 콤플렉스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파티에서 가장복으로 쓰거나 아이에게 입혀 욕구불만을 해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3.식성은 친일파?

김정일의 식단은 당 재정경리부가 관할하는 ‘김정일 장수연구소’가 책임지고 있다.

쌀은 평안남도 문덕군의 특별농장에서 수확한 것을 여직원이 한알 한알 체크하여 깨졌거나 고르지 않은 쌀을 제거한다. 이한영에 따르면 김정일은 전기밥솥으로 지은 밥을 싫어하기 때문에 백두산에서 잘라온 목재를 땔나무로 사용해 밥을 짓는다고 한다.

음용수는 자강도 강계의 유명한 미네랄워터 ‘신덕수’를 마신다. 신덕수는 평양의 외환상점에서도 팔고 있지만 김정일 가족용은 전용 취수구에서 채취한 특별한 물이라고 한다. 해산물은 함경남도 신포 수산사업소에서 잡은 것이 사용된다.

김정일은 내장탕, 설렁탕, 육개장, 꼬리곰탕 등을 좋아하고 김치도 모든 종류를 좋아한다고 한다. 또 생선으로는 청어를 좋아해 청어 초절임 등도 즐기는 음식이라고 한다. 건강에 좋다고 해서 대개의 경우 채소국이 상에 오른다.

1952년 김정일은 만경대 혁명유자녀 학원에 다녔는데, 당시 담임교사가 전근하면서 인수인계를 위해 김정일에 관한 주의사항을 써놓고 있다. 이 메모를 보면 김정일의 소년 시절에 관한 귀중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김정일군이 좋아하는 음식은 겨울엔 된장국, 봄에는 쑥갓이나 봄나물 무침, 여름엔 찬 오이국과 비빔밥, 가을엔 배추에 싼 밥이나 불린 콩요리이며, 여럿이 어울려 식사하는 것을 좋아한다.”

김정일은 냉면 맛에 관한 한 조금 시끄러운 것 같? 1995년 8월23일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일이 평양의 유명 식당인 옥류관을 방문했을 때 ‘맛을 결정하는 것은 고기를 삶아 우려내서 만드는 국물’이라고 비결을 전수한 결과, 옥류관의 평양냉면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추종기사는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무엇에든 참견하는 김정일의 성격을 전해주기도 한다.

김정일은 스키야키, 튀김, 생선초밥 등 일본음식도 매우 즐긴다. 스키야키의 경우 고기 등을 날계란에 묻혀 먹는데 김정일은 그 날계란에 간장을 듬뿍 치는 버릇이 있다. 또한 생선초밥은 튜브에 든 고추냉이(와사비)보다 진짜 고추냉이를 갈아서 먹는 것이 맛있다고 할 정도로 일본통이다.

김정일은 상당한 지일파(知日派)로서 맥주 브랜드에 관해 “일본 동포나 일본인은 기린 맥주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나는 삿포로가 맛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북한을 방문한 재일 조선인에게 말한 바 있다. 술은 거의 모든 종류를 즐겨 소주, 마오타이주, 포도주, 브랜디, 위스키를 마신다. 브랜디 중에서는 헤네시를 즐긴다.

고영환은 1977년 김정일이 외국의 유명한 담배 견본을 전부 보내라고 각 재외공관에 지시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김정일은 도착한 담배를 한 개비씩 다 피워 본 후 영국의 로스먼드와 던힐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며칠간 이 두 종류를 교대로 피우다가 결국 로스먼드를 골랐다고 한다.

또 로스먼드의 생산과정을 자세히 분석시켜 맛이 비슷한 ‘백두산’이라는 북한 브랜드를 생산케 했다. 그가 북한산인 ‘백두산’이나 영국제 로벅, 던힐 등을 피운다는 목격담이 있으나, 가장 좋아하는 것은 로스먼드다.

4.여성 취향은 귀엽고 둥근 얼굴

1978년부터 7년간 북한에 머물던 최은희는 김정일이 주최한 파티에 가끔 참석했다.

“(연회의) 음식은 한식과 양식이 반반이었다. 술은 코냑, 인삼주, 소주 등이 나왔다. 김(정일)은 헤네시를 마시면서 내게도 권했다. 내가 독한 술은 못 마신다고 하니까 프랑스산 백포도주를 내왔다. 그는 평양 음식이나 북한 술을 자랑했다.”

김정일은 입만 열면 ‘주량이 도량이다’라고 할 정도로 술을 마셔 “그 주량과 체력은 옆에서 보기에도 감탄할 정도였다”고 일본인 호스티스는 회상하고 있다.

최은희에 의하면 김정일은 처음에는 그녀를 옆자리에 앉혔으나, 이윽고 20대 후반에 미모의 여성비서인 유(柳)모를 앉혔다고 한다. 당시는 아직 ‘기쁨조’가 없었다. 기쁨조는 파티의 여흥에 동원된 여성조직의 총칭이다. 그러나 여성들에게는 김정일을 비롯한 당·정부 고관의 피로회복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김정일 옆에는 주로 고영희가 앉았다. 그녀가 고영희라는 것을 몰랐을 때엔 나는 상당히 신경이 쓰였다. 파티장에 들어올 때부터 김정일과 함께였고 김정일이 직접 코트까지 벗겨주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후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도대체 누굴까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적당히 살집 있는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생략) 그러나 고영희가 파티를 할 때마다 오는 것은 아니었다. 파티에 참석할 때는 김정일과 춤을 추기도했다. 고영희가 없을 때엔 김옥이라는 삼지연조 단원이 김정일 옆에 앉았다. 삼지연조는 전자피아노 한 명과 기타 두 명으로 구성된 여성 기악조였다. 김옥은 작은 체격에 얼굴이 둥글고 귀여웠다. 김정일은 대개 둥근 얼굴의 미인형을 좋아한다.”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였던 신영희는 이렇게 쓰고 있다. 강명도 또한 김정일이 좋아하는 타입은 한국에서 압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여배우 최진실처럼 ‘아주 귀여운 느낌의 미인’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강명도는 1978년 당 통일전선부의 이동호 제1부부장이 문수초대소에 젊은 여성을 모아 김정일을 접대한 것이 기쁨조의 시작이고, 그 후 대남사업 담당비서인 허담이 본격화시켰다고 말한다. 1985년 북한에서 보천보 경음악단, 왕재산 전자악단이 데뷔했는데, 그 중에 기쁨조가 있었다는 것이다.

보천보 경음악단은 일본을 방문한 적도 있는데, 기쁨조 출신 단원들이 한결같이 김정일 취향인 ‘둥근 얼굴에 ‘귀염성 있는 미인’이라는 것은 필자 혼자만의 감상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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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무 에야 북한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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