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호

이재명 오락가락 행보에 중도층 ‘응답 없음’

[데이터로 본 민심] 2024년 8월 ‘이재명 2기’부터 시작된 우클릭

  •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입력2025-02-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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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체포·구속 후 실용주의로 태세 전환

    • ‘흑묘백묘론’ 주장하며 ‘잘사니즘’ 제시

    • ‘기본사회’ 재소환으로 진정성 의심받아

    • 우클릭에도 지지율 정체, 인물 영입 필요성↑

    2월 10일 이재명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2월 10일 이재명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당은 당원, 정체성, 대표로 이뤄진다. 당원은 일반 당원과 매월 1000∼2000원 안팎의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으로 구분되는데 대체로 진성당원을 의미한다. 민주당에선 권리당원, 국민의힘에선 책임당원으로 불린다. 정체성은 특정 이념이나 가치, 정치 성향을 지칭하는 것으로 정당의 핵심 요소다. 대표는 당원에 의해 선출된다. 사실 이들 세 가지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선 당원은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대표는 당원과 정체성의 상징이자 정점으로 인식되곤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우클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부터다. ‘진보’ 정체성만으론 대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양파(좌·우) 실용주의’라는 부캐(副 Character)를 갖고 있다. 그는 “저는 양(兩)파 또는 무(無)파”(한국경제 2016년 12월 12일자 인터뷰)라고 말한 바 있다. 그게 이 대표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국민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에 대해서 실용주의, 즉 어떻게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고 중산층·서민들을 잘 먹고살 수 있게 할지를 종종 묻곤 했다. 그만큼 국민은 민주당, 또는 대선후보에게 국익, 경제, 성장, 미래 등에 대한 의문을 드러내곤 한다.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는 2024년 8월 전당대회 이후 ‘이재명 2기’부터 시작됐다. 또 계엄 사태 이후론 1월 신년 기자회견 때부터 구체화했다. 그동안 이어진 우클릭 행보가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율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여론조사 관련 구체적 내용은 한국갤럽·전국지표조사(NBS)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중도 지지율, 갤럽 28→31% vs NBS 25→3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2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이 대표의 우클릭은 1월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본격화했다. 2024년 12월 1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월 15일 윤 대통령이 체포되고, 1월 19일 구속된 이후 실용주의로 태세를 전환한 것이다.

    이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흑묘백묘론’을 띄우고 대선 비전으로 ‘잘사니즘’을 제시했다. 흑묘백묘론은 1980년대 중국 덩샤오핑 주석이 제창한 실용주의적 개혁개방정책으로 ‘검은 고양이든 희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말이다. 잘사니즘은 지난해 8월 1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내세운 ‘먹사니즘’의 새로운 버전이다.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백미는 그의 정체성이나 마찬가지인 기본사회 또는 기본소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성장, 친(親)기업, 민간 주도 등을 강조했다.

    2월 10일 이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도 우클릭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1월 23일 처음으로 제시한 ‘잘사니즘’을 좀 더 세분화했다. 공정 성장과 기본사회를 통해 잘사니즘을 구현하겠다는 것. 또 ‘회복과 성장위원회’를 설치하고 주 4일제 도입과 노동시간 단축도 제시했다. 정치개혁으론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을 새롭게 제안했다. 다만 이 대표는 성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기본사회를 재소환함으로써 우클릭에 대한 진정성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범진보 계열 정당의 우클릭은 중도를 공략하는 대표적 수단이다. 마찬가지로 범보수 계열 정당의 좌클릭은 역시 중도를 공략하기 위한 수단이다. 지금까지 이 대표의 우클릭은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갤럽 1월 4주 이 대표 중도 지지율은 30%였다. 조사가 1월 21~23일까지 3일간 진행됐기 때문에 신년 기자회견 영향이 일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지만, 기자회견과 대표 연설이 모두 반영된 한국갤럽 2월 2주에선 이 대표 중도 지지율이 31%에 그쳤다. 2월 1주엔 여론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1월 4주 NBS 조사에서 이 대표 중도 지지율은 28%였다. 전주 대비 3%포인트 올랐다. 조사 기간이 1월 20∼22일이므로 신년 기자회견 영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1월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건 여파로 중도층 일부가 움직인 것으로 해석된다. NBS 2월 1주 조사 때 이 대표 중도 지지율은 34%였다. 1월 4주보다 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온전히 이 대표 우클릭 영향으로 해석하긴 다소 무리다. 설 연휴 민심과 연계돼 상승했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 대표 연설이 반영된 2월 2주엔 32%로 하락했다. 이 대표 우클릭은 아직 ‘응답 없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대표에겐 종종 ‘말 바꾸기 이슈’가 따라붙는다. 이 대표는 제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한때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을 포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직전인 2022년 2월 10대 공약으로 기본소득을 재차 소환했다. 이 대표는 올해도 추경 합의를 위해 전 국민 25만 원 지급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2월 10일 대표 연설에선 ‘상생 소비쿠폰’ 형태로 다시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2월 13일 35조 원 규모의 자체 추가경정예산안을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전국민 25만 원 지원금’ 13조 원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이 대표 우클릭에도 불구하고 중도층의 ‘응답 없음’은 ‘말 바꾸기 이슈’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재명 중도 호감도, 39→39→39% ‘변화 없음’

    1월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건 이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뉴시스]

    1월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건 이후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뉴시스]

    정치인에게 호감도는 지지율 못지않게 중요한 지표다. 특정 정치인에게 호감을 느낀다면 그에 대한 지지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비호감도는 비토(거부 정서)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지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차기 지도자 중 호감도는 가장 높지만, 다수 여론조사에서 비호감도 역시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는 이 대표가 강력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확장성 면에서 한계도 명확하다는 얘기다.

    ‌NBS 1월 3주 조사에서 이 대표 중도 호감도는 36%였다. 4주엔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39%였다. 1월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건 반영으로 풀이된다. 2월 1주, 2주 모두 39%로 변화가 없었다. 이 대표 신년 기자회견, 대표 연설에도 불구하고 중도 호감도는 상승하지 않은 것이다. 이 대표에 대한 전체 호감도 역시 34∼37%를 오가고 있다. 이러한 이 대표 호감도 정체는 앞으로도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대표의 호감도가 매우 낮다는 비판은 사실 과도한 측면도 있다. 계엄 사태, 탄핵 정국 이후 윤 대통령이 정치 무대에서 내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모든 견제가 집중되고 있다. 또 과거 유력한 정치지도자들도 대부분 낮은 호감도에 시달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표적이다. 김 전 대통령은 ‘색깔론 시비’로 3수 끝에 어렵게 당선했다. 그는 DJP(김대중(DJP)+김종필(JP)) 연합으로 비호감도를 돌파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과감한 우클릭으로 역사상 첫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우클릭에도 김 전 대통령 득표율은 40.27%에 그쳤다.

    이 전 총재도 두 아들 병역 비리가 쟁점이 되면서 낮은 호감도가 두 번(1997년, 2002년)이나 발목을 잡았다. 이 전 총재도 재임 시절 좌클릭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그는 이른바 젊은 피 수혈에 힘썼고, 보수정당이지만 이념적으로 다양한 인물을 포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은 이 전 총재가 영입한 대표적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결정적인 순간, 즉 대선이 임박할 때마다 비호감도 돌파에 실패했다. 이 대표의 낮은 호감도 또한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선될 여지가 남아 있다.

    이 대표 우클릭 본격화 이후 국민의힘과 민주당 중도 지지율에선 이상 기류가 포착됐다. 한국갤럽과 NBS 모두 양당의 중도 지지율 격차가 축소된 것이다. 한국갤럽 1월 3주 민주당 중도 지지율은 37%로 국민의힘(28%)과 9%포인트 차로 앞섰다. 1월 4주엔 양당의 격차가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는 1월 19일 서부지법 난동 사건과 1월 23일 이 대표 신년 기자회견 영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월 2주에는 민주당(37%)과 국민의힘(32%) 격차가 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설 연휴 민심과 2월 10일 이 대표의 국회 대표 연설까지 반영된 것이지만 민주당 중도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7%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이 턱밑까지 바짝 쫓아온 것이다.



    민주당 중도 지지율, 갤럽 44→37% vs NBS 41→37→35%

    NBS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1월 3주 민주당 중도 지지율은 34%로 국민의힘(24%)보다 10%포인트 앞섰다. 4주엔 격차가 17%포인트까지 확대됐다. 2월 1주엔 양당의 격차가 7%포인트로 축소됐다가 2주엔 다시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NBS 여론조사가 한국갤럽에 비해 다소 큰 격차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 대표 우클릭에도 양당의 중도 지지율 감소 추세는 비슷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도 지지율 격차 축소는 이 대표에게 큰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갤럽(1월 4주)에 따르면 1월 주관적 정치성향에서 보수(34%)와 진보(27%)의 격차가 7%포인트인데, 이는 2016년 1월 이후 최대 격차다. 중도는 39%였다. 그만큼 보수성향이 많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이 당선한 2022년 대선에선 보수와 진보 격차가 2∼3 사이를 오갔다. 그리고 민주당이 압승한 2024년 4월(총선)엔 보수와 진보의 비중이 똑같았다. 이 대표가 다가올지도 모를 조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보수와 진보의 격차를 줄이거나 중도에서 격차를 크게 벌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지 않으면 탄핵 국면 대선에서도 고전할 수도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한국갤럽·NBS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 1월 3주와 4주에선 각각 40.0%(국민의힘 39.0%), 39.8%(국민의힘 42.3%)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2월 1주에선 44.1%(국민의힘 34.6%)로 상승했다. 이는 설 연휴 민심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월 2주엔 47.8%(국민의힘 32.8%)까지 더욱 올라갔다. 대표 연설 효과로 볼 수 있겠다. 다만 ARS 방식을 활용하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국민의힘 중도 지지율이 너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향후 추세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 대표 우클릭은 2024년 8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2기(8월 18일∼)’ 집권 전략으로 사실상 실용주의를 채택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대표 출마 선언에서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7월 10일). 먹사니즘을 키워드로 하는 전당대회 효과는 지지율 상승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9월 1주 이 대표 차기 지지율은 26%로 7월 1주보다 3%포인트 올랐다. 민주당 지지율도 32%로 3%포인트 상승해 국민의힘(31%) 추월에 성공했다. 이 대표의 우클릭이 상당한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재명 우클릭, 금투세 폐지 동의 때 최대 효과

    2024년 하반기 최대 이슈는 지난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암호화폐 과세 유예 여부였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결론을 내놓고 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에선 폐지와 유예에 동의하는 온건파와 반대하는 강경파가 맞섰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도입했던 금투세 폐지는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여기 투자하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투자자 입장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금투세 폐지를 전격 수용했다. 그해 12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 암호화폐 과세 유예를 담고 있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금투세 폐지를 주도한 곳은 민주당 ‘집권플랜본부’였다. 총괄본부장은 당내 전략통 김민석 최고위원이 맡았다. 집권플랜본부는 지난해 10월 23일 첫 회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본부 산하엔 ‘K먹사니즘 본부’를 설치했다. 집권플랜본부는 첫 회의에서 금투세 폐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내에선 파장이 일었지만 이와 반대로 중도는 환호했다. 금투세 폐지 동의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11월 1주 이 대표 지지율은 29%로 3%포인트 올랐다. 2022년 3월 대선 패배 이후 최고 지지율을 경신한 것이다. 민주당 지지율도 36%로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의힘 지지율(29%)과 격차도 7%포인트로 확대됐다.

    ‌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 추이는 다소 당황스럽게 다가온다. 12·3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던져준 희대의 퇴행적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이 대표와 민주당은 반사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 1월 4주 이 대표 지지율은 31%였다. 12월 1주보다 2%포인트 상승했지만, 계엄 사태가 대부분 반영됐고 진보층을 중심으로 조기 대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여건을 고려하면 거의 횡보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 1월 4주 민주당 지지율은 40%로 국민의힘(38%)과 거의 차이가 없는 접전이었다.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가 온전히 반영된 2월 2주 그의 지지율은 34%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이 대표 우클릭 영향이 아닌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 때문에 생긴 착시효과에 가깝다. 2월 2주 이 대표의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78%였는데 직전 조사에선 69%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대표 지지율이 확장된 것이라기보다는 전통적 지지층이 최대한 결집해 나타난 효과인 셈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38%로 국민의힘(39%)에 오차범위 이내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지지율 정체, 우클릭 피로도? 새로운 인물 부재?

    1997년 11월 3일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선후보가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와 DJP 연합에 합의한 후 두 손을 높이 들어보였다. [뉴시스]

    1997년 11월 3일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대선후보가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김종필 당시 자민련 총재와 DJP 연합에 합의한 후 두 손을 높이 들어보였다. [뉴시스]

    우클릭(또는 좌클릭)의 핵심 수단은 인물과 정책 두 가지다. 앞서 살펴본 김 전 대통령은 파격적 인물 영입으로 한계를 돌파했다. 당시 김종필 자유민주연합 총재는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 전신)와 정체성이 전혀 다른 인물과 연대하면서 우클릭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반대로 이 전 총재는 인물, 정책 면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의 정체성을 극복할 만한 좌클릭에 나서지 못했고 이는 대선 실패로 귀결됐다.

    올해 들어 이 대표와 민주당 지지율 정체는 우클릭 한계와 맞닿아 있다. 이 대표의 우클릭은 주로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복지에서 성장으로, 반(反)기업에서 친(親)기업으로, 북한·중국 중시 외교에서 미국·일본 중시 등의 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정책만으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우클릭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고 강성 지지층의 반발도 여전하고 말 바꾸기 이슈도 해소되지 못하는 처지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인물 영입 카드’를 활용한 적이 많지 않다. 특히 진영이나 정체성이 다른 인물을 거의 발탁하지 않았다. 거듭된 우클릭에도 지지율 정체를 고려하면 인물 영입 카드의 필요성이 점차 커질 수 있다.

    신동아 3월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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