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호

LG CNS 호된 신고식… 6개월 뒤 주가 반등한다?

[증권 인사이드] 새해 최대 IPO 대어, 공모가 하회 마감하다니…

  • 이승용 시사저널이코노미 기자 romancer@sisajournal-e.com

    입력2025-02-0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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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 모았으나 공모가 대비 9.85% 하락 마감

    • 공모주 시장 침체에 고평가 논란이 원인

    • 2대 주주 맥쿼리PE 잔여지분 6개월 뒤 풀려

    • 오버행 이슈 끝나면 주가에는 상승 요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LG CNS 본사. [LG CNS]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 내 LG CNS 본사. [LG CNS]

    IPO 대어로 주목받던 LG CNS가 2월 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 이하로 추락한 채 장을 마감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공모가는 6만1900원이었으나 시초가는 6만500원으로 공모가보다 낮게 시작했다. 장중 최고가는 6만500원으로 주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해 최종적으로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대비 약 9.85% 하락한 수치였다.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당시처럼 쏠쏠한 공모주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로서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결과다. 적지 않은 유통가능 물량에 대한 부담이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 가운데 상장 6개월 이후부터 2대 주주 맥쿼리PE가 잔여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오버행 이슈도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다만 LG CNS의 경우 삼성SDS와 달리 오버행 이슈가 조기에 해소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LG엔솔 이후 최대 공모금액이었는데…

    LG CNS는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14.38 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5만3700~6만1900원) 최상단인 6만1900원으로 결정했다.

    수요예측에서 참여한 국내외 기관 2059곳 가운데 83.2%(1713곳)가 최상단인 6만1900원을 제시했고 그 이상을 제시한 기관도 230여 곳에 달했다. LG CNS 공모금액은 1조1994억 원, 시가총액은 5조9972억 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 기록한 공모금액 12조7500억 원 이후 최대 공모금액이었다.

    수요예측 흥행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 흥행으로 이어졌다. 1월 21~22일 진행된 공모청약에서 21조1441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납입되면서 통합 경쟁률은 122.93대 1로 집계됐다. 청약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22일에는 CMA 잔고가 78조294억 원으로 직전일(21일) 87조613억 원 대비 9조319억 원이나 줄어들면서 LG CNS 청약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대표상장주관사인 KB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에서 공모청약이 진행됐고 총 78만814명에게 공모주가 배정됐다. 1인당 0.85주를 균등배정 받은 NH투자증권을 제외하고 나머지 증권사를 통해 청약을 신청한 투자자들은 1인당 3~4주를 균등배정 받았다. 78만 명이 넘는 공모주 투자자들은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당시처럼 1인당 최소 10만원 이상의 차익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상과 달리 모두 손실을 보게 됐다.

    LG CNS의 상장일 주가 부진 배경으로는 적지 않은 유통가능물량이 꼽히고 있다. 통상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20% 이하면 품절주로 평가받고 상장일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유통가능물량이 14.53%에 불과했다. 하지만 LG CNS는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이 상장예정주식수 9688만5948주 중 28.49%에 해당하는 2760만544주에 달했다.

    LG CNS 유통가능물량이 많았던 이유는 2대 주주인 맥쿼리PE가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대거 물량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LG CNS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지분 35%를 맥쿼리PE에 매각했다.

    매각 당시 투자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LG CNS는 상장을 약속했다. 맥쿼리PE는 이번 IPO에서 보유 주식의 31.5%에 해당하는 968만 8595주를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내놓았다. 이는 공모주식의 절반에 달했다. 통상 구주매출은 공모자금이 회사로 귀속되지 않고 주주가 지분을 처분한다는 인식을 주기에 공모 흥행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여기에 LG CNS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의무보유확약 비중도 높지 않았다. 기관들이 신청한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10.57%였고 LG CNS는 기관 배정물량 가운데 최종 의무보유확약 물량으로 21.3%를 배정했다.

    반면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수요예측 당시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 배정물량 2337만5000주 가운데 58.3%(1362만9028주)에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실질적으로 유통가능물량은 전체 상장주식수의 8.85%(2071만6454주)에 그쳤다.

    LG CNS는 유통물량과 구주매출 부담에도 공모가를 저렴하게 책정했다며 흥행을 기대했다. LG CNS는 상장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일본 NTT데이타그룹을 선정했고 이들의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인 22.6배를 기준으로 삼아 주당 평가가격을 8만9378원으로 도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할인율 39.9~30.7%를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5만3700~6만1900원으로 정했다. 최근 5년 코스피 평균 할인율이 35.73~21.90%였기에 LG CNS로서는 비교적 겸손한 몸값으로 상장한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상장을 앞두고 장외 시장에서 LG CNS 주식은 한때 주당 11만 원 이상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상장일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

    안정적인 실적 성장, 설득 부족했나

    LG CNS 사업구조는 크게 △시스템통합(SI)과 시스템관리(SM) 부문, △클라우드&AI 부문, △스마트엔지니어링 부문 등 3가지다. LG CNS 실적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3조2833억 원이었던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5조6053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14.3%에 달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7.0% 늘어난 3조958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20년 2460억 원에서 2023년 4640억 원으로 연평균 20%씩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동기대비 17.5% 늘어난 3128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60%에 육박하는 그룹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을 완벽하게 해소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LG CNS의 2023년 특수관계사(LG전자·LG화학·LG U+·LG디스플레이 등) 매출은 3조2553억 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58.08%에 달했다. 특히 해외 매출 5764억 원 중 93%가 해외 계열사 매출에서 발생했다.

    다른 대기업 SI 계열사들의 그룹 내부거래 매출비중이 70~90%대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LG CNS 내부거래 매출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회사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했다고 보여진다.

     LG CNS CEO 현신균 사장이 1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LG CNS]

    LG CNS CEO 현신균 사장이 1월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LG CNS]

    ‌LG CNS는 인수합병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매출 비중을 더욱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IPO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깜짝 뉴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M&A를 암시했다. 1월 17일에는 AMR 소프트웨어 기업 베어로보틱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삼성SDS와 달리 오버행 이슈 오래 끌지 않을듯

    LG CNS 주가는 지분구조상 상장 6개월 이후부터 단기간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LG CNS 상장 직후 최대주주인 지주사 LG의 지분율은 44.96%, 2대주주인 맥쿼리PE는 21.5%다. 모두 상장 후 6개월 동안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맥쿼리PE는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는 6개월 뒤부터 LG CNS 잔여지분을 장내매도하거나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할 것이 유력하다. 맥쿼리PE는 2020년 4월 LG CNS 지분 35%를 인수하는 자금 1조300억원 가운데 펀드에서 5100억 원을 동원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5200억 원을 받았다. 이후 2022년 6월 대출금을 1조200억 원으로 늘리고 펀드 출자금을 회수하는 자본재조정을 실시했다. 맥쿼리PE는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로 들어오는 6000억 원 가운데 2400억 원을 대출금을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잔여 대출금 8000억 원이 남아있기에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빠른 투자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지분율도 1%(97만2600주)에 그친다. 공모가 기준 600억 원가량이다. 구 회장 역시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받은 대출금을 상환하는 목적으로 지분을 털어낼 가능성이 높다.

    이는 LG CNS가 앞서 2014년 11월 상장한 삼성SDS와 달리 오버행 이슈가 오래 끌지 않고 끝날 것이라는 유력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오버행 이슈가 끝나면 LG CNS 주가에는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SDS의 경우 상장 이후에도 삼성 오너일가의 오버행 이슈가 끊이질 않았고 주가가 장기간 부진에 빠진 배경이 된 적이 있다. 삼성SDS는 이재용 회장 9.2%,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3.9%,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3.9% 등 오너일가가 17%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2.58%, 삼성물산이 17.08%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S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말단에 있는 계열사였기에 삼성 오너일가가 지분을 매각해 승계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상장 이후 수년간 주가를 눌렀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2022년과 지난해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은 여전하고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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