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호

리우 올림피아드 프리뷰

금메달 10개, 10위 이내 숙적 일본 따돌려라!

  • 기영노 | 스포츠 평론가 kisports@naver.com

    입력2016-08-02 11: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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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빛 축제가 다가온다. 8월 5~21일(한국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제31회 올림픽 관전 포인트와 한국을 빛낼 ★들을 살펴본다.
    • 리우 올림픽, 10배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Welcome to hell(지옥에 온 걸 환영합니다).’

    8월 5~21일 열리는(한국 시각)  올림픽을 한 달여 앞둔 7월 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이하 리우) 공항. 공항경찰들이 ‘지옥에 온 걸 환영합니다. 경찰관과 소방관이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우에 누가 오든지 간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선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예산 부족으로 리우 올림픽이 큰 실패로 끝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현지의 열악한 사정을 잘 보여주는 시위 현장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온갖 곡절이 생겨 리우 올림픽은 개막식도 열리기 전에 구설에 올랐다. 이른바 Z, T, C에 휘말려서다.

    Z : 지카 바이러스(Zika virus)가 전 세계를 ‘소두증’ 공포로 몰아넣으며 각국 유명 선수들이 잇달아 리우 올림픽을 외면했다.

    T : IS의 테러(Terror)가 사람이 많이 모이거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올림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C : 올림픽이 열리기 전부터 독일의 ARD와 ZDF 등 2개 방송사가 장비를 실은 트럭을 떼강도에게 빼앗겼다가 하루 만에 발견하거나, 스페인 요트 선수들이 강도를 당하는 등 갖가지 범죄(Crime)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대규모 빈민가 중 하나인 콤플레수두알레마웅에서 연일 올림픽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총성이 들리는 등 리우는 올림픽을 치르기 어려운 모든 조건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올림픽이 이처럼 외부로부터 위협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브라질은 Z, T, C와의 전쟁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유고 사태가 되는 등 정치적으로도 불안하다.


    겨울에 열리는 여름 올림픽

    어쨌거나 올림픽은 치러질 것이다. 이제까지 전쟁(제1, 2차 세계대전) 외에는 올림픽을 건너뛰거나 연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 1972년 뮌헨 올림픽 때는 대회 도중에 ‘검은 9월단’ 사건이 터져 이스라엘 선수 11명과 경찰관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지만 중단되지 않고 무사히 폐막식을 치렀다.

    리우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린다. 포르투갈어 사용국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도 처음이다. 해당 국가의 겨울(브라질은 8월이 겨울에 해당된다)에 올림픽이 열리는 것도 호주(1956년 멜버른, 2000년 시드니) 이후 처음이다.

    축구의 나라 브라질답게 주경기장에서는 육상경기만 열리고, 개·폐회식은 축구경기장(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것도 처음이다. 브라질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축구 금메달에 도전한다. 브라질 축구팀은 1984년 LA 올림픽 은메달,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에 머물렀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준결승전에서 한국을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랐으나 네이마르, 헐크, 파투, 다미앙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는데도 멕시코에 1대 2로 져 또다시 은메달에 머물렀다.

    리우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206개국(종전 최다 204개국)이 참가해 28개 종목(종전 26개 종목)에서 306개(종전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개막식이 열리는 8월 5일부터 8월 21일까지 17일 동안 벌어진다.

    대회 슬로건으로 ‘뉴 월드(A New World)’를 내세웠고, 마스코트는 비니시우스(Vinicious)와 통(Tom)이다. 비니시우스와 통은 브라질의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와 통 조빙의 이름을 딴 것이다.

    골프와 럭비 두 종목이 오랜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다. 골프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 이후 112년 만에, 럭비는 1924년 파리 올림픽 이후 9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다.



    골프, 112년 만의 귀환

    골프는 18홀을 4일 동안 치르는 스트로크 플레이로 치러진다. 한국 여자골프는 메달 획득 가능성이 매우 높고, 남자는 출전에 의미를 둘 것으로 보인다. 남녀 모두 한 나라에 2명씩으로 출전을 제한하지만, 세계 랭킹 15위 이내의 선수는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한국 여자골프는 4명이 출전하게 돼 메달을 따낼 확률이 그만큼 높다.

    럭비는 경기 규정 탓에 올림픽 복귀가 미뤄져왔다. 15인제의 경우 전·후반 40분씩 80분을 격렬하게 맞붙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한 경기를 치르고 일주일 정도는 쉬어야 한다. 따라서 16~17일 안에 대회를 마쳐야 하는 올림픽 무대에 진입하기가 어려웠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7인제 럭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전후반 7분씩 14분 경기를 하는 7인제 럭비는 하루에도 2~3게임을 치를 수 있다.

    영연방 국가인 뉴질랜드, 호주와 프랑스 등이 강국이고 한국은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0대 47), 홍콩(10대 19)에 연패를 당하면서 3위에 그쳐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한국 여자럭비는 수준이 크게 떨어져 아시아 예선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서 국가별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대회에 참가하는 데 의의를 두라는 뜻이다. 다만 AP, AFP, 로이터, 신화 등 세계적인 통신사들이 국가별 금·은·동메달 수를 집계해 순위를 정해 보도한다. 금메달 1개가 은메달 10개 또는 100개보다 앞서고, 은메달 1개도 동메달 여러 개보다 앞선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금·은·동메달을 구별하지 않고 획득한 메달 수의 합계로 순위를 매기기도 한다.



    싹쓸이 노리는 한국 양궁

    이번 대회 한국의 목표는 대외적으로 ‘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 이내’ 즉 10-10(텐-텐)이다. 대내적으로는 라이벌 일본을 꺾는 게 중요하다. 만약 일본을 이긴다면 10-10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해도 8할은 성공하는 것으로 친다.

    한국은 그간 올림픽 무대에서 일본에 우위를 보였다. 최근에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 번 졌을(한국 9위, 일본 5위) 뿐,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서 이겼다. 이번에도 중국에 이은 ‘아시아 2위’와 ‘세계 10위 이내’의 성적을 놓고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한국의 메달밭을 비교해 보자. 한국은 여자골프, 양궁, 태권도, 유도, 레슬링, 사격, 배드민턴, 펜싱, 체조, 리듬체조와 탁구 등 일부 구기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한다.

    한국 양궁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단체전이 도입된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양궁에 걸린 28개의 금메달 가운데 19개를 따냈다. 금메달의 68%를 독식한 것이다. 그동안 여자단체전은 7연속 금메달을 획득했고, 남자단체전도 4개의 금메달을 땄다. 남자개인전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양궁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오진혁 선수가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기보배의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진혁의 개인전까지 금메달 3개를 땄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선 ‘2관왕 2연패’를 노리는 기보배와 최미선, 정혜진, 남자 세계랭킹 1위 김우진과 이승윤 구본찬으로 이뤄진 6명의 남녀 신궁(神弓)이 사상 처음 ‘금메달 4개 싹쓸이’를 노린다.

    태권도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로 체면치레를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5체급(남자 3, 여자 2)에 출전해 최소한 2개의 금메달을 노린다. 태권도 대표선수들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체력이다. 하루에 4경기를 치러도 지치지 않을 정도의 지구력을 길렀다. 한국 태권도는 58㎏급 김태훈, 68㎏급 이대훈, 87㎏급 차동민. 여자부 67㎏급의 오혜리 등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

    유도 또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린다. 유도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이후 일본(38개 금메달), 프랑스(12개)에 이어 3번째로 많은 11개의 금메달(은메달 14개, 동메달 15개)을 따내 한국에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성적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애틀랜타 올림픽 성적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겠다는 게 유도 국가대표팀의 각오다.

    유도는 남자 7체급 여자 5체급 등 12명이 출전권을 따냈다. 그 가운데 남자 60㎏급 김원진, 66㎏급 안바울, 73㎏급 안창림, 90㎏급 곽동한, 여자 57㎏급 김잔디가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의 색깔이 달라질 세계 정상권 선수들이다. 유도연맹은 색깔에 상관없이 5개 이상의 메달, 2개 이상의 금메달을 예상한다.

    진종오 김장미 등 스타플레이어를 다수 보유한 사격은 ‘최소한 1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남자 50m 권총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진종오가 건재하다. 김장미는 런던 올림픽 여자25m 권총에서 깜짝 금메달을 딴 후 이어진 긴 슬럼프를 극복하고 2연패에 도전한다. 그 밖에 50m 소총 3자세의 김종현, 25m 속사권총 김준홍, 10m 공기권총 곽정혜 등이 금메달을 겨냥한다.

    배드민턴은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복식 이용대-정재성의 동메달 하나로 만족해야 했고, 여자복식에서는 ‘져주기 파문’에 휩쓸려 선수 4명이 실격당하는 쓰라린 아픔도 겪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혼합복식 고성현-김하나, 남자복식 이용대-유연성 조가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특히 이용대 선수는 이번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면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손연재의 마지막 도전

    런던 올림픽은 한국에 ‘펜싱 올림픽’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펜싱에서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올렸다.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출전 선수 거의 모두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한국의 전력이 많이 노출된 데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등 펜싱 강국의 견제도 심해 색깔에 상관없이 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펜싱은 올림픽마다 2개의 단체전이 제외되는데, 이번 대회는 런던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동메달을 딴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빠져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 메달권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남자 사브르 개인전의 구본길과 김정환, 여자 플뢰레 개인전의 남현희와 전희숙이다.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개인전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사브르 김지연과 ‘1초 오심’으로 메달을 빼앗긴 여자 에페 신아람에게도 희망을 건다.

    한국 스포츠의 영원한 메달밭 레슬링은 이번에도 금메달 1개 이상을 목표로 삼았다. 전통적으로 자유형보다 그레코로만형이 강한데, 그레코로만형 66㎏급 류한수, 75㎏급 김현우가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특히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김현우의 파워와 노련미에 기대를 건다.

    레슬링은 이번 대회부터 2분 3라운드에서 3분 2라운드, 3전 2선승제에서 총점제로 바뀌었고, 소극적 플레이를 하는 선수에게 첫 번째 패시브를 부여하고, 2차 패시브부터는 1점을 감점한다.

    리듬체조의 손연재도 어느덧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손연재는 러시아의 마문과 쿠드랍체바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뉴타, 우크라이나의 리자트니토바와 치열한 동메달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 올림픽에서 5위에 그친 손연재가 동메달 이상을 따내면 다른 종목의 금메달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일본 여자 레슬러 삼총사

    유일하게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육상에서는 멀리뛰기, 세단뛰기 두 종목에 출전하는 김덕현, 남자 높이뛰기 윤승현, 남자 100m 김국영 등이 출전한다. 김덕현이 멀리뛰기에서 자신이 보유한 한국신기록 8m22㎝를 또다시 뛸 수 있다면 결선 진출은 물론 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다.

    남자 100m에 출전하는 김국영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준결승인 16강 진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보에서는 김현섭 선수가 20㎞와 50㎞에 모두 출전하고, 박칠성은 주종목인 50㎞에서 승부를 건다.

    지금껏 살펴본 것처럼 한국은 구기종목을 빼고 최소 8개, 최다 12개 정도의 금메달로 종합 10위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의 올림픽 성적은 유도 경기 결과에 따라 엇갈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 일본은 유도에서만 8개의 금메달을 따내 남자유도 73㎏급에서 금메달 한 개를 따낸 한국을 전체 금메달 수 16대 9로 물리치고 종합 5위를 차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일본 남자유도는 전멸하고 여자유도에서도 마쓰모토 가오리(57㎏급)만 금메달을 따 한국(금메달 수 13대 7)에 밀려 종합 11위에 그치고 말았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유도에 많은 기대를 하는데, 세대교체에 성공한 덕분에 5개 안팎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유도 금메달 후보들은 하나같이 한국 선수들과 경쟁 관계다.

    일본 남자체조의 우치무라 고헤이는 개인종합에서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이 확실하고, 여자 레슬러 삼총사인 요시다 사오리(55㎏급), 오바리 히토미(48㎏급), 그리고 올림픽 4연패를 노리는 세계 여자레슬링의 지존 이소 가오리(63㎏급)에게도 금메달을 기대한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여자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기자키 료코 선수도 당일 컨디션에 따라 금메달이 가능하다.

    일본은 유도에서 선전할 경우 최다 15개까지 금메달이 가능하다. 일본이 최다 15개, 최소 7개의 금메달을 기대하는 터라 한국과 ‘금메달 10개 안팎’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핸드볼 44세 베테랑 오영란

    구기종목은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금메달 1개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남자축구, 여자배구, 여자핸드볼, 여자하키 4종목에 출전한다. 일본은 남녀축구와 럭비, 여자배구, 여자농구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이 여자핸드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일본은 여자축구가 금메달에 가깝다고 내다본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세계 랭킹이 10위에 머물지만 역대 최고의 센터백 김온아와 44세의 베테랑 골키퍼 오영란이 건재해 신구 조화가 잘 이뤄져 있다. 스웨덴, 러시아, 프랑스, 네덜란드, 아르헨티나와 함께 B조에 속해 예선 리그를 치른다. B조에서 최소한 4위를 해야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토너먼트에 오르면 매 경기 결승전이라는 각오로 싸울 태세다.

    일본 여자축구는 2011년 독일 여자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초 우승, 2012년 런던 올림픽 은메달,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준우승 등 세계 정상권을 지켜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캐나다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2대 5로 패배를 안긴 미국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하고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축구는 한국이 일본과의 3, 4위전에서 이겨 동메달을 땄고, 여자배구는 일본이 한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번 대회에서도 두 나라는 두 종목에서 모두 동메달권에 올라 있어 또다시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여자하키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8번째 본선에 진출하지만 네덜란드라는 절대 강자가 버티고 있어 금메달까지는 어렵고, 사상 세 번째 메달(1988, 1996년 은메달)을 노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은 51개의 금메달(은메달 21개, 동메달 28개)로 금메달 36개에 그친 미국을 꺾고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의 ‘태평성대’는 불과 4년 만에 끝나고 말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미국이 금메달 46개(은메달 29개, 동메달 29개)로 금메달 38개에 그친 중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탈환한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도 미국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많은 메달이 걸린 육상과 수영에서 엄격한 약물검사와 다른 나라들의 추격으로 인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2015년 8월 베이징에서 벌어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이 금메달 6개(은메달 6개, 동메달 6개)를 딴 반면, 중국은 금메달 1개에 그쳤다. 육상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메달이 걸린 수영은 미국과 중국이 매 대회 1~2개 차이의 접전을 벌였다. 미국이 자유형 접영 등 경영에 강한 반면 중국은 다이빙에서 압도적 성적을 올렸다.



    北 17세 다이빙 소녀 김국향

    리우 올림픽에서 미국은 2015년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5관왕을 차지한 케이티 레데키와 현역으로 복귀한 마이클 펠프스가 뛸 계영 종목에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은 다이빙에서 북한, 이탈리아 등의 추격을 뿌리쳐야 한다. 2015년 카잔 세계대회에서 북한의 김국향은 다이빙 여자 10m 플랫폼 결승에서 397.05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에서 이탈리아의 타니아 카뇨토도 중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 밖에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역도, 배드민턴, 탁구, 체조 등에서도 유럽과 일본 또는 한국의 맹렬한 도전을 받고 있다. 반면 미국은 육상 수영 외에도 레슬링 복싱 조정 카누 등의 개인종목과 남녀농구, 남녀배구 등의 구기종목에서도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미국이 런던 올림픽과 비슷한 수(46개)의 금메달을, 중국은 런던 올림픽에 미치지 못한 30개 남짓한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전망된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를 추격하는 러시아는 잇따른 약물복용 추문으로 육상에서 출전 선수가 제한돼 있고, 이 사태가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쳐 두 스포츠 강국을 추격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 밖에 개최국 브라질과 함께 프랑스, 독일, 영국, 호주 등이 종합 순위 10위 이내에 들 것으로 보인다.

    육상에서 전설을 쌓아가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와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5개 대회 연속 출전하는 미국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가 이번 올림픽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다. ‘여자 마이클 펠프스’로 불리는 미국 수영의 케이티 레데키는 떠오르는 스타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남녀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노박 조코비치와 미국의 서리나 윌리엄스도 많은 관심을 모을 것이다.

    축구에서는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23세 이상 3명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하고, 남자농구에선 NBA 간판스타 스테판 커리와 르브론 제임스가 빠졌지만 카멜로 앤서니, 캐빈 듀란트 등이 미국 대표로 나오고 프랑스의 토니 파커 등도 출전한다.

    배드민턴 남자 개인단식 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중국의 린단과 린단의 라이벌이자 말레이시아 사상 최고의 스포츠맨이라고 불리는 리 총웨이 등이 배드민턴 경기장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골프에서는 호주의 제이슨 데이,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불출전 선언이 잇따랐지만, 여자골프의 지존 리디아 고와 미국의 조던 스피드 등이 출전해 필드를 화려하게 수놓을 예정이다.

    별들의 향연이 시작됐다. 8월 5일 리우 공항경찰들이 ‘Congratulations for visting heaven(천국에 방문한 걸 축하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있기를 기대해본다. 



    리우의 변수들

    ▼ 한국엔 ‘브라질 징크스’가 걸림돌 ▼
    러시아 육상이 변수다. 러시아 육상은 국제육상연맹(IAAF)과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올림픽을 포함한 모든 국제대회 출전 정지를 당했다. 엄격한 도핑 검사를 통과하면 개인적으로는 출전길이 열리지만 러시아 육상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러시아 육상의 몰락은 다른 나라에는 호재가 될 것이다.

    귀화 선수도 변수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 육상에 걸린 47개 금메달 가운데 32%에 해당하는 15개를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선수들이 카타르,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국가로 귀화해 따냈다. 카타르 남자핸드볼 팀은 선수 16명 중 15명이 유럽 출신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러시아는 안현수 등 귀화선수가 6개의 금메달을 따는 데 힘입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농구, 축구 등은 귀화선수 규정을 두고 있지만 육상, 수영, 핸드볼, 탁구 등 대부분의 종목은 귀화선수 출전에 별다른 제약이 없다. 리우 올림픽은 각국의 귀화 선수들이 가장 두각을 나타낸 대회로 기록될 것 같다.

    한국엔 브라질 징크스가 변수다. 한국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참패를 당했고, 2006년 브라질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는 16개국 중 13위에 그쳤으며, 2011년 브라질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는 앙골라에도 패하면서 16강에서 탈락했고, 2013년 브라질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는 ‘노 골드’였다. 이처럼 브라질에서 벌어진 국제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거의 없다. 지구 반대편에서 경기가 벌어지는 터라 시차와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리우에 도착하는 데는 꼬박 24시간이 걸린다.

    눈여겨볼 리우의 기록들▼ ‘전대미문’ 도전하는 韓 여자양궁 ▼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가 육상 3관왕 3연패에 도전한다. 우사인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육상 100m, 200m, 400m계주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이 세 종목에서 3관왕을 차지해 3관왕 2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또다시 3관왕을 차지하면 앞으로 수십 년간, 혹은 금세기에 깨지지 않을 올림픽 역사상 최고 수준의 업적을 이룬다. 100m, 200m 2관왕에 오르는 선수는 나올지 몰라도, 400m계주까지 석권하려면 육상 초강국인 미국이나 자메이카 선수가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10년 넘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라는 지위를 유지하는 것도 엄청난 위업이다. 우사인 볼트의 ‘3관왕 3연패’를 저지할 최대 적수로는 남자 100m 올 시즌 최고기록(9초80) 보유자인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과 미국 남자 400m계주 팀이다.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는 색깔에 상관없이 메달을 한 개 만 더 따도 자신이 보유한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경신한다. 펠프스는 금메달 18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올림픽 금메달 및 메달 최다 보유 기록을 갖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 대회에서만 8개의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케냐의 창던지기 선수 줄리우스 예고는 2015년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기적을 일으켰다.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최초로 92m72cm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예고가 변변한 코치도 없이 동영상을 보고 기술을 익혀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예고는 올림픽 3연패를 이룬 투창계의 전설 얀 젤레즈니(체코)의 동영상을 스승 삼아 독학한 끝에 세계 정상에 올랐는데, 올림픽에서 또다시 세계 정상을 재확인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면 ‘동영상 독학’으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선수가 된다.

    한국 선수로는 사격의 진종오가 남자권총 50m에서 3연패를 노린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서 금메달을 따낸 진종오가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 경우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한다.

    한국 여자양궁 단체도 8연패라는 신기록에 도전한다. 미국 남자농구가 1936년 베를린 올림픽부터 1968년 멕시코 올림픽까지 7연패를 이뤄 한국 여자양궁과 타이 기록을 갖고 있다. 리우에서 여자양궁이 단체전 금메달을 따면 ‘올림픽 8연패’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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