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대통령이 왼쪽다리를 다쳤다는 것은 이 고관절 이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대통령의 왼쪽다리 이상을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나다 왼쪽 허벅지를 삐끗해 근육통이 생겼고, X레이 촬영 결과 뼈에 이상은 없으며 근육이 놀라 뭉친 것이라고 발표했다. 청와대 박선숙 대변인은 왼쪽다리를 다친 다음날인 4월1일 대통령이 당분간 걷는 것을 삼가기로 했고, 행사장 이동시 휠체어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대통령은 실제로 4월1일 청와대 본관에서 있었던 쑨자정(孫家正) 중국 문화부장과의 접견, 공정거래위 업무보고, 박승 한국은행 신임총재 임명장 수여 행사에서 휠체어와 함께 지난 2년간 쓰지 않았던 지팡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1일 이후 김대통령의 컨디션은 매우 좋지 않았는데도 청와대는 증세가 좋아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이 허벅지 염좌를 입었다고 발표된 3월31일부터 입원하던 날인 4월9일까지 언론보도를 보면 청와대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대통령이 입원하기 전날인 4월8일자 연합뉴스 보도다.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불편을 겪어온 김대중 대통령이 증세가 호전되어 4월8일부터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대변인은 김대통령의 상태가 매우 좋아졌다며 오늘부터는 이동할 때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고 지팡이만 짚고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토요일인 4월6일에는 수영장에서 걷기 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4월9일 밤부터 김대통령이 국군서울지구병원에 입원해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대통령의 대퇴부 염좌(허벅지 근육통)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대퇴부 염좌를 치료하기 위해 먹은 소염 진통제 때문에 위장 장애가 왔다는 것이다. 이 약 때문에 김대통령은 4월7일 이후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고 과로가 겹쳤다는 것이다. 다음은 대통령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4월11일 오후, 허갑범 주치의가 전화 통화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워낙 과로해서 입원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그 중 기능성 소화장애가 문제다. 그 외 다른 문제는 별로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업무량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 늘 과로하기 때문에 업무량을 줄이라고 강력히 건의해 왔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하루 7,8명을 만나고 빡빡한 일정 때문에 오버 워크를 했다. 이 정도는 고령이 아닌 정상인에게도 무리다. 78세의 나이로는 상당히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입원할 무렵에는 완전히 탈진한 상태였다. 그래서 입원했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4월7일부터 9일까지 잠을 한 숨도 못자고 밥을 한 끼도 못먹었다. 잦은 만찬도 굉장히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입원실에 들어가면서도 국민의 시선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고 걱정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는 입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의무진이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든 입원하길 건의했다.
입원한 김에 많이 쉬라고 했다. 일요일 오후에 퇴원하는데, 청와대 입장은 휴가용 입원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의사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하는 이야긴데, 대통령이 잘하려고 하는 일을 언론이 너무 질타하는 것 아닌가. 곁에서 보기에 딱할 정도다. 대통령 아들 문제가 걸려 있고 경선 문제도 걸려 있고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의사로서 하는 말인데, 이번 염증은 삐끗한 정도가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다가 문턱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다리에 힘이 빠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고관절 장애와는 관계없다. 스트레스와 과로 때문이다. 왼쪽 다리는 좀 많이 걸으면 통증이 오는 그런 정도다. 내 생각에는, 외국에 나가서도 그렇게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이 국내에서는 심적인 부담을 너무 많이 느끼는 것같다. 입원한 이후에는 피로도 많이 가셨고, 기분도 좋아졌다. 본인 모습을 TV에 드러내놓고 싶어해서 의사들이 신문과 TV를 보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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