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톱 경영자들의 건강비결 CEO들에게 건강은 경영의 효율과 직결되는 요소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잘 풀어줘야 일을 제대로추진할 수 있다. 대기업 총수와 전문경영인들은 어떻게 건강을 관리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삶의 양(量)보다는 질(質)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몇 년 전 이건희(李健熙·60) 삼성회장이 육류만 섭취하는 ‘황제 다이어트’를 해서 성공했다고 알려지자 한때 중년 남성들 사이에 황제 다이어트 붐이 일었다. 우리 사회가 ‘다이어트’란 말이 더 이상 ‘여성’이나 ‘몸매’ 같은 말과 등가치환이 되지 않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그렇다면 샐러리맨들의 벤치마킹 대상인 대기업 총수나 전문경영인들은 어떤 방법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있을까.
제한된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므로 자기관리에 철저할 수밖에 없는 톱 경영자들에게 건강은 경영의 효율과 직결되는 요소다. 과도한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그때그때 잘 풀어줘야 한다. 그래서 건강관리도 경영을 하듯 나름의 노하우와 원칙에 입각해 실천하는 경영인들이 많다.
이건희 회장은 건강과 관련해 재계 총수들 가운데 가장 다양한 일화를 갖고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레슬링부에서 활동했을 만큼 건강한 그는 삼성 총수가 된 뒤에도 반신욕, 황제 다이어트, 카 레이싱, 골프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 건강을 다졌다. 1990년대 들어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한번쯤 화제가 됐던 건강법은 대개 이회장을 통해 알려진 경우가 많다.
반신욕은 40℃쯤 되는 물에 배꼽 아래까지 몸을 담그고 30분 정도 땀을 흘리는 건강목욕법. 황제 다이어트는 주로 고기만 섭취하며 체중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이회장이 황제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자 신문과 잡지들이 앞다퉈 황제 다이어트 특집을 실었고, 의료인과 영양학자들이 그 효과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황제 다이어트는 비단 중년 남성뿐 아니라 여성과 10대들 사이에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건희 회장의 건강법에서 골프를 빼놓을 수 없다. 이회장의 부친인 고 이병철(李秉喆) 삼성그룹 창업주도 대단한 골프 애호가였다. 그는 타계하기 하루 전에도 안양의 베네스트골프장을 찾아 마지막 라운딩을 즐겼을 정도. 그런 골프광 아버지를 둔 이건희 회장도 IMF사태가 오기 전까지는 그룹내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골프를 치라고 적극 권유했을 만큼 골프 예찬론자였다.
삼성가의 골프 사랑은 3대째 이어져 이회장의 아들인 이재용(李在鎔·34) 삼성전자 상무보 또한 수준급 골퍼로 알려졌다. 이회장과 이 상무보 부자의 골프 실력은 핸디캡 12 정도로 엇비슷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1998년 일본 출장길에 발목을 다친 이후 그렇게 좋아하는 골프를 중단했다. 이어 2000년 말에 이회장은 건강이 악화되어 큰 시련을 겪었다. 서울 삼성병원에서 1차 진단을 받은 후 이듬해 1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폐암관련 수술을 받은 것. 그후 이회장은 격렬한 운동은 삼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자택 주변의 남산 자락을 산책하는 등 가벼운 운동으로 건강을 다진다.
이회장은 소문난 스피드광이기도 하다. 그는 카 레이서 복장으로 외국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젊은 시절엔 외국에 출장을 가면 카 레이서 수준의 스피드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한다. 이회장의 외조카인 정용진(鄭溶鎭·34) 신세계 부사장도 그에 못지 않은 속도광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자동차뿐 아니라 오토바이도 즐겨 몬다고 한다.
삼성 패밀리의 건강법이 대체로 정교하고 정적이라면 현대가는 와일드하고 동적이다. 창업주인 고 정주영(鄭周永) 회장은 만년까지 젊은 직원들과 모래판에서 씨름을 했을 만큼 타고난 강골이었다. 또 식사도 무척 빨리하는 편이라 함께 밥을 먹는 임직원들이 속도를 맞추느라 애를 먹을 정도였다.
그의 아들들도 대부분 강골로, 땀깨나 흘리는 격렬한 운동을 좋아한다. 그래서 대개 골프보다는 테니스나 축구를 선호하는 게 ‘정주영 주니어’들의 공통점이다. 정몽구(鄭夢九·64) 현대자동차 회장은 20여 년째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그의 또 다른 건강관리 비결은 등산.
정회장의 동생인 정몽준(鄭夢準·51) 현대중공업 고문(대한축구협회장)도 만능 스포츠맨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등산과 축구, 테니스를 즐긴다. 그는 주한 외교사절들과 북한산을 등반하고, 박근혜 의원과는 동네 테니스 모임을 같이하는 등 운동을 건강관리는 물론 사교의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현대 가문에서 가장 튀는 스포츠맨은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鄭世永·74)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다. 그의 특기는 수상스키. 이건희 삼성회장과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나란히 치료를 받은 ‘앤더슨 동창생’인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여름 양수리에서 다시 수상스키를 시작했을 만큼 못 말리는 수상스키 애호가다. 측근들은 그가 요즘도 아침 8시 반이면 출근해서 업무를 보는 등 병마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헬스와 골프를 즐긴다.
정 명예회장이 조기에 완치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건강관리 덕분이다. 그는 30대 초반에 간경변으로 몇 달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당시 정주영 회장이 구해준 산삼을 먹은 뒤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고 한다. 이후 그는 건강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어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정밀 건강진단을 받고 있는데, 지난번에 폐암관련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규(鄭夢奎·40)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스포츠 애호가다. 그도 기업을 이끌다보니 골프를 안 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이 어쩔 수 없이 호스트 노릇을 해야 하는 경우에만 필드에 오른다. 1년에 2∼3번 정도 골프를 치는데, 그런데도 스코어는 90∼9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정회장이 ‘자발적으로’ 달려가 땀을 흘리는 종목은 스키와 산악자전거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스키를 즐겨 탔는데, 1997년 무렵부터 산악자전거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 얼마 후부터 남이섬, 양평 등지의 산악자전거 코스를 무시로 누비는 애호가 대열에 합류했다. 김윤(金鈗·49) 삼양사 부회장, 서영배(徐榮培·46) 전 태평양종합산업 회장 등 주로 대학(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들과 어울린다고 하는데, “너무나 진지하게 탄다”는 게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의 말이다.
LG그룹에도 스포츠맨들이 많다. 구자경(具滋暻·77) 명예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아들 구본무(具本茂·57) 회장에게 넘겨준 뒤 골프 마니아로 변신했다. “고희(古稀)를 넘기니 골프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며 골프 예찬론을 펼 정도다. 그의 골프 스타일은 점수에 연연하기보다는 넉넉하게 즐기는 쪽이라고 한다. LG 계열인 충남 성환 연암축산원예학원 농장에서 난이나 버섯류를 연구하고 그룹에서 운영하는 곤지암CC를 즐겨찾는데,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 18홀을 다 돌지는 않고 등산하듯 부담없이 라운딩한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아들이나 사위들과 골프를 즐기는 등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긴다. 본인도 “스트레스가 적으니 건강이 절로 유지된다”고 한다. 그룹 회장으로 있을 때나 전경련 회장 시절,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직선적인 성격이었던 그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여유로운 말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족욕(足浴)을 즐긴다. 40℃ 이상의 물에 발만 담그는 것. 이 욕법은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크고 숙면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회장 본인은 “특별한 건강비결은 없다”고 말한다. 스포츠 취미도 그저 다른 총수들처럼 골프를 즐기고 그룹에서 운영하는 LG트윈스의 야구경기를 관람하는 정도라는 것.
특기할 만한 것은 구회장의 탐조(探鳥) 취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의 회장집무실엔 밤섬으로 난 창가에 망원경이 놓여 있다. 업무에 지치거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는 일과 전혀 상관없는 새들을 관찰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토박이 조류에 관한 도감을 펴냈을 만큼 이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다.
LG그룹의 ‘선수급’ 스포츠맨들은 방계(傍系)에 있다. 고 구인회(具仁會)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철회 창업고문의 막내아들 구자준(具滋俊·52) 럭키생명 사장과 구평회(具平會·76) 창업고문의 큰아들인 구자열(具滋烈·50) LG전선 부사장이 그 대표적 사례다.
구자준 사장은 열기구 모험가로 유명한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에 비길 만하다. 히말라야 등정에 도전하고 마라톤 완주를 밥먹듯 하는 구사장은 강철 같은 체력을 자랑한다. 골프실력도 핸디 6의 수준급인데다 각종 구기운동에도 만능이다.
그가 마라톤 완주자가 된 것은 몇 년밖에 되지 않는다. 1987년 담배를 끊으면서 체중이 78㎏까지 불어나자 달리기를 시작했다. 마라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0년 가을 10㎞ 단축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 이후 지난해 10월 춘천마라톤에서 생애 처음으로 풀코스를 완주했고, 지난 3월 초엔 로스앤젤레스 마라톤 대회에 럭키생명 노조위원장과 함께 참가해 완주하는 등 경영에 마라톤을 접목했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완주를 거듭하고 있는 구사장은 그 여세를 몰아 철인 3종경기에 도전, ‘철인’ 타이틀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산악인 박영석의 K2봉(해발 8611m) 원정대에 동행, 해발 6500m에 위치한 제2 베이스캠프까지 올라 또 한번 강인한 체력을 과시했다. 매년 10회 안팎의 각종 달리기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구사장은 평소에도 아침마다 집에 설치해놓은 러닝머신에서 시속 11㎞의 속도로 40분 정도 달린 후 출근하며, 주말에는 집 주변의 양재천 코스를 달린다.
구자열 LG전선 부사장은 산악자전거 마니아다. 주말에는 서울을 벗어나 산악코스를 즐기기도 하지만 평소 저녁 시간을 이용, 한강 둔치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긴다. 골프만이 CEO의 운동이 아니라는 걸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재계 총수들의 건강법 가운데 독특한 것으로는 SK그룹 고 최종현(崔鍾賢) 회장의 심신수련법을 꼽을 수 있다. 1987년 친구의 소개로 단전호흡을 접하면서 기(氣) 수련 전문가로 변신한 그는 스스로 연구한 성과를 책으로 펴내는 등 건강관리를 위한 취미생활도 학구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는 ‘심기신 수련법’을 출간했고, 사후에는 유고집 ‘마음을 다스리고 몸을 움직여라’가 나왔다. 손길승(孫吉丞·61) 현 SK그룹 회장도 최회장의 ‘전도’로 단전호흡에 빠졌는데, 지금도 사무실에서 하루 1시간씩 단전호흡을 하고 있다.
최회장은 단전호흡을 하기 전에는 골프로 건강관리를 했는데, 골프를 워낙 좋아한 나머지 단전호흡에 심취한 뒤에도 골프채를 놓치 않았다. 그는 골프채를 버리는 대신 단전호흡을 골프에 접목시켰다. 최회장은 샷을 날리기 전에 심호흡을 유난히 크게 하며 기를 모았다고 한다. 그는 “기를 모아서 볼을 치면 슬라이스나 훅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단전호흡이 몸의 기를 강화해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한 타 한 타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골퍼들에겐 매우 유익한 심신수련 방법이라는 것.
실제로 최회장은 연습을 하든 안하든 스코어에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그의 핸디캡은 15안팎으로 언제나 80대 중반 내지 90대 초반은 쳤다. 그렇듯 스코어를 꾸준히 유지한 것은 기수련을 통해 기른 정신집중 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라고 한다.
최회장이 골프에 입문한 것은 1954년 미국 위스콘신대 유학 시절이었다. 당시 미국 대학에는 학사과정에 선택과목으로 골프가 있었는데, 덕분에 그는 1959년 시카고대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골프를 즐겨 쳤다고 한다. 그후 1998년 타계하기 전까지 골프와 단전호흡으로 심신을 다졌다.
최회장의 장남인 최태원(崔泰源·42) SK(주) 회장은 아버지만큼 단전호흡에 심취하지는 않은 듯하다. 최회장은 테니스를 치거나 사내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현 회장처럼 기공체조나 단전호흡으로 건강을 다스리는 전문경영인은 여럿 있다. 윤병철(尹炳哲·65)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1980년대말 한국투자금융 사장 시절부터 시작한 기공체조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다. 아침 6시께 일어나 7시까지 1시간 가량 좌선, 요가, 단전호흡 등 다양한 기공체조를 한다. 그는 기공체조가 몸의 균형을 찾아주는 운동이라 당뇨병 같은 성인병 치료에 좋고, 건강유지와 노화방지를 위해서도 기공체조만한 것이 없다고 믿고 있다.
벤처 1세대인 박기석(朴基錫·54) 시공테크 사장도 몇 년 전부터 매일 아침 1시간씩 단학을 수련하는 단전호흡파. 박사장은 “단전호흡을 시작한 뒤 몸이 유연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지는 등 건강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단학은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CEO라고 해서 다 운동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해외 최다 출장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게 다반사였던 정인영(鄭仁永·82) 한라그룹 명예회장이나 김우중(金宇中·66) 전 대우그룹 회장처럼 일 자체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일에 달려드는 열정이나 일에 쏟아붓는 시간을 보면 일로써 일이 주는 스트레스를 푼다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정인영 회장은 “나는 적극적인 경영철학을 갖고 있어서 피곤한 줄을 모른다. 사업은 늘 어려운 일이므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전문경영인들 중에도 독특한 건강관리법을 실천하는 이들이 많다. 위성복(魏聖復·63) 조흥은행 이사회의장은 엄청난 체력의 소유자. 50세가 넘어 스키를 배웠는데, 야간스키와 새벽스키를 뛰어다니며 숏턴과 모굴까지 마스터하는 경지에 올랐다.
위의장의 또다른 건강법은 족욕과 산행이다. 족욕은 뜨거운 물에 30∼40분 정도 발을 담그며 땀을 내는 건강목욕법. 1996년 족욕으로 당뇨병에 효과를 봤다는 친지의 권유로 족욕을 시작했다는데, 그는 “족욕을 하고 나면 혈액순환이 잘돼 기분이 개운해지고 아침까지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직접 체험한 족욕의 효과를 류시열(柳時烈·64)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에게 홍보해 이들도 족욕 애호가가 됐다고 한다.
또한 위의장은 1993년부터 오른 산이 100개가 넘을 만큼 산행을 즐긴다. 김영삼 정부 시절 골프 금지령이 내리자 그 대안으로 산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간 설악산 대청봉을 세 차례나 올랐고 지리산 종주도 여러 차례 했을 만큼 산을 사랑하게 됐다. 사실 산행은 전문 경영인들 사이에 주종을 이루는 건강비결이다. 배종렬(裵鍾烈·59) 삼성물산 회장 등 삼성그룹 전문경영인들에게 가장 만만한 건강법도 산행이다.
재계 인사들 가운데 특이한 건강비결을 가진 인물로는 이상철(李相哲·54) KT 사장을 들 수 있다. 이사장이 규칙적으로 하는 운동은 산책이 고작이다. 하지만 그는 노사 임금협상 테이블에서 20시간 동안 눈 한번 붙이지 않고 꼿꼿이 앉아 협상에 임하는 놀라운 체력을 보여줬다. 감기 같은 잔병치레도 좀체 하지 않는다. 이사장은 그 비결에 대해 “최상의 건강관리는 스트레스를 제때 풀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술자리에선 술보다 물을 더 많이 마시고, 2차를 가면 마이크를 쥐고 노래하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한다.
그의 스트레스 관리법 중 압권은 역술을 이용한 자기관리법. 독학으로 역술을 터득한 그는 “누구든 어떤 사주팔자를 갖고 태어났건 사주가 나쁠 때가 있으면 좋을 때가 있다. 나쁠 때 실망하거나 좌절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권좌에서 물러난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의 세 배 이상이라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일주일 사주를 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과음을 삼가고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한다는 얘기다.
이사장은 또다른 건강법으로 스트레칭과 지압을 추천한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후 허리 굽혀 땅짚기를 20회쯤 하고, 오후 5시께에 손과 목, 머리 부위를 5분쯤 지압하면 피로가 풀린다는 것.
대기업 오너나 전문경영인들의 건강 수련법은 ‘건강하다’는 것이 몸만 좋거나 마음만 좋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몸이 마음을 받쳐주고, 마음이 몸을 받쳐줘야 건강하고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라톤 애호가인 구자준 럭키생명 사장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30, 40대 때에는 50대가 힘도 못쓰고 마음도 쪼그라드는 나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쉰이 넘은 지금의 나는 그때 생각했던 것과는 딴판으로 젊게 살고 있다. 하루 한두 시간 정도만 달리면 일과 생활에 충분한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덕분에 나는 50대이면서도 40대 초반의 인상을 갖고 있고, 30대 후반의 체력과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것은 달리기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다.”